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357 화

Auteur: 소율
기양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강만여의 모습에, 그녀가 꺼낼 말이 결코 자신을 흡족게 할 내용은 아닐 것이라 짐작하였다.

허나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자, 이 순간만큼은 그녀의 눈에 자기만 담겨있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참말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거라. 절대 화내지 않겠다.”

그는 그녀에게 약조하였고, 그의 목소리 또한 좀처럼 보기 드물게 부드러웠다. 마치 푸른 하늘에 유유히 흐르는 구름과 같았다.

강만여는 그를 한참 동안 응시했다.

지난번 회임을 피하는 탕약을 요구했을 때, 당장에라도 죽일 듯이 달려
Continuez à lire ce livre gratuitement
Scanner le code pour télécharger l'application
Chapitre verrouillé

Latest chapter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1101 화

    기양은 갑자기 강만여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당장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 손량언이 황제 일행이 도성 근처에 도착했다며 마중 나가겠냐고 물었으나, 기양은 다른 사람을 보내라는 말만 남기고 급히 왕부로 달려갔다. 그는 바람과 눈을 뚫고 아능로 들어갔다. 병풍을 돌아 회랑을 지나, 꽃무늬 문을 거쳐 후원으로 향했다. 강만여가 머무는 마당에 들어서자, 눈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마당의 배나무에 눈이 소복이 내려앉아 꼭 꽃이 다시 핀 것 같았다. 나무 아래, 그녀가 흰 여우 털이 달린 붉은색 망토를 입고 불룩한 배를 감싼 채 하얀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1100 화

    기망은 하소연이 통하지 않자, 황제 자리로 기양을 유혹했다. “네가 언제 황제 노릇을 해보겠느냐? 이번 기회에 황제 기분 좀 내봐.” 기양은 콧방귀를 뀌며 관심 없다고 했다. 결국 기망은 최후의 수단으로 눈물 작전을 펼쳤다. 콧물 눈물 다 짜며 울어대자, 기양은 어쩔 수 없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기양은 기망을 위한 여행 경로까지 친절히 짜주며, 강만여가 아이를 낳기 전에는 반드시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준비를 마친 기망은 조회에서 황후와 함께 전국을 시찰하며 민심을 살피러 갈 것이니, 국정은 당분간 소요왕에게 맡기겠다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1099 화

    서청잔은 지금의 충족한 삶이 만족스러웠고, 억지로 감정의 공백을 메울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저 인연이 오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정안 태비는 제일 늦게 나가며 기양에게 단호하게 일렀다. “첫 석 달이 가장 중요하니 조심해야 한다. 피 끓는 청년처럼 탐욕스럽게 굴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기양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네, 조심하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태비는 강만여에게도 당부했다. “이번엔 꼭 내 말을 들어야 한다. 저 녀석이 고집부리게 두지 말고, 말을 안 들으면 내게 말해라. 내가 혼내줄 테니.” 강만여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1098 화

    “그거면 됐다.” 기양은 안심했다. “회임해서 속이 울렁거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을 시켜 식단을 조절해 주마. 집안에 늘 상큼한 과일과 채소, 간식을 준비해 두라 일러둘 테니, 생각날 때면 먹거라. 너도 조심해야 한다. 이제 함부로 돌아다니거나 술을 마셔선 안 돼.” 말을 마친 그는 곁에 서 있는 서청잔과 심장안을 돌아보았다. “너희 둘, 다시는 이 아이를 데리고 술 마시러 가면 안 된다, 알겠느냐?” 두 사람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점에 도착하자마자 왕비 마마께서 술 냄새를 맡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1097 화

    기양이 멍하니 서서 그 광경을 쳐다보았다. 바로 그때, 손량언이 복도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더니, 무릎을 꿇고 형제에게 절을 올렸다. “황제 폐하, 소요왕 전하, 경하드립니다. 왕부에 곧 어린 주인님이 생기겠군요. 나중에 성모 황태후 마마께 향을 올리러 가겠습니다. 태후 마마께서도 하늘에서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손량언은 성모 황태후의 부탁을 잊지 않았다. 기양 또한 좋은 일이 생기면 성모 황태후부터 떠올리는 그의 행동에 익숙했다. 게다가 오늘의 일은 천지개벽의 큰 경사였고, 기양도 반대할 리 없었다. 그는 미소를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1096 화

    “내가 그랬었나?” 기양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언제 그랬지? 난 기억이 안 나는데.” 기망은 즉시 발끈했다. “어디서 수작이야, 분명 약속했다. 모르는 체할 생각 마라.” 기양은 모른 척 안 넘어갈 생각도 없었지만,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달래듯 말했다. “사실 바깥을 돌아다녀 봤는데 별 게 없더구나. 종일 배 타고 말 타느라 고생만 하지, 집에서 쉬는 게 최고인 것 같았다. 정말이니, 한 번 믿어봐.”기망이 대꾸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긴. 재미없는데 이제서야 와? 당장 약속이나 지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313 화

    기양의 안색이 변했다.강만여가 나라를 해친다는 유언비어가 이틀 전부터 도성에 퍼졌지만, 조정 대신들이 올린 상소를 기양이 철통 보안으로 막은 덕에 후궁에는 어떤 소문도 퍼지지 않았다. 하지면 그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두꺼운 휘장을 뚫고, 그의 귀로 들어왔다. 강만여의 얼굴은 먹을 묻히지 않은 성지처럼 창백해졌다. 기양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녀에게 자세한 설명은 해줄 수 없었다. “먼저 돌아가거라. 짐이 알아서 처리한다.”정신을 차린 강만여가 입을 열었다. “저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333 화

    방으로 들어온 태후는 앉아서 미동이 없는 기양을 바라보다가 어색함을 금치 못하고 먼저 그에게 말을 걸었다. “폐하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좀 더 쉬시는 게 어떻습니까. 아무리 큰일이라도 폐하의 몸을 먼저 돌봐야 하지 않겠습니까.”“염려해 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기양은 차갑게 대답하고는 손을 들어 무심하게 오른쪽을 가리켰다. “정신이 좋지 않아, 인사를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앉으시지요!” 태후는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혼자 서있던 현비는 황급히 앞으로 나아가 기양에게 인사했다. “소첩,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303 화

    강만여는 마음 한구석이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고 결국 태후와 강만당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행동하기로 했다. “진왕 전하께서는 제가 쪽지를 잃어버려 문제가 생길까 봐 왼손으로 쓰셨습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 설명했고, 태후는 기쁜 듯 말했다. “진왕의 처신이 옳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잠시 생각에 잠긴 강만당이 물었다. “경비가 삼엄한 함방전을 매번 무사히 들어가는 비결이라도 있느냐?” 살짝 놀랐지만, 다행히 미리 대비를 해두었기에 침착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 궁을 떠나려던 날, 황제가 변했다   320 화

    죽은 황자는 그들의 자식도 아니었고, 죽은 풍귀인 또한 그들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현비의 수완이 제일 대단했다. 아직 금족 상태인 난귀비와 강빈은 아무 힘이 없었다. 장비는 가화공주가 있었기에 만사에 관여하지 않았다. 풍귀인의 유산 소식에도 그녀는 가화공주가 감기에 걸렸다며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제 후궁은 현비의 천하가 될 것이다.동별전에서 나온 태후는 기양이 강만여를 냉궁에 보낸다는 소식에 안색이 변했다. “냉궁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허약한 강미인이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폐하, 다시 한번만

Plus de chapitres
Découvrez et lisez de bons romans gratuitement
Accédez gratuitement à un grand nombre de bons romans sur GoodNovel. Téléchargez les livres que vous aimez et lisez où et quand vous voulez.
Lisez des livres gratuitement sur l'APP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