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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수박빙수
아림은 살짝 멈칫했다가 옅게 웃었다.

“선배, 부업으로 점집도 하세요?”

말이 끝나자마자 정수리에 가벼운 손바닥이 내려앉았다.

엄준은 아림을 흘겨보며 안경을 밀어 올렸다.

“네 상태가 이상한 거, 스스로 못 느껴? 난 네 주치의야. 나한텐 못 숨기지.”

잠깐의 침묵 끝에 아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준은 백요한 교수의 첫 번째 제자였다. ‘키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젊은 나이에 명성을 얻었고, 서른에 불과한 나이에 백요한 교수와 함께 수많은 굵직한 성과를 냈다.

엄준이 주로 맡는 내담자는 최상위 재벌가 사람들과 해외 왕실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아림이 뮤엔병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뒤, 엄준은 현장을 더 보고 싶다는 명목으로 신분을 숨긴 채 아림이 개원한 병원에 입사했다.

그는 아림 곁에서 함께 일했고, 때로는 선배 의사로서 아림에게 상담과 치료적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엄준은 아림의 과거를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녀를 인정했고, 방향을 잡아 주었으며, 무너진 아림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엄준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아림도 없었을 것이다.

엄준은 아림을 오래 바라보다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자기 자신부터 잘 지켜. 필요하면 나한테 사양하지 말고 이야기하고.”

엄준은 곧 눈매를 살짝 올리며 조금 가벼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우리 동문 친구들이 다 너를 유난히 예뻐하잖아. 내 눈앞에서 네가 상처받으면, 다른 선배들이 해외에서 다 날아와 나를 잡아먹으려 들걸.”

그 말에 아림은 웃었다. 가슴 밑바닥에 따뜻한 기운이 차올랐다.

“저도 다 생각이 있어요. 선배도 일찍 쉬세요.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엄준은 웃으며 아림이 멀어지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

아림은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재진차 방문하는 내담자의 치료 계획부터 마무리해 두고,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날 밤 아림은 깊게 잠들지 못했다.

기묘한 꿈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기억들이 뒤엉켜 흘러가더니, 마지막에는 구청 민원실에서 이헌을 처음 만났던 그날까지 닿았다.

그날은 비 오는 한여름 날이었다.

이헌은 늦게 도착했고, 아림은 막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두 사람은 구청 입구에서 마주쳤고, 사진으로 서로를 알아보았다.

이헌은 빳빳한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단추는 목 가까이까지 채워져 있었고, 몸은 곧게 서 있었다.

맑고 반듯한 얼굴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

이헌은 담담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이름과 나이, 취향부터 병력, 과거 연애사까지 하나도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헌이 말했다.

“아림 씨, 일이 바쁘긴 하지만 결혼하면 가정도 최대한 챙겨볼게요. 나도 생각이 보수적인 편이라, 결혼은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후에는 천천히 아림 씨를 알아 가고, 남편으로서 해야 할 도리도 다할게요. 그리고 우리도 평범한 부부처럼 지낼 수 있었으면 해요.”

결혼한 1년 동안, 이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아림을 존중하고 아림에게 시간을 냈다.

낮에는 회사를 거침없이 이끄는 대표였지만, 퇴근 후에는 아림과 함께 마트에 들렀고, 나란히 걸어 돌아오는 길에는 사소한 하루 이야기를 조용히 나누었다.

그런 다정함은 아림이 지난 22년 동안 가족으로부터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것이었다.

심지어 부부관계에서도 아림이 조금이라도 불편해하면 이헌은 곧바로 멈췄다. 돌아서서 찬물로 샤워하는 한이 있어도 아림을 억지로 밀어붙인 적은 없었다.

1년의 결혼생활 동안, 아림은 분명 이헌에게 마음을 주었다. 모든 경계를 내려놓고 자신을 온전히 맡긴 채, 이 결혼을 제대로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꿈속의 장면은 곧 뒤집혔다.

지희가 눈이 붉게 울며 아림 앞에 무릎을 꿇었다. 조금 전까지 아림을 조심스레 아끼던 남편은 이제 지희를 품에 감싸안고 있었다.

이헌의 눈에는 지희를 향한 안타까움이 가득했고, 아림을 볼 때는 뼈에 새긴 듯한 혐오만 남아 있었다.

소광섭 부부와 최태성 부부도 지희의 뒤에 섰다.

모두가 흥분해 아림에게 이헌의 아내 자리를 내놓으라고 몰아붙였다.

피해자는 명백히 아림이었지만, 사람들 입에서 아림은 모든 불행의 원흉으로 오르내리고 있었다.

이헌은 그때 병원에 우진의 치료를 중단하자는 뜻까지 전했다.

아림은 소식을 듣고 미친 듯이 병원으로 달려갔다.

도착했을 때, 우진은 이미 흰 천에 덮인 채 밀려 나오고 있었다.

아림이 울부짖으며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지희의 뺨 한 대였다.

지희는 붉게 물든 눈으로 날카롭게 고함을 질렀다.

“이 모든 게 다 언니 때문이잖아요! 언니가 제 동생을 의식도 없는 식물인간으로 만들었으면서, 죄책감을 덜겠다고 이기적으로 고통스럽게 살려 뒀잖아요!”

“언니가 뭔데요? 언니 때문에 두 집안이 다 불행해졌고, 거기다 나랑 이헌 오빠를 갈라놓았고, 모두를 비참하게 바닥까지 끌어내렸어요! 그런데 왜 언니만 멀쩡하게 살아요?”

“언니는 태어난 것부터 잘못이에요! 아무도 언니를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언니를 필요로 하지 않아요. 그런데 왜 아직도 구차하게 살아 있어요?!”

이헌은 곧장 아림에게 이혼 서류를 던졌다. 목소리는 얼음처럼 딱딱했다.

“서명해!”

그 말과 함께 아림은 놀라서 잠에서 깼다.

물에 빠졌다가 건져 올려진 사람처럼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눈동자는 흐려졌고, 귓가의 먹먹한 소리는 한참 뒤에야 가라앉았다.

핸드폰 벨 소리가 급하게 울리고 있었다.

아림이 벽시계를 보니 겨우 아침 6시였다.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걸었을까?’

화면의 이름을 확인한 아림은 미간을 좁혔다. 막 잠에서 깬 탓에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민혜정의 목소리는 밝았다. 뒤에서는 아이들이 장난치는 소리가 섞여 들렸다.

[아림아, 지희가 해외에서 너에게 줄 선물을 가져왔대. 너한테 주고 싶다니까 아침 먹으러 오너라.]

아림은 잠시 말이 없었다. 손을 들어 뻐근한 관자놀이를 눌렀다.

“엄마, 저 어젯밤에 잠을 못 자서 몸이 좀 안 좋아요. 오늘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 너머로 지희의 맑고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유빈이 나 어릴 때 사진 보고 싶대. 설마 아직도 아빠 금고 안에 앨범 있어?]

민혜정은 급히 지희에게 대답하더니,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남은 것은 통화 종료음뿐이었다.

‘됐어...’

아림은 숨을 고르고 침대에서 내려와 씻었다.

로아의 무용 수업이 오전에 있었다. 어차피 본가에 들러 아이를 데려와야 했다.

...

한 시간 뒤, 아림은 차를 몰고 본가에 도착했다.

거실에서는 지희가 민혜정의 어깨에 기대어 최태성 부부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쪽에서 유빈과 블록을 맞추던 어린 여자아이가 가장 먼저 아림을 발견했다.

아이는 곧장 환하게 외쳤다.

“엄마, 왔어!”

이 아이는 아림을 꼭 닮은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피부는 희고 보드라웠으며, 웃을 때마다 볼에 얕은 보조개가 패여 누구라도 한눈에 보고 예쁘다고 할 만큼 사랑스러웠다.

아림의 네 살짜리 딸, 최로아었다.

로아를 보자 아림의 눈에는 애정이 가득 찼다.

아림이 무릎을 굽히고 두 팔을 벌리자, 로아는 곧장 아림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아림은 웃으며 딸을 안아 올리고 작은 볼에 입을 맞췄다.

“우리 예쁜 딸, 엄마 보고 싶었어?”

로아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보고 싶었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언니, 좋은 아침이에요.”

지희는 조금 난처한 듯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민혜정이 붙잡는 바람에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앉은 채 선물을 내밀었다.

“해외에서 사 온 화장품이에요. 언니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아림은 선물을 받아 들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이어 조금 떨어진 1인용 소파에 앉아 딸을 품에 안았다.

최태성 부부는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아버지 최태성이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

“아림아, 지희랑 박 서방은 네 양부모님과는 잘 모른다. 지희는 우리가 직접 길러 온 아이고, 이번에 어렵게 돌아왔으니 딸, 사위, 손자를 더 오래 곁에 두고 싶구나.”

“그리니까 당분간 네 동생네가 먼저 우리 집에 머물게 해도 괜찮겠지?”

말투는 의논처럼 들렸지만, 결정은 이미 내린 뒤였다.

아림의 의견을 묻는 질문일 리 없었다.

아림은 담담한 표정으로 조용히 대답했다.

“그러셔야죠. 그럼 저는 오늘 로아 데리고 나갈게요.”

당시 이헌이 지희를 데리고 해외로 떠난 뒤, 최태성 부부는 몸이 좋지 않았고 로아도 돌봐야 했다.

그래서 아림은 계속 본가에서 지냈다. 야근이 늦어질 때만 가끔 자기 아파트로 돌아갔다.

“우리 큰딸은 역시 생각이 깊어.”

최태성은 만족한 얼굴로 지희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봐라, 언니가 괜찮다고 했잖니? 이제 마음 놓아도 되겠지?”

지희는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아버지 품에 기대어 어리광을 부렸다.

민혜정은 딸과 남편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하지만 시선이 아림에게로 옮겨가자 미소가 조금 옅어졌고, 예의상 다정하게 이야기했다.

“집이 넓으니까, 아림이도 주말에 시간 나면 로아 데리고 와서 자고 가. 애들끼리 같이 지내면 더 좋지.”

“참, 새 학기가 시작되면 유빈이도 로아랑 같은 유치원에 다닐 거야. 로아가 유빈이를 잘 돌봐 줘야 한다?”

로아는 그 말을 듣자, 작은 어른처럼 가슴을 톡톡 두드렸다.

“나도 세요! 아무도 유빈이 못 때리게 지켜 줄 거야!”

아직 어려 발음이 또렷하지 않은 모습에 거실의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림은 딸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아직 식사가 차려지지 않은 주방 쪽을 흘끗 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부터 챙겨 올게요.”

아림의 방은 3층에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아림은 이헌이 옥상 난간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손끝의 담배 불씨가 희끄무레한 아침 빛 속에서 희미하게 살아났다 꺼졌다.

발소리를 들은 이헌이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아림은 싸늘한 표정으로 몸을 돌리려 했다.

그때 이헌이 갑자기 아림을 불러 세웠다.

“로아, 내 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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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게 질린 얼굴, 잘게 떨리는 입술, 흐려진 눈. 아림의 이런 모습에 지희의 눈에 쾌감 한 줄기가 스쳤다.‘몹쓸 것!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잘 살아?’‘내 것을 전부 빼앗아 갔으면서. 사라졌어야 하는 사람은 너잖아!’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이헌이 문가에 서 있었다. 한 손은 문고리에 얹은 채였다.시선이 먼저 상태가 이상한 아림을 훑으며 미간이 좁혀졌다가, 이어 지희에게 닿았다.지희가 눈물에 젖은 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그는 곧장 몇 걸음 다가가 지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무슨 일이야?”지희는 말하지 않았다. 속으로는 한가득 억울한데도 아림을 탓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참고 있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곁눈질로 아림의 반응을 살피며 일부러 이헌의 품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팔을 뻗어 이헌의 허리를 감았다.이헌의 몸이 살짝 굳었다. 미간이 더 깊게 구겨졌지만, 끝내 지희를 밀어내지는 않았다.따뜻하고 묵직한 손이 지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다독이듯, 힘이 실리지 않은 손길이었다.그는 조금 전부터 밖에 있었다. 지희가 억울하고도 고집스럽게 묻던 말들을 들었다.지금 지희의 병세는 불안정했다. 그는 자신 때문에 지희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이헌은 아림을 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그 사실을 깨닫자 아림의 손 떨림은 더 심해졌다. 죽을 것 같은 질식감이 밀려와 숨을 조여 왔다.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신체화 발작이었다.아림은 거칠게 숨을 들이쉬었다. 발걸음이 비틀렸고, 급히 문 쪽으로 향했다.아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여기에 더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다.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이헌의 고요한 눈 안쪽에 억눌린 감정이 스쳤다.‘아림이 상태가 이상했는데... 왜 저러지?’오래지 않아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 이헌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들어온 사람은 아림이 아니었다. 아림에게 아멜디 초콜릿을 선물했던 남자, 엄준이었다.“오늘 치료는

  • 끊어진 실은 다시 얽힌다   제25화

    [이제 괜찮아.]“정말?”[응.]이헌의 말투는 대수롭지 않았다. 마치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을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하지만 대답을 마친 뒤, 시선은 무심코 오른팔에 내려앉았다. 그곳에는 아림이 직접 감아 준 붕대가 그대로 있었다.이헌은 무슨 마음이었는지 그날 이후로 병원에 가서 드레싱을 갈지 않았다.아림은 노트를 덮고 뻐근한 콧등을 눌렀다. 잠시 뒤 다시 입을 열었다.“당신은 귀한 몸이니, 웬만하면 병원에 가서 사진이라도 찍어 봐. 괜히 미루지 말고.”아림은 남에게 빚지는 일을 싫어했다. 상대가 이헌이라면, 더더욱.[됐어.]아림의 거리감 있는 태도에 이헌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그 차가운에 아림은 짜증이 치밀었다. 더는 권하지 않았다.“마음대로 해. 그럼 이만.”아림은 먼저 전화를 끊었다.그 뒤 핸드폰을 책상 위에 엎어 두고 일어나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랐다.반 잔쯤 마시고 창가에서 한동안 숨을 고른 뒤에야, 자리로 돌아가 보고서 정리를 이어 갔다....금요일.지희는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했다.첫 치료 때의 긴장과 달리, 이번에는 베이지색 니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화장은 정돈되어 있었고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어려 있었다. 온화하고 예쁜 인상이었다.“교수님, 아림 언니.”지희가 먼저 인사했다. 목소리도 가벼웠다.백요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아림은 지희의 혈압을 재고, 지난 며칠 동안 수면과 식사 상태를 물었다. 항목별로 기록을 남겼다.지희의 협조도는 높았다. 답변은 명확했고, 가끔은 먼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백요한은 지난 치료 기록을 넘겨 보고 안경테를 코 위로 밀어 올렸다.“지희 씨, 오늘 치료 절차는 지난번과 같습니다.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 걸릴 겁니다. 중간에 불편한 점이 생기면 바로 말하세요.”“네.”치료가 시작되자 아림은 곁에서 기록을 맡았다.지희는 내내 눈을 감고 있었고, 호흡도 고르게 유지됐다.첫 치료 때 중간중간 울먹이고 떨며 감정이 격해졌던 것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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