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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화

Author: 서한월
[그런데... 만약에 안 죽었다면요?]

“누가 안 죽었다는 거야?”

“누가?”

‘잠깐...’

유하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 겨우 정신을 추스르고 나니, 이번엔 승환이 미친 게 아닌가 싶었다.

부정부터 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이상하게도 입술까지 차오른 반박은 끝내 튀어나오지 않았다.

대신 거의 본능처럼 튀어나온 말은,

“무슨... 뜻이야?”

유하 자신조차 이해 못 할 반응이었다. 본능적으로 따지는 말만 나왔을 뿐, 부정은 하지 못했다.

승환은 말이 없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이상한 침묵.

두 사람의 숨소리만 묵직하게 수화기 사이를 메웠다.

한참 후, 승환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누나. 오늘 제가 좀... 감정이 불안정해서, 그냥 헛소리한 거예요. 누나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가정이었어요. 누나가 지금 우리 형... 아무튼, 누나 걱정 마시고요. 제가 좀 나아지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이런저런 말들을 엉망으로 늘어놓더니, 승환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유하는 말리지도 못했다. 사실 잡고 싶었고, 다시 물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목이 막힌 듯, 소리가 조금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면... 본능적으로, 묻기 두려웠던 걸까?

유하는 알 수 없었다.

기숙사 앞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웃고 떠드는 소리, 뛰어다니는 발걸음, 흥청거리는 소음들.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유하만 사방이 텅 빈 듯한 고요 속에 있었다.

귀에 대던 핸드폰도 반쯤 든 상태로 굳은 채 미동도 없었고, 유하는 나무처럼 굳어 서 있었다.

누군가 와서 유하에게 부딪치기 전까지는...

부딪친 충격에 그제야 손가락 힘이 풀렸고, 핸드폰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유하는 현실로 돌아왔다.

허리를 굽히기도 전에, 부딪친 학생이 재빨리 핸드폰을 주워 내밀었다.

“아... 죄송해요, 못 봤어요...”

유하는 그 말이 들렸는지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어지러운 눈동자로 받아 들고는 고개만 멍하니 저었다.

그 상태로 휘청거리며 돌아서 걸어 나가면서 가로수에 부딪칠 뻔하기를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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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57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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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577화

    “어르신, 이 늙은이한테 무슨 장난을 치시려는 겁니까?”소성란의 말끝마다 가시는 번들거렸고, 목소리 또한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준비한 파티에서 유하가 만나게 될 젊은이를 누군가 습격했다더군요. 어르신도 알고 계셨던 일입니까? 아니면... 어르신 쪽에서 꾸민 일입니까?”[소 회장님,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씀입니다!]오국수가 즉시 받아쳤다.[손위 어른 된 입장에서야 저도 유하가 잘 지내길 바랄 뿐입니다. 유하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이라면, 제가 어찌 해코지할 리가 있겠습니까.]“그래요?”소성란은 비웃음을 숨기지 않았다.“제가 기억하기론, 그때 그 유언장에 오씨 가문의 절반 이상이 유하 명의로 넘어간 걸로 아는데요? 유하가 재혼이라도 하면, 그 재산 전부 성씨가 바뀝니다. 오씨 가문이 과연 그걸 곱게 넘기실까요?”[유하에게 준 건, 곧 유하의 것입니다. 본래 그 아이가 받아 마땅한 것이었고, 그걸 어떻게 하든 유하의 자유지요.]오국수의 표정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그는 늘 그렇게 생각해 왔다.유하가 지난 1년 동안 오씨 가문을 위해 해준 일을 생각하면, 아니 그보다도 부부가 이혼하면 재산을 반씩 나누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무엇보다 그 결혼 자체가 애초에 승현의 비뚤어진 성정과 수작으로 억지를 부려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유하가 겪은 모욕과 상처를 생각하면, 오씨 가문이 빚을 진 입장이라 해도 과하지 않았다.원래라면 이렇게까지 소성란을 불러 방해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하지만... 승현의 그 고집스러운 성정을 떠올리면, 오국수도 저절로 한숨이 나올 뿐이었다.결국은 어떻게든 유하를 붙잡아놔야 한다는 생각에, 늙은 몸을 또 한 번 굴릴 수밖에 없었다.‘이젠 정말 버티기 힘들구먼...’...“말은 참 번지르르하게 하시네요.”소성란은 한 마디도 믿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어르신께 확실히 말씀드리죠. 앞으로 다시는 저희 유하에게 연락하지 마세요. 유하는 오씨 가문과 아

  •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제5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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