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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Penulis: 서린화
그런데 막 몸을 일으켜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황제가 그녀를 끌어당겼다.

금영은 그제야 한쪽 손목이 줄곧 그에게 잡혀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황제가 눈을 가늘게 뜬 채 금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좀 전과 달리 확연히 기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금영은 걱정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

“폐하, 지금 열이 많이 오른 상태입니다. 이대로 두면 몸이 크게 상하실 겁니다… 얼른 누구라도 불러오겠습니다.”

그러나 황제는 여전히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금영은 황제의 동공이 살짝 풀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열 때문에 의식이 흐려진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몸을 낮추어 황제에게 다가가 차분히 달래듯 말했다.

“폐하, 잠시만 놓아주십시오. 얼른 누구라도 데리고 오겠습니다.”

그 순간, 황제는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녀를 더 잡아당겼고, 금영은 그대로 황제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는 금영을 내려다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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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38화

    복령은 해수의 말을 듣자 얼굴에도 경계심이 떠올랐다.“마마, 설마 이 비단 안에 사람을 해칠 만한 것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겠사옵니까?”금영이 말했다.“비단 한 필일 뿐이다. 설령 정말 좋지 않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물에 씻어야 하지 않겠느냐.”“게다가 현비의 수단이라면, 정말 본궁에게 손을 쓰고 싶었다면 굳이 경춘궁에서 보낸 물건에 독을 넣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서 황후가 보낸 물건에 독을 쓰는 편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그렇다면 대체 무슨 뜻일까요? 노비가 보기에는 이게 바로 여우가 닭에게 새해 인사를 하러 온 것이나 다름없사옵니다. 좋은 뜻이 있을 리 없사옵니다.”해수는 협방전에서 여비가 자신의 마마를 오해했던 일을 떠올리며 참지 못하고 말했다.“마마, 부디 조심하시옵소서. 작은 은혜와 호의에 마음이 약해지셔서는 아니 되옵니다.”“노비가 보기에는 이 후궁 안에 쉬운 여인은 하나도 없사옵니다. 지금 당장은 마마께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해도, 훗날 무슨 일을 꾸밀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옵니다.”해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금영은 웃으며 말했다.“본궁이 이 물건에 해칠 뜻이 없다고 말한 것은, 현비의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금영이 이어 말했다.“그녀가 이렇게 한 것은 본궁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본궁을 통해 폐하의 환심을 얻으려는 것이다.”보아라.황제께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다른 궁에 하사품을 내리지 않으셨던가.그런데 지금 현비가 자신의 처소에 쇄성단을 보내자, 황제께서는 곧바로 경춘궁에 하사품을 내리려 하신다.다른 사람들은 황제께서 왜 현비에게 상을 내리시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더욱이 황제께서 그 안에 담긴 뜻이 서로 주고받는 것과 같은 것임도 알 수 없을 것이다.사람들이 알게 될 것은 단 하나였다.현비가 다시 황제의 총애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비록 이 일이 겉으로 보기에는 물 위에 비친 달처럼 허상에 가까워 보일지라도.하지만……그것만으로도 현비가 이 기세를 빌려 다시 일어서는 데에는 충분했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37화

    현비는 춘로를 흘끗 바라보았지만 부정하지 않았다.오늘 있었던 일을 누군가 직접 보았다면, 그 이야기가 황제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그리고 황제께서는 오히려 자신을 더욱 품행이 바르고 어진 사람이라 여기실 터였다.“하지만 마마, 정말 그 쇄성단을 소녕전에 보내실 생각이시옵니까? 그건 특별히 사람을 시켜 마마를 위해 짜낸 비단이옵니다. 마마께서 그 쇄성단으로 만든 옷을 입으신다면 황실 연회에서 누구보다 눈부시실 것이옵니다.”“그때가 되면 폐하께서 분명 마마를 찾으실 것이옵니다.”춘로가 아첨하듯 말했다.현비는 그 말을 듣자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부친께서는 그리도 본궁이 폐하의 총애를 받기를 바라시는 것이냐?”그 말을 한 현비는 차갑게 덧붙였다.“그 물건들은 모두 원비에게 보내거라.”*황제는 아직 소녕전에 있었다.이때 황제는 금영과 함께 아기 황자를 둘러싸고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있었다.작디작은 아기는 이따금씩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에 황제의 얼굴에는 줄곧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폐하! 마마! 경춘궁의 춘로가 뵙기를 청하옵니다.”손탁의 전갈이 들려왔다.금영이 말했다.“들여보내거라.”춘로가 들어오자 황제가 흘끗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방금 돌아간 것이 아니더냐? 어찌 또 왔느냐?”“폐하께 아뢰옵니다. 저희 마마께서 노비에게 원비마마께 쇄성단을 전해 드리라 하셨사옵니다.”춘로는 그렇게 말하며 뒤에 있던 궁비에게서 쟁반을 받아 직접 금영 앞까지 가져갔다.“마마, 이 쇄성단은 운군에서 나는 것으로, 일 년 동안 만들어지는 양이 얼마 되지 않사옵니다. 하지만 마마께서는 몸매가 가녀리시니, 옷 한 벌을 짓기에는 충분할 것이옵니다.”춘로가 이어 말했다.금영이 바라보았다.그것은 마치 은하수처럼 빛나는 한 필의 비단이었다.전각 안에서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그 위에는 부서진 별빛처럼 반짝임이 일었다.과연 보기 드물 만큼 아름답고 귀한 물건이었다.황제가 웃으며 말했다.“그대의 마마께서 평소 그 쇄성단을 그리 아끼시더니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36화

    현비는 다실을 나와 소녕전 대문까지 막 걸어갔을 때였다.안쪽에서 희미하게 사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현비의 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다.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표정 역시 담담하고 평온했다.한참을 걸어 주위에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되자, 춘로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마마, 오늘은 너무 억울하지 않으시옵니까?”현비가 가볍게 웃었다.“무엇이 그리 억울하다는 것이냐?”춘로가 답답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마마께서는 애초에 잘못하신 것도 없지 않사옵니까. 그런데 이제야 폐하께서 벌을 거두셨는데도, 소녕전까지 직접 찾아와 그분께 감사 인사를 해야 하다니요.”춘로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마마, 저희가 원비에게 너무 체면을 세워 주는 것 아니옵니까?”후궁에서 서 황후를 제외하면 제 마마의 신분이 가장 높았다.춘로가 차갑게 말했다.“입궁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감히 마마와 경륜을 견주겠사옵니까? 대체 무엇이 그리 대단하다고 마마께서 몸소 자신을 낮추셔야 하옵니까?”춘로는 경춘궁 현비가 가장 신임하는 궁비 중 하나였다.그래서 궁 안에서도 늘 어깨에 힘을 주고 다녔다.예전에는 서봉전이 경춘궁을 누르고 있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서 황후는 점차 황제의 총애를 잃었다.반대로 황제는 현비를 더욱 중히 여기며 여러 차례 중궁의 일을 맡겼다.그러다 보니 경춘궁의 고위 궁녀인 춘로 역시 자연스레 기세가 높아졌다.제 마마가 이런 대접을 받는 꼴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었다.춘로가 다시 말했다.“노비 생각에는 마마께서 한 번쯤 원비에게 본때를 보여 주셔야 하옵니다. 아무리 총애를 받아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사옵니까? 중궁의 권한을 쥐고 황후 다음가는 지위에 계신 마마와는 비교할 수도 없사옵니다.”그 순간 현비가 걸음을 멈췄다.천천히 몸을 돌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손을 들어 춘로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짝!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춘로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현비를 바라보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35화

    현비는 조금 뜻밖이라는 듯 금영을 바라보았다.금영이 이렇게 쉽게 물러설 줄은 미처 몰랐다.현비는 금영과 여비의 사이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틀어진 줄로만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건 현비의 착각이었다.금영은 처음부터 여비와 철천지원수가 될 생각 따위는 없었다.오히려 여비가 마음을 돌려 자신과 손을 잡아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현비는 결국 감탄하듯 한마디 했다.“금영 동생은 이리도 너그럽고 아량이 넓으니, 실로 후궁 비빈들의 본보기가 될 만하네.”황제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현비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일은 짐이 생각해 보겠네. 다른 일이 있으면 먼저 가 보게.”그 말을 들은 현비가 더 머물 이유는 없었다.곧바로 황제에게 예를 올렸다.“그럼 신첩은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그러고는 다시 금영을 향해 웃었다.“금영 동생, 다음에는 우리끼리 차나 한잔하며 이야기 나누세.”금영도 미소로 답했다.“그러시지요. 해수, 본궁을 대신해 현비마마를 배웅해 드리거라.”현비가 떠나고 방 안에는 황제와 금영 둘만 남았다.황제가 금영을 바라보며 물었다.“금영아, 여비의 일 때문에 억지로 마음 쓸 필요는 없다. 요즘 그 아이가 조금 들떠 날뛰기는 했으니, 협방전에서 조용히 근신하며 생각을 가다듬는 것도 나쁠 것 없느니라.”그 말을 듣자 금영은 알 수 있었다.황제는 처음부터 아기 황자의 일이 여비와 관련 없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여비를 가둔 것도 결국 최근 들어 그녀의 태도가 지나치게 방자했기 때문이었다.사실 금영의 짐작도 틀리지 않았다.여비가 요즘 들어 자꾸 금영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황제는 그녀가 궁 안에서 어떻게 굴든 애초에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금영이 말했다.“폐하, 여비마마를 이번에는 용서해 주시옵소서.”황제가 금영을 바라보았다.“아까 현비가 한 말은 마음에 둘 필요 없다.”그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너는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이 궁에서 누가 너를 불쾌하게 하든, 짐이 그자를 근신시키면 그만이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34화

    황제는 현비를 바라보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대는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군.”현비는 웃으며 금영에게 예를 올렸다.“금영 동생, 이번에는 정말 동생 덕을 봤네.”현비는 더 이상 원비라 부르지 않았다.대신 한층 친근한 금영 동생이라는 호칭을 꺼냈고, 먼저 허리를 숙여 예까지 갖췄다.현비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적어도 금영 앞에서 스스로 한발 낮출 줄 아는 이 여유만큼은 서 황후가 백 년을 배워도 흉내 내지 못할 것이었다.금영은 얼른 몇 걸음 앞으로 나가 현비의 팔을 받쳐 주었다.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현비마마, 어찌 이리까지 예를 차리십니까? 더구나 이 일은 본궁도 감히 제 공이라 할 수 없습니다.”금영이 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만월연의 일은 애초부터 현비마마와 아무런 관련이 없지 않았습니까. 괜한 일에 휘말리신 셈인데…… 본궁을 탓하지 않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찌 감히 인사까지 받겠습니까?”맑고 순진한 눈빛에는 진심이 가득해 보였다.누가 보아도 해칠 것 하나 없는 어린 아씨처럼 보일 정도였다.하지만 금영은 속으로 모든 것을 똑똑히 계산하고 있었다.현비가 이렇게 나설 때와 물러날 때를 잘 알수록 황제는 그녀를 더욱 좋게 볼 수밖에 없었다.지금 황제가 현비에게 남녀 간의 정을 얼마나 품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적어도 지금 황제의 마음은 온통 금영에게 향해 있었다.하지만 남녀 간의 정을 빼고 보더라도, 현비는 오랫동안 후궁을 흐트러짐 없이 다스려 왔고 욕심을 드러내며 다투지도 않았다.황제로서는 그런 현비를 어느 정도 좋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그러니 이런 자리에서 금영이 총애를 믿고 교만하게 굴며 정말 현비의 감사를 받아 버릴 수는 없었다.그랬다가는 오히려 자신의 격만 떨어뜨리는 꼴이었다.금영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현비마마, 어서 앉아서 말씀 나누시지요.”현비는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가 편안한 어조로 말했다.“금영이 앉으라 하니 그대도 앉게.”언뜻 들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833화

    그래서 황제는 금영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 주고 싶었다.한참을 빙글빙글 돈 탓에 금영은 제법 어지러웠다.황제가 그녀를 내려놓는 순간, 금영의 몸이 살짝 휘청거렸다.황제가 얼른 손을 뻗어 붙잡아 주자, 금영은 그 힘에 기대 그대로 천천히 눈밭에 몸을 눕혔다.막 눈이 내린 뒤라 쌓인 눈은 보드랍고 깨끗했다.금영은 그렇게 누운 채 머리 위로 펼쳐진 매화나무를 올려다보았다.조금 전보다도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그런데 잠시 후, 황제마저 자신의 곁에 나란히 눕는 것이 아닌가.“금영아.”황제가 나직이 불렀다.금영이 고개를 돌렸다.“폐하, 신첩을 부르셨사옵니까? 무슨 분부라도 있으시옵니까?”황제에게 무슨 분부가 있을 리 없었다.그저 그 이름을 입에 담고 있노라면 자신이 황제가 아닌 것만 같았다.그저 좋아하는 여인과 함께 있는 평범한 사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금영아.”황제가 다시 한번 불렀다.이번에는 금영도 가만히 대답했다.“네.”황제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금영은 문득……굳이 무슨 말을 더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마음 한구석에 아주 옅고도 따스한 기쁨이 번져 들었다.한 줄기 바람이 스쳐 갔다.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매화 한 송이가 사뿐히 금영의 미간 위에 내려앉았다.끝없이 황량하던 마음속 설원에도 마치 매화 한 송이가 내려앉은 듯했다.황제는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세월이 다할 때까지 금영과 함께 매화나무 아래에 누워 있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자신은 추위에 강해도 금영은 아니었으니까.황제가 먼저 몸을 일으킨 뒤 금영에게 손을 내밀었다.“가자. 이제 돌아가야겠다.”금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황제는 금영의 손을 잡은 채 소녕전으로 향했다.아직 전각에 도착하기도 전인데 금영의 얼굴은 추위에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마치 두 뺨에 분을 옅게 물들인 듯 고운 빛이 돌았다.황제는 그런 금영을 보고 걸음을 조금 더 재촉했다.소녕전에 도착하자 금영은 뜰 안에 몇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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