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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or: 호안난어
“잠깐!”

윤태호가 오른발로 곽진우의 목을 밟으려던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호통이 들려왔다.

윤태호는 서둘러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백아윤이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가운 얼굴로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

윤태호는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 마치 초등학교 때 잘못을 저질렀다가 담임 선생님에게 들키게 된 기분이었다.

백아윤을 본 순간 곽진우는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외쳤다.

“교수님, 구해주세요. 윤태호가 미친 것 같아요. 방금 절 죽이려고 했어요. 어서 말려주세요.”

“곽 선생님을 놔줘.”

백아윤은 싸늘한 표정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교수님, 제 말 좀 들어보세...”

“놔주라고!”

백아윤은 윤태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명령조로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투가 오히려 윤태호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교수님은 제 상사가 아니세요. 그런데 왜 저한테 곽진우를 놔주라고 명령하시는 거죠?”

백아윤은 화가 나고 초조해서 소리를 질렀다.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거야?”

“곽진우는 장여울과 함께 제가 자기 진료차트를 베꼈다고 모함했어요. 하지만 병원에서는 제대로 조사해 보지도 않고 저를 간호 스테이션으로 보냈죠. 이런 병원에 저도 더 이상 남아있고 싶지 않아요.”

윤태호는 이미 마음먹었다. 의사가 될 수 없다고 해도 그의 능력이라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백아윤은 화를 억누르며 그를 설득했다.

“윤태호, 나는 네 상사가 아니지만 그래도 네 선생님이야. 네가 인턴이었을 때 내가 널 가르쳤잖아. 날 아직도 선생님으로 생각한다면 내 말대로 곽 선생님을 놓아줘.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겨우 의사국가고시에도 합격했는데 이렇게 쉽게 포기해 버릴 거야? 어머니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백아윤의 마지막 한 마디가 윤태호의 심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고개를 돌리자 눈물에 젖은 전혜란의 얼굴이 보였다. 그 순간 윤태호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

“태호야, 곽 선생님을 놓아줘.”

“하지만...”

“곽 선생님이 죽일 놈인 건 맞아. 네가 곽 선생님을 때린 것도 이해해. 넌 옳은 일을 한 거야. 하지만 겨우 이런 놈 때문에 네 미래를 망칠 수는 없잖아.”

전혜란의 말에 윤태호는 곧바로 냉정해졌다.

그녀의 말처럼 곽진우 같은 놈 때문에 미래를 망칠 수는 없었다.

“곽진우, 똑똑히 들어. 오늘은 살려줄게. 하지만 다음번에 또 한 번 우리 어머니를 괴롭힌다면 반드시 죽여버리겠어.”

윤태호는 발을 치운 뒤 전혜란을 부축하며 말했다.

“어머니, 우리는 이만 가요.”

“거기 서!”

장여울이 윤태호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진우 씨를 저 꼴로 만들었으면서 그냥 가려고?”

“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져.”

윤태호는 험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 부원장님한테 연락했어. 부원장님이 오기 전까지 아무도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장여울, 너도 죽고 싶어서 그래?”

“윤태호, 얌전히 구는 게 좋을 거야. 진우 씨는 너 때문에 두 팔과 두 다리가 부러졌어. 넌 앞으로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거야.”

장여울의 말을 들은 백아윤은 그제야 곽진우의 사지가 피로 물든 것을 발견했다.

‘큰일이야!’

백아윤이 빠르게 말했다.

“윤태호, 지금 당장 어머니를 데리고 떠나. 멀리 갈수록 좋아.”

“백 교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장여울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백아윤을 노려보며 말했다.

“윤태호는 사람을 죽이려고 했고 진우 씨는 지금 심하게 다친 상태예요. 윤태호가 도망치면 누가 책임을 지나요? 교수님이 지실 거예요?”

“그래!”

“교수님이 책임을 진다고요?”

장여울은 놀란 표정으로 백아윤을 바라보았다.

백아윤이 말했다.

“난 어제 기획팀 앞에서 윤태호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내가 대신 책임을 지겠다고 했어.”

“둘이 무슨 사이예요? 왜 교수님이 윤태호 대신 책임을 지는 거죠?”

장여울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설마 백아윤과 윤태호가 그렇고 그런 사이인 것일까?

“내가 윤태호와 무슨 사이든 너랑은 상관없어. 윤태호, 어머니를 데리고 떠나.”

백아윤이 말했다.

“교수님, 제가 가면 교수님은 어떡해요?”

“난 신경 쓰지 마. 나한테 방법이 있어.”

윤태호는 매우 감동했다.

백아윤은 그를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를 대신하여 책임까지 지려고 했다. 착하다고 해야 할지,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남자로서 여자가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었다.

“교수님, 호의는 감사하지만 제가 저지른 짓인데 교수님이 책임을 질 필요는 없어요.”

윤태호가 말했다.

“이건 다 널 위한 일이야.”

백아윤이 다급하게 말했다.

“곽 선생님을 이 꼴로 만들었으니 부원장님은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부원장님이 정말로 네게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면 넌 감옥에 가야 할 수도 있어. 곽 선생님의 아버지는 미주에서 유명한 인물이야. 인맥도 넓어. 지금 떠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골치 아파질 거야.”

“교수님, 저도 다 알아요. 하지만 전 두렵지 않아요.”

윤태호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임다은이 말했다시피 가진 것 없는 그는 두려울 게 없었다.

백아윤은 계속하여 윤태호를 설득했다.

“네 어머니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네가 감옥에 간다면 네 어머니는 어떡해? 네 어머니가 홀로 외롭게 살게 하고 싶어?”

“교수님, 고마워요.”

전혜란이 입을 열었다.

“그동안 태호를 많이 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태호 어머니로서 교수님에게는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하지만 남자는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에요. 태호가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라면 제 아들이 될 자격도 없어요.”

“아주머니, 태호는 아직 많이 젊어요. 감옥에 간다면 앞으로의 삶이 고단해질 거예요.”

“교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태호는 감옥에 가지 않을 거예요. 비록 제게 대단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태호는 얼마든지 지킬 수 있어요.”

전혜란은 확신에 찬 어투로 자신감 있게 말했다.

백아윤은 의아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전혜란은 무엇 때문에 확신에 차 있는 것일까?

그녀는 전혜란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고 친근함도 느껴졌다.

“아주머니, 저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지 않나요?”

백아윤이 갑자기 물었다.

“네. 한 번 만난 적 있어요.”

전혜란이 웃으며 말했다.

“태호가 처음으로 이 병원 외과에 배정되었을 때 제가 태호와 함께 왔었거든요. 그때 교수님께 인사를 드린 적이 있어요.”

‘그랬구나.’

백아윤이 뭔가 말하려는데 뒤에서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

“누가 내 아들을 때렸어?”

고개를 돌려 보니 뚱뚱한 데다가 탈모가 있는 중년 남성이 경비원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입원 병동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남성이 바로 곽진우의 아버지이자 미주 병원의 부원장 곽정수였다.

“아저씨, 마침 잘 오셨어요. 진우 씨가 다쳤어요.”

장여울이 서둘러 말했다.

곽정수는 곽진우의 앞으로 달려가서 쭈그려 앉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진우야, 괜찮아? 많이 다쳤어?”

“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죽을 것 같아요...”

‘뭐?’

자세히 살펴본 곽정수는 곽진우의 두 팔과 두 다리가 부러진 걸 발견하고는 곧바로 살기를 드러내며 고함을 질렀다.

“누가 이랬어?”

“윤태호가 그랬어요.”

장여울은 윤태호를 가리키며 곽정수에게 고자질했다.

“아저씨, 윤태호가 진우 씨를 다치게 했어요.”

“윤태호, 가만두지 않겠어. 오늘은 아무도 널 지킬 수 없을 거야.”

곽정수는 번뜩이는 눈빛으로 윤태호를 표독스럽게 노려보더니 경비원들을 향해 호통을 쳤다.

“뭘 넋 놓고 있어? 죽기 직전까지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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Último capítulo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32화

    콰앙!바로 그 순간, 허공에 거대한 손바닥 형상의 기운이 나타나 49개의 초롱불을 단번에 박살 냈다.“죽고 싶어 환장했어.”윤태호가 분노를 터뜨렸다.이 중요한 순간에 누군가 방해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챙.윤태호는 재빨리 제왕검을 뽑아 들고 하늘로 치솟았다. 그는 거대한 손바닥 형상의 기운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쾅.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제왕검이 손바닥 형상의 기운과 부딪히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윤태호의 얼굴이 굳었다.방금 공격에 9할의 내공을 쏟아부었다. 거기에 무엇이든 베어 버리는 제왕검까지 더했으니 진기 7줄기를 수련한 강자라 해도 단번에 목숨을 잃을 위력이었다.그런데도 허공에 떠 있는 손바닥 형상의 기운에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제왕검 적소구나. 괜찮은 물건이야.”늙은 목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윤태호는 빠르게 주위를 훑었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불청객은 십중팔구 수선자였다.그렇지 않고서야 경계가 삼엄한 명왕전 기지에 몰래 들어올 수 있을 리 없었다.‘설마 자금성의 호성인인가?’윤태호는 마음이 타들어 갔다. 정말 호성인이라면 지금의 실력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다.더구나 지금은 윤무성의 수명을 연장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적이 이 타이밍에 나타난 목적은 불 보듯 뻔했다.윤무적 일행도 상황을 알아차리고 윤태호 곁으로 달려왔다.“비겁한 놈, 숨어있지 말고 나와. 내 손으로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야.”윤무적이 대하용작을 거머쥐고 살기를 뿜어냈다.“갈기갈기 찢는다고? 하하, 네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어.”늙은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그와 동시에 손바닥 형상의 기운이 가볍게 흔들리자, 순식간에 거센 돌풍이 휘몰아쳤다.“안 돼.”윤태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윤무성을 위해 밝혀 둔 본명등 9개가 동시에 꺼졌다.“아버지.”윤태호의 눈이 벌겋게 충혈됐다.본명등 9개가 모두 꺼졌다는 건 수명 연장술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뜻이었다.윤무성의 목숨도 이제 끝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31화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윤태호의 치료가 가장 중요한 고비에 접어들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윤태호가 성공할 수 있을까?”윤무열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난 태호를 믿어. 반드시 성공할 거야.”윤무적이 말했다.장미진인이 입을 열었다.“수명 연장술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네. 이번엔 무조건 성공해야 하네. 실패하면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어.”“뭐라고요?”전혜란은 윤태호가 이토록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장미진인의 말을 듣자 그녀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진인님, 태호를 막을 방법은 없나요?”전혜란이 다급히 물었다.“막을 수 없네. 무성은 심한 반서를 입어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야. 지금 윤태호를 막으면 무성은 반드시 죽어.”장미진인이 전혜란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자네는 무성을 20년 넘게 기다렸잖나. 눈앞에서 죽는 걸 보고 싶진 않을 게 아닌가.”“태호도 자네와 같은 마음이야. 자기 아버지가 죽는 걸 두 눈 뜨고 볼 수는 없는 거지.”전혜란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저는 태호가 혹시라도...”“걱정하지 말게.”장미진인이 말했다.“그 녀석은 복을 타고 나서 죽진 않을 거야.”전혜란의 얼굴에 희망이 번졌다.“진인 말씀은 태호가 성공한다는 뜻인가요?”“기적을 기다려 보게.”장미진인은 그 말만 남기고 입을 다물었다.그는 윤태호가 윤무성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본인 역시 큰 손상을 입게 된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게다가 단기간에 회복될 수준도 아니었다.윤정욱은 굳은 표정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다가 잠시 후 장미진인에게 말했다.“장미, 점괘 좀 봐주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말이야.”장미진인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이보게, 천기를 엿보면 수명이 깎이는데...”“자네를 섭섭하게 하진 않겠네.”윤정욱이 말을 끊었다.“점괘만 정확히 맞히면 호용산 재건 비용은 내가 대겠네.”장미진인의 얼굴이 환해졌다.“정말인가?”“두말하면 잔소리지.”“좋네. 지금 바로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30화

    윤태호가 치료를 시작했다. 먼저 윤무성의 흰옷을 벗긴 뒤 5치 길이의 금침 3개를 꺼내 빠르게 가슴에 찔러 넣었다.이어 같은 길이의 금침 3개를 복부에 놓았다.마지막으로 7치 길이의 금침 하나를 꺼내 윤무성의 심장 부위를 정확히 겨냥해 찔렀다.모두 7개의 침이다.각기 다른 혈자리에 박힌 이 금침들은 북두칠성의 형상을 이루었다.윤태호가 손가락을 뻗어 심장 부위에 꽂힌 금침의 끝을 가볍게 튕겼다.우우웅.금침 하나가 즉시 떨리기 시작했다. 곧 다른 여섯 침도 함께 떨리며 낮은 울림을 냈다.잠시 후.7개의 금침 사이에 황금빛 기류가 생겨났다. 윤태호는 칠성침법과 기로 침을 조종하는 수법을 동시에 펼쳤다.멀리서 지켜보던 윤정욱 일행은 숨을 죽인 채 그의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봤다.5분 후.윤태호가 두 손을 들어 올리자 양쪽 손바닥에 용의 그림자 1줄기씩이 떠올랐다.선천진기였다.윤태호는 윤무성의 온몸을 안마하기 시작했다. 윤무성의 정수리 백회혈에서 출발해 아래로 내려가며 발바닥의 용천혈까지 모든 부위를 차례로 눌렀다.그리고 다시 용천혈에서 위로 올라와 백회혈까지 돌아왔다.윤태호는 이 동작을 무려 9번 반복했다.윤태호는 윤무성 몸에 있는 300여 개 주요 혈자리에 모두 침을 꽂았다.시간은 거의 1시간이 걸렸다.안마하는 동안 윤태호는 손바닥에는 2줄기의 선천진기가 응집돼 있었다. 그는 이 선천진기를 이용해 윤무성의 피부와 근육을 풀어주고 경맥을 씻어 내며, 몸속의 생기를 다시 깨우려고 애썼다.하지만 윤무성의 몸은 죽은 연못처럼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방법을 써도 생기는 깨어나지 않았다.윤태호가 손을 멈췄다. 이마에는 어느새 촘촘한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윤태호는 다시 침을 놓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손놀림이 눈으로 쫓기 힘들 만큼 빨랐다.그는 양손을 함께 움직였다. 손을 움직일 때마다 금침이 적어도 2개씩 날아갔다.찌르고 튕기는 손놀림이 너무 현란해 눈으로 따라가기 어려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무성의 몸에 금침 36개가 더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29화

    윤태호는 윤무성의 손목을 잡아 맥을 확인했다. 남은 생기는 많지 않았지만 맥 자체는 안정돼 있었다.윤태호가 전혜란에게 말했다.“아버지 상태는 잠시 진정되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밤에 제가 직접 치료할 겁니다.”전혜란이 다시 물었다.“치료가 위험하진 않아?”“전혀요.”윤태호가 웃었다.“제가 의성이잖아요. 제 의술을 믿으셔야죠.”사실은 거짓말이었다. 전혜란이 걱정할까 봐 진실을 숨긴 것이다.사정을 모르는 전혜란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관 속 윤무성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평생 네 아버지를 다시 못 볼 줄 알았어. 20여 년 동안 헤어져 살았는데 이렇게라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구나. 대체 그 긴 세월 동안 어디에 있었던 걸까? 분명 고생도 많이 했겠지.”윤태호가 위로했다.“엄마, 어쨌든 아버지는 돌아오셨어요. 엄마가 기다린 세월이 헛되지 않았잖아요. 어디 계셨는지는 깨어나시면 직접 말씀해 주실 겁니다.”“그래.”전혜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호가 말했다.“엄마가 오셨으니 여기서 아버지 곁을 지켜주세요. 저는 치료 방법을 조금 더 연구하고 올게요.”“할아버지와 친척들도 문밖에 있으니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부르시고요.”“알았어.”윤태호는 밀실 밖으로 나와 윤정욱에게 말했다.“아버지 상태가 안정됐어요. 당분간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겁니다.”“저는 이제 치료 방법을 다시 정리해 봐야 하니 할아버지께서 계속 여기서 지켜주세요. 혹시라도 변수가 생기면 바로 저를 불러 주세요.”윤정욱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게.”윤태호가 군신에게 말했다.“수장님, 사무실을 좀 빌려야겠어요.”“그러게.”군신은 흔쾌히 승낙했다.“태호야,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 편하게 쓰게나. 명왕전에 있는 물건이라면 내게 묻지 말고 마음대로 사용하게. 여기 없는 게 필요하면 말만 하게. 내가 준비하겠네.”“수장님, 감사합니다.”윤태호는 곧바로 군신의 사무실로 갔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지난번 백경표에게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28화

    세 번째 나무상자는 가장 컸다. 가로와 세로가 모두 1m인 정사각형 상자였다.“이번에는 또 뭐가 들어 있지?”윤태호가 호기심을 품고 뚜껑을 열었다.다음 순간 믿기 힘든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상자 안에 나무 한 그루가 들어 있었다.검은색 화분에 심긴 그 나무는 겨우 10cm 높이의 어린 묘목처럼 보였다.갓난아기의 팔뚝만큼 굵은 줄기는 황금처럼 눈부신 금색을 띠고 있었고 잎사귀는 금실을 수놓은 듯 푸르고 싱그러웠다.게다가 잎에서는 은은한 향기까지 흘러나왔다. 윤태호가 가볍게 향을 들이마셨을 뿐인데 머리가 맑아지고 온몸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졌다.“좋은 물건이군.”윤태호는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아주 보기 드문 보물임이 분명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용일이 이런 은밀한 곳에 숨겨둘 리 없었다.“하아.”윤태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졌다.절세의 보물 3개와 수많은 진귀한 물건을 찾았지만 지금 자신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윤태호가 자금성까지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은 윤무성을 살릴 물건을 찾는 일이었다.“결국 아버지께 수명 연장술을 써야겠군.”윤태호는 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자금성을 떠났다. 나갈 때 그는 나무상자 3개는 전부 챙겼다. 반면 그 많은 금은 옥기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명왕전으로 돌아온 후.윤태호는 먼저 세 나무상자를 군신의 사무실에 놓아둔 후 다시 밀실로 향했다.멀리서부터 윤정욱 일행이 밀실 밖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윤태호가 의아해했다.“할아버지, 왜 밖에 계세요?”떠나기 전에 윤정욱과 장미진인에게 밀실 안에서 윤무성을 지켜 달라고 거듭 부탁했었다. 윤정욱이 설명했다.“혜란이가 도착해 안에서 무성이 곁을 지키고 있네. 그래서 나와 장미진인은 밖으로 나왔지.”“엄마가 벌써 오셨어요?”윤태호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군신이 대답했다.“미주 쪽에 가장 빠른 전투기를 보내라고 지시했네.”윤태호가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다.“감사합니다, 수장님.”군신이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2127화

    아무래도 이곳이 용일이 폐관하던 장소인 듯했다.윤태호가 사방을 둘러보다 뜻밖의 광경에 조금 당황해졌다.대전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금은 옥기는 물론 기이한 보물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가운데 방석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윤태호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설마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그럴 리가 없어. 아무것도 없다면 왜 대전 밖에 저런 보호막을 쳐 놓았지? 용일이 폐관 중 방해받는 걸 싫어해서 일부러 출입을 막은 건가?”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자금성은 천하제일의 세력인데 누가 감히 멋대로 침입하겠어.”“게다가 용일 정도의 실력이라면 누가 들어온다 해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어. 굳이 이런 보호막까지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분명 다른 비밀이 있을 거야.”윤태호는 대전 안을 아주 세밀하게 뒤지기 시작했다. 꼬박 1시간이 지났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윤태호는 마침내 단서를 찾아냈다.대전 중앙의 방석 아래에 지하 통로가 있었다.윤태호는 방석을 치우고 아래로 내려갔다.통로 끝에는 밀실 하나가 있었다. 밀실 안에는 네모난 나무 상자 3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크기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차례로 늘어서 있었다.윤태호는 가장 작은 상자를 먼저 열었다. 뚜껑을 연 순간 그는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안에는 아주 익숙한 물건이 들어 있었다.건곤정.윤태호가 건곤정을 보는 것은 벌써 세 번째였다.첫 번째 건곤정은 장천사가 첫 만남의 선물로 준 것이었다. 두 번째는 서예슬의 할아버지가 보관하던 보물창고에서 발견했다.그런데 이 밀실에도 하나가 있었다.‘이렇게 은밀한 곳에 보관했다는 건 용일에게도 건곤정이 보물 중의 보물이었다는 뜻이야. 대체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지금은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윤태호는 두 번째 나무 상자를 열었다.상자 안에는 보검 한 자루가 들어 있었다. 길이는 네 자가 넘었고 일반적인 검보다 약간 길었다. 짙은 홍목으로 만든 검집에는 거북이 등껍질 모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40화

    미주에는 두 개의 산이 아주 유명했다. 하나는 권세가들이 모여 있는 운무산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남호산이다. 지금 이 순간, 남호산 정상에서는 조은성의 부하 몇 명이 삽질하며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한편, 강백호는 온몸이 꽁꽁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윤태호 앞에서 애원하고 있었다. “윤 선생님, 제발 살려 주세요. 이 일은 모두 곽진우의 지시였어요. 곽진우가 제게 당신 모자를 죽이면 2억 원을 주겠다고 했어요.” 강백호는 몸집이 크고 얼굴에 칼자국이 있어 무서워 보였지만 지금은 두려움에 몸이 떨리고 있었다.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336화

    퍽.우동혁이 윤태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순간 술집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졌다.“윤 선생님, 죄송합니다. 여기 계신 줄 몰랐습니다.”그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마치 먼 옛날 왕조의 신하가 임금을 알현하듯 지극히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지금 이 순간 그는 마성현을 당장이라도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바보 같은 놈, 죽으려고 환장했네. 건드릴 사람을 건드려야지, 하필 윤 선생님을 건드려? 이분은 용문의 4대 용사 중 한 사람이라고. 어젯밤 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나와 사부님은 이미 저승길을 걸었을 거야.’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333화

    “겁쟁이 자식.”고신우는 전재석을 보며 경멸로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네가 전씨 가문에 태어나서 팔자 좋게 금수저 물고 나온 게 아니었으면 길바닥에서 구걸하는 거지보다도 못했을 거야.”“그리고 전회성 그 늙은이 말이야. 대유학자라는 허울 하나 믿고 틈만 나면 사람 가르치려 드는데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예전에는 전수지 얼굴 봐서 참았지 안 그랬으면 벌써 내가 한 대 쳤어.”“을 인의예지 천하만민을 입에 담고 있지만 정작 가문의 후손 중에 제대로 된 놈이 몇이나 되지?”“특히 너 전재석. 넌 그저 폐물일 뿐이야.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제1290화

    윤태호가 룸 밖으로 나서자 전재석은 도희에게 말했다.“도희야, 몸에 상처가 있으니 넌 여기 있어. 몸조심해야 해. 나쁜 놈 만나면 바로 나에게 전화해.”도희는 예상치 못한 순간, 자신을 걱정하는 전재석에게 감동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재석 오빠, 밖은 위험해요. 나가지 마세요.”“괜찮아.”전재석은 웃으며 앞장섰다.도희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를 악물고 따라가며 말했다.“재석 오빠, 우리 그냥 룸에 있어요. 저 사람들은 정말 악마 같아요. 무섭다고요.”“자고로 사악한 놈들은 결국 정의 앞에서 죽는다고 했어. 무슨 놈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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