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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Sassenach W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3 15:57:22

머리를 정수리 위로 올린 덕분에 백자처럼 고운 피부를 지닌 그녀의 감칠맛 나는 목소리가 돋보였고, 매끈한 목선이 드러났다. 시몬은 그 매혹적인 살결을 직접 맛보고 싶어 미칠 것만 같은 충동을 느꼈다. 세라와 마크가 정말로 연인 사이가 아니라면, 그게 아주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터였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거 안타깝군요. 오늘 저녁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고 이야기하고 싶은 건 오직 당신의 사생활뿐이거든요."

그녀의 눈동자가 경계심으로 커졌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 가네요."

"그래요?" 세라가 다시 입을 열기 전 복숭아빛 립글로스를 바른 입술에 침을 바르는 모습을 시몬은 유심히 지켜보았다.

"오늘 아침 통화했을 때는 당신 펜트하우스의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을 논의하자고 절 5시까지 부르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시몬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오늘 아침 그 짧은 통화에서 내 아파트 디자인에 대해 단 한 마디라도 언급했던 기억은 없는데 말이죠."

"그야… 그렇긴 하죠." 몇 초간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천천히 인정했다. "하지만 이틀 전 당신 비서가 전화했던 목적은 그것 때문이었잖아요."

"당신이 전혀 지킬 생각이 없었던 그 두 번의 약속 말입니까."

"네."

"이유가 뭡니까?"

세라는 자신이 바보같이 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시몬 해밀턴의 비서에게서 그의 아파트 인테리어 재디자인 건으로 사무실을 방문해 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을 때, 거절하기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었다. 수락해 놓고 취소해 버리는 것, 모든 여자가 그의 손짓 한 번에 감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녀만의 작은 소심한 복수였다. 하지만 영향력 있는 시몬 해밀턴이 이 문제를 걸고넘어지기로 작정했을 때 밀려올 파장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다.

그녀의 시선이 이제 그와 똑바로 마주치지 못했다. "월요일에 비서분이 약속을 잡으려고 전화하셨을 땐 정말 다른 일정이 있었어요."

"그럼 화요일엔요?" 그가 검은 눈썹을 찡긋했다. "정말로 치과 긴급 진료가 있었던 겁니까?"

"어—네."

시몬이 그녀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설명해 보시겠습니까?"

그녀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토요일 저녁 두 분을 인사시킬 때 마크가 치과의사라는 말을 했어야 했나 보네요."

그의 입술이 얇아졌다. " 그렇군요."

그녀는 찔린 듯 흠칫했다. "이해가… 되시나요?"

"오, 아주 잘 되죠." 시몬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 앞에 서 있는 여자에 대해 흥미가 진진하게 동한 표정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흥미 그 이상이었다. 왜 그런지 시몬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세라 맥콜의 모든 것에 매료되어 있었다. 건방지고 당돌한 대화 방식부터 욕망을 부르는 그녀의 콜라병 몸매까지 전부 다. "치료해야 할 충치가 아주 급하게 생겼던 모양입니다."

그 갈색 눈동자가 황당함으로 커졌고, 세라가 기가 막혀 숨을 들이켜자 뺨이 붉게 물들었다.

이제 세라를 놀려먹을 차례는 시몬이었다. 이 복잡한 여성을 마침내 말문이 막히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깨닫자, 그의 풋웃음은 곧 시원한 굉음 같은 웃음소리로 변해갔다. "맙소사, 세라, 당신 지금 표정을 직접 봐야 하는데!" 마침내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겨우 말을 이었다. "아니다, 보지 마세요. 지금 물 밖에 나온 물고기 같으니까."

아마도 세라 자신이 그 순간 진짜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헐떡이며 숨을 쉬느라 가슴이 가쁘게 솟았다 꺼졌고, 입을 뻐끔거리며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지금 나한테 그런 소릴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네요!"

"사실, 나도 믿기지 않는군요." 그가 진정하며 말했다. "우리 앤 이모님이 들으셨다면 내 언행을 아주 신사답지 못하다고 책망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안된 말이지만, 당신의 그 뾰족한 입을 단 한 번이라도 다물게 할 수만 있다면 이모님의 질책쯤은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네요!"

"정말요?"

"정말로요." 시몬이 놀리듯 확답했다. 세라가 특유의 가시 돋친 자만심을 회복하는 데 여전히 애를 먹고 있음을 눈치채고서였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앤 이모님의 평가가 방금 당신이 한 행동에 대해 정확하게 들어맞았네요."

"그분은 늘 옳으시죠." 그가 씁쓸하게 인정했다.

그 황금빛 눈동자 사이에 미간이 일그러졌다. "도대체 앤 이모라는 분이 누구시길래 그래요? 그분의 의견이 왜 당신한테 그렇게 중요한 건데요?"

시몬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내 사촌 자크의 어머니이십니다. 부모님이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신 뒤 여덟 살 때부터 삼촌 찰스와 이모님 댁에 들어가 살았으니, 제게는 어머니나 다름없는 분이죠."

시몬의 담담한 말투 너머에 깔린 슬픔을 들은 세라는 숨을 턱 하고 들이쉬었다. 토요일 밤 집에 돌아와 그에 대해 열심히 조사했음에도 이런 사실은 알지 못했다—알고 싶지도 않았다. 세라는 그가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써,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공기 중에 파지직거리며 튀어 오르던 육체적 끌림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친밀함이 형성되었음을 깨닫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육체적인 것이 아닌, 감정적인 친밀함이었다.

"상심이 크셨겠어요." 그녀가 마침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고맙습니다." 그가 묵직하게 받아들였다.

세라는 어색한 듯 몸을 움직였다. "사촌이랑 이모 부부와 함께 사는 건 좋았나요?"

그의 미소가 눈동자를 에메랄드빛으로 따스하게 물들였다. "결국엔 좋아졌죠. 처음 1년 정도는 트라우마가 심해서 앤 이모님 머리에 흰머리가 꽤나 나게 만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정착했고, 이보다 더 좋은 양부모님을 바랄 수는 없을 정도가 되었죠."

"자크 씨와는 친한가요?"

"친형제나 다름없죠." 그가 망설임 없이 확답했다.

세라는 눈썹을 올려 세웠다. 대화가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너무 사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기 때문이다. "음, 시간이 정말 늦었네요, 시몬."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가 검은 눈썹을 올려 세웠다. "오늘 저녁에 또 다른 약속이라도 있는 겁니까?"

그렇다고 쉽게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신… "아뇨… 없지만—"

"하지만 뭡니까?"

"하지만 저녁 시간이잖아요. 전 집에 가면 늘 저녁에 아파트 청소를 해요… 해야 할 땐 말이죠." 세라가 힘없이 응수했다.

그가 그녀를 조롱하듯 바라보았다. "주말에나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요?"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코방귀를 뀌었다. "솔직히 인정하세요, 시몬. 당신은 주말이든 언제든 살면서 단 한 번도 자기 아파트나 집을 직접 청소해 본 적 없죠!"

"틀렸습니다. 대학 다닐 땐 내 방 청소는 직접 해야 했어요." 그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처음 몇 주 지나고 나서는 잡동사니 때문에 침대 카펫이 보이지도 않았고, 입을 깨끗한 옷이 끊어지기 일쑤였지만, 어쨌든 해내긴 했습니다."

"잡동사니는 무시하고 그냥 새 옷을 사 입으면서 견뎠겠죠, 아마도." 그녀가 비꼬듯 짚어냈다.

"유죄를 인정합니다." 시몬이 뻔뻔한 미소를 지으며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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