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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호안난어
여자가 갑자기 상반신을 기울였고 그 순간 윤태호는 아찔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심지어 여자는 아련한 눈빛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그를 유혹하듯 굴었고 그 순간 윤태호는 얼굴이 빨개졌다.

윤태호는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가장 수치스러운 것은 갑자기 몸이 달아올랐다는 점이었다.

윤태호가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이 상황을 넘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여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나 같은 사람은 어때요?”

여자의 달콤한 목소리를 들은 순간 감전된 것처럼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여자는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결국 윤태호는 빠르게 몸을 돌려 병실에서 뛰쳐나갔다.

“어디 가는 거예요? 난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하하하...”

여자는 큰 목소리로 웃었다.

복도에서 윤태호는 자신의 화끈거리는 얼굴을 만지면서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겨우 여자 하나 때문에 겁을 먹고 도망치다니, 너무 창피했다.

그러나 여자의 외모와 몸매가 매우 우월하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윤태호가 본 여자 중에서는 오로지 백아윤만이 그 여자와 겨룰 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백아윤은 얼음 공주처럼 매일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감히 쉽게 다가갈 수 없었고 반대로 그 여자는 백아윤과 달리 화끈한 데다가 요염해서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홀릴 수 있었다.

윤태호는 몇 번 심호흡하며 침착하려고 애썼다.

그는 대책을 생각해 보았다.

그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간호 스테이션으로 돌아간다면 수간호사는 그것을 핑계로 그를 내쫓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기회가 없게 된다.

그러니 윤태호는 다시 병실로 돌아가 여자의 호감을 사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윤태호는 머리가 아팠다. 그는 이런 일을 처리해 본 경험이 없었다.

“모르겠다. 일단 들어가서 생각해 봐야겠어.”

윤태호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왜 또 들어온 거예요?”

여자는 윤태호가 안으로 들어오자 의아해하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

“왜요? 벌써 내가 보고 싶어진 거예요?”

그 순간 윤태호의 얼굴이 또 한 번 불타올랐다.

“어머, 수줍음이 정말 많네요. 귀엽게. 말해봐요. 뭘 하고 싶어요? 내가 다 만족시켜 줄게요.”

윤태호는 여자를 힐끗 본 뒤 말했다.

“다리를 한 번 보고 싶습니다.”

“겉으로는 점잖은 척하더니 사실은 음흉한 사람이었네요. 내 다리를 보려고 한다니, 부끄러워라!”

여자는 일부로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쑥스러운 척 말했다.

윤태호는 황급히 해명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전 다리에 있는 상처를 보고 싶은 것뿐입니다.”

여자는 당황했다.

“내 다리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요?”

“네.”

윤태호의 말을 들은 여자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솔직하지 못하네요.”

“전 간병인이고 상처를 확인해 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약도 발라 드릴 거예요.”

윤태호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요.”

여자는 이불을 젖혀서 오른 다리를 드러냈다. 그녀의 종아리 쪽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윤태호는 침대 쪽으로 걸어가서 바닥에 쭈그려 앉은 뒤 조심스럽게 여자의 다리를 감싼 붕대를 풀어서 상처를 살펴보았다.

거의 10cm 정도 되는 상처를 빼곡히 꿰매서 살짝 징그러웠다.

윤태호는 그 순간 기분이 언짢아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이런 일을 겪다니, 하늘이 너무 무심했다.

“어쩌다 다친 거예요?”

윤태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뼈가 부러졌어요.”

여자가 대답했다.

“며칠 뒤에 수술을 한 번 더 받으려고요.”

“이미 수술한 거 아니에요? 왜 또 수술을 받는 거죠?”

윤태호는 의아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여자는 수술할 필요가 없었다.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거든요.”

여자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거였어.’

“주치의가 그러더라고요. 상처 부위가 커서 흉터를 제거하기가 어려운데 당장은 방법이 없다고요. 만약 흉터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난 평생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하겠죠. 상상만 해도 우울해요.”

여자가 말을 마치자마자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 의사 한 명이 인턴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임다은 씨, 오늘은 어떠세요?”

의사는 자애로운 얼굴로 웃으며 물었다.

“나쁘지 않아요. 선생님, 혹시 흉터를 제거할 방법을 생각해 내신 건가요?”

여자가 황급히 물었다.

“임다은 씨, 실망하게 해서 죄송해요.”

의사는 미소를 거둔 뒤 안타까운 어투로 말했다.

“피부과 전문가들과 의논해 봤는데 임다은 씨 같은 경우엔 흉터를 완전히 제거하는 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다시 한번 피부 복원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흉터를 완전히 제거하는 건 불가능해요.”

“정말로 방법이 없는 건가요?”

여자는 포기하지 않고 애원했다.

“선생님, 제발 제 흉터 좀 지워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임다은 씨, 이건 돈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의 의료 수준으로는 불가능해요.”

임다은은 절망했다.

여자에게 있어 평생 눈에 띄는 흉터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건 인생에 흠집이 하나 생긴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임다은은 아름다움에 집착했다.

임다은의 실망한 모습을 본 윤태호는 이상하게 마음이 아파 귀신에 홀린 듯 저도 모르게 말했다.

“사실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 말에 사람들의 이목이 윤태호에게로 쏠렸다.

박윤식은 윤태호를 힐끗 보고 물었다.

“자네는 누구지?”

“저는...”

윤태호가 자기소개를 하려고 하는데 박윤식의 뒤에 있던 인턴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박 선생님, 저 사람은 윤태호라고 합니다. 간병인이에요.”

“간병인?”

박윤식은 미간을 찌푸리며 윤태호에게 물었다.

“조금 전 그 말 무슨 뜻이야?”

윤태호는 황급히 설명했다.

“박 선생님, 사실 임다은 씨의 흉터를 제거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박윤식은 그 말을 듣더니 미간을 더욱 심하게 찌푸리며 물었다.

“그 말은 자네에게 방법이 있단 뜻이야?”

“네.”

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방법인데?”

“비산 주술을 쓰는 겁니다.”

“허튼소리!”

박윤식은 표정을 굳히면서 호통을 쳤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딴 소리를 하는 거야? 병원에서 쫓겨나고 싶어?”

“박 선생님,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비산 주술은 단순히 샤머니즘이 아니라 아주 수준 높은 현학입니다. 비산 주술이라면 정말로 임다은 씨의 흉터를 제거할 수...”

“나가!”

윤태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박윤식이 불같이 화를 냈다.

“또다시 그런 허튼소리를 한다면 잘릴 줄 알아!”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윤태호는 조금 더 설명하고 싶었으나 박윤식이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아 작게 한숨을 쉬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잠깐만요!”

임다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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