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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작가: 목련청
서유라는 조성우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한 듯 배서준을 힐끔 바라보며 한발 물러섰고 조용히 말했다.

“죄송해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배서준은 평소처럼 그녀를 감싸주지도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지도 않았다. 대신 조성우를 향해 애써 웃음을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저희 기술자가 지금 야근까지 하면서 작업 중이라 당장은 시간이 안 나네요. 하지만 조 대표님께서 정말 진심으로 협력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지금 바로 연락해서 오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나는 기술 담당자랑만 얘기합니다. 이 프로젝트 창업자랑만요.”

조성우는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 태도를 보자 배서준도 바로 눈치챘다. 이 프로젝트는 남설아가 직접 오지 않으면 시작도 어려울 거라는 걸.

그동안 사업하면서 이런 식으로 무시당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배서준은 이 순간에서야 깨달았다.

배건 그룹이 아무리 국내에서 이름값 있는 회사라 해도 천주에서는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작은 기업일 뿐이라는 걸.

하지만 배서준은 알았다. 사업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거라는 걸.

그는 이 기회가 너무 절실했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지금 당장 현장에서 연결해보겠습니다.”

그는 즉시 핸드폰을 꺼내 남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신호가 가더니 ‘통화 중입니다’라는 안내음이 계속 흘러나왔다.

몇 번이나 반복해도 결과는 같았고 순간 사무실 분위기가 어색하게 굳어졌다.

그 모습을 본 서유라는 슬쩍 배서준의 소매를 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대표님을 차단한 거 아닐까요?”

‘뭐? 차단? 기술자가 자기 대표님을 차단했다고?’

옆에서 듣고 있던 조성우도 약간 얼이 빠졌다.

‘이 사람... 성격 꽤 있는걸?’

배서준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한원준한테 전화해!”

“네.”

서유라는 바로 한원준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배서준이 전화를 낚아채듯 빼앗았다.

“남설아 바꿔!”

그때 남설아는 자료를 보고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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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174화

    말을 마친 남설아는 짐을 챙겨 들고 그대로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강연찬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천주로 출장 가야 돼. 집에 들러서 고양이 밥 좀 챙겨줘!”“내가?”전화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며 강연찬은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머릿속에 복슬복슬한 고양이 한 마리가 떠오르자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너희 집에 사람 있잖아.”“다른 사람한테 맡기긴 좀 불안해서 그래. 선배, 부탁이야, 응? 제발.”남설아는 바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들이댔다.집에 장숙자가 있긴 했지만 24시간 붙어 있는 건 아니었고 마침 밥 시간에 없으면 고양이가 굶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때문에 여러모로 생각해도 강연찬에게 맡기는 게 훨씬 확실했다.그 말을 들은 강연찬은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이 순간적으로 밀려왔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걱정 마. 내가 절대 코코 서운하지 않게 챙길게!”그 말에 남설아는 한시름 놓인 듯 해맑게 웃었다.“고마워, 선배. 진짜 최고야! 다녀오면 내가 꼭 맛있는 거 사줄게!”이렇게 말하고는 강연찬이 뭐라 할 틈도 없이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남설아는 캐리어를 끌고 최대한 빠르게 가장 빠른 항공편을 예매해 그날 저녁 무렵 천주에 도착했다.하지만 공항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마중을 나와 있는게 보였다. 설마 했는데 배서준이 보낸 사람이 서유라였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약간의 어색함이 흘렀다. 특히 남설아는 도무지 배서준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대체 무슨 생각으로 본처를 부르면서 내연녀를 보내 마중을 시키는 거지?’“남 팀장, 오느라 고생 많았어. 지금 서준이는 조 대표님이랑 미팅 중이라 나더러 호텔까지 데려다 주라 하더라고.”서유라는 다가오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겉보기엔 친절한 말투였지만 뻔히 보이는 형식적인 태도였다.그런 모습에 남설아는 조금의 사양도 없이 들고 있던 캐리어를 서유라의 손에 쥐어주었다.“그럼 서 비서, 수고 좀 해줘. 우리 빨리 호텔 가야겠

  • 굿바이 쓰레기   제1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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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1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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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177화

    배서준은 위화 그룹 건물 입구에 서서 손목시계를 한번 힐끗 봤다. 눈썹이 살짝 찌푸려진 상태였다.막 전화를 걸어 재촉하려던 찰나 택시 한 대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남설아가 차에서 내리는 것이었다.배서준 얼굴에 스친 짜증 섞인 표정은 남설아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그녀는 시계만 한번 확인했을 뿐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늦지 않았고 정확히 제시간이었다.“대표님, 이제 들어가시죠.”남설아는 다가오며 단호하게 공적인 말투로 말했다.배서준은 고개만 끄덕이더니 남설아를 지나쳐 곧장 그녀 뒤편에 멈춰 선 차량으로 다가갔다. 차 문을 열자 서유라의 창백한 얼굴이 드러났다.그 얼굴을 보는 순간 남설아는 뱃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역겨움을 느꼈다. 그녀는 그 둘을 쳐다보지도 않고 곧장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어차피 오늘은 배서준과 다정한 부부 흉내 따윈 낼 필요도 없었고 중요한 건 기술 협업이었다.남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표정이 잠시 굳어졌지만 배서준은 곧 서유라의 손을 다정히 잡았다.“몸이 이런데 굳이 따라올 필요까진 없었잖아.”“이 프로젝트가 배건 그룹한테도, 너한테도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어. 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어.”서유라는 순한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말에 배서준의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는 서유라의 코끝을 살며시 집으며 웃었다.“넌 늘 이렇게 속 깊고 착하지. 자, 우리도 들어가자.”조성우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남설아를 바라보다가 한참을 망설인 끝에 말을 꺼냈다.“혹시... 혹시 과학기술대 다니던 남설아 씨 아니에요? 남천재?”“에이, 전 그냥 남설아예요, 무슨 천재까지야.”남설아는 멋쩍게 목덜미를 만지작거렸다. 대학 시절 별명이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니 예상도 못 한 일이었다.바로 다음 순간 조성우는 마치 팬을 만난 듯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안녕하세요, 전 설아 씨랑 같은 기수였던 학생이에요. 조성우라고 합니다. 조 교수님이 우리 엄마시거든요.”‘뭐? 이 잘생긴 남자

  • 굿바이 쓰레기   제178화

    남설아는 거의 반사적으로 배서준을 바라봤다. 그런데 그의 표정은 아무렇지 않았고 오히려 서유라의 얼굴빛만 살짝 달라져 있었다.“남 팀장, 무슨 일 있어?”서유라는 커다란 눈망울을 깜빡이며 순진한 얼굴로 남설아를 바라봤다.역시, 맞았다.‘아침에 들어온 그 객실 청소 아주머니, 아마 이쪽에서 심어놓은 사람이었겠지.’남설아는 조용히 손을 거두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또박또박 말했다.“제 USB가 사라졌네요.”“남설아!”참다못한 배서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마에 주름이 깊이 패이고 눈빛은 매섭게 날을 세우고 있었다.“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지금 이게 얼마나 초보적인 실수인지 알기나 해? 너 같은 사람이 기술직이라니 말도 안 돼!”배서준이 이렇게까지 흥분하는 걸 보니 이 프로젝트가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남설아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컴퓨터 쪽으로 다가가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곧이어 그녀는 자신의 이메일을 열었다.“요즘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저는 기술자다 보니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도 믿어요.”“모든 자료는 이미 클라우드에 백업해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할 리가 없잖아요.”말이 끝나자 화면에 모든 자료가 대형 스크린에 공유되었다.남설아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서유라를 바라보다가 이내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이번 프로젝트는 20대 여성의 실질적인 니즈를 기반으로 기획됐어요. 그래서 이 앱의 핵심 기능은...”조성우는 비록 젊지만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힌 사람이었다.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고 서유라를 바라보는 눈빛에선 알 수 없는 경멸이 스쳤다.이내 그는 남설아의 설명에 깊이 빠져들었다.한참이 지나 설명이 끝나자 조성우는 눈썹을 바짝 찌푸렸다.“지금 이 아이디어대로 진행하면 초기 작업량이 엄청날 텐데요? 기술적으로도 전례 없이 까다로울 거고요. 일부러 이렇게 힘들게 가는 이유가 뭐예요?”“지금 이 바닥이 얼마나 치열한데요. 노력 안 하면 굶어 죽는

  • 굿바이 쓰레기   제179화

    배서준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듯 조성우를 향해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죄송합니다. 상황이 급해서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없었습니다.”“배 대표님은 자신의 핵심 기술 인력을 별로 신뢰하지 않으시는 건가요?”조성우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배서준을 바라봤다. 이 세 사람 사이엔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배서준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희 팀과는 충분히 호흡이 잘 맞습니다.”사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 팀과는 정말 잘 맞았지만 단지 남설아와는 팀워크가 없을 뿐이었다.남설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쓴웃음을 지었다.“그렇다면 배 대표님은 먼저 돌아가셔서 내부적으로 비용을 정리하신 후, 정확한 견적서를 제출해 주세요.”“프로젝트와 이 소프트웨어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조성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그의 반응은 진심에서 우러난 만족이었다.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배서준은 어리둥절했다. 이렇게 빨리 계약이 성사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옆에 있던 서유라는 이게 기뻐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도 혼란스러웠다.배서준은 남설아 쪽으로 다가가 물었다.“같이 나갈래?”“아직 기술적인 디테일 중에 상의할 부분이 있어서요. 걱정 마세요. 논의 끝나면 안전하게 모셔다드릴게요.”조성우는 웃는 얼굴로 말했지만 그 속뜻은 분명했다. 나가달라, 즉 자리를 정리하라는 뜻이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서유라는 조성우 앞으로 다가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조 대표님, 위화 그룹이 대단한 건 알겠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희는 충분한 성의를 가지고 왔습니다. 지금 이건 무슨 태도죠?”“제 말뜻이 이해하기 부족했나요?”조성우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서유라를 바라봤다.“왜요? 배 대표님도, 사모님도 가만히 있는데 한낱 비서 주제에 나서서 뭐 어쩌겠다고요? 그쪽이 말 꺼낼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요?”이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심지어 배서준의 얼굴

  • 굿바이 쓰레기   제180화

    조성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꺼냈지만 남설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는 조금 전까지의 존경심은 사라지고 대신 어딘가 의아함이 묻어났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여자가 왜 저런 남자에게 묶여 있는 건지 말이다.정말 이해 불가였다.게다가 오랜 시간 남설아만 바라본 한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더더욱 어이없고 안타깝다는 생각뿐이었다. 도무지 그럴 만한 가치가 없었다.건물 밖으로 나오자 남설아는 그대로 배서준의 손을 뿌리치고 날을 세운 말투로 쏘아붙였다.“진짜 대체 머리가 나쁜 거예요, 아님 어디가 고장 난 거예요? 첫인상 완전히 말아먹었어요. 그게 그렇게 자랑스러워요?”“그 사람이 알고 있었을 줄은 몰랐어...”배서준은 고개를 떨군 채 스스로도 후회되는지 입술을 깨물었다.처음으로 자신에게 뭔가 진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남설아는 그대로 눈을 굴렸다.“그렇게 큰 기업이 사전 조사도 안 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이랑 당신 소꿉친구가 아무 흔적도 안 남겼다고 믿었냐고요. 서준 씨, 이 프로젝트는 내 전부예요. 그러니까 제발 방해 좀 하지 마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돌아섰다.지금 이 사람을 1초라도 더 보면 머리가 아플 것 같았다.그런 남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서준은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었다.한편, 차 안에 앉아 있던 서유라는 조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전부 지켜봤다.배서준의 표정을 보며 얼굴빛이 조금 바뀌었지만 이내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서준아, 미안해. 혹시 나 때문에 일이 더 복잡해진 건 아닐까?”“아냐. 타.”배서준은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며 차로 향했다.오늘 좀 실수한 건 맞지만 배서준은 결코 책임을 여자에게 떠넘기는 성격이 아니었다.게다가 서유라는 그가 아끼는 사람이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상업적인 감각이 뛰어난 그는 조성우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사업이라는 건 결국 이익이 핵심이다. 이익만 충분하다면 나머지는 다 부차적인 것

  • 굿바이 쓰레기   제18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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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296화

    “네.”남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명심해요. 이 일은 최대한 시끄럽게 만들어요. 배서준이 모두의 표적이 되도록 말이에요.”“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천기준은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났다.남설아는 사무실에 홀로 남아 싸늘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봤다.‘배서준, 당신이 의리를 저버렸으니 나도 더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거야.’곧이어 배서준이 리조트에서 서유라와 밀회를 즐기고 있다는 소문이 각종 언론을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여론은 순식간에 들끓었고 배서준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무능하다’, ‘책임감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배서준, 진짜 너무하네!”“회사는 지금 무너지고 있는데 밖에서 여자나 만나고 앉았어?”“이런 사람을 어떻게 대표 자리에 앉혔는지 이해가 안 가.”“저 사람한테 회사를 맡긴 게 큰 실수였지.”“이참에 그냥 물러나게 해야 돼!”결국 회사는 긴급 주주총회를 소집했다.얼마 전, 배서준이 자신의 자금을 담보로 위기를 넘기겠다고 한 뒤 감쪽같이 사라졌고,오히려 남설아가 한발 물러나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간신히 버텨온 상황이었다.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을 할 실권자는 자리에 없고 남은 이사들은 완전한 권한도 없는 상태라 회사 운영은 갈수록 마비되어가고 있었다.거기에 이번 스캔들까지 터지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이게 지금 어느 땐데 여자를 챙겨?! 본인 위치도 잊었나?!”“천 비서님, 배 대표님 떠나기 전에 천 비서님한텐 아무 말도 안 하고 갔어요?”천기준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사실 함께 일한 지 오래됐지만 배서준이 모든 걸 공유하진 않았다.“지금 당장 리조트로 가서 배 대표님 데려와요!”한 이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든 끌고 와야 해요. 회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네, 이사님. 바로 다녀오겠습니다.”천기준은 피곤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답했다.‘정신적으로 남 대표님한테 매일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 두 사람을 만나러 내가 가야 한다고? 이게 대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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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준아, 제발 이번만은 내 말 들어줘, 응? 그냥 나를 위해서 우리 미래를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잠깐이라도 푹 쉬면 안 돼?”서유라는 눈물을 글썽이며 배서준을 올려다봤다.그 애처로운 눈빛에 배서준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렸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결국 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서유라는 곧장 환하게 웃으며 배서준을 꼭 껴안았다.“역시 나를 제일 아껴주는 사람은 서준이 너야.”배서준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안아주었지만 눈빛은 복잡하기만 했다.회사의 상황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남설아와 송우민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거세졌고 배건 그룹의 주가는 연일 하락 중이었다.시장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고 내부는 불안과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대로라면 배건 그룹은 정말 그의 손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서유라의 모습을 보면 차마 그녀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배서준의 가슴속은 끝없는 갈등과 번민으로 뒤엉켰고 도대체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알 수 없었다.그때, 그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이번엔 천기준이었다.배서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배 대표님, 도대체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천기준의 목소리엔 조급함과 절박함이 가득 묻어났다.“지금 회사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에요. 주주들도 다 대표님만 기다리고 있습니다!”“나, 나도 지금...”배서준이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옆에 있던 서유라가 손을 뻗어 전화기를 낚아챘다.한편, 천기준은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통화 종료’ 소리에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그는 핸드폰을 책상 위에 내리찍을 듯 내려놓으며 이를 악물었다.“이 서유라란 여자는 정말 재앙이라니까!”천기준은 이를 갈듯 말했다.“배 대표님도 왜 저 여자 말만 듣는 건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모르나?”곁에 있던 다른 비서도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천 비서님,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요? 주주들한테 뭐라고 설명해야 하죠?”“설명할 방법이 어딨어요...”천기준은 허탈하게 웃으며 고

  • 굿바이 쓰레기   제294화

    “네, 송 대표님!”모두가 힘찬 목소리로 외쳤고 회의실 안은 결의에 찬 열기로 가득 찼다.송우민의 지휘 아래 남설아의 회사는 굶주린 늑대처럼 배건 그룹의 시장을 거침없이 잠식해 들어갔다.배건 그룹의 주가는 연일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크게 줄어들며 내부 분위기는 극도로 혼란스러워졌다.흩어진 조직력에 동요하는 임직원들 사이로 불만이 번졌고 결국 주주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배서준에게 줄줄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배 대표님, 도대체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한 주주는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회사 상황이 완전히 개판이에요! 더 늦으면 정말 끝장납니다!”“맞아요, 대표님! 이대로 가다간 정말 회복 불가능합니다!”또 다른 주주도 강하게 덧붙였다.“지금 당장 돌아와서 진두지휘하셔야 합니다!”끊임없이 쏟아지는 전화에 배서준은 머리를 싸매고 이마를 짚었다.그 역시 당장 회사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문제는 서유라였다.그녀는 절대 그를 보내려 하지 않았다.“서준아, 가지 마...”서유라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운 채 배서준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나 너무 힘들어. 옆에 있어 줘야 버틸 수 있어.”“유라야, 네가 힘든 거 알아. 하지만 회사도 지금...”배서준은 난처한 얼굴로 말을 흐렸다.“몰라! 나한테 중요한 건 네가 곁에 있어 주는 거야! 너 없이 나는 단 하루도 못 버텨!”서유라는 울먹이며 소리를 질렀다.“그런 말 하지 마.”배서준은 가슴 아프다는 듯 그녀를 껴안았다.“널 내버려 두고 갈 수 없지. 하지만 회사 쪽 상황도 정말 더는 미룰 수가 없어.”“결국 날 버릴 거지? 날 두고 가겠다는 거잖아!”서유라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며 말했다.“내 몸은 누가 챙겨? 나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해... 넌 가면 안 돼!”“유라야, 그러지 마.”결국 배서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좋아, 당분간은 여기 있을게. 회사 일은 전화랑 화상회의로 처리할 테니까 괜찮지?”“진짜지?”서유라는 눈물로 젖은 눈을 들

  • 굿바이 쓰레기   제293화

    “과거 일은 이제 그만 잊자.”배서준이 말했다.“우린 앞으로 나아가야 해.”“하지만 자꾸만 생각나.”서유라의 목소리엔 억울함과 미련이 가득 담겨 있었다.“그때 내가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은 분명 나였을 거야. 설아 씨가 아니라.”“유라야...”배서준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말을 잇지 못했다.“예전엔 이런 생각도 했었어. 우리가 그때 헤어지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세상엔 만약 같은 건 없잖아. 놓쳐버린 건 그냥 놓쳐버린 거지.”“아니야, 우린 아직 끝난 게 아니야.”배서준이 갑자기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이렇게 다시 함께하고 있잖아.”“그렇지만 우리 사이엔 너무 많은 게 가로막고 있어.”서유라가 조용히 말했다.“너무 많은 사람과 일들이 있었잖아. 우리가 과연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왜 안 된다는 거야?”배서준은 반문했다.“우리가 서로를 여전히 사랑한다면 그 어떤 것도 우릴 막을 수 없어.”“하지만 설아 씨는...”서유라는 말을 흐렸다.“그 여자는 우리 사이를 막는 존재가 될 수 없어.”배서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롭게 변했다.“모든 건 내가 처리할 테니까.”강연찬의 부상은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고 남설아는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병실을 지켰다.혹시 작은 이상이라도 생길까 눈을 떼지 못했다.다행히도 강연찬은 체력이 좋아 며칠간의 휴식 끝에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그날, 강연찬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문서를 들여다보며 잔뜩 인상을 쓰고 있었다.그때 수프를 들고 방으로 들어온 남설아가 그의 얼굴을 보고 다가가 물었다.“선배, 무슨 일 있어? 회사에 문제 생겼어?”“배건 그룹의 재무제표에 좀 이상한 점이 보여.”강연찬은 문서를 남설아에게 건넸다.“여기, 그리고 여기. 명백한 허점이 있어.”남설아는 문서를 받아 들고 꼼꼼히 살펴봤다.볼수록 놀라움이 커졌다.이 허점들은 누가 의도적으로 만든 게 분명했고 금액 또한 심각할 정도로 컸다.배건 그룹이 휘청일 정도였

  • 굿바이 쓰레기   제292화

    “그래서?”남설아가 물었다.“내가 생각한 건 그 양아치들이 숨어 있는 곳을 몰래 장악한 다음, 경찰에 익명으로 제보해서 전부 한꺼번에 잡히게 만드는 거야.”강연찬은 행동이 빨랐다.증거를 확보하자마자 곧장 경찰에 넘겼고 경찰은 즉시 출동해 그 일당을 전원 검거했다.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그들 계좌에 최근 거액의 입금 내역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경로를 추적한 끝에 그 돈이 서유라의 동생 서도현의 계좌에서 송금된 것임이 밝혀졌다.이 소식을 들은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송우민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서도현 그 멍청한 놈, 지난번 당한 걸로는 부족했나 보지. 이번엔 확실하게 값을 치르게 해주지.”그의 눈엔 분노가 타올랐다.지금이라도 당장 모든 걸 불태워버릴 듯한 기세였다.“우민아, 진정해.”남설아가 그의 손을 잡고 진정시키려 했다.“너 화난 거 나도 알아. 나도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지금은 서유라와 정면으로 부딪힐 때가 아니야.”“하지만...”송우민이 뭔가 말하려는데 남설아가 먼저 말을 이었다.“네가 날 위해 복수하고 싶어 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배서준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배건 그룹을 장악하는 거야.”남설아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하고 흔들림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수수의 복수를 할 수 있고 서유라와 서도현에게도 제대로 된 대가를 치르게 만들 수 있어.”“그럼 그 서도현이라는 놈은 그냥 이렇게 놔두자는 거야?”송우민은 여전히 쉽게 수긍하지 못한 표정이었다.“그럴 리 없지.”남설아는 고개를 저었다.“그건 경찰에 맡길 거야. 법적으로 죗값을 받게 만들 거고 난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거야.”남설아의 눈빛에 다시금 날이 섰다.“절대로 서도현이 빠져나가게 두지 않을 거야. 끝까지 추적할 거야. 반드시 법정에 세우고야 말 거라고.”“이게 지금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야.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계획 전체를 망칠 순 없잖아.”“알겠어.”송우민은 마지못해 한숨을 쉬고 고

  • 굿바이 쓰레기   제291화

    남설아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국수를 강연찬 앞에 놓아주고 그가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천천히 먹어. 데일라.”부드럽게 건네는 말투는 꼭 다정한 아내 같았다.“응.”강연찬은 국수를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설아야, 네가 끓인 국수 진짜 맛있다.”“맛있으면 더 먹어. 앞으로 매일 끓여줄게.”남설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지.”강연찬은 고개를 들어 남설아를 바라봤다. 눈빛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그럼 약속한 거다.”강연찬의 시선을 받자 남설아는 조금 부끄러워진 듯 고개를 숙이고 작게 말했다.“누가 선배랑 약속한대?”“하하하.”강연찬은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넌 여전히 말과 마음이 다르다니까.”볼이 살짝 붉어지며 남설아는 강연찬을 째려보며 말했다.“국수나 어서 먹어. 이러다 식겠어.”“알겠어, 알겠어. 명령대로 하겠습니다.”강연찬은 웃으며 다시 고개를 숙이고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큼큼.”그때, 송우민이 일부러 두어 번 헛기침을 하며 둘 사이의 달달한 분위기를 깼다.“남설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남설아는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이미 천 비서님한테 비밀리에 연락해서 배서준이랑 서유라의 움직임을 감시하게 했어.”“천 비서?”강연찬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그 사람 믿을 수 있는 거야?”“걱정 마, 선배.”남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천 비서님은 예전엔 배서준 쪽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우리 편이에요. 본인이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어..”“그렇다면 다행이네.”강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도 조심해야 해. 배서준은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니까.”“응.”남설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그 점은 잘 알고 있어.”“참, 남설아.”송우민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방금 소식이 들어왔는데 배서준이 서유라를 데리고 회사를 빠져나가서 어떤 프라이빗 리조트로 갔다고 해. 서유라 상태가 안 좋아져서 요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 굿바이 쓰레기   제290화

    “말했잖아요, 전 그런 일 한 적 없다고요!”강연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지금 이건 명백한 조작이에요!”“강연찬 씨, 진정하세요.”형사가 말했다.“저희는 절차에 따라 조사 중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전 제 변호사를 부르겠습니다.”강연찬은 단호하게 말했다.“변호사 도착 전까진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겠습니다.”강연찬의 강경한 태도에 경찰은 더 이상 묻지 못하고 그를 임시 유치장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그 시각, 남설아는 경찰서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은 점점 커져갔다.혹시나 강연찬이 억울한 대우를 받고 있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대표님, 너무 걱정 마세요.”곁에 있던 천기준이 위로하듯 말했다.“강연찬 씨는 운도 따르는 분이잖아요. 분명 괜찮으실 겁니다.”“그랬으면 좋겠어요.”남설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제발 큰 고통은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그때, 송우민이 급히 걸어왔다.“남설아!”그가 말했다.“강연찬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찾았어.”“정말?! 너무 잘됐네!”남설아는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어디 있어? 얼른 보여줘!”송우민은 준비해온 서류를 그녀에게 건넸다.문서를 받은 남설아는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이건...!”남설아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이게 바로 선배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야!”“맞아.”송우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서류만 있으면 경찰에 정식으로 석방 요청할 수 있어.”“잘됐다!”남설아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지금 바로 가자.”그렇게 두 사람은 그 증거를 들고 사건을 담당한 형사를 찾아갔다.“형사님, 이게 강연찬 씨의 결백을 증명하는 증거입니다.”남설아가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당장 풀어주세요.”형사는 서류를 받아 꼼꼼히 읽어보았다.하지만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이게... 이게 어떻게...”형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이 자료 어디서 나신 겁니까?”

  • 굿바이 쓰레기   제289화

    남설아는 꿈에도 몰랐다.배서준이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비열해질 줄은.무고한 강연찬을 덫에 빠뜨리다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이걸 어쩌면 좋지...”남설아는 마치 불에 달궈진 솥 위의 개미처럼 초조하게 사무실 안을 서성였다.그녀는 누구보다도 강연찬의 성격을 잘 알았다.그런 사람이 기업 기밀을 유출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였고 분명 배서준이 꾸민 계략이다.“대표님, 우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천기준이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겁니다. 강연찬 씨를 반드시 구해낼 수 있어요.”“대표님, 지금은 침착하셔야 해요.”천기준이 진정시키려 애썼다.“우선은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그분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요.”남설아가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 송우민이 급히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남설아! 강연찬 잡혀갔다고 들었어. 무슨 일이야?!”들어서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다 배서준 그 비열한 놈이 한 짓이야!”남설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날 무너뜨리겠다고 선배까지 끌어들였어. 기업 기밀 유출 혐의로 덮어씌운 거야. 진짜 너무 뻔뻔하지 않아?!”“그 자식,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송우민도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가자. 당장 경찰서로 가서 따져보자. 배서준 그 자식, 자기가 진짜 법 위에라도 있는 줄 아나 본데?”송우민은 말하자마자 남설아의 손을 잡고 나가려 했다.하지만 남설아는 걸음을 멈췄다.“잠깐만.”그녀가 조용히 말했다.“지금 당장 달려가는 건 좋지 않아. 그럼 배서준만 신나게 해주는 꼴이야.”“그럼 어쩌자는 거야?”송우민이 물었다.“강연찬이 억울하게 잡혀 있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그럴 순 없지.”남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하지만 우리 쪽에서 먼저 증거를 찾아야 해. 선배가 억울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증거라니... 어디서 그런 걸 찾는다는 건데?”송우민은 고개를 저었다.“배서준 그 여우가 얼마나 치밀한데.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았을 거야.

  • 굿바이 쓰레기   제288화

    “안 돼요!”남설아는 단호했다.“확실한 증거 없이는 누구도 선배 데려갈 수 없어요!”“설아 씨, 이거 지금 공무집행 방해하시는 겁니다!”간호사가 다급해졌다.“상관없어요!”남설아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증거 가져오기 전엔 누구든 손도 못 댈 거예요!”“설아야, 이러지 마.”강연찬이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기며 말했다.“잠깐 가서 설명하면 돼. 금방 끝날 거야.”하지만 남설아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그녀의 눈빛엔 여전히 깊은 불신과 걱정이 가득했다.“정말 괜찮아.”강연찬이 조용히 위로하듯 말했다.“여기서 기다려줘. 금방 돌아올게.”“선배”남설아가 뭔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강연찬이 먼저 말을 이었다.“말 들어.”그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했다.“나 믿어줘.”남설아는 잠시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응, 기다릴게. 꼭 돌아와.”그렇게 강연찬은 경찰과 함께 병실을 나섰고 남설아의 가슴엔 불안이 가득 밀려들었다.“배서준, 당신의 진짜 비열하고 더러운 짓을 끝까지 봐줄 줄 알았어?”남설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곧장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천기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천 비서님, 누가 선배 뒤통수쳤는지 당장 찾아봐요.”남설아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세세한 내막까지 다 밝혀야 해요.”“네, 대표님. 지금 바로 조사해보겠습니다.”천기준은 긴장한 목소리로 답했다.전화를 끊은 남설아의 눈빛은 분노로 불타올랐다.한편, 강연찬이 경찰에게 끌려간 이후 배씨 가문 쪽도 평온하지 않았다.서유라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된 것이다.그녀는 병상에 누운 채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흘렸다.“서준아... 나 너무 힘들어...”서유라는 배서준의 손을 꼭 쥐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나... 나 정말 죽는 거 아니야?”“무슨 소리야!”배서준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절대 그렇게 안 놔둘 거니까.”“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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