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도 귀한 시간 내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혁이 생각보다 행동파였네요.ㅎㅎ 다음 화에서는 하품에서의 두 사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내일 또 뵙겠습니다.^^
“안에서 이 정도 판을 짜는 게 가능해? 기사 하나 흘리는 수준도 아니고, 내부 문건까지 만들어서 커뮤니티에 뿌리고 언론까지 한꺼번에 움직였잖아.”민우가 미간을 좁혔다.“밖에서 손발이 되어주는 놈이 있다는 얘긴데.”수혁의 손가락이 핸들 위를 천천히 두드렸다.“그러니까 직접 물어보러 가는 거야.”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심재호가 입을 열든 말든,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돕는 놈이 누군지 알아내러.”민우가 팔짱을 풀었다.“확신 있어?”수혁이 짧게 웃었다.“그 위조문서 서명란 봤어?”“어.”“도장이 오른쪽 아래로 살짝 기울어져 있더라.”민우가 고개를 갸웃했다.“그게 뭐.”“심재호 결재 버릇이야. 도장 찍고 항상 오른손으로 한 번 더 눌렀어. 그래서 오른쪽 아래가 번지면서 미묘하게 기울어져 보여.”민우의 입이 떡 벌어졌다.“와… 소름 돋네. 넌 그런 걸 다 기억하냐?”수혁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내 뒤통수친 놈들 습관은 안 잊어버려.”심재호.차윤호의 끄나풀이었고,강민재 쪽으로 자금이 흘러가던 고리.누군가가 옥중의 그를 접촉해 움직이고 있다면—목적은 분명했다.나와 회사를 무너뜨리는 것.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일까?뭐가 됐든.오늘, 그 썩은 연결고리를 뿌리째 끊어낼 기회였다.같은 시각.강민재는 개인 사무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화면 속에서는 수혁의 기자회견 장면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회사를 접겠습니다.]강민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세게 나오네.”그는 리모컨을 들어 TV를 꺼버렸다.화면이 검게 꺼지며 방 안이 고요해졌다.불안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내부 조력자? 밝혀지면 뭐 어때. 돈이면 가족까지 파는 놈인데, 입 막는 건 일도 아니지.”강민재에게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었다.“지저분한 건 밑에 놈들이 알아서 하겠지.”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을 걸쳤다.지금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건 회사의 주가도, 여론도 아니었다.“보고 싶네.”
한도오토링크 로비는 터질 듯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고, 기자들의 웅성거림이 파도처럼 일렁였다.단상 위에 선 수혁은 그 소란을 잠재우듯 마이크를 잡았다.그의 표정은 차분했다.변명하러 나온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반갑습니다. 한도오토링크 대표 차수혁입니다.”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로비에 울려 퍼지자, 장내가 일순간 조용해졌다.“먼저,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합니다.”짧게 고개를 숙였다가 들었다.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준비된 원고 대신, 그는 정면의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했다.“지금 제기된 침수차 판매 의혹, 그리고 정비 이력 조작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부 사실무근입니다.”기자석이 술렁거렸다.“증거가 나왔는데 무슨 소리냐!”“해명 말고 책임을 지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질문이 빗발쳤다.수혁은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책임지겠습니다.”짧고 단단한 한마디.순간 셔터 소리가 멎었다.“지금 이 시각부터 3년간 판매된 전 차량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합니다. 외부 감사 기관, 소비자 단체, 그리고 언론이 지정하는 제3의 기관까지 모두 참관시키겠습니다.”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만약, 단 한 대라도 침수차가 발견되거나 정비 이력을 고의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다면—”잠시 숨을 골랐다.“그 즉시―”말을 멈추고 기자들을 쭈욱 훑어본 수혁이 다시 말을 이었다.“대표직 사퇴가 아니라...”“회사를 접겠습니다.”헉-카메라를 들고 있던 기자 하나가 펜을 떨어뜨렸다.금속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또각, 울렸다.대표직 사퇴가 아니었다.폐업이었다.“이야- 이거 정말 큰 껀인데?”“진짜 저거 조작이라고 할 수가 없겠는데?”기자들이 웅성대고 여기저기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결백하지 않고서는 던질 수 없는 카드였다.“그리고 조작된 증거에 대한 해명은 실무 책임자가 직접 설명하겠습니다.”수혁이 옆으로 물러섰다.모든 시선이, 단
“악성 민원이 아니야. 내부를 아는 사람이야. 아니면 이렇게 못 만들어.”회의실 밖에서는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항의, 취재 요청, 주주 문의까지—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들고 있었다.“법무팀은?”“저 문건이 위조라는 걸 입증하려면 서버 포렌식이 필요합니다. 최소 일주일은…”일주일.그 한마디가 공기를 더 무겁게 가라앉혔다.일주일이면 주가는 바닥을 치고,딜러들은 계약을 보류하고,협력사는 눈치를 본다.서린은 주먹을 꽉 쥐었다.누군가 의도적으로 흔들고 있다.그리고 그 타겟은—너무도 정확했다.한도오토링크가 그동안 지켜왔던 것.‘신뢰.’수혁은 침수차 문제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현장에서 직접 점검하고, 속임수를 쓰는 딜러는 가차없이 정리하고,거래처를 끊어가며 뼈를 깎듯 쌓아 올린 신뢰였다.그게 지금, 정면으로 무너지고 있었다.“공 부장.”상석에 앉아 묵묵히 화면을 응시하던 수혁이 입을 열었다.“네, 대표님.”“이 문건, 우리 시스템에서 출력된 거 맞나?”“전산 기록과는 일치하지 않습니다만…내부 구조를 정확히 알고 만든 문서로 보입니다.”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 부분은 나하고 공 부장이 체크한다.”그는 무겁게 가라앉은 회의실을 한 바퀴 둘러봤다.“왜 다들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어.”수혁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다.그런데도 회의실 공기를 단번에 팽팽하게 당겨 세웠다.그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직원들이 하나둘 시선을 들었다.“우리가 침수차 팔았나?”“……아닙니다.”“우리가 정비 이력 조작했어?”“절대 아닙니다.”“그럼 고개 들어.”그의 말은 명령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까웠다.수혁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지지 마. 우린 떳떳했고, 그걸 세상에 증명하는 것만 남았다. 이런 비열한 수작 하나 벌어졌다고 우리가 무너질 것 같아?”공기가 서서히 바뀌었다.패배감과 당혹감 대신,억울함에서 비롯된 단단한 분노가 자리 잡았다.직원들의 시선이 수혁에게로 모였다.그는 곧
서린은 유정과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헤어졌다.집에 들어가서야 수혁에게서 부재중 전화 2통과 문자가 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곧 퇴근한다][시간 되면 전화해]서린은 그대로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가자마자 곧바로 수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왜 이렇게 늦어.”“미안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가…….”“누군 좋은 시간을 보냈네.”“무슨 일 있으세요?”“내가 뭐, 무슨 일이 있어야 전화를 하나?”퉁명스러운 척하지만 묘하게 다정한 목소리.“그게 아니라…….”“집이야? 이제 들어온 거야?”“네.”“그럼 쉬어. 내일― 아니, 지금 집 앞으로 갈게. 얼굴 보자.”“네? 지금요?”“곧 도착해. 10분 후에 내려와.”“10……?”수혁은 전화를 받자마자 이미 핸들을 돌려 서린의 집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정확히 10분 후.다시 전화가 울렸다.서린은 핸드폰을 귀에 대고 신발을 신었다.현관문을 열고 뛰다시피 나갔다.“대표님, 지금 도착하신 거예요?”“어. 내려와.”담담한 수혁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서린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1층으로 내려가니 수혁이 주차해 놓고 그 앞에 서 있었다.어둠 속에서도 그의 넓은 어깨와 꼿꼿한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왔다.서린은 핸드폰을 귀에 댄 채 빠른 걸음으로 수혁에게 다가갔다.“천천히 와.”육성과 핸드폰에서 동시에 같은 말이 들렸다.“아까 통화로 해도 되는데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보고 싶어서.”그 말을 듣는 순간, 서린의 걸음이 멈췄다.‘보고 싶다’는 그 말이, 고요한 밤공기를 가르고 그녀의 심장에 깊숙이 꽂혔다.서린이 움직이지 않자, 수혁이 천천히 발을 뗐다.한 발.한 발.천천히 오던 걸음이 빨라졌다.순식간에 서린의 바로 앞까지 왔다.수혁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손을 들어 서린의 볼을 살며시 감쌌다.그의 손이 서린의 어깨를 지나 팔을 타고 내려와그녀의 손을 잡았다.서린은 자기 손을 잡은 수혁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성수동의 한적한 골목.작업실 문이 열리자 물감 냄새와 커피 향이 섞인 공기가 흘러나왔다.철컥.도어록이 잠겼다.유정이 돌아섰다.“…지안아.”그 한마디에,서린의 심장이 그대로 내려앉았다.“유정아….”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듯, 유정이 와락 안았다.“나쁜 기집애. …연락 한 번을 안 해? 내가 얼마나… 얼마나 걱정했는데.”“미안해. 미안해, 유정아.”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졌다.5년.혼자 버텨야 했던 시간들이친구의 품 안에서 무너졌다.유정은 한 번 세게 등을 때렸다가,이내 부드럽게 쓸어내렸다.“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 진짜… 고마워.”한참을 울고 난 뒤, 두 사람은 소파에 마주 앉았다.유정이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그때는 수술 끝난 직후라 붓기도 있고… 낯설었는데.”잠시 미소 지었다.“지금은 네 얼굴이야.”서린이 웃었다.“많이 놀랐지?”“놀라기만 했겠어?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지. 그래도 다행이야. 이렇게라도 다시 봐서.”유정은 차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근데… 강민재 그 사람은 뭐야?”서린의 손이 굳었다.“왜 그렇게 경계해? 그리고 그 사람… 너 모를 텐데도 눈을 못 떼던데.”“그냥… 지안이랑 닮았다고 생각하나 봐.”“닮았다고?”“분위기나 말투가. 그래서 자꾸 접근해. 불편하게.”유정의 얼굴이 굳었다.“하긴, 얼굴이나 이름은 바꿔도 무의식중에 나오는 습관까지는 어렵지. 그게 분위기를 만드니까.”“응. 그래서 안 부딪히려고 하는데 자꾸만 엮여.”잠깐의 정적.유정이 팔짱을 끼며 서린을 향해 시선을 곧게 두었다.“그런데, 너... 아직 나한테 말 안 한거 있어.”“뭐...?”“그놈하고 헤어진 이유.”“... ...”“네가 얼마나 그 놈을 살뜰히 챙기면서 좋아했는지 내가 다 아는데, 그런 사고를 겪었다고 네가 경계하는 건... 이상해.”“유정아...”“이유가 있는 거지? 나한테조차 말 못 하는.”“응.”유정은 더 캐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좋아. 하나만 더 묻자. 이건..
행사가 끝난 뒤, 밤공기가 한층 차가워져 있었다.호텔 앞 도로에는 검은 세단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플래시가 몇 번 더 터진 뒤에야 사람들의 발걸음이 흩어졌다.수혁은 말없이 차 문을 열어 주었다.서린이 조용히 조수석에 앉았다.차 안의 공기는 고요했지만, 갈 때와는 달리 무겁지 않았다.도심의 불빛이 유리창을 타고 길게 흘렀다.수혁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룸미러로 서린을 힐끗 바라보았다.창밖을 보고 있는 그녀의 옆얼굴이, 평소보다 조금 들떠 보였다.시선을 거둬야 하는데,한 번 더 확인하듯 다시 시선이 머물렀다.“성유정 작가랑 꽤 잘 통하던데.”서린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원래 아는 사이처럼 보일 정도였어.”서린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무릎 위에 올려둔 손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풀었다.“그냥…….”나직한 목소리였다.“느낌이 좋아서요.”“느낌?”“네. 왠지 말이 잘 통할 것 같고… 낯설지가 않더라고요.”서린은 수혁의 옆모습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대표님도 그런 사람 있잖아요.”“…….”“처음 봤는데, 아주 오래된 것 같은 사람.”말끝이 조금 흐려졌다.신호에 걸려 차가 멈췄다.브레이크가 깊게 밟히고, 깜빡이가 규칙적으로 딸깍딸깍 울렸다.수혁이 고개를 돌려 서린을 바라보았다.“알지.”그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나한테는 공서린, 네가 그랬으니까.”서린의 심장이 작게 뛰었다.“……대표님은 원래 그런 말, 아무렇지도 않게 하세요?”“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 같아?”잠시 눈이 마주쳤다.수혁이 피식 웃으며 서린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듯 스쳤다.그리고 망설임 없이, 그대로 손을 잡았다.닿아 있는 온기가 유난히 뜨겁게 느껴졌다.서린의 심장이,무언가 스치고 지나간 듯 저릿하게 울렸다.“오늘은… 생각보다 덜 힘들었어요.”“성 작가 덕분에?”“...대표님 덕분이기도 하고요.”이번에는 수혁이 아주 옅게 웃었다.“좋은 친구가 생길 것 같아서 다행이네. 회사 일 핑계 대고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