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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Author: 서린화
현비가 황제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폐하, 안 첩여는 이토록 큰 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여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사옵니다. 이제는 신첩에게까지 자신을 위해 변명해 달라 하니, 그 속셈이 실로 악독하기 짝이 없사옵니다. 부디 엄히 벌하여 주시옵소서!”

말을 마친 현비는 안 첩여를 향해 싸늘하게 말했다.

“너도 더는 본궁에게 매달리지 마라. 생칠로 사람을 해치려 했을 때부터 오늘 같은 결말을 각오했어야 하지 않느냐!”

안 첩여는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다는 듯한 얼굴로 다급히 말했다.

“신첩이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사옵니까. 생칠로 사람을 해친 자는 신첩이 아니옵니다!”

현비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네가 아니라면 설마 본궁이란 말이냐? 네 손에도 생칠 때문에 생긴 붉은 발진이 있다는 것을 잊었느냐!”

안 첩여는 이를 악문 채 현비를 바라보았다.

“마마께서 끝내 신첩을 도와주시지 않겠다면, 신첩이 의리를 저버린다 해도 원망하지 마시옵소서!”

안 첩여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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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798화

    현비가 황제를 바라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폐하, 안 첩여는 이토록 큰 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여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사옵니다. 이제는 신첩에게까지 자신을 위해 변명해 달라 하니, 그 속셈이 실로 악독하기 짝이 없사옵니다. 부디 엄히 벌하여 주시옵소서!”말을 마친 현비는 안 첩여를 향해 싸늘하게 말했다.“너도 더는 본궁에게 매달리지 마라. 생칠로 사람을 해치려 했을 때부터 오늘 같은 결말을 각오했어야 하지 않느냐!”안 첩여는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다는 듯한 얼굴로 다급히 말했다.“신첩이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사옵니까. 생칠로 사람을 해친 자는 신첩이 아니옵니다!”현비가 차갑게 쏘아붙였다.“네가 아니라면 설마 본궁이란 말이냐? 네 손에도 생칠 때문에 생긴 붉은 발진이 있다는 것을 잊었느냐!”안 첩여는 이를 악문 채 현비를 바라보았다.“마마께서 끝내 신첩을 도와주시지 않겠다면, 신첩이 의리를 저버린다 해도 원망하지 마시옵소서!”안 첩여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현비마마, 신첩이 마마께서 맡기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은 알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볼일이 끝났으니 이렇게 신첩을 버리시면 아니 되옵니다!”이제 그녀에게 남은 방법은 단 하나였다.어떻게 해서든 판을 더 어지럽혀야 했다.안 첩여는 곧 황제를 바라보며 말했다.“폐하, 신첩에게 죄가 있사옵니다. 안빈에서 첩여로 강등된 뒤…… 현비마마께서 지금 중궁의 일을 맡고 계시고 폐하의 신임도 두터우시니, 혹여 신첩이 다시 예전의 지위를 되찾도록 도와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사옵니다.”안 첩여는 말을 이어 갔다.“현비마마께서는 신첩에게 원비마마를 한번 혼내 주라는 뜻을 내비치셨사옵니다. 그 일을 해내면 폐하께 신첩을 위해 말씀드려 주시겠다고 하셨사옵니다.”그러더니 다시 다급히 덧붙였다.“하지만 폐하, 이 생칠만큼은…… 정말 신첩이 꾸민 일이 아니옵니다!”황제가 차갑게 물었다.“생칠이 네 수법이 아니라고 했지. 그렇다면 네가 꾸민 것은 무엇이냐?”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797화

    “폐하! 부디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이번 일은 정말 신첩과 아무런 관련이 없사옵니다!”안 첩여가 당황한 얼굴로 다급히 변명했다.황제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안 첩여를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죽은 사람을 보는 것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조금 전 여비가 범인으로 몰렸을 때만 해도 황제는 혹시 그녀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은 아닐까 의심했다.그러나 똑같은 혐의가 안 첩여에게 돌아가자 황제의 눈에는 한 치의 믿음도 남아 있지 않았다.금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 신첩이 보기에는 안 첩여의 혐의가 여비보다 훨씬 짙사옵니다.”안 첩여가 금영을 바라보며 다급히 물었다.“원비마마! 신첩과 여비마마의 손에 모두 생칠이 묻었다고 해서 어찌 신첩의 혐의가 더 크다고 하시옵니까?”안 첩여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변명을 늘어놓았다.“신첩은 여비마마께서 편전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았사옵니다. 평소에도 여비마마께서 원비마마께 여러 차례 험한 말씀을 하셨던 것이 떠올라, 혹여 아기 황자께 해를 끼치실까 걱정되어 뒤따라 들어가 살펴본 것이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신첩도 모르는 사이 생칠이 묻은 듯하옵니다.”말을 마친 안 첩여는 눈시울을 붉힌 채 황제를 바라보았다.“폐하, 신첩에게 죄가 있사옵니다. 폐하를 속여서는 아니 되었사옵니다. 하지만 손에 묻은 생칠 때문에 괜한 오해를 받을까 두려워 그만…… 거짓을 고하고 말았사옵니다.”금영이 싸늘하게 되물었다.“그런가? 그토록 아기 황자가 걱정되었다면 어찌 사람부터 부르지 않고 네가 직접 들어가 살폈느냐? 그때는 남들에게 의심받을까 걱정되지 않았던 것이냐?”안 첩여는 말문이 막혔다.한참 입술만 달싹거리던 그녀가 겨우 한마디를 짜냈다.“신첩은 그저 아기 황자가 너무 걱정되어 마음이 급한 나머지 먼저 들어가 무사하신지 살폈을 뿐이옵니다.”금영이 비웃음을 흘렸다.“또 하나 있지. 네 말대로 진작 여비가 편전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수상하다고 여겼다면 어찌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느냐? 여비가 궁지에 몰리고 나서야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796화

    여비는 그렇게 말하고도 더는 자신을 변호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겠다는 듯, 아예 죽기를 각오한 사람처럼 보였다.순간 편전 안에 숨 막힐 듯한 정적이 내려앉았다.황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다른 이들 역시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안 첩여는 여비를 한 번 바라보더니 천천히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아무도 자신을 눈여겨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가려 했다.금영이 그런 안 첩여를 흘끗 바라보며 싸늘하게 물었다.“안 첩여, 어딜 그리 가려는 것이냐?”안 첩여는 본래 용모가 제법 빼어난 편이었다.금영에게 불려 세워지자 아름다운 얼굴에 순간 긴장한 기색이 스쳤다.하지만 이내 태연한 척 입을 열었다.“이미 일의 전말이 드러났고 여비마마께서도 죄를 인정하셨으니, 이후의 처분은 폐하께서 결정하실 일이 아니옵니까.”안 첩여는 살며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신첩이 이곳에 더 머물러 보아야 달리 할 일도 없기에 먼저 물러가려 했사옵니다.”금영이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네가 본궁을 도와 여비를 지목해 주었는데, 본궁이 아직 상도 내리지 않았거늘 무엇이 그리 급해 벌써 가려는 것이냐?”안 첩여는 그제야 남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신첩 역시 폐하의 비빈이오니 아기 황자께서 무탈하고 평안하시기만을 바랄 뿐이옵니다. 이번에 나서서 사실을 밝힌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 감히 공을 내세울 수 없사옵니다.”금영이 가볍게 웃었다.“그래도 상은 받아야지.”금영은 머리에 꽂혀 있던 금비녀 하나를 빼 해수에게 건넸다.“이것을 안 첩여에게 내리거라.”금영이 웃으며 말했다.안 첩여가 어딘가 찔리는 듯 더듬거리며 답했다.“가…… 감사하옵니다, 원비마마.”해수가 다가가 두 손으로 금비녀를 받쳐 내밀었다.그런데 안 첩여는 직접 받을 생각이 없는 듯 곁에 있던 궁비를 바라보았다.눈치를 알아챈 궁비가 대신 손을 내밀었다.그러자 해수가 손을 홱 들어 궁비의 손길을 피했다.“안 첩여마마, 원비마마께서 직접 내리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795화

    “여비마마께서 손을 내보이려 하지 않으시는 것 자체가 들킬까 두려우신 것 아니옵니까? 하지만 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더는 얼렁뚱땅 넘어가실 수 없사옵니다!”안 첩여가 차갑게 말했다.그동안 잠자코 있던 금영이 문득 안 첩여를 바라보며 물었다.“어찌 이 일이 여비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아는가?”“신첩이 두 눈으로 직접 여비마마께서 이 편전에 들어오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옵니다.”안 첩여가 곧바로 답했다.황제가 여비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여비, 짐은 그대가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믿네. 하지만 안 첩여가 직접 그대의 이름을 거론했으니, 그대 역시 스스로 결백하다는 것을 보여 주게.”금영은 황제를 힐끗 바라보았다.황제가 여비를 이토록 믿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하지만……곰곰이 생각해 보니 황제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요즘은 금영 자신조차 가끔 여비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악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모두의 시선이 여비에게로 쏠렸다.여비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오히려 거리낌 없이 두 손을 내밀었다.이제는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그런데 사람들이 여비의 손을 확인하는 순간 모두의 표정이 달라졌다.여비의 손에도 붉은 발진이 돋아 있었던 것이다!안 첩여가 깜짝 놀라 외쳤다.“폐하! 폐하, 보시옵소서! 정말 여비마마이옵니다!”그녀는 곧 여비를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여비마마께서는 어찌하여 황자를 해치려 하셨사옵니까?”여비가 안 첩여를 바라보며 비웃음을 흘렸다.“멀쩡한 안빈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안 첩여로 내려앉더니,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남의 개 노릇까지 하는구나!”여비는 본래 말이 독하고 체면을 차리는 성정도 아니었다.그 한마디에 안 첩여의 얼굴이 새파랗게 굳었다.황제가 여비를 바라보며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꾸짖었다.“여비, 방자하게 굴지 말게.”“신첩은 아기 황자를 해치지 않았사옵니다.”여비가 차갑게 답했다.안 첩여가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 신첩이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794화

    황제는 다른 근위병들을 붙여 해수와 복령을 데리고 나가 조사하게 했다.궁 안팎을 드나들었던 궁비와 내관은 물론, 오늘 황실 연회에 참석했던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조사 대상이었다.대신들과 그 가족들 역시 순순히 협조했다.이런 때에 황자를 해치려 했다는 혐의라도 뒤집어쓰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자칫하면 온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는 대죄였다!해수 일행은 문 앞을 지키고 섰다.전각 안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한 명씩 양손을 펼쳐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받기만 하면 먼저 궁을 나갈 수 있었다.다행히 오늘 연회에는 황제의 측근들만 불려 왔기에 참석한 대신도 그리 많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영안후부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궁을 떠났다.영안후부 사람들이 의심을 받아 남은 것은 아니었다.배가는 금영의 친정이었다.이런 일이 벌어진 이상 배경원은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을까 싶어 남아 있으려 했다.영안후와 배경천은 무슨 생각인지 그들 역시 자리를 뜨지 않았다.해수와 복령은 정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모두 확인한 뒤 편전으로 들어왔다.편전 안에도 아직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금영이 물었다.“어떠냐? 뭔가 알아낸 것이 있느냐?”해수가 대답했다.“밖에 있던 사람들에게서는 아직 별다른 점을 찾지 못했사옵니다. 이제 전각 안에 있는 분들만 남았사옵니다.”황제가 손을 들어 단호하게 명했다.“계속 조사하라!”여비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녀가 황제를 향해 말했다.“폐하, 신첩이 몸이 좋지 않은데 먼저 물러가도 되겠사옵니까?”황제는 여비를 한 번 바라보았다.그때 해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마마께서 돌아가 쉬시는 것은 물론 괜찮사옵니다. 다만 가시기 전에 손을 한번 펼쳐 보여 주시옵소서. 노비가 마마의 손에 묻어서는 안 될 것이 묻어 있는지만 살펴보겠사옵니다.”여비가 미간을 찌푸린 채 해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지금 네가 본궁을 의심하는 것이냐?”해수는 여비를 몹시 싫어했지만 애써 감정을 누르고 더없이 공손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793화

    금영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황제 역시 생각만 하면 가슴이 서늘해질 지경이었다.손복안은 명을 받들고 곧장 물러났다.황제가 다시 싸늘한 목소리로 명했다.“태의를 불러 복령의 손부터 살펴보게 하라. 그리고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거라! 누구도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연회장에 남아 있던 자든, 편전까지 따라온 자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누구 하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분부를 마친 황제는 금영의 손을 잡았다.본래 가늘고 부드러워 따뜻한 옥처럼 온기가 돌던 손인데, 지금은 손끝이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아무래도 크게 놀란 모양이었다.황제는 금영을 탁자 곁으로 데려가 자리에 앉혀 주었다.“몸이 먼저이니 앉아서 듣거라. 이 일은 짐이 반드시 낱낱이 밝혀 네게 제대로 된 답을 주마!”금영은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하지만 두 눈에는 금세라도 떨어질 듯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눈가마저 붉게 물들어 있었다.누가 보아도 마음이 쓰일 만큼 가련한 모습이었다.이쪽에서 일이 터졌다는 소식을 들은 현비와 여비 등이 먼저 편전으로 달려왔다.뒤이어 태자와 배명월도 사람들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태자는 그런 금영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 왔다.금영이 자신의 곁을 택했더라면, 자신이라면 반드시 그녀를 잘 지켜 주었을 것이다.이토록 많은 서러움을 겪게 두지도 않았을 터였다!이 원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복령의 손을 자세히 살핀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생칠(生漆: 옻나무에서 채취해 정제하지 않은 수액)에 닿아 생긴 발진으로 보이옵니다.”금영이 물었다.“그렇다면 갓 한 달 된 아이가 이것에 닿으면 어찌 되겠는가?”이 원사의 표정이 무겁게 굳어졌다.“가벼우면 복령 아씨처럼 온몸에 발진이 돋는 데 그치겠사오나, 심하면 고열이 내리지 않고 호흡이 마비될 수도 있사옵니다. 자칫하면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사옵니다.”금영이 이를 악물었다.“참으로 악독하구나! 이 포대기가 멀쩡히 여기 놓여 있었는데 제 발로 걸어가 생칠을 묻혀 왔을 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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