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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Author: 잔영
진옥용은 차가운 눈으로 옆에 있는 유여향을 바라보았다. 이익을 앞둔 선택에 그는 도가 텄다. 엘 가문을 따라 일하는 것이 그에게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다.

비록 부두에서 기초 사업을 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여 진행하는 일이다. 그래서 매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일을 해야 했다. 그야말로 찬밥 신세와 같다. 이런 수모에 그는 이미 싫증이 난지 오라다.

지금 기회가 생겼으니, 그는 주저 없이 엘 가문 쪽을 선택할 것이다.

"오빠!"

유여향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심한 충격으로 소리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진옥용은 그녀를 위로할 겨를도 없이 바로 주작의 곁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입을 열었다.

"엘 가문과 계속 협력하고 싶습니다!"

주작은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뭔가 음흉하게 의도적으로 자기와 접촉하려 하는 것 같아서, 주작은 눈을 흘기고 입을 삐죽거리며 몸을 비틀어 거들떠보지 않았다.

앨리스는 상대의 말을 듣고 흥분해서 걸어와 계약을 진행했다.

한 시간쯤 지나자, 자리의 80% 이상의 사람들이 계약을 진행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미 떠났거나 벼락부자가 되어 이런 일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아예 오지도 않았다.

유여향은 한참 울다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자 혼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여향 마음속의 분노는 머리끝까지 치솟아 올랐다. 붉은 눈시울은 지옥에서 나온 처녀귀신처럼 무서웠다. 그녀는 비록 주작을 이길 수 없지만 그렇게 싸늘한 눈빛으로 주작을 바라보니 주작은 왠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이 사람 어때?"

염구준은 유여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청용은 옆에서 주위를 한참 두리번대다 턱을 만지작대며 말했다.

"확실히 죽여 주네요!"

그런 쪽으로 얘기한 적도 없는데, 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정신력과 골격을 말하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저 사람은 몸 상태가 아주 좋아. 훈련한 적 없지만 조금만 훈련을 시켜도 앞으로 주작보다 더 대단할 수 있어."

청용은 사람의 기질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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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403화

    "낮에 날 다치게 한 그 늙은 여자 어디 있어요?"유여향의 뒤에는 열 명이 되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다들 제대한 군인 같아 보였다. 탄탄한 근육에 키도 엄청 컸다.누가 보면 의장대를 데리고 온 줄 알 것이다.주작은 상황을 보고 망설임 없이 걸어갔다. 표정도 여전히 가소롭다는 듯 건방졌다."어머,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계집애잖아? 왜? 복수하러 왔어?"머리에 피도 안 마른 계집애? 유여향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미 상대에게 비웃음을 당한 것도 눈치챌 새가 없었다.주위 사람들이 참지 못해 웃음을 터뜨리자 그제야 상대가 욕한 것을 눈치챘다."허허, 이 상황에 도망치지 않고 내 앞에서 날뛰는 거야? 잠시 후면 웃음기 사라질 거야. 심지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거야!""네 주제에, 허풍이 심하네! 설마 낮에 어떻게 당해서 울기까지 했는지 잊었어?"음식을 먹고 있던 진옥용도 들이닥친 유여향을 알아보고 다급히 일어나 말했다."여향아, 소란 피우지 말고 이리 와!""웃기지 마. 권세에 들러 먹는 주제에, 내가 당신이랑 만났다는 건 정말 모욕이야!""유여향, 그만해. 계속하면 나도 너 못 지켜!"진옥용도 화가 났다. 애인 주제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망언을 내뱉다니.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잡혀 사는 줄 알 것이다."날 지켜준다고? 언제 지켜줬는데? 이익 앞에서 언제든 나를 버릴 수 있잖아?"진옥용은 묵묵부답이었다. 낮에 한 행동은 확실히 그랬다. 그는 직설적인 말에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묵묵히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염구준은 그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염구준이 이렇게 침착하자 앨리스도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엘 가문 사람들에게 유여향을 신경 쓰지 말고 식사를 계속하라고 했다."전신, 주작 안 도와도 되는 겁니까? 다들 제대한 군인들이잖아요. 실력이 강하진 않아도 열 명이면 주작 혼자 상대하기 어렵습니다!"청용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염구준을 보았지만 그는 움직이

  • 군신의 귀환   제1404화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머리를 만지작대며 짜증을 냈다. 지금 손을 써서 주작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아가씨, 우리 탓하지 마요. 우리도 원하지 않습니다. 협조 좀 부탁할게요. 여향이가 나쁜 짓은 안 할 겁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잡으려면 바로 와요. 열 명이 같이 덤벼요!"주작의 말에 열 명의 제대 군인은 눈빛이 반짝였다. 다들 주작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느린 발걸음으로 열 사람이 동시에 주작을 향해 걸어왔다.상대방이 이렇게 느린 것을 보고 주작은 성질을 참지 못해 바로 돌진했다.주작의 속도를 보고 맞은 편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무슨 속도야? 상대도 제대한 군인인가?"다들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억지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비록 주작의 빠른 속도와 날쌘 몸짓을 보았지만 결국 생각이 많아 강하게 대적하지 않았다. 게다가 속도를 보아 주작을 양보하는 것 같았다."열 명이 함께 달려요. 사정을 봐줄 필요 없어요!""좋아요. 그럼 미안하게 됐어요!"주작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녀는 간사한 표정을 지으며 순식간에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온몸이 튕겨 나간 것처럼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뭐? 사라졌어!"청용은 옆에서 먹던 것을 뿜어낼 뻔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분명 속도가 너무 빨라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훈련을 받은 적 있는 사람들이 알아보지도 못하다니 정말 한심했다."사라진 게 아니라 속도가 너무 빠른 거야. 지금 우리 뒤에 있어!"사람들이 고개를 돌릴 때 주작이 마침 돌진해 왔다. 주먹은 크지 않았지만, 위력은 사람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아!"한차례 공격으로 열 명 중 여섯 명이나 쓰러졌다. 남은 네 사람은 주작의 실력을 파악한 뒤 더는 자신의 실력을 아끼지 않았다.네 사람은 일렬로 모여 서로 팔 하나 정도의 거리만 남긴 채 주작을 향해 다가왔다.이런 상황하에 주작은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다. 그녀는 앞으로 걸어가 그들을 맞섰다."아가씨, 협조 부탁할게요. 아니면

  • 군신의 귀환   제1405화

    주작의 발걸음이 점점 가까이 가자, 진옥용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앞으로 달려가 주작의 앞을 가로막고 유여향을 지켰다."예쁜 아가씨,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 뭘 하고 싶던 나한테 해요. 여향이 다치지 않게 하면 안 될까요?"유여향은 갑자기 마음속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눈앞의 남자가 사실 그렇게까지 쓰레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당신이 대신 뭘 하려고요? 대신 죽을래요?"죽음이라는 예민한 화제가 나오자 다들 진옥용을 바라보았다. 진옥용도 착잡했다. 사실 유여향과 그는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냥 유여향이 불쌍해서 데리고 다녔을 뿐인데 이렇게 인맥이 많아 제대 군인까지 알 줄은 몰랐다.그러나 유여향에 대한 첫인상을 생각하며 진옥용은 눈을 딱 감고 말했다."여향이를 죽이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뭐든 들어줄게요. 하지만 굳이 죽여야 만족한다면 대신 죽을 순 없어도 최선을 다해서 한 번 막아낼 겁니다!"이 말은 비록 대신 죽겠다는 말보다 거창하진 않지만 그래도 꽤 의리가 있는 말이었다. 주작은 눈앞의 불량배에 대한 견해를 바꾸었다."오빠, 정말 바보야? 나 같은 사람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 어서 가, 방금 다 홧김에 한 소리였어!"진옥용은 은은하게 웃으며 시선을 주작에게 집중했다.사실 유여향과 주작은 아무런 원한도 없었다. 그저 유여향이 마음속으로 남자 때문에 주작을 적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이것이 아마 여자의 소유욕인가 보다.한숨을 쉰 후 주작은 몸을 돌려 떠났다. 그리고 걸어가며 한마디 했다."흥, 사람을 죽이는 일은 안 해요. 누가 고소하면 어떡해요!"이 말의 뜻을 상대는 이미 알아차렸다. 진옥용은 감격에 찬 얼굴로 주작을 보며 고맙다는 말을 연신 했다."뭐야, 자리를 비운 지 얼마나 됐다고 새우 다 먹은 거야?"청용의 입가에 달린 새우 껍질을 보면서 주작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그녀는 단번에 손을 뻗어 청용의 귀를 틀어잡았다.소란스러운 와중에 한마디가 들려왔다."나한테서 무예를 배우고 싶어?

  • 군신의 귀환   제1406화

    염구준은 고개를 들어 그를 힐긋 보았다. 눈빛 하나로도 모든 사람을 두려워하게 하기에 충분했다.그 순간,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던 공포가 깨어난 것 같았다. 진옥용 마음속에 조금 남아있던 이성이 그를 깨웠다."맞나봅니다. 다행이에요, 여향이가 당신을 따라가면 분명 큰일을 이룰 겁니다!"축 처져있던 진옥용은 기뻐하는 상태로 바뀌었다."미안해요. 다 제 잘못입니다. 오늘 이렇게 소란을 피우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유여향은 모두의 앞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그녀가 풍기던 분위기는 180도 변했다."우리가 봤던 양아치 맞아? 왜 이렇게 예의가 바르지? 이렇게 점잖은 모습이라니, 아까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그 후 유여향은 염구준과 다른 사람을 따라 방으로 갔다. 유여향은 지난 10여년간의 삶을 염구준에게 알려주었다.주작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유여향의 어깨를 토닥였다."네가 10여년 동안 이렇게 처참하게 지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널 괴롭혔으니 나도 사과할게!""괜찮아요.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걸 알아요!""그럼, 10여년 동안 군대에 간 오빠들을 따라 지낸 거야?""네. 전 태어났을 때부터 고아였고 오빠들이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키워줬어요. 하지만 인생이 다 그렇죠,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너도 너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야.""그리고 오빠들은 모두 나를 떠나 군대로 갔고 난 성격을 바꿀 수밖에 없었어요. 만약 사나운 사람들을 이기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끼어들어 더욱 나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진옥용을 만났고 그와 몇 년 동안 함께 살았어요.""허허, 사실로 보아 넌 확실히 그 사람들보다 똑똑해!"말하다 유여향은 눈시울을 붉혔다. 촉촉한 눈가는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눈물을 한 방울씩 떨어트렸다."사람을 시켜 소란을 피운 것도 확인하려는 거예요. 듣던 대로 다들 그렇게 강한 건지, 하지만...""하지만 전신님이 먼저 너에게 손을 내밀어 줄 줄 몰랐지

  • 군신의 귀환   제1407화

    염구준은 청용을 가리키며 상대에서 지원을 가라고 했다.그리고 염구준도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이 알 수 없는 압박감은 무엇일까? 대체 누가 강한 염구준마저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걸까?그 열 명의 제대 군인들도 눈치가 빨랐다. 그들은 즉시 앨리스를 따라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대피시켰다.홀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대피한 것을 본 세 사람은 문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염구준은 손가락을 들어 세 개의 숫자를 카운트했다.카운트다운이 끝나면 세 사람은 곧바로 뛰어들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의 손가락이 다 구부러지기도 전에 누군가가 갑자기 대문을 뚫었다.방문은 바로 터져 날아갔고, 문 앞에서 엿듣던 청용과 주작도 폭파되어 날아갔다."아!"뼛속까지 전해온 충격으로 두 사람은 피를 토하며 십여 미터 밖으로 날아갔다!"뭐?"염구준은 눈을 크게 뜨고 두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사실 어젯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었다.어젯밤.흑풍존주는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수하가 돌아오지 않자 노발대발했다. 그들이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설명한다!"존주님, 어려운 일을 당했거나, 어쩌면 도망갔고 아직 쫓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흑풍의 안색은 어두웠고 얼굴도 굳어 있었다. 그는 애써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진정하려 했다.그러나 그의 부하는 많지 않다. 게다가 오랫동안 키워낸 수하가 이렇게 염구준에게 살해당하다니, 그는 정말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는 화가 나서 단번에 사무실을 허물고 벽에 주먹을 날렸다. 그는 커다란 벽에 맨주먹으로 큰 구멍을 만들어 냈다."아니야. 다섯째와 여섯째의 습관으로 보아 성공하지 않으면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 게다가 도망친다고 해도 적을 나에게 끌어들이지 않을 거고. 이미 살해되었다고 단정할 수 있어.""괘씸한 염구준! 반드시 모든 빚을 갚게 할 거야!""지금 당장 염구준의 위치를 알아봐, 내가 직접 갈 거야!""존주님.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아니면 셋째와 넷째도 함께 데리고 가세요!"흑풍은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 깊

  • 군신의 귀환   제1408화

    "빨라!"시선을 돌리니 그 사람의 손가락은 이미 눈앞까지 왔다. 염구준은 무의식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미처 피할 겨를이 없어 손을 뻗어 막아냈다.그를 막고 나니 염구준은 상대의 힘을 똑똑히 파악했다."뭐? 설마 상대도 천인급인가?"공격에 실패하자 상대는 다시 공격을 해왔다. 한동안 염구준은 아무런 우세도 차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중의 일부 공격을 염구준은 가까스로 피했다.뒤에 따라온 두 사람은 염구준을 찾아오지 않고 오히려 주작과 청용을 찾아갔다.청용과 주작은 방금 큰 충격을 받아 많은 피를 흘렸다. 체내에 큰 타격을 주어 오장육부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아픈 몸을 부축하며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건장한 두 사람은 청용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그는 죽일 듯이 청용을 향해 달려왔다. 그 순간, 마치 고성 전체가 떨리는 것 같았다. 이렇게 건장한 두 사람의 발걸음이 일치해진 순간, 2층 바닥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났다."조심해!"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 앞으로 왔고 커다란 주먹을 휘둘렀다.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청용은 손을 뻗어 반혼수 상태에 빠진 주작을 잡고 뛰어나가 그곳에서 도망쳤다.고개를 돌리자 상대는 조금 전 그곳을 내리쳤고 2층 옆에 있던 난간도 순식간에 부서졌다."뭐야, 대체 무슨 힘이야? 한 대 맞으면 죽지 않아도 불구되겠는데?"착지한 후 주작도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주위를 싸늘하게 둘러본 후 바로 앞에 있는 건장한 사람들을 주시했다.누워 있는 상태로 두 사람을 보니 마치 산 밑에서 올려다보는 것 같았다."뭐해? 어서 피해!"멍하니 상대가 들어 올린 주먹을 바라보다 주작은 도망가는 것도 잊었다. 주작은 누군가 자신을 들어 올렸다는 것이 느껴졌고 몸 전체가 뒤로 2미터 물러났다.그리고 방금 있었던 곳에 공격이 떨어졌다."살고 싶지 않으면 얘기해 줄래? 괜히 내 체력 낭비하지 말고, 나도 곧 죽을 것 같아!""대체 정체가 뭐야?""내가 어떻게 알아, 힘이 정말 세!"주작의 눈가에는 빛이 반짝

  • 군신의 귀환   제1409화

    상대는 덩치가 커서 행동은 빠르지 않지만, 머리는 빨리 굴러갔다."죽을래?""네 근육이 아무리 튼튼해도 네 목 위의 살이 내 칼보다 더 두껍다고 생각하지 않아!"말을 마치고 주작은 상대의 목에 칼을 가까이 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바로 고개를 비틀었고 칼은 상대의 어깨 위에 찍히고 말았다.찔린 순간, 주작은 칼이 나른해지는 것 같았다. 대체 어떤 어깨란 말인가? 주작의 칼보다 더 단단하다니.설마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몸인가?공격은 실패했다. 상대방이 손을 뻗어 막으려 하자 두 번째 공격을 하려던 주작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다른 한 사람도 달려들었다. 하마터면 주작은 오늘 이곳에서 죽을 뻔했다.다행히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공격해도 주작의 속도가 더 빨랐다."어서 그들의 목을 공격해. 그게 이들의 약점이야!"청용은 명령받은 로봇처럼 빠르게 돌진했다. 청용과 주작은 앞뒤로 목표물을 찾아 포위했다.힘을 합친 두 사람의 공격에 상대의 주의력은 따라가지 못 하는 것이 분명했다. 앞에서 한 칼, 뒤에서 한 칼. 비록 급소를 공격하지 못했지만, 상대의 옷과 피부를 적지 않게 그었다."아! 그만해, 고슴도치처럼 귀찮아 죽겠네. 어서 전투를 끝내자고!"한편 염구준은 상대와 싸운 후 한번도 멈춘 적 없다. 이미 수백 라운드를 맞붙었지만 두 사람 모두 체력적으로 변화가 없어 보였다.가벼워 보이는 수법에 살기를 숨기고 있어 한 걸음만 잘못 걸어도 다른 사람에게 허점을 보일 것이다.어쩌면 허점 하나로 상대의 손에서 죽을지도 모른다.염구준은 처음에는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상대방이 자신에 대한 방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런 방어는 무의식적이었다. 비슷한 일을 당했거나 염구준에게 상처를 입은 적 있다는 뜻이다.이렇게 생각하니 모든 것이 설명됐다. 그는 앞에 있는 검은 옷이 바로 흑풍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실력이 이렇게 빨리 증가했다니!분노에 휩싸인 전사는 파리 떼의 공격을 참을

  • 군신의 귀환   제1410화

    "조심해요!"청용은 곁눈질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몰래 손을 쓰는 것을 보고 다급히 소리쳤다.사실 염구준은 그가 이렇게 할 줄 알았다. 주의를 돌린 것도 바로 상대를 속게 하기 위해서이다. 상대방이 정말 흑풍인지 아닌지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이다.상대방이 손을 쓰는 것을 염구준은 상대가 흑풍이라 확신했다."흑풍!"그 사악한 눈빛. 세상을 싫어하지만, 여전히 세상을 조롱하는 눈빛.외침을 듣자, 상대는 갑자기 공격을 멈췄다.그리고 자리에서 차갑게 얼굴을 막고 있던 검은 스카프를 위로 올렸다."하하, 가릴 필요 없어. 네가 재가 되어도 난 널 알아봐!"상대방은 경멸의 눈빛을 내뿜으며 염구준의 말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허허, 나를 알아볼 수 있을 줄 몰랐네. 예상 못 한 건 아니야!""내 실력에 대한 인정인가?"상대방은 말하지 않았다."말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오늘 왜 이곳에 왔는지 난 다 알고 있어. 충고하자면, 그때도 넌 나한테 졌고 오늘도, 앞으로도 그럴 거야!""하하,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너도 변했구나. 이렇게 수다쟁이처럼 말이 많아지다니. 큰코다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말하려는 거야? 곧 아무 말도 하지 못할 테니까?"상대는 망토에서 두 손을 내밀었다. 해골 같은 손위에는 가죽이 뼈와 살을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그리고 손을 따라 손목까지 보니, 팔에는 살이 별로 없었다. 마치 정신이 위축된 마약 중독자와도 같았고 보름 동안 굶은 것처럼 피골이 상접하고 뼈만 앙상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상대의 기운은 아주 강했다.‘왜 몸이 이렇게 변했을까?’염구준은 바로 등골이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설마, 이 녀석이 수련하는 공법에 부작용이 있는 건가? 정말 그렇다면 지금 상태로 보아 오랫동안 버텼을 것이야. 그렇지 않으면 몸이 이렇게 허약해지지도 않았겠지.’‘그리고 흑풍이 내뿜는 기운은 완전히 달라졌어. 비록 강한 억압은 아니지만, 알 수 없는 우월감을 뿜고 있어. 이 녀석이 왠지 꿍꿍이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얘기는

Pinakabagong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507화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 군신의 귀환   제2506화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 군신의 귀환   제2505화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 군신의 귀환   제2504화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 군신의 귀환   제2503화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

  • 군신의 귀환   제2502화

    이튿날, 미지의 바다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등에 한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사방에 온통 푸른 바다라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금은 고래가 바닷가로 데려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래야, 잘 부탁한다.”“우웅!”둘은 서로의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교류했다.염구준이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다가 배고프면 심해의 눈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신기한 것은 한 방울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뿌우우우웅!그때 멀리서 선박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목소리에 기운을 담았더니 쩌렁쩌렁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수면이 음파에 진동하는 것 같았다.어디선가 나타난 선박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슥!그런데 선박에 다가간 순간, 상대방이 고래를 잡는 쇠고랑을 발사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은 재빨리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렸다.선박은 그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향유고래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생각하지 않아도 고래의 용연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스스슥!선박에 있는 사람들은 고장난 줄 알고 이번에 작살을 던졌지만 역시 염구준에게 잘려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상대방과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그들의 선박에 번쩍 뛰어올라 엄숙하게 경고했다.“멈춰. 아니면 무력으로 대응할 거야.”선원들은 대부분 기운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그들은 염구준이 먼 곳에서부터 뛰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서는 고래를 잡는 걸 허락해요.”한참 뒤, 선장은 국제 감독기관에서 온 줄 알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이 고래는 내 친구예요. 어떻게 할지 잘 알겠죠?”염구준은 선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되물었다.“알았어요. 이 사람 말을 못 들었어? 당장 작살을 내려놔!”선장은 상대방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챘는지 바로 선원들에게 지시했다.그러자 당황한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지시대로 작살을 내려놓았다.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01화

    감히 그의 전우나 다름없는 고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만약 향유고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심해 밑에서 죽었을 것이다.“염 선생님, 안 돼요!”당황한 노신기 일행이 다급히 나서서 말렸지만 염구준은 듣지 않았다.그는 요트를 타고 서해충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당장 토해!”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들고 번쩍 뛰더니 위에서 서해충을 자르려고 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래를 살려낼 것이다.“하악!”뿔난 서해충이 나지막하게 울부짖더니 커다란 입을 벌이고 염구준을 통째로 삼키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심지어 천기문의 고위층들도 진정할 수 없었다.“염 선생님!”“안 되겠어. 모든 음성탐지기를 던져!”노신기는 당황한 마음에 맞서 싸우려고 명을 내렸다.유동심연의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에 오면서 대량의 음성탐지기를 챙겼었다.그러나 워낙 위력이 강한 무기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염 선생님, 제발 잘 버텨줘요.’촤아악!이제 막 음성탐지기를 내려놓고 가동하려고 할 때 눈앞에서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었다.해저 지진으로 거센 파도가 밀려오면서 일으킨 쓰나미였다.“다들 선실로 들어가!”위급한 상황에서 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문을 지켜야 했다.선박 세 척은 쓰나미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한편, 바다 밑은 난리도 아니었다.서해충 체내에 들어간 염구준은 선사 시대의 바다 생물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그가 공격할 때마다 서해충은 심한 고통을 느꼈는지 커다란 몸집을 꿈틀거렸다.실은 서해충이 삼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도망칠까 봐 염구준이 스스로 잡혀 먹힌 것이었다.한참 공격하면서 돌진했더니 드디어 향유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기운을 폭증시켜 강력한 살술로 서해충의 몸에 길이가 10미터되는 상처를 냈다.잘린 부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여 들어올 때, 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00화

    동물의 감각은 때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다.특히 바다에서 자란 생물이라면, 웬만한 레이더보다도 훨씬 빨리 감지할 수 있었다.쿠쿵!혹시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아래쪽에서 뭔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염구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바다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었다.아직 수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그 그림자는 이미 성체 향유고래와 맞먹는 크기였다.‘설마, 진짜 서해충이 있는 건가?’“목표가 공격 범위에 진입했습니다. 모든 작살 준비 완료했습니다.”대원들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 3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쏴!”노신기는 참을성 없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망했다!’염구준은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다.물속의 거대한 생물체는 어선보다도 커서 자칫하다간 오히려 배가 끌려갈 수도 있었다.슥! 슥! 슥!고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세 척의 어선에서 수십 발의 대형 작살이 물밑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발사되었다.타겟의 몸집이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살이 정확하게 꽂힐 수 있었다.“끌어 올려!”노신기는 고래 잡이를 할 때 쓰던 방식을 운용하며 숙련하게 명령을 내렸으나 기계를 최대치로 올려도 타겟을 끌어오리지 못했다.이에 조타실에서 다급하게 소식을 전했다.“큰일입니다. 어선이 저것에 의해 유동심연 쪽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있어요!”배는 엄청난 속도로 끌려갔다. 배 자체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밧줄을 끊어!”염구준은 노신기의 무전기를 낚아채고 지휘권을 넘겨받았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꽉 감겨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조타실에서 절박한 답변이 돌아왔다.현대식 어선은 전부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우웅!염구준은 결국 검기를 날렸고, 날카로운 검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단숨에 밧줄들을 잘라냈다.이에 배가 거대한 관성에 휘청이며 흔들렸고, 균

  • 군신의 귀환   제2499화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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