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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Author: 송언희
방 안에서 무슨 통화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희미하게 들리는 량천옥의 목소리엔 분노가 섞여 있었다.

십여 분 뒤, 량천옥은 방에서 나왔다. 이미 감정을 다 추스른 상태였다.

고은지는 그녀를 한번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량천옥이 고은지를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은지야...”

“네.”

고은지의 대답은 건조하고 담담했다.

량천옥이 물었다.

“혹시 신경 쓰이니?”

“뭐가요?”

고은지는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량천옥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나 어쩌면 정말 형편없는 사람일지도 몰라. 넌 내 딸이잖아...”

‘무엇을 말하려는 거지?’

이쯤 되자 량천옥의 목소리는 숨이 막힌 듯 멈춰 버렸고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고은지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모든 걸 포기한 사람의 눈처럼 너무나도 차분하고 담담했다.

그런 그녀의 눈을 마주한 순간, 량천옥의 마음은 덜컥 무너져 내렸다.

낮에 나태현을 마주했을 때는 그렇게도 담담하고 냉정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눈앞에 있는 딸을 마주하자 전혀 다른 감정이 밀려들었다.

‘그래... 내가 왜 잊고 있었을까. 은지는 내 딸이었지...’

량천옥은 자신이 어떤 오명을 뒤집어쓰든, 세상이 그녀를 뭐라고 욕하든 상관없었다. 나태범과 끝장을 보게 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고은지는 달랐다. 고은지는 그녀가 그토록 아끼는 딸이었다.

만약 과거 나씨 가문과 그녀 사이의 일들이 세상에 드러난다면 가장 큰 상처를 받는 건 고은지였다.

순간, 량천옥은 처음으로 고은지와 다시 만나고 정체를 밝힌 것을 후회했다.

고은지가 그녀의 딸이라는 걸 강성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과거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면 그 모든 더러운 오명은 고은지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네가 하고 있는 일 잠깐 멈추고 외국으로 가면 안 되겠니? 내가 보내줄게.”

한참을 뜸 들인 뒤, 량천옥은 마치 간신히 숨을 토해내듯 말했다.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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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안에서 무슨 통화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희미하게 들리는 량천옥의 목소리엔 분노가 섞여 있었다.십여 분 뒤, 량천옥은 방에서 나왔다. 이미 감정을 다 추스른 상태였다.고은지는 그녀를 한번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량천옥이 고은지를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은지야...”“네.”고은지의 대답은 건조하고 담담했다.량천옥이 물었다.“혹시 신경 쓰이니?”“뭐가요?”고은지는 무슨 말인지 몰라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량천옥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나 어쩌면 정말 형편없는 사람일지도 몰라. 넌 내 딸이잖아...”‘무엇을 말하려는 거지?’이쯤 되자 량천옥의 목소리는 숨이 막힌 듯 멈춰 버렸고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고은지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어떤 흔들림도 없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모든 걸 포기한 사람의 눈처럼 너무나도 차분하고 담담했다.그런 그녀의 눈을 마주한 순간, 량천옥의 마음은 덜컥 무너져 내렸다.낮에 나태현을 마주했을 때는 그렇게도 담담하고 냉정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눈앞에 있는 딸을 마주하자 전혀 다른 감정이 밀려들었다.‘그래... 내가 왜 잊고 있었을까. 은지는 내 딸이었지...’량천옥은 자신이 어떤 오명을 뒤집어쓰든, 세상이 그녀를 뭐라고 욕하든 상관없었다. 나태범과 끝장을 보게 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고은지는 달랐다. 고은지는 그녀가 그토록 아끼는 딸이었다. 만약 과거 나씨 가문과 그녀 사이의 일들이 세상에 드러난다면 가장 큰 상처를 받는 건 고은지였다.순간, 량천옥은 처음으로 고은지와 다시 만나고 정체를 밝힌 것을 후회했다.고은지가 그녀의 딸이라는 걸 강성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과거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면 그 모든 더러운 오명은 고은지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네가 하고 있는 일 잠깐 멈추고 외국으로 가면 안 되겠니? 내가 보내줄게.”한참을 뜸 들인 뒤, 량천옥은 마치 간신히 숨을 토해내듯 말했다.자신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601화

    병원에서 나와 차에 앉은 나태현은 아픈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운전석에 앉은 양지호에게 말했다.“량천옥 씨랑 우리 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좀 알아봐.”운전하던 양지호가 말에 잠시 멈칫했다. 그는 백미러로 나태현을 흘끗 바라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대표님이 조사해달라는 건 확실한 진실을 알고 싶다는 던데...’나태범의 태도를 본 나태현은 확신했다. 그때 일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완전히 다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고은지가 손을 씻고 나오자 량천옥은 이미 식탁에 앉아 있었다.고은지는 그녀 맞은편에 앉아 가득 차려진 밥상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런 거 안 해도 돼요.”국을 떠주던 량천옥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리고 고은지를 바라보며 알 수 없는 깊은 슬픔을 담은 눈빛으로 말했다.“아직도 날 원망하는 거야?”희주에 대한 이야기였다. 고은지는 시선을 떨어뜨리며 대꾸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엔 나태현과 고은지 사이의 원한처럼 보였지만 사실 고은지와 량천옥 사이에 박힌 가시이기도 했다.당시 그녀가 희주를 데려가지 않았다면 희주는 식물인간이 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량천옥이 아무리 보상하려 해도 그녀의 상처는 메울 수 없었다.그리고 량천옥도 그걸 알고 있기에 고은지가 이 일로 자신을 용서해 주길 바라지도 않았다.“나를 용서하지 않을 걸 알아. 하지만 나를 내쫓지는 말아 줘.”고은지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량천옥은 단지 고은지 곁에 머무르고 싶을 뿐이었다.“왜 굳이 여기서 저랑 고생하려고 해요? 전 여기서 떠날 생각 없어요.”이곳은 고은지와 희주가 함께 살던 곳이었다. 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였다.“네가 있는 곳이면 나도 어디든 괜찮아.”그 말에 젓가락을 쥔 고은지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이런 게 바로 어머니가 아이에게 느끼는 마음인 걸까? 나도 전에는 희주가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지치지 않았었는데...’고은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저랑 태현 씨 사이 일은 이제 시작일 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600화

    그 순간, 나태범도 정신을 차리며 숨이 거칠어졌다. 그는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아들의 그 날카로운 눈빛을 마주하자 한 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량천옥 씨, 할아버지랑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나태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그 일은 단순히 불쾌한 정도가 아닌 정말로 추악하고 수치스러운 일이었음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버지와 량천옥이 수십 년간 숨겨온 이유가 설명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나태현은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량천옥은 곧바로 배항준과 결혼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녀는 마치 이 집안에서 완전히 지워진 사람처럼 누구의 입에도 오르내리지 않게 되었다.나태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태현의 말에 원래도 핏기 없던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릴 뿐이었다.한참을 그렇게 침묵하던 끝에 나태범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량천옥이 너한테 뭐라고 하던?”나태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어머니의 죽음이 량천옥 씨와는 상관없다는 말, 사실입니까?”나태범의 눈동자가 다시 한번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년간,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서로 침묵으로 일관했다.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그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지금, 나태현은 그 묻어두었던 진실을 알아내려고 했다. 그는 아버지의 굳어진 눈빛을 바라보며 숨이 막혀올 정도의 압박을 느꼈다. 이미 그의 마음속에서는 모든 조각들이 거의 다 맞춰지고 있었다.아버지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태현은 다시 말했다.“당신이 어머니의 죽음을 량천옥 씨와 엮어놓은 건 량천옥 씨와 할아버지 사이의 일을 덮기 위해서였습니까?”나태범이 내뿜는 숨 막히는 기운이 병실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나태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의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태현아...”나태범은 간절하게 그를 불렀지만 나태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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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현은 관자놀이를 꾹 누르더니 양지호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병원부터 가자.”나태범은 여전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이번에는 몸이 정말 크게 다친 듯했다. 그가 더 이상 고은지 이야기를 꺼내지 않자 양지호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나태현의 머릿속에는 사무실에서 량천옥이 했던 말들이 자꾸 맴돌았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량천옥은 그 일에 집착하는 듯하면서도, 또 어쩐지 무심한 태도였다. 마치 그 일이 할아버지와 관련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생각이 복잡해진 채로 나태현은 병원에 도착했다.그를 본 단 집사가 정중히 다가왔다.“도련님, 오셨군요.”“아버지 상태는 어때요?”“방금 깨어나셨습니다.”요즘 들어 마음고생도 많고 나이도 적지 않았던 터라 나태현이 돌아와서 긴장이 풀린 듯했다. 그래서 나태범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것이다.집사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병실 안에서 나태범은 침대에 기대앉아 있었는데 얼굴은 확연히 전보다 창백해져 있었다.나태현을 보자 그가 차갑게 물었다.“량천옥이랑 얘기했니?”나태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어떻게 됐어?”나태범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하지만 나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량천옥은 손대기 어려운 강적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나태현은 그것을 직접 체감한 셈이었다.그녀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을 스쳐 가자 나태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눈빛까지도 말이다.그의 그런 눈빛을 마주한 나태범은 잠시 멍해졌다.“잘 안 풀렸나 보지?”량천옥이 고단수인 건 사실이었기에 나태현의 표정을 본 나태범의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다.하지만 그녀가 권력과 돈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또 그렇지만은 않았다.그녀는 재벌가에 들어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만 그 이후 벌어진 많은 일들을 생각해 보면 단순한 욕망만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98화

    양지호를 마주 보자 고은지의 잔잔한 눈매 속에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 양지호도 딱히 좋은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고은지 씨, 제 눈앞에서 괜한 수작 부리지 마세요. 저도 가만 안 있을 겁니다.”양지호는 오랫동안 천락 그룹에 오래 몸담아 있었고 무엇보다 나태현에게 충성스러운 사람이었다. 이번에 다시 불려 온 것도 결국 그런 이유에서였다.하지만 그는 나태현이 왜 굳이 고은지를 남겨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회사에 붙어 있는 것 자체가 의심스러운데 말이다.고은지는 그런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없이 차분히 물었다.“그래서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이죠?”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한 말투로 업무에 대한 질문을 할 뿐이었다. 그 태도에 양지호는 다시금 불쾌하게 눈살을 찌푸렸다.“당분간은 리셉션에서 근무하세요.”별다른 문서도 다루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정보도 적은 곳이었다. 그 말에 고은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 모습에 양지호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자리로 가자마자 고은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언니, 조보은 씨가 서정우를 데리고 지금 강성에 와 있어. 그러니까 언니도 조심해야 해.”고은지는 아무 말 없이 손에 쥔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조보은, 오랜만에 듣는 이름었다. 그러나 그 이름만 들어도 숨이 조여들 만큼 불쾌한 건 어쩔 수 없었다.그 여자는 고은지에게 있어 어린 시절의 악몽이자 삶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다.“왜 돌아왔대?”“서정우가 많이 아프대. 심각한 상태인 것 같아. 조보은 씨, 아마 언니를 찾으러 갈 거야.”고은영은 절대 마음 약해질 사람이 아니라는 걸 조보연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고은지는 달랐다. 그녀는 마음이 여렸고 그 약한 구석을 조보연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그녀를 짓밟고 이용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고은지는 예전의 고은지가 아니었다.“알겠어.”그녀는 냉정하게 말했다.“언니, 아줌마한테 맡기는 게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97화

    나태현은 오랫동안 량천옥을 증오해 왔다. 그동안 꾹꾹 눌러 참을 수 있었던 건, 배씨 가문과의 관계도 한몫했다.하지만 고은지가 량천옥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되고 더구나 자기 아이까지 낳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순간, 그 억눌려 있던 감정은 한꺼번에 터져버렸다.고은지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 안에 깃든 모든 감정은 혐오로 뒤덮였다.“고은지, 내가 널 너무 얕봤나 보네.”나태현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고은지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그녀를 바라보던 나태현은 숨을 한번 거칠게 내쉬고는 물었다.“육 대표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 거야?”“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고은지의 대답은 단호했고 목소리는 냉정했다. 나태현을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그와 선을 긋는 듯한 느낌이었다.담배를 물고 있던 나태현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의 눈빛은 한층 더 날카롭고, 위험했다. 하지만 고은지는 피하지 않았다."고은지, 너 지금 나 무시하냐?"고은지는 조용하고도 단단하게 말했다.“대표님은 제 아이의 아빠이긴 하지만 저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시잖아요.”“뭐라고?”“그러니까 제가 누구를 만나든, 누구와 엮이든 대표님께서 관여하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고은지의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고 매서웠다.처음 천락 그룹에 왔을 땐, 기껏해야 눈치만 보는 조용한 비서였는데 이제는 눈빛에 기가 살아있었다.나태현은 담배를 재떨이에 거칠게 비벼서 끄고는 무겁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괜히 이상한 짓 하지 말고.”나태현은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 목소리 속에 깃든 위협은 누구나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고은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가보겠습니다.”그 태도에 나태현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꺼져.”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은지는 뒤로 돌아서더니 사무실을 나섰다.그 뒷모습을 보는 순간, 나태현은 잠시 말을 잃었고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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