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윤지원이 술에 취한 윤주혁과 하룻밤을 보낸 날, 윤주혁은 전 여자 친구와 막 헤어진 상태였다. 윤주혁은 책임을 지겠다며 윤지원과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별다른 문제 없이 평온하게 흘러갔다. 윤지원은 이런 나날이 영원히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윤주혁의 전 여자 친구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윤주혁은 전 여자 친구를 추모하러 갔다가 뒤늦게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거 전 여자 친구가 자신과 윤지원이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완전히 마음을 접은 채 떠났다는 것을.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윤지원은 남몰래 윤주혁을 좋아하며 써 온 일기장까지 윤주혁에게 들키고 말았다. 윤주혁은 윤지원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일부러 망가뜨렸다고 단정했다. 윤지원을 뼛속 깊이 증오한 윤주혁은 결국 이혼을 요구한 뒤 윤지원을 빈손으로 내쫓았고 사사건건 앞길을 가로막았다. 죽음을 앞둔 순간, 윤지원의 귓가에는 윤주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맴돌았다. “네 사랑은 정말 역겨워.” 다시 눈을 떴을 때, 윤지원은 윤주혁이 이별의 아픔을 잊으려 술을 마시던 날, 두 사람이 하룻밤을 보내기 두 시간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윤지원은 외투를 집어 들자마자 방을 뛰쳐나왔다. 그리고 곧장 윤주혁의 전 여자 친구가 머무는 방으로 달려가 망설임 없이 문을 두드렸다.
Ver más동료들은 회의실에서 프로젝트의 성공을 축하하고 있었다.윤지원은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밖으로 나오자,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신아영이었다.“지원아! 축하해! 뉴스에서 봤어!”윤지원은 웃으며 대답했다.“고마워요, 언니.”“고맙긴, 이제 친언니처럼 편하게 대해도 돼.”신아영의 목소리는 한없이 밝았다.“참,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내가 커피 한잔 사고 싶은데.”“시간 있어요. 언니 남자 친구도 같이 나와요?”신아영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어떻게 알았어?”“언니가 SNS에 올린 꽃다발이요. 딱 봐도 직접 산 건 아니던데요.”“참 눈치도 빨라.”신아영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데리고 갈 테니까 네가 한번 봐줘.”주말에는 햇살이 유난히 따스했다.윤지원이 카페에 도착했을 때, 신아영은 이미 와 있었다. 옆자리에는 부드럽고 점잖은 인상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지원아!”신아영이 손을 흔들었다.“이쪽은 임서준 씨야. 서준 씨, 이쪽은 윤지원이에요. 제가 아끼는 동생이에요.”임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반갑습니다. 아영 씨에게 지원 씨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윤지원은 임서준과 악수한 뒤 웃으며 임서준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반갑습니다. 저도 아영 언니한테서 말씀 많이 들었는데, 직접 뵈니 듣던 것보다 훨씬 멋지시네요.”신아영은 얼굴을 붉히며 윤지원을 흘겨보았다.“놀리지 마.”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후 내내 이야기를 나눴다.임서준은 다정하고 세심한 사람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신아영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윤지원은 비로소 안심했다.‘아영 언니는 행복을 누릴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니까.’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었다.임서준이 차를 가지러 간 동안, 신아영과 윤지원은 카페 앞에서 기다렸다.“지원아.”신아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직도 혼자야?”윤지원은 가볍게 웃었다.“혼자도
하지만 윤주혁은 모든 잘못을 윤지원에게 돌렸다.윤지원에게 이혼을 요구해 빈손으로 내쫓았고 어디에서도 일하지 못하도록 앞길까지 막았다.결국 윤지원은 곁을 지켜 주는 사람 하나 없이 월세방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윤지원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네 사랑은 정말 역겨워’였다.윤주혁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온몸을 떨었다.‘기억이 돌아왔다...’불현듯 모든 기억이 돌아왔다....윤주혁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날이 밝자마자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윤지원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윤주혁은 멍하니 굳어 있다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똑같은 안내 음성만 흘러나왔다.윤주혁은 카톡을 열어 윤지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지원아, 오빠가 할 말이 있어.]메시지를 보냈지만, 숫자 ‘1’은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잠시 후 대화 상대의 이름마저 ‘(알 수 없음)’으로 바뀌었다.윤지원은 이미 계정마저 삭제해 윤주혁과의 연락을 완전히 끊은 상태였다.윤주혁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잠에서 깬 신아영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윤주혁을 발견했다.윤주혁의 얼굴은 섬뜩할 만큼 창백했다.“무슨 일이야?”신아영은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악몽이라도 꿨어?”윤주혁은 눈시울을 붉힌 채 신아영을 돌아봤다.“아영아...”목이 잠겨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나... 기억이 돌아왔어.”신아영의 표정이 굳었다.“무슨 기억?”윤주혁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결국 윤주혁은 지난 생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윤주혁은 눈을 감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부탁했다.“아영아, 부탁이야... 지원이한테 연락 좀 해 줘.”신아영은 고개를 저었다.“싫어.”“제발...”신아영은 차분한 눈빛으로 윤주혁을 바라봤다.“주혁 씨는 나한테 부탁할 자격도 없어. 지원이한테는 더더욱 그렇고. 지원이는 지난 생에서 월세방에 혼자 남겨진 채 병으로 죽었어.
사진 속 윤지원의 눈매는 곱게 휘어 있었고 눈동자는 밝게 빛났다.윤주혁은 윤지원이 자기 앞에서 저토록 환하게 웃은 적이 있었나 싶었다.실제로 윤지원은 윤주혁에게 늘 환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다만 윤주혁이 그 웃음을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었다.신아영은 주방에서 나오다가 휴대전화를 바라본 채 넋을 놓고 있는 윤주혁을 발견하자 곁으로 다가와 화면을 들여다봤다.“지원이가 SNS에 사진 올렸어? 와, 이 코트 정말 잘 어울린다.”윤주혁은 화면을 잠근 뒤 휴대전화를 뒤집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응.”신아영은 윤주혁을 잠시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밤이 되어 신아영이 잠든 뒤에도 윤주혁은 홀로 거실에 앉아 있었다.윤주혁은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윤지원의 SNS를 열고 화면을 아래로 내렸다.런던에서 찍은 사진들이 연달아 올라왔다.도서관, 카페, 템스강, 빅 벤...모든 사진에서 윤지원은 무척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가끔 사진에 키가 크고 마른 남자의 뒷모습이 찍혀 있기도 했다.‘아마 서태욱이겠지?’윤주혁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최근 들어 자꾸만 꿈을 꾸었다.꿈속은 뒤죽박죽 얽혀 있었다. 윤지원과 신아영뿐 아니라 낯선 방까지 반복해서 나타났다.윤주혁은 무언가를 붙잡으려고 애썼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신아영이 정기검진을 받은 날,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의사는 회복 상태가 매우 좋으니, 앞으로는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만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신아영은 아이처럼 기뻐하며 윤주혁의 손을 붙잡았다.“샤브샤브 먹고 싶어! 오늘 제대로 축하하자!”윤주혁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먹고 싶은 건 다 먹어.”저녁 식사 자리에서 신아영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었다. 식사 내내 눈꼬리가 곱게 휘어질 만큼 환하게 웃었다.그러나 윤주혁은 밝게 웃는 신아영을 바라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알 수 없는 불안을 느꼈다.밤이 깊어지자, 윤주혁은 또다시 꿈을 꾸었다.
윤지원은 화장대로 다가가 보석함을 집어 들고 안을 확인했다.보석함 안에는 윤지원의 열여덟 번째 생일에 윤주혁이 선물한 진주 귀걸이 한 쌍이 들어 있었다.윤지원은 귀걸이를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다시 뚜껑을 닫았다.“이건 안 가져가?”윤주혁이 물었다.윤지원은 고개를 저었다.“응, 필요 없어.”윤지원은 보석함을 화장대 위에 내려놓고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윤주혁은 방문 앞에 멈춰 서서 보석함을 바라봤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텅 빈 방에 덩그러니 남겨진 진주 귀걸이 한 쌍이 자신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다.“오빠.”아래층에서 윤지원이 불렀다.“나 이제 갈게.”윤주혁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윤지원은 현관 앞에 서 있었다. 등 뒤로 쏟아진 햇빛이 윤지원의 모습을 금빛으로 감싸고 있었다.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머리를 하나로 묶은 윤지원은 꾸밈없이 단정한 모습이었다.“그동안 챙겨 줘서 고마워, 오빠.”윤지원은 옅게 웃으며 덧붙였다.“아영 언니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까, 오빠가 앞으로도 잘 돌봐 줘.”윤주혁은 윤지원을 바라보다가 문득 말했다.“시간 나면 보러 갈게.”“괜찮아. 정리는 다 끝났어. 오빠는 오빠 일 봐.”윤지원은 몸을 돌려 집을 나섰다.윤주혁은 현관 앞에 서서 이삿짐 차량이 단지를 빠져나가 교차로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봤다.한참 동안 자리를 지키던 윤주혁은 집으로 들어왔다.문이 열린 윤지원의 방 앞을 지나가던 윤주혁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윤주혁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은 텅 비어 있었고, 활짝 열린 옷장 안에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커튼만 바람에 가볍게 흔들렸다.화장대 위에는 윤지원이 두고 간 보석함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윤주혁은 화장대 앞으로 다가가 보석함을 열었다.조금 전 가져가지 않느냐고 물었던 진주 귀걸이는 여전히 보석함 안에 놓여 있었다.윤주혁은 휴대전화를 꺼내 윤지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귀걸이 두고 갔어.]몇 분 뒤 답장이 도착했다.[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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