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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형제.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9-07 12:03:34

"있잖아, 형을 왜 그렇게 싫어해?"

"그딴 게 왜 궁금한데."

"그냥 뭐, 내 주위의 형제들은 다 사이가 좋거든."

"신기하네. 형제끼리 사이가 좋을 수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설태하가 '더 이상 묻지 말라'는 사인을 보내듯 어색하게 삼겹살을 뒤집는 모습에 하이담은 그래도 포기할 생각이 없는지 꿋꿋하게 물었다.

"그래도 계기라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

"계기?"

"태어났을 때부터 '설이현 싫어!'하고 태어난 건 아닐 거잖아?"

그저, 정말로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집안에서 설이현은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이 봐온… 밖의 사람들이 봐온 설이현은 그저 사람들을 찬양하는 완벽 그 자체, 왕자님 그 자체로 군림했다.

물론 제 딴은 몸도 좋지 않고 싫어하는 것도 많아 표정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행동은 바르게 했고 자연스레 사람이 따랐고 완벽한 모습만 보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감히 예상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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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려, 늑대   21. 마음에 안들어.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 연락도 안 되고.""악!!""무, 뭐야!!!"⁠셋이서 한참 동안 옛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고 바래다주겠다는 둘을 보며 눈치 있게 둘이서 또 다른 대화를 천천히 나누라고 홀로 어둑어둑한 골목을 걷고, 곧 집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노르스름하게 빛이 나는 가로등에 도달했을 때쯤,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놀라 넘어질 뻔한 하이담을 겨우 잡았다.⁠"너, 너 뭐야~!! 진짜 놀랐다고!!""내가 더 놀랐거든!?"⁠심장을 부여잡으며 숨을 헐떡이는 하이담을 보자, 그렇게 놀랐나 싶어 상태를 훑어봤다.⁠'어쭈, 화장도 했네.'⁠평소와 모양새가 다른 것이 누군가와 약속이 있던 것이 분명했다.⁠"줄 긋는다고 수박 안돼.""지금 내가 호박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그래."⁠인상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하는 설태하에 빈정이 상해 한마디 쏘아붙이려다, 쌍둥이는 그저 이쁘다고 말해줬던 것이 떠올라 어른스럽게 받아쳤다.⁠"너 미적 감각이 이상한 거 아니야?""뭐?""난 오늘 이쁘다는 칭찬을 여기저기서 잔뜩 들었거든?""누가? 그 꼴을?"⁠설태하가 그 말에 질색인 표정을 하며 말을 아꼈다. 설마 설이현의 취향은 이런 건가? 아니, 그보다 설이현을 만나고 온 것이 맞긴 한가? 애초에 설이현이 그런 말을 한다고?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아 '웩' 소리를 냈다.⁠"그보다 무슨 일인데? 뭐 두고 갔어?"⁠그 말에 대답 없이 지긋이

  • 기다려, 늑대   20. 보고싶었어.

    ⁠⁠"우주야!"⁠ 실로 오랜만에 듣는 미성의 목소리에 울컥한 하이담과 연하늘이 그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연우주를 빤히 바라보자, 두 사람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말로 부담스러워 어색하게 웃으며 제 자리에 앉으며 꽃은 자연스레 하이담의 위로 올려놨다.⁠"와, 우리 셋이 이렇게 저녁 먹는 거… 진짜 얼마 만이지??""적어도 2년은 됐을걸?""그렇게 오래?""내가 2년 만에 왔으니까."⁠ 그렇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진득하게 붙어 다니던 세 사람이 헤어진 계기는 연우주의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했다. 집에서 빈둥거리며 쉬고 있을 때 울린 전화에는 '연하늘'이 찍혀 있었고, 당시 봉사활동을 갔던 하늘이도 역시 자신이 없으니 외로워하는 것이라 확신하며 장난스레 받은 전화는 처음 듣는 연하늘의 울음소리에 놀라 당황했고 그 뒤의 말에는 정신이 핑 돌아 가족 모두 놀라 허겁지겁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 연우주는 이미 수술 중이었고 수술실 앞에서 얼굴이 눈물로 흠뻑 젖은 연하늘에 수술 결과가 나오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연우주가 잘못된 줄 알고 연하늘을 끌어안고 통곡을 했었다.⁠"하늘이에게 매일 같이 소식 듣고 있었어.""그러면서 연락 한 통 안 했어?""그러는 넌.""나도 하늘이한테 듣고 있었지."⁠ 잘 정리된 연우주의 부드러운 금발이 흘러내려 자연스레 귀 뒤로 넘겨주자, 특유의 그 눈웃음을 짓는 모습에 하이담이 새삼 그 미소를 오랜만에 본 것에 대한 감격에 뭉클했다. 어쩌면 두 번 다시는 못 볼 뻔했던 눈웃음이라 더 감격했고 감동했다.⁠「 이담아, 어떡해? 우주… 어쩌면 평생… 낫지 않을 수도 있대. 」⁠ 수술이 잘 끝나면 뭐 하나, 숨을 쉬면 뭐 하나…. 절망적인 소식은 끝나지 않았다. 하필이면 연우주가 있던 건물에 불이 난 건지, 왜 대피하기 직전 어린아이가 있었는지. 우연은 우연을 더해 연우주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넌 이제 가수 못해.'라고 간접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연우주는 오히려 힘없게

  • 기다려, 늑대   19. 기다렸어.

    ⁠⁠"정말이지?""그래."⁠ 분명 자신은 그날 하이담에게 마지막을 고하기 위해 갔었다. 예정과 달리 일이 조금 꼬였지만, 이것은 확실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그럼 정말로 이현이 형이랑 그 누님이랑 뭔가 있는 건가?"⁠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설이현을 잘 알고 있는 설민재는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하며 물었다. 그래, 설이현을 알고 있는 집안사람이라면 분명히 이 행동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자신도 집안 모르게 움직인 것이 아닌가.⁠"분명 뭔가가 있어.""그런데 그 누님은 별 사이 아니라고 했다며?""거짓말이겠지."⁠ 늘 그랬다. 자신에게 호의를 보인 인간들은 전부 설태하가 아닌 설이현에게 접근하기 위한 부속물이었다. 그렇게 접근하고 싶은 설이현과 죽도록 혐오하는 사이인지도 모르고.⁠"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런 누님은 아닌 거 같은데."⁠ 설민재가 은근슬쩍 흘리듯 말을 뱉으며 설태하의 반응을 살폈다. 자신이 아는 설태하는 단순했고, 고집이 센 데다 다혈질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버럭버럭했을 테지만 달리 부정하지 않는 것이라면 설태하 당사자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며칠 지켜본 밖의 사람보다 평생 본 형제가, 평생 본 적도 없는 기이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도 머리로는 이해가 됐다.⁠"헉…!!!""무, 뭐야?"⁠ 설민재가 턱을 문지르며 곰곰이 생각하더니 눈과 코, 입이 모두 떨어질 듯이 놀란 표정으로 설태하를 바라봤다.⁠"그럼 그 누님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괜한 긴장감이 설민재와 설태하 주위를 맴돌았다.⁠"이현이 형의… 첫사랑…? 짝사랑…?""… 쯧, 네가 드디어 미쳤군."⁠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짜증이 치솟았다.⁠"왜! 그럴 수도 있지. 동창이었다며! 하물며 그 형도 그렇게 보이지만 사춘기 시절도 있었고! 그리고 바보 멍청이 설태하는 모르겠지만, 원래 누군가를 좋

  • 기다려, 늑대   18. 만났지 뭐야.

    ⁠⁠"아, 나 며칠 전에 설이현 만났어."⁠ 그 말에 얌전히 있는 개를 과감하게 쓰다듬던 손이 내동댕이쳐졌다.⁠"하늘이랑 자주 가는 카페에서 마주쳤는데… 뭐랄까, 설이현 성격이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네."⁠ 고교 시절, 거의 유일하게 곁에 두고는 비서처럼 부려 먹던 연하늘의 알려주지 않은 일정을 다 알고 있는 것 보면 며칠 전의 만남도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뭐 들킨 거라도 있어?""없어.""그러면 말했어?""그딴 거 이야기할 정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무슨 말을 지껄이던데!?""그럼 역시 그냥 날 떠보는 거였나?"⁠ 하이담의 말에 털이 쭈뼛 섰다. 설이현, 그 설이현이….⁠"네가 날 귀찮게 하는 줄 알았나 봐.""그건 무슨 소리야.""그래서 주의 준다고 하길래~ 됐다고 했어."⁠ 마치 무용담을 자랑하듯 위풍당당한 표정과 행동에 차마 할 말을 잊고 어처구니없는 설태하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쓰다듬는 하이담의 손길을 말릴 수가 없었다.⁠"동생도 어린애가 아닌데, 너무 간섭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표정이….""미쳤어?""엉?""그놈에게 그렇게 말했다고?""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건가?""그, 그건 아니지."⁠ 솔직히 놀랄 노 자였다.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 눈과 귀를 갖게 된 이후, 집안에서도 밖에서도 설이현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본 적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설이현이 그렇게 강압적이고 이기적일 테니. 그런데 그런 설이현이 그런 소리를 들었다고?⁠"하늘이가 그런 표정은 처음 봤다고 엄청나게 웃던데."⁠ 그것도 이런 여자한테?⁠"예사 여자가 아냐.""칭찬인가?""겠냐고."⁠ 한숨을 픽 쉬고는 자연스레 몸을 뉘는 설태하를 바라보며 하이담이 머리를 긁적이고는 그대로 그 복슬복슬한 몸에 얼굴을 기댔다.⁠"너무 걱정하지 마. 설이현은 똑똑하잖아. 나랑도 별 사이도 아니고."⁠ 자신이 무얼 생각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걱정하는 하이담의 말에 가슴속에 큰 응

  • 기다려, 늑대   17. 머리가 아파.

    ⁠⁠「 …… 집안에서 알게 되면 높은 확률로 죽일 거다. 그러니까, 네가 확실하게 행동해야 해. 옆에서 지키든지, 몰랐던 사람처럼 무시하던지. 」⁠ 아버지의 목소리가 머리에 울렸다. 설민재가 자신에게 준 낡은 쪽지는… 오래전, 집안사람을 죽인 벌로 외딴곳에 홀로 유배를 간 자신의 아버지 격 되는, 실제 제 아버지의 동생 작은아버지 설용범의 위치였다. 수없이 고민하다 결국 향한 그 장소에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늙은 설용범이 조금 놀란 얼굴을 하고 자신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자란 설태하를 바라보며 조금 놀란 표정을 짓다 흐뭇하게 미소를 보였다. 물론 그 뒤에 설태하의 입에서 나온 말에는 표정이 굳어 한참 동안 말을 잇지 않고 그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제압당할 것 같은 눈빛으로 설태하를 빤히 바라보다 결국 자리에 일어서 한마디 거들고 집안사람이 오기 전에 떠나라는 무뚝뚝한 말을 삼키고 집으로 들어갔다.⁠「 태하야, 절대 어중간하게 행동하지 말거라. 」⁠ 어중간하게 행동하지 마라. 그것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지금의 설태하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 * *⁠⁠"이쯤 대면 정말 일부로 그러는 거 아니야!?"⁠ 정말로 놀란 표정을 하며 가슴을 콩콩 치는 하이담과 다르게 짐승의 모습을 한 설태하는 이제는 익숙하게 하이담의 침대를 차지하고 있었다.⁠"내 심장을 떨어뜨리려고!"⁠ 이야기 도중 갑자기 개로 변하고 움직임을 멈춘 설태하를 혹여나 누가 볼까 싶어 그때처럼 끌어안고 집으로 들어오자, 이제는 이 상황이 익숙해지는 것이 원망스러웠다. 생각할수록 저 덩치를 어떻게 들고 왔는지, 어쩌면 자신이 설태하보다 더 한 초인적인 힘을 가진 사람은 아닌지 스스로가 의심될 지경이었다.⁠"아… 힘들어."⁠ 그대로 씻고 나와 소파에 엎어진 하이담을 지긋이 바라보던 설태하는 도무지 하이담을 이해할 수 없었다.⁠"너, 내가 무섭지 않냐?"⁠ 그 물음보다는 짐승의 모습 그대로 말을 하는 것이 더

  • 기다려, 늑대   16. 형제.

    ⁠⁠"있잖아, 형을 왜 그렇게 싫어해?""그딴 게 왜 궁금한데.""그냥 뭐, 내 주위의 형제들은 다 사이가 좋거든.""신기하네. 형제끼리 사이가 좋을 수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설태하가 '더 이상 묻지 말라'는 사인을 보내듯 어색하게 삼겹살을 뒤집는 모습에 하이담은 그래도 포기할 생각이 없는지 꿋꿋하게 물었다.⁠"그래도 계기라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계기?""태어났을 때부터 '설이현 싫어!'하고 태어난 건 아닐 거잖아?"⁠ 그저, 정말로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집안에서 설이현은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이 봐온… 밖의 사람들이 봐온 설이현은 그저 사람들을 찬양하는 완벽 그 자체, 왕자님 그 자체로 군림했다. 물론 제 딴은 몸도 좋지 않고 싫어하는 것도 많아 표정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행동은 바르게 했고 자연스레 사람이 따랐고 완벽한 모습만 보였다.⁠ 그렇다면 자신이 감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은 '열등감'이었다."됐어. 네가 그딴 걸 알아서 뭐 해."⁠ 분명 이유가 있기는 한 거 같은데,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여 굳이 캐묻고 싶지는 않았다.⁠"뭐, 나는 남이니까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내가 봤을 땐, 너는 너대로 좋은 애야. 그러니까 너무 설이현에 사로잡히지 마.""… 뭐?"⁠ 분명 설태하는 설이현에게 얽매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다. 다만 아직 덜 성숙한 어린아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조금 더 우선적인 게 문제이지 않을까 싶은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막 성인이 되었을 때는 모두 그랬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음에도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일을 망치거나 엉망으로 만들기 일 수이니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한 번씩은 겪은 어른이 되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하이담의 말에 고기가 타는 것도 모르고 집게로 꽉 누르며 그 이야기를 듣던 설태하가 기가 찬다는 듯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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