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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Author: 유진
탁유미가 담담한 얼굴로 받아쳤다.

“걱정하지 마. 나도 네 앞에서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너인 건 나도 싫거든.”

“너...!”

이경빈이 그녀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생각해보면 탁유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인 건데 그는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조금 아파 나기까지 했다.

“너 혹시 일부러 이래? 약 한가득 보여주면서 내 동정심이라도 사 보려고?”

탁유미는 빈정거리는 그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계속해서 약을 먹었다.

그러고는 다 먹은 다음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만약 그렇다면 동정하고 싶은 마음은 좀 들어? 만약 내가 정말 죽게 됐고 너한테 나를 구할 기회가 있다고 하면 너는 어떡할래? 날 구해줄 거야?”

이경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대체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죽는다고? 탁유미가?

죽음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스치자 이경빈은 그럴 리 없다며 부인했다.

탁유미가 이런 말을 하는 건 그저 그의 동정심이나 얻으려는 수법이거나 다른 목적이 있어서일 게 분명했다.

“머리가 나빠지기라도 한 거야? 내가 널 구할 리가 없잖아. 탁유미, 나는 네가 지금 내 앞에서 곧 죽을 것처럼 아파해도 널 구해줄 생각 따위 없어!”

이경빈이 차갑게 말했다.

이에 탁유미가 가볍게 웃었다.

“내 생각도 그래. 고마워.”

고맙다고?

“고맙다고? 지금 나 놀려?”

“아니. 진심이야.”

탁유미는 담담한 얼굴로 얘기한 후 시선을 돌려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윤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심이었다.

그가 머릿속에 잠깐 든 헛된 망상을 깨워줘서, 그를 마음에서 놓은 게 정확했다는 걸 다시금 알려줘서 그리고 잘못된 감정을 이제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해줘서 그녀는 정말 고마웠다.

“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만나지 말자. 다시는.”

이제는 얼굴을 마주하는 것도 지칠 대로 지쳤으니까.

그녀의 말에 이경빈이 얼굴이 점점 더 어둡게 변해갔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누가 할 소릴!’

그는 그녀의 말에 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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