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331 화

Auteur: 윤아
짧은 정적 끝에, 경후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제나.]

남자의 목소리는 본래 차갑지만, 거리를 두는 냉기가 묻어나 더 날카롭게 느껴졌다.

경후가 톤을 낮추는 순간, 숨이 막히도록 냉혹한 분위기가 흘렀다.

제나는 말문이 막혀, 준비했던 모든 말이 목구멍에서 가로막혀 나오지 않았다.

경후는 담담하게 물었다.

[전화까지 걸어와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제나는 간신히 입술을 열었다.

“당신... 정말 결혼하는 거야?”

[묻고 싶은 게 고작 그거야?]

“그럼... 다른 걸 물을게.”

제나의 목소리는 바람 빠진 듯 낮았
Continuez à lire ce livre gratuitement
Scanner le code pour télécharger l'application
Chapitre verrouillé

Latest chapter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5 화

    제나의 눈빛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아주 오래전, 제나는 이런 눈으로 경후를 바라본 적이 있었다.동경하듯, 깊이 빠져든 듯한 눈빛이었다.하지만 그 뒤로는 그 같은 눈빛을 다시 볼 수 없었다.경후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제나는 마치 들킨 도둑처럼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그런데 이유도 모르게 양쪽 뺨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경후는 제나를 다시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아직 열 안 내렸어. 알고 있어?”“그냥... 씻고 싶어서.”제나의 목소리에는 아직 병기운이 섞인 듯 희미한 쉰 기운이 남아 있었다.“며칠째 제대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4 화

    경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제나의 침대 곁에 앉은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제나는 의아한 눈으로 경후를 바라보았다. 밤보다 더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제나를 응시하고 있었다.그 시선에는 살핌이 있었고, 의심이 있었으며,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이 겹겹이 얽혀 있었다.제나는 자기 얼굴에 뭐라도 묻은 줄 알고, 무심코 뺨을 문질렀다.“내 얼굴에 뭐 묻었어?”“아니.”“그럼... 당신 왜 그렇게 봐?”“생각 중이었어. 당신은 내 출생에 대해 알고도 왜 조금도 놀라지 않았을까?”남자의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3 화

    제나의 기억은 대부분 돌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억만큼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제나는 몇 번이고 생각했다. 자신은 알고 있는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지만, 경후가 왜 잊게 했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제나의 손가락이 가볍게 말렸다.“아니.”제나가 대답했다.“류서윤 사모님이... 예전 일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해 줬어. 미안해. 내가 당신을 힘들게 했어.”경후의 눈이 문득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는 조용히 제나를 바라보았다.“그래?”제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지난번에 의식을 잃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2 화

    “당신...”제나가 겨우 한 단어를 내뱉자마자, 경후가 거침없이 입술을 덮쳤다. 전혀 막아낼 틈도 주지 않았다.제나는 눈을 크게 뜨고 무언가 말하려 했다.하지만 제나의 목소리는 모두 경후에게 삼켜졌다. 짧은 신음조차 새어 나오지 못했다.처음에 제나는 경후를 밀어내려 몸부림쳤다.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경후의 강하고 깊은 입맞춤 속에서 제나는 자신을 잃어 갔다. 더는 밀어내지 않았고, 거부하지도 않았다. 경후가 원하는 대로 제나를 붙들고,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끌어당기는 손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앞좌석에서 운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1 화

    제나는 눈을 들어 경후를 바라보았다.“왜냐하면... 내가 당신 아내라서?”경후가 비웃듯 낮게 웃었다.“틀렸어. 나한테 아직 이용할 것이 남아서야.”제나는 이해하지 못한 채 작게 중얼거렸다.“이용할 것?”“그분들의 양아들이 무사히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가치.”제나의 몸이 굳었다.“친부모가 당신더러 양아들을 도우라고 한다고? 하지만 당신이야말로 그분들의 친아들이잖아.”경후의 표정은 무심했다.“그래서?”제나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맞네. 그래서 뭐가 달라질까?’경후에게는 이미 ‘반항적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880 화

    차민균은 소빈을 한 번 바라본 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경후야, 구소빈이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우린 전혀 몰라. 게다가 이 고용인은 본가에서 데려온 사람이잖아.”“구소빈이 어느 쪽에서 일부러 우리한테 누명을 씌우고, 너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보낸 끄나풀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해?”이곳에서 제나를 찾아낸 것은 사실이었다.그러나 고용인 한사람의 말만으로는 증거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게다가 차민균과 류서윤이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버티면, 경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어찌 됐든 차민균과 류서윤은 경후의 친부모였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79 화

    바깥쪽에 서 있던 몇몇 기자들이 더 가까이 파고들려 몸을 밀쳐왔다.제나는 사방에서 몰려드는 몸짓에 휘청거리며 앞으로 떠밀렸고, 발은 여러 번 밟히다 못해 결국 신발 한 짝까지 벗겨졌다.하루 종일 이어진 조사로 이미 지친 몸과 마음.그 위에 몰려든 기자들의 포위망은 숨조차 막아왔다.‘그만 좀 해... 제발...’제나는 간신히 팔로 밀쳐내려 했지만, 철벽처럼 단단히 짜인 원은 한 치도 틈을 주지 않았다.“하제나 씨! 제발 제 질문에 답해주세요!”“하제나 씨, 한 말씀만!”“하제나 씨...!”“...”쉴 새 없는 목소리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309 화

    “철호, 시간 늦었다. 빨리 이 여자 넘기자. 만약 이 여자가 말한 대로 친구들이 찾아오면... 우리는 한몫 챙길 기회가 날아가.”“벌써 ‘썬더돔’ 쪽 담당자랑 연락 다 해뒀어. 지금 바로 데려가자.”“입 막고, 눈도 가리고... 약까지 먹여서 기절시키는 게 안전하지. 괜히 도망가면 곤란하잖아.”“좋은 생각이네.”그로부터 십 분 뒤, 제나는 다시금 의식을 잃었다....“어머, 이 여자 진짜 예쁘네.”“그러게. 이렇게 질 좋은 물건은 오랜만이다. 철호랑 수국 그 녀석들, 도대체 어디서 이런 미인을 잡아 온 거야?”“아쉽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89 화

    경후는 짧게 비웃음을 흘렸다. 그 소리에는 ‘역시 그렇지’라는 조롱이 가득 담겨 있었다.[참 신기하지 않나? S시에서도 우연히 마주치더니, A시까지 가서 또 마주쳐? 너희 인연 한번 질기네.]제나는 그의 비아냥을 외면하고 차갑게 말했다.“당신이 날 감금할 자격 없어. 당장 내보내 줘.”[왜? 전하성이랑 하루만 안 봐도 3년은 지난 것 같아 미칠 지경이야?]“차경후, 당신 제정신이야?!”경후의 목소리가 낮고 서늘하게 흘렀다.[좋아. 보아하니... 당신은 얌전히 있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네.]제나는 심호흡을 몇 번이나 내쉬

  • 기억을 잃은 후, 그가 나에게 중독됐다   298 화

    그때의 제나는 ‘잊어버리는 게 꼭 나쁜 건 아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훗날 모든 기억을 되찾은 뒤에야,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잃어버린 시간 속에서만이 자신이 ‘행복했다’는 사실을.제나는 수화기를 꼭 쥔 채 낮게 말했다.“재준아, 나... 전하성을 만났어.”[뭐라고?!]재준의 목소리가 놀라움에 크게 흔들렸다.[전하성이 S시에 돌아온 거야?]“그래.”[그럼 그 사람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구체적으로 말한 건 없어. 다만... 날 데리고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했어.”재준은 참지 못하고

Plus de chapitres
Découvrez et lisez de bons romans gratuitement
Accédez gratuitement à un grand nombre de bons romans sur GoodNovel. Téléchargez les livres que vous aimez et lisez où et quand vous voulez.
Lisez des livres gratuitement sur l'APP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