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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봉소안
‘사설 견사?’

‘강언준이 지아를 그런 곳에 가둬 놨다고?’

한지아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게 개였다.

하이원은 이를 악물고 바닥에서 일어나 강언준이 던진 열쇠를 집어서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병실을 뛰쳐나갔다.

강언준이 한지아를 너무 쉽게 보내 주는 듯해 보이자 서연희는 서운한 기색을 드러냈다.

“언준 씨, 역시 언준 씨한테는 사모님이 제일 중요한 거죠? 사모님 아니었으면 친구도 저한테 그렇게 못 했을 텐데...”

“알아.”

강언준이 서연희의 긴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당한 만큼은 반드시 돌려받게 해 줄게.”

“이원이 견사에 도착한다고 해서 사람을 그렇게 쉽게 데리고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서연희는 바로 뜻을 알아들었다.

강언준은 하이원에게도 벌을 줄 생각이었다.

서연희가 걱정하는 척 물었다.

“사모님한테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많이 상처받을 것 같은데...”

강언준은 마음이 다른 데로 가 있는 듯 대답했다.

“그럼 사람 보내서 막을까?”

서연희가 애교 섞인 손길로 강언준의 가슴을 툭 쳤다.

“됐어요, 정말...”

강언준은 서연희를 안고 웃었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사실 하이원을 벌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만 서연희가 더는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다.

하이원이 혹시 다치더라도 나중에 충분히 보상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 일로 어디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인지 알게 해 주고 싶었다.

...

도심 외곽의 사설 견사.

하이원이 도착했을 때 한지아는 철창 안에 몸을 웅크린 채 거의 의식을 잃기 직전이었다.

철창 밖에는 덩치 큰 셰퍼드 세 마리가 한지아를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었다.

개들도 오랫동안 굶은 듯했다.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침을 흘리며 신경질적으로 철창 주변을 맴돌았다.

한지아는 이미 완전히 지쳐 있었다. 이틀 동안 아무런 음식과 물도 입에 대지 못한 데다 계속 긴장한 탓에 더 버틸 힘이 없었다.

“지아야!”

하이원이 울면서 가까이 다가가자 한 발 내딛기도 전에 셰퍼드들이 사납게 시선을 돌렸다. 언제든 달려들어서 물어뜯을 듯한 태세였다.

그대로 뛰어들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지아야, 조금만 버텨! 근처에서 고기 사 와서 개들 유인할게. 꼭 버텨야 해!”

한지아가 남은 힘을 다 끌어모아 손을 뻗었다.

“가지 마... 이원아... 나 진짜 죽을 것 같아...”

“안 죽어! 지아야, 내가 절대 너 죽게 안 둬!”

친구의 모습을 보고 있자 하이원의 속이 갈가리 찢어지는 듯했다.

눈시울을 붉힌 하이원은 바닥에 떨어진 긴 막대기를 주워 이를 악물고 셰퍼드들에게 달려들었다.

개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자 하이원은 막대기를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맞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팔과 다리에 발톱 자국이 길게 찢어지며 피가 났다. 살을 파고드는 통증이 거셌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간신히 철창문까지 손을 뻗은 하이원은 열쇠를 꺼내 자물쇠를 열었다.

“지아야, 빨리 나가자!”

하이원은 힘없이 늘어진 한지아를 일으켜 세우고 출입문을 향해 달렸다.

두 사람은 몇 번이나 비틀거리고 넘어질 뻔한 끝에 겨우 문 앞까지 도착했다.

그런데 어느새 출입문이 바깥에서 잠겨 있었다.

하이원이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겨도 꿈쩍하지 않았다.

“문 열어! 밖에 누구야! 강언준! 문 열어! 제발 열어줘!”

하이원은 문을 미친 듯이 잡아당기며 절박하게 소리쳤다.

밖에서 경호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대표님 지시입니다. 조금만 더 버텨 주십시오.”

‘강언준의 지시라고?’

막대기를 쥔 하이원의 손에 힘이 점점 더 들어갔다. 눈동자 깊은 곳에 증오가 번졌다.

강언준이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굴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뒤에서는 셰퍼드 세 마리가 살기를 드러내며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하이원이 막대기를 들어서 막으려던 때 한지아가 남은 힘을 전부 써서 하이원을 옆으로 밀쳤다.

맨 앞에 있던 셰퍼드가 세차게 달려들어 날카로운 이빨로 한지아의 오른팔을 물었다.

“아악!”

한지아의 오른팔이 처참하게 뜯겨 나갔다. 피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한지아는 온몸을 떨며 고통에 몸부림치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 광경을 본 하이원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졌다.

“지아야!”

하이원이 달려가 한지아를 품에 세게 끌어안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해! 지아야, 왜!”

셰퍼드들이 잘려 나간 팔을 물어뜯으려 하자 하이원은 제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막대기를 들고 달려들어 개들의 입에서 팔을 빼앗아 왔다.

더는 희망이 없다고 느끼던 때, 굳게 닫혀 있던 견사 문이 열렸다.

하이원은 한지아를 붙잡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지아야, 무서워하지 마. 바로 병원 갈 거야. 절대 잘못되게 안 해!”

수술과 응급 처치는 아홉 시간이나 이어졌다.

한지아는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오른팔은 다시 이어 붙일 수 없었다.

하이원은 수술실 밖 복도 의자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을 무렵 핸드폰이 네 번 연달아 울렸다.

첫 번째 메시지는 이혼 절차를 맡아 준 변호사에게서 왔다.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어 혼인관계 정리가 반영됐다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는 앞서 연락했던 상대가 보낸 메시지였다.

[구청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세 번째는 강언준에게서 왔다.

[이원아, 오늘 저녁은 일찍 들어와. 보여줄 게 있어.]

마지막 메시지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사모님, 언준 씨는 사모님이 보낸 CCTV 영상 보지도 않고 지웠어요. 왜 그런지 알아요? 사모님보다 저를 믿으니까요!]

[참, 친구분은 팔을 잃었다면서요? 정말 안됐네요.]

핸드폰을 쥔 하이원의 손이 세게 굳었다.

하이원은 어느 메시지에도 답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병원을 나섰다.

...

구청 앞.

하이원은 변호사에게서 이혼 처리가 반영된 서류를 건네받았다. 곧바로 기다리고 있던 남자와 구청 안으로 들어가 혼인신고를 접수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하이원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옆에 있던 남자가 입꼬리를 올렸다.

“별로 나랑 결혼하고 싶은 얼굴은 아닌데. 벌써 후회해?”

햇빛 아래서 하이원이 고개를 들었다.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한 글자씩 힘주어 말했다.

“권도하, 나 복수하게 도와줘. 강언준과 서연희에게 지아한테 진 빚까지 전부 갚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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