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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남대두
그 소동 때문에 오하윤은 팔찌를 택배로 부쳐 보내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가방 안에 넣어 두고 나중에 직접 가져가기로 했다.

이날 오하윤은 배영숙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집에 와서 함께 식사하자는 것이었다.

배영숙은 한 가족으로서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가 될지도 모른다며 간곡하게 말했다.

그 말에 오하윤도 마음이 움직여서 승낙했다.

본가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진서우는 이미 임연희와 함께 오하윤이 평소 앉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오하윤은 두 사람의 시선을 피해서 다른 자리에 앉았다.

식사하는 동안 진서우는 임연희를 세심하게 챙겼지만, 오하윤은 아무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마치 모래를 씹는 것처럼 입안의 음식이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배영숙은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쓰였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직접 나무랄 수도 없었다.

식사를 마친 뒤 오하윤은 배영숙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집을 막 나섰다.

그때 정원에서 진서우와 진소원, 임연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서우야, 그런데 이 팔찌 재미있어. 단단해서 호두도 바로 깰 수 있겠어. 대체 무슨 재질로 만든 건지 모르겠네.”

“무슨 재질인지는 상관없잖아요. 어차피 별로 값나가는 물건도 아니고요. 새언니처럼 그렇게 궁상맞은 사람이 무슨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겠어요!”

진소원도 따라 웃었다.

짧은 몇 마디였지만 오하윤은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오하윤은 화가 치민 채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확실히 임연희의 손목에 그 팔찌가 채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팔찌에는 이미 얼룩덜룩한 상처가 적지 않게 나 있는 것으로 보니, 정말로 호두를 깨는 데 사용한 모양이었다.

오하윤의 눈에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얼굴까지 붉게 달아올랐다.

가슴은 쿵쿵 뛴데다가 숨소리가 들릴 만큼 호흡도 가빠졌다.

“내 팔찌 훔쳐서 임연희한테 준 거야?”

진서우는 그 말을 듣자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훔치다니? 무슨 소리야? 연희가 이틀 정도 빌려서 차고 싶다고 했을 뿐이야. 며칠 뒤에 돌려줄 거야.”

“묻지 않고 가져간 건 훔친 거야. 그렇게 간단한 것도 몰라?”

오하윤은 거의 이성을 잃을 것만 같았다.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대로 손을 뻗어 임연희의 팔을 붙잡고 손목에서 팔찌를 빼내려고 했다.

“아, 아파요. 하윤 씨, 저 아파요!”

임연희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아프다고 소리치자 진서우도 순식간에 화가 치밀었다.

고작 필요 없는 팔찌 하나 때문에 오하윤이 감히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고, 심지어 임연희에게 직접 손까지 대다니.

진서우가 오하윤의 어깨를 한 손으로 붙잡아서 뒤로 확 내던지자, 여자는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번개가 갑자기 번쩍이더니 하늘에서 곧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임연희는 진서우의 품에 기대어 끊임없이 자책했다.

“다 내 탓이야. 서우야, 그만 싸워. 내가 이 팔찌 바로 하윤 씨한테 돌려줄게.”

말을 마친 임연희는 손목에서 팔찌를 빼내서 오하윤에게 내밀었다.

온몸에 퍼진 통증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 일어난 오하윤은 임연희의 손에 들린 팔찌를 받으려고 손을 뻗었다.

두 사람의 손이 막 맞닿으려는 순간, 임연희의 손이 살짝 떨렸다.

곧바로 임연희의 손에서 떨어진 팔찌는 바닥에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그 모습에 오하윤는 공포에 질린 듯 동공이 커졌다.

반면 임연희는 옆에서 곧바로 소리를 지르며 염장을 제대로 질렀다.

“어머, 하윤 씨! 왜 제대로 안 받았어요? 팔찌가 깨져 버렸네요. 이를 어쩌죠!”

“깨졌으면 깨진 거지. 자업자득이야.”

진서우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무표정하게 결론을 내리듯 말했다. 그런 뒤 임연희와 진소원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오하윤은 산산이 조각난 팔찌를 바라보며 가슴 깊숙한 곳에서 빽빽하고 촘촘한 통증이 번져 오는 것 같았다.

곧 오하윤은 가슴을 부여잡은 채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땅에 처박으며 목 놓아 통곡했다.

‘엄마가 나에게 남겨 준 유품이 사라졌어.’

이 세상에서 어머니를 떠올릴 수 있는 마지막 흔적마저 사라진 것이었다.

오하윤은 3년 동안 그렇게 애썼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마저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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