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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장 – 첫 번째 의견 불일치

Author: L'encr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31 22:12:39

줄리앙이 고개를 들었고, 그의 눈에서 그녀는 고통을 보았다. 분노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을 울리는 진심 어린 깊은 고통이었다.

"난 알렉산더가 아니야." 그가 천천히 말했다. "난 네 전 남편도 아니고. 난 너에게 거짓말도 안 하고, 조종도 안 하고, 독도 안 먹어. 그러니 제발 날 그와 비교하지 마."

엘리스는 목이 메었다. 줄리앙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알렉상드르가 아니었고, 단 한 번도 알렉상드르였던 적이 없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녀는 그를 사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너무 강렬하고, 너무 오래되었고, 너무 깊이 뿌리내린 분노였다. 그녀가 침묵 속에, 말없이 견뎌냈던 모든 세월, 아무도 그녀를 변호해주지 않았던 그 모든 시간들이 쌓여온 분노였다.

"당신을 그와 비교하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거의 지친 듯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필요한 게 뭔지 말하는 거예요. 저를 지지해주고, 저를 지켜주고, 제가 공격에 맞설 때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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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놓아준 여자   제529장 – 기사가 게재됨

    그는 감시를 강화하고, 학교와 교내 주변을 정기적으로 순찰하며,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엘리제는 마음속 깊이 이런 조치들이 자신을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려움이 더욱 강렬하고 본능적으로 되돌아왔다. 자신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었다. 그녀 는 이미 그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앨리스, 레아,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었다.일요일에 그녀는 사무실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소피, 캐서린, 자원봉사자들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모였다. 엘리스는 그들에게 편지와 사진을 보여주며 차분하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처리해야 할 일은 바로 이것입니다. 익명의 협박. 학교 앞에서 찍힌 제 딸의 사진. 저는 여러분에게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몇몇 분들이 떠나고 싶다면, 저는 이해할 것입니다."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그 후 캐서린이 입을 열었다. "난 남을 거야."소피는 "나도 그래."라고 덧붙였다.그 자리에 있던 여성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저는 남겠습니다." "저는 떠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엘리스는 그들을 바라보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함이 밀려왔다. 너무나 강렬한 감정에 휩싸여 쓰러질 뻔한 그녀는 주저앉아야 했다. 몇 주 전 노트에 적어두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오늘 밤, 그 말은 비로소 완전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녀는 이렇게 썼다.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수백 건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 압도적인 지지 메시지, 가슴 아픈 증언들뿐 아니라 모욕과 새로운 협박까지. 이전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앨리스가 학교 앞에 서 있는 사진. 다시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앨리스를 위해서, 레아를 위해서, 줄리앙을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 제 친구들, 제 전우들이 제게 용기를 되찾아 주었습니다. 그들은 곁에 있어 주겠다고,

  • 그가 놓아준 여자   제528장 – 기사가 게재됨

    저녁 분위기는 즐거웠고, 거의 축제 같았다. 신문을 본 앨리스와 레아는 어머니에게 기사를 읽어달라고 부탁했고, 엘리제는 어려운 부분은 건너뛰고 연대의 증언을 강조하며 기사를 읽어주었다. 두 소녀는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고, 레아는 마치 교황이라도 되는 양 엄숙하게 말했다. "저는 커서 기자가 될 거예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쓸 수 있잖아요."엘리스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를 껴안았고, 아이의 따뜻한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밤이 되자,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이 그림에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수요일 아침,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리고 우편으로 첫 비난들이 쏟아졌다. 익명의 가명으로 쓰인 악의적인 메시지들: "또 다른 히스테리 환자가 불행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군", "저런 여자들 때문에 이제 의사를 믿을 수 없어", "가엾은 남자, 거짓말쟁이에게 파멸당했네." 소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엘리스는 그 메시지들을 읽었고, 한 단어 한 단어가 마치 바늘에 찔린 듯 아팠다.그러던 중 편지들이 도착했다. 첫 번째 편지는 수요일 저녁에 다른 편지들처럼 방 문 아래로 슬쩍 들어왔다. 똑같은 종이, 똑같은 분노에 찬 필체, 그리고 노골적인 협박이 담겨 있었다. "너는 빛을 원했지, 이제 얻게 될 거야. 하지만 빛은 불길을 불러오기도 하지. 불타오를 준비나 해."목요일 아침에 온 두 번째 메시지는 훨씬 더 노골적이었다. "우리는 당신이 어디 사는지, 당신의 배우자가 어디에서 일하는지, 당신의 딸이 어디에 가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잊지 않습니다."금요일에 온 세 번째 편지에는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다 . 앨리스가 학교를 나서는 모습을 찍은 평범한 사진이었는데, 아마도 망원 렌즈로 찍은 듯했다. 어린 소녀는 책가방을 메고 레아의 손을 잡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뒷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엘리스는 사진을 보자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 그가 놓아준 여자   제527장 – 기사가 게재됨

    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채로 자리에 앉아 글을 읽기 시작했다. 클라라 퐁텐은 약속을 지켰다. 기사는 길고, 꼼꼼했으며, 자료도 풍부했다. 엘리즈의 여정 , 즉 결혼, "비타민", 발견, 탈출, 재건, 이혼, 그리고 협회 설립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감정적 이거나 선정적인 어조 없이 자세히 서술했다. 그녀의 말뿐 아니라 익명으로 증언하기로 동의한 자원봉사자들과 수혜자들의 증언도 곳곳에 인용되어 있었다. 협회의 운영 방식, 목표, 어려움,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엘리즈는 눈시울이 촉촉해진 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여성의 목소리가 너무나 자주 침묵당하는 세상에서, 엘리즈 르누아르는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내주기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그녀와 함께 일어서고 있습니다."조용히 그를 지켜보던 소피가 손수건을 건네주며 말했다. "울고 있는 거야?"“조금은요.” 엘리스는 눈물을 닦으며 인정했다. “그냥… 진심으로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고, 하루 종일 멈추지 않았다. 응원, 축하, 정보 요청 전화들이었다. 기사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전화를 건 여성들은 희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엘리제를 인터뷰하고 싶어 했고, 기사나 인물 소개, 논평 등을 쓰고 싶어 했다. 지역 공무원들은 지원금과 상담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고, 자매 단체들은 협력 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교환대를 맡은 소피는 모든 통화, 모든 연락, 모든 제안을 꼼꼼히 기록했다. 도와주러 온 캐서린은 밀려드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냈다. 평소 조용했던 방은 이례적인 흥분으로 가득 찼고, 당황한 엘리제는 발신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전화하겠다고 약속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오후 중반쯤, 줄리앙의 여동생 클레어가 파리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기사 읽었어." 그녀는 감정이 북받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훌륭해, 엘리제. 정말로. 엄마

  • 그가 놓아준 여자   제526장 – 기사가 게재됨

    하지만 그 기사는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관심도 끌었다. 며칠 후, 이전의 편지들보다 훨씬 더 악의적인 익명의 편지가 도착했다. "신문과 이야기하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냐? 착각이야." 엘리스는 그 편지를 읽고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런 협박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어느 날 저녁, 고된 하루를 마치고 그녀는 줄리앙과 함께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 기사가 불러일으킨 모든 파장을 보셨나요?" 그가 물었다.네 . 인상적이네요."후회하세요?"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후회하지 않아요. 두려웠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오늘 저는 자랑스러워요. 목소리를 낸 것도, 우리가 이뤄낸 것도 자랑스러워요."줄리앙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엘리즈 르누아르, 당신은 정말 훌륭한 여성입니다."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 기사는 파장을 일으키고 증오를 불러일으켰지만, 동시에 지지와 희망, 그리고 소명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밤, 잠든 집의 고요함 속에서 그녀는 평온함을 느꼈다.***그 기사는 화요일 아침, 신문 주말판에 전면 기사로 실렸다. 엘리스는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그 기사를 발견했는데, 소피는 갓 인쇄된 기사를 손에 들고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봐! 정말 멋지다!"엘리스는 신문을 집어 들었고, 지면을 훑어보는 동안 손가락이 살짝 떨렸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헤드라인이 1면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리브레스: 의료 폭력 피해 여성들의 침묵을 깨는 단체." 그 아래에는 그녀의 사진이 크게 실려 있었다. 사진 중앙에는 익명성을 위해 등을 돌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동의한 몇몇 피해자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 그녀는 시선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띤 채 서 있었다. 마치 아름답고, 강인하고, 기사에 담긴 이야기에 어울리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 그가 놓아준 여자   제525장 – 신문 인터뷰

    인터뷰는 거의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클라라 퐁텐은 정확하고,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때로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질문들을 던졌지만, 언제나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녀는 엘리제에게 결혼 생활, '비타민' 복용, 발견, 탈출, 재건 등 그녀의 삶에 대해 질문했다 . 재판, 협박, 기소 취하 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엘리제가 설립한 협회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협회를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미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이루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엘리스는 숨김없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동정을 구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만났던 여성들, 그들의 고통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소피, 카트린, 그리고 아낌없이 시간을 내어준 모든 자원봉사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기자가 그녀를 "여성들을 희생양으로 삼는다"거나 "고통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냐고 묻자, 그녀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직접 와서 보라고 합니다. 하루만 여기 머물면서 증언들을 들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도 여전히 그런 비난을 고수하는지 묻습니다."인터뷰가 끝나자 클라라 퐁텐은 노트를 닫고 녹음기를 끈 후 잠시 침묵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말했다. "감사합니다, 르누아르 씨. 진심으로요. 제 경력 동안 많은 사람을 인터뷰했지만, 이렇게 진솔한 분은 드물었습니다."엘리스는 살짝 얼굴을 붉혔다. "기사가 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네요.""그럴 겁니다. 제가 약속할게요."그 기사는 3주 후 신문 주말판에 전면 기사로 실렸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제목은 "리브르: 의료 폭력 피해 여성들의 침묵을 깨는 단체"였다. 그 아래에는 사무실에서 찍은 엘리제의 사진이 있었는데, 익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카메라에 등을 돌린 채 자신의 이야기 를 공유하기로 동의한 여성들과 함께 있었다.그 영향은 즉각적이었다. 기사가 발행된 다음 날, 사무실 전화는 쉴 새

  • 그가 놓아준 여자   제524장 – 신문 인터뷰

    줄리앙은 그녀의 손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여기 계신 건 기사를 수정할 때 쓰실 수 있어요. 출판 전에 다시 읽어보겠다고 요구하셔도 되고요. 게다가, 그녀가 여기까지 온 건 당신의 기사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어서일 거예요. 스캔들을 찾으려는 기자들은 하루 종일 취재하러 오지 않거든요."다음 날, 엘리스는 소피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소피는 언제나처럼 열정적으로 말했다. "정말 멋진 생각이야! 전국 언론에 기사가 실리면 보조금도 받고, 자원봉사자도 모으고, 인지도도 높일 수 있을 거야!""소피, 난 무서워.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게 무서워. 그 결과가 무서워.""이해해요. 하지만 이제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엘리스. 우리가 여기 있어요. 그리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기사를 읽고 당신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까요? 당신 덕분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우리 문을 두드릴까요?"그 주장은 엘리제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엘리제는 캐서린을, 그리고 센터에 떨면서 수치심에 가득 찬 채 찾아왔다가 조금이나마 강해진 모습으로 떠났던 모든 여성들을 떠올렸다.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를 외롭고, 비정상적이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여성들도 생각했다. 만약 이 글이 그들에게 닿아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그녀는 같은 날 저녁 클라라 퐁텐에게 답장을 보내 인터뷰를 수락했다.일주일 후, 클라라 퐁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4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었고, 짧은 갈색 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 너머로 생기 넘치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어깨에는 수첩이 툭 튀어나온 가방을 메고 있었다. 일부 기자들이 보이는 오만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수줍어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마치 자신이 들어서는 장소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듯했다.엘리스는 그녀를 커피로 맞이하고, 메인룸, 사무실, 작은 서재 등을 안내해 준 후 , 눈에 띄지 않는 뒷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 그가 놓아준 여자   제4장 –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노도, 조급함도 없었다. 마치 개에게 앉으라고 명령하는 것처럼 건조하고 무미건조한 명령이었다. 앤은 일어나 싱크대 위 찬장을 열고 두 개의 상자를 꺼냈다. 알약들은 칸막이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작고 하얀 병정들처럼 둥글고 매끄러워 보였지만, 겉보기에는 무해해 보였다."건강을 위해서요." 그는 처음부터 계속 그렇게 말했었다. "몸에 불균형이 좀 있어요. 이 비타민이 도움이 될 거예요." 그녀는 그의 말을 믿었다. 왜 그를 의심했겠는가? 그는 의사였다. 그는 그녀에게 무엇이 좋은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 그가 놓아준 여자   제3장 –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그 스웨터는 그녀에게 여전히 보호받는 느낌을 주는 유일한 옷이었고, 아버지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베풀어주셨던 무조건적인 사랑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일한 옷이었다. 드레스, 치마, 블라우스 등 다른 모든 옷 들은 알렉상드르가 그녀에게 바라는 모습,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보여줘야 하는 이미지에 속한 것이었다.그녀는 맨발로 계단을 내려갔다. 발밑에서 계단이 삐걱거렸다. 집 안은 고요했다. 너무나 고요했다. 그가 그녀보다 먼저 올라왔을 때처럼. 커피 향이 공중에 은은하게 퍼져 있었고, 그녀가 뿌린 애프터셰이브 향과 섞였다.

  • 그가 놓아준 여자   제2장 –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그녀는 일어나서 잠옷 가운을 입었다 . 팔꿈치까지 내려오는 낡은 면 소재의 가운이었는데, 취향보다는 습관 때문에 계속 입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욕실로 향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느리고 기계적이었다. 마치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는 내면의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불을 켜고, 수도꼭지를 틀고,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낯선 사람의 얼굴이었다.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폭풍우에 휩쓸린 듯한 주름이 깊게 패여 있었다. 창백하고 밀랍 같은 안색. 급하게 묶은 윤기 없는 머리카락은 어깨

  • 그가 놓아준 여자   제1장 –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알람 시계가 울렸다. 날카로운 소리가 침실의 고요함을 깨뜨렸다. 앤은 어둠 속으로 손을 뻗어 침대 옆 탁자를 더듬어 엄지손가락으로 기계적으로 알람을 껐다. 곧바로 솜털처럼 포근한 정적이 찾아왔고, 거실 시계의 희미한 똑딱거리는 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뜨렸다.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얼굴을 베개에 파묻은 채, 팔다리는 마치 새 하루를 시작하기를 거부하는 듯 무겁게 늘어져 있었다. 옆 침대 시트는 차가웠다. 알렉상드르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일어났다. 마치 낯선 사람이 호텔 방을 나서듯, 정중하지만 무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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