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느 정도야?”잠시 후 장선명이 다시 물었다.배준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말기.”‘말기라니? 그렇게 심각한 거야?’이전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간암 말기일까?장선명의 둘째 삼촌도 간암으로 사망하셨다.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모든 것에 맞서 싸웠지만 결국에는 질병의 손에 죽는 경우가 있었다.현대의학 기술로 인해 간암은 더 이상 심각한 질병은 아니었다.그러나 각 환자의 신체 상태와 질병의 정도에 따라 환자의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너 고은영과 이혼하겠다고 한 것도 이게 가장 큰 이유였어? 맞자?”량천옥의 딸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았을 때도 그저 사실을 인지했을 뿐 딱히 다른 반응은 없었다.다들 배준우가 어떤 일을 처리하든지 아주 정확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고은영이 량천옥의 딸이긴 하지만 그의 일 처리 방법으로 봤을 때 고은영의 탓을 할 가능성은 아주 작았다.그런데 이번에는 왜 고은영의 탓을 하는 걸까?지금 이 순간 그의 몸 상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배준우는 침묵을 지켰다.이로 인해 장선명은 그가 이혼을 하기로 결정한 주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그는 힘없이 한숨을 쉬었다.“고은영의 상황도 상황이지만 네 상태가 더 심각한 것 같은데?”“은영이는 지금 임신 7개월인데 놀라서 도망갔어. 아무하고도 연락하지 않고.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해?”고은영은 배준우뿐만 아니라 그녀를 만났던 배준우의 지인들이라면 그녀가 얼마나 연약한 사슴 같은 여자인지 알 것이다.그들은 아직도 철두철미한 배준우가 어떻게 부주의한 비서 고은영과 사랑에 빠졌는지 모르고 있었다.지금 배준우의 몸 상태를 고은영이 알게 되면 그녀가 견디지 못할까 봐 먼저 그녀를 자기 세계에서 내보낸 것일까?하지만 임신 7개월에 이혼은 견딜 수 있을까?배준우는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통증이 있지만 짧아.”“너...”장선명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꼬리가 떨려왔다.그는 배준우의 안색을 살펴보았
만약 이것이 정말로 오진이라면 병원은 많이 힘들어질 것이다.지금 강성이 난장판이긴 해도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배준우는 내선전화를 들어 비서를 호출했다.“네 대표님.”“병원 쪽에 연락해서 지금 당장 전문팀 모두 모이라고 하세요. 다시 검사받으러 갈 겁니다.”“네? 병원에서 내일에...”“당장, 지금 당장이요.”배준우는 소리를 질렀다.진청아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고함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이내 대답했다.“네, 지금 당장 병원에 연락해서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배준우는 화를 내며 전화기를 바로 던져버렸다.장선명은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움찔거렸다. 저렇게 화를 내는데도 쓰러지지 않은 것을 보면 오진이 확실하다고 믿었다.그 병원이 너무 불쌍해질 것 같았다.30분 후 진청아와 장선명은 배준우와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의 전문팀은 이미 모두 모여 있었다.장선명은 병원에 도착해서야 배준우의 검사가 자기 병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병원에서는 배준우가 왜 이토록 다급하게 재검을 요구하는지 전혀 몰랐다.재검 절차를 모두 거쳐 2시간 정도 지난 후.전문가팀은 모든 검사 보고서는 물론 MRI까지 확인했다.“배 대표님은 간암이 아니십니다. 그저 작은 결석일 뿐이에요.”장선명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진청아도 머리가 윙윙거렸다.두 사람은 소름 끼쳐 하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제 병원은 끝났구나.’이 순간 진찰실 내부 완전히 싸늘한 한가기 흘렀다.진청아가 걱정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교수님, 저희 대표님이 정말 암에 걸린 게 아니에요?”이건 장난이 아니었다.비록 배준우의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문제는... 그의 와이프가 도망갔다는 것이었다.그들은 모두 배준웅가 진단받은 지 일주일 만에 그의 세계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알고 있었다.노교수들은 검은색 안경테를 끼고
장선명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배준우를 따라 병원을 나와 차에 타려는 그를 다급하게 잡았다.“저기, 너 병원에 뭘 하려고?”배준우는 발걸음을 멈추고서는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장선명을 쳐다보았다.장선명은 당황한 눈빛으로 말했다.“그 내가 너무 미안해...”그 사과로 배준우는 이 병원이 장씨 가문의 소유라는 사실을 상기했다.그리고 겉보기에는 평범한 후계자 장선명이 설립한 것이었다.이미 굳어 있던 얼굴이 이 병원이 장선명의 소유라는 것을 알고 더 굳어졌다.배준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네가 찾은 의사들은 모두 실력이 형편없는 쓰레기들이야?”장선명은 변명하려고 했다.“난 이게...”그는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몰랐지만 배준우에게는 큰일이 일어났다.지금 그의 와이프 고은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내가 꼭 어떻게 된 일인지 밝혀낼게.”장선명이 허벅지를 탁 치며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배준우에게 오진을 내린 의사를 욕하고 있었다.‘젠장, 이렇게 터무니없는 실수가 어디에 있어? 의사 이제 그만하고 싶은 거야?’‘실수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지. 이 사람이 실수해도 되는 사람으로 보여?’배준우는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해결하고 싶으면 고은영이 어디 있는지 힌트라도 얻어 와.”“그래, 꼭 안지영한테 가서 알아낼게. 알아내지 못하면 내가 직접 알아보고 너한테 알려줄게.”장선명은 지금 미칠 지경이었다.그는 배준우에게 이혼할 이유를 만들어준 병원이 자기 병원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배준우는 더 대답하기도 귀찮아 바로 차에 올랐다.장선명은 등이 전부 식은땀으로 젖은 채로 떠나가는 배준우의 차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반대편에서 병원장이 아주 공손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예 도련님.”“그날 배준우 검진한 의사 잘라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에요?”지금 장선명은 너무 화가 나서 아무런 해명도 들리지 않았다.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의 병원에 들어온 것일까? 그의 명성을 깨트리려고 들
그날 그녀는 란원리조트를 떠나면서 원래는 운성으로 가려고 했다.그러나 비행기에 오르기 전 배준우의 사람들이 이미 공항에 찾아온 것을 발견했다.만약 우연히 비즈니스 미팅 때문에 온 육명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또다시 잡혀갔을 것이다.배준우는 영원히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 떠난 것은 그의 뜻 아니었나? 왜 아직도 그녀를 찾고 있는 걸까? 분명 배준우는 아이를 뺏어가려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배준우가 아이를 뺏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고은영은 코를 훌쩍거리며 눈이 빨개졌고 코는 곧 빨갛게 될 것 같았다.육명호는 그 모습에 다급하게 위로를 건넸다.“왜 또 울려고 그래요?”며칠 동안 고은영은 많이도 울었다. 분명 배준우한테서 지난 며칠 동안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육명호는 몸을 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괴로워 보였다.육명호는 한숨을 쉬며 아침 식사를 고은명의 뒤에 놓아주었다.“울지 마. 응?”달래주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달래고 나자 고은영은 더 흐느끼기 시작했다.육명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닌 며칠 동안 그는 마침내 잘 우는 여자가 어떤 존재인지 깨달았다.그는 전에 수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그 여자들은 울지 않았다.하지만 고은영은 왜 이렇게 잘 우는 것일까? 예전에는 어떻게 일에서는 엄격한 배준우의 밑에서 있었던 걸까?그가 듣기로는 배준우는 일에 미쳐있는 워커홀릭이라고 들었다.전에 한 여직원이 사무실에서 실연당한 뒤 눈물을 터트리니 바로 잘라버렸다는 소문도 들었다.그런데 고은영은 이렇게 자주 울면서 어떻게 워커홀릭의 앞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걸까?“그만 울고 일단 아침부터 먹어.”육명호는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체크했다.그는 지금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가야 했다.고은영이 코를 들이마시며 눈물을 닦은 걸 보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아직도 눈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육명호가 말했다.“나도 배 대표가 우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건 알아. 근데 어떻게 은영 씨를 참은 거지?”“난 그 사람의
이 신선함이 지나가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육명호가 생각하기에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만약 질렸다면 고은영은 배준우의 곁을 떠날 것이고 그게 바로 배준우가 바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녀를 왜 찾고 있는 걸까?그리고 지금 그가 느끼기에 고은영을 찾고 있는 것은 배준우 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그의 주변 사람들의 제보만으로도 이미 3명이 더 있었다.혹시 큰일이라도 일어난 걸까?“지금 배준우가 은영 씨를 찾고 있다며. 배 속의 아이를 뺏어가기 위해서일까?”육명호고 의아한 듯 물었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마도 그럴 거예요. 전에 이혼할 때 영원히 나를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했거든요.”영원히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그렇게 증오가 큰 건가?육명호는 참지 못하고 혀를 찼다.배준우가 어떤 이유로 고은영과 이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배준우가 자기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면 지금 다급하게 고은영을 찾고 있을 그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육명호는 마음속으로 후련해하고 있었다.그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배준우를 더 신경 쓰지도 말고 만나지도 마. 내가 옆에 있으면 배준우도 아이를 데려가지 못할 거야”육명호의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고은영이 물었다.“맞다. 민박집은 명호 씨가 다 내신 거예요? 많이 비싸죠?”“얼마 안 해요.”육명호는 지금 기분이 아주 좋았기에 일일이 따지지 않았다.전에 고은영이 뇌물을 받지 않아 자기의 사업을 방해한 것도 지금은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이제 오만한 배준우가 고은영의 몸과 마음을 잡기 위해 매달릴 것을 생각하면 육명호는 너무나 신이 났다.사람은 역시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육명호는 마음속으로 배준우가 전에 자기와 손을 잡지 않아 이런 보복을 당하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고은영은 육명호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계속 물었다.“얼마 안 하는 게 얼만데요?”“2천만 원.”민박집은 크진 않았지만 방이 5개나 있었고 인테리어가 아주 예뻤다.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면
고은영은 육명호가 자기를 어떻게 평가하던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계좌 번호 알려줘요.”“정말 갚겠다는 거야?”“당연하죠.”고은영은 정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육명호는 코를 만졌다. 순간 지난 세월 동안 많은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혹은 그가 열심히 살아가는 한 여자를 하찮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고은영의 성격은 얌전하지도 않고 울기 좋아했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겉모습 속에 단단한 내면이 숨겨져 있었다.“그래 그럼.”고은영이 단호한 것을 보고 육명호는 자신의 계좌 번호를 고은영에게 넘겼다.고은영은 그 자리에서 2천만 원을 그에게 보냈다.이건 안지영이 그녀에게 보내준 돈이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하지만 육명호에게 빚지는 것보다는 안지영에게 빚지는 것일 나을 것 같았다.예전에 배준우의 옆에 있을 때 육명호라는 사람에 대한 소문을 그녀는 많이 들었었다.이런 사람과는 최대한 안 엮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육명호는 2천만 원이 들어 온 자신의 계좌를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하려고?”시작부터 그에게 선을 명확하게 긋는데 다음 달에는 분명 지금 있는 곳에서 지내지 않을 것이다.항상 정해진 눈빛과 태도로 여자를 바라보던 육명호는 이제 고은영 때문에 이상함을 느꼈다.이제 보니 전에 동영 그룹에 보냈던 선물을 보고도 무관심했던 것이 당연했다.고은영 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은 안정을 추구하며 낭만 같은 건 뜬구름 잡는 것에 불과했다.고은영이 말했다.“어제 이 거리의 관리자가 나한테 찾아와서 30평 정도 되는 가게가 있다고 했어요.”육명호가 물었다.“어? 그냥 주는 거라고?”“네, 공짜로 쓸 수 있대요.”“설마? 너 사기 당한 거 아니야? 너한테 쓰게 해서 뭐해?”’육명호는 놀란 표정으로 고은영을 바라보았다.이 거리는 모두 상가라 작은 가게라도 연간 4천만 원 정도 할 텐데 30평 정도 면적이라면 적어도 연간 1억 4천만 원 정도는 할 것이다.그런데 관리사
관리사무소에서 그녀에게 명승지의 가게를 주고 싶어 한 것도 당연했다. 이것은 하나의 문화적 특성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럼 계속 여기서 만하고성에서 지내려고?”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럼 너 지금 몇 명이 널 찾고 있는지 알고 있어?”배준우가 아이를 뺏어가려는 것만으로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었다.문제는 지금 그녀를 찾고 있는 사람이 배준우뿐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고은영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육명호도 겨우 상대할 수 있었다.그리고 육명호는 고은영이 정말로 배준우에게 발견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녀가 이곳 만하고성에 오래 머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은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를 찾는다고요?”“그래 지금 널 찾고 있는 건 배준우뿐만이 아니야.”“그럼 또 누가 있는데요?”고은영은 깜짝 놀랐다. 배준우뿐만이 아니라니. 그럼 또 누가 있을까?“나씨 가문에서도 장씨 가문에서도 널 찾고 있어. 너 그 사람들한테 뭐 잘못이라도 했어?”육명호가 말했다.이에 대해 고은영이 그들을 자극했다는 것 외에는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육명호는 북성의 사람이었다.그래서 강성의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른다. 배준우와 장씨 가문 그리고 나씨 가문이 어떤 사이인지 그는 잘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고은영을 찾고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골칫거리였다.고은영은 장씨와 나씨 가문에서 자기를 찾는다는 말에 순간 당황스러웠다.“그 사람들이 날 왜 찾아요?”“아마도...”“난 그 사람들한테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어요.”고은영은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장씨 가문에서 그녀를 찾는 것은 아마도 안지영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씨 가문에서는 왜 그녀를 찾는 것일까?육명호가 말했다.“이유야 어찌 됐든 지금 많은 사람이 널 찾고 있어. 너 만하고성에서 오래 지낼 수 없을 거야.”그 말에 고은영은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다.배준우는 왜 그녀를 찾는 것일까?그가 자기 입으로 이번 생에는 다시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말
반드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안착해야 한다.“정말 혼자서 다 할 수 있겠어요?”육명호는 그녀의 말에 믿음이 가지 않았다.결국 그는 고은영의 성격이 얼마나 나약한지 이미 파악했기 때문이다.물론 단단한 내면을 갖고 있긴 했지만 나약한 작은 여자였다.육명호는 그녀가 남은 인생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 할 수 있어요.”그녀는 아주 큰 목소리로 말했다.그 순간 육명호는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뭔지 조금 알 것 같았다.아침 식사를 미친 뒤 육명호는 서둘러 클라이언트를 만나러 떠났다.고은영은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배준우의 부하들이 금방 이곳 만하고성으로 올 것이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기에 빨리 떠나려고 했다.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배준우가 이 아이를 뺏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아무것도 모르고 한동안 여유롭게 지내다 다시 긴장하게 된 고은영이었지만 안지영도 이 순간 다시 예민하게 신경을 곤두세웠다.특히 은행 계좌에서 2천만 원이 빠져나간 것을 봤을 때 정말 충격이었다.“설마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지?”안지영은 큰 금액을 보고 경악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은영을 걱정하고 있었다. 며칠 전 그녀는 하루에 고작 2, 3만 원을 식비로 썼다.이것은 그녀의 삶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줬었다.그런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2천만 원을 썼다. 정말 무슨 큰일이 있는 건 아닐까?처음에는 안도감을 느꼈던 안지영은 이제 다시 불안해졌다.그녀는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만 고은영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핸드폰이 꺼져 있다는 안내음만이 드려왔다. 안지영은 다시 종료 버튼을 눌렀다.이제 어떻게 하지?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은영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ㅇ르 때였다.또 다른 카드 메시지가 도착했다.이번에는 정상적으로 돌아와 3천 원 정도를 밀크티 가게에서 지출한 명세서였다.“후.”안지영은 긴 한숨을 쉬었다.3천 원으로 밀크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