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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Author: 로드 리프
하연은 서둘러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에게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 "샹그릴라 호텔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희 샹그릴라에 방문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옛 대학 친구로서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그녀는 자신의 친절한 응대와 예의 바른 태도가 조금 전에 그에게 한 행동을 잊게 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후는 그녀가 생각한 것만큼 착한 사람은 못 되었다.

안세진는 하연의 말을 듣고 되물었다. "정 매니저, 은시후 님과 대학친구인가요?"

"네, 네! 시후는 대학교 때 과 대표였는데, 친구였어요!"

"내일 회장님 사무실로 가 보세요. 샹그릴라 인사과 부장으로 승진될 겁니다."

샹그릴라에서는 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은 최소 3계급은 승진한다는 말이었다. 급여와 복지혜택이 10배 이상 될 뿐만 아니라, 호텔에 있는 대부분의 직원들을 그녀의 아래에 둘 수 있게 된다. 인사과 부장은 임원 중에서도 중역으로 꼽혔다.

정하연은 그의 말을 듣고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안 대표님, 제가 정하연 팀장님과 어떤 사이인지 아시나요?"라며 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자신의 결정이 그를 불쾌하게 한 거라 추측한 안세진은 다시 말했다. "은시후 님께서 원하신다면 정 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회원증이 없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대학 친구였던 정하연 씨를 불렀더니, 이유도 없이 면전에 대고 사람한테 모욕을 주더니, 경비원들을 시켜 쫓아내려고 했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겠다고요?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건가요?"

안세진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

그가 잘 보이려고 한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정하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돌변했고, 그녀에게 고함쳤다.

"정 팀장, 어떻게 은시후 님에게 그런 결례를!!"

깜짝 놀란 하연은 연거푸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안세진 대표님!"

"정 팀장이 뭘 잘못한 지는 알고 그러는 건가요?" 안 대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제서야 정하연은 시후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깊이 숙였다. "시후야 미안해. 아니 은시후 님, 아까 전의 제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옛정을 생각해서 제발...!"

시후는 차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정하연, 우리가 친구라면 왜 나와 내 아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그녀는 차마 허리를 들지 못하고 그 자세로 굳어서 대답했다. "아깐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네가 먼저 시작 했잖아."

그러고는 시후는 코웃음 쳤다. "자기 분수도 모르는 멍청한 인간 같으니..."

안세진은 호통쳤다. "또다시 함부로 입을 놀리다가는... 후회하게 될 거예요!"

하연은 더 이상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후는 그녀를 완전히 무시하고, 안세진을 보고 말했다. "스카이 가든 대관에 관해서 얘기를 하고 싶네요. 사무실로 갈까요?"

그는 길을 안내하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이쪽으로!"

그는 떠나기 전에 경비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제대로 고개 숙여 반성하는지 감시하세요!"

"네, 대표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도 죄송하다고 외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시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대표이사실에 도착하자, 시후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며칠 후에 있을 결혼기념일을 위해서, 스카이 가든 전체를 대관하고 싶습니다만, 가능한가요?"

"도련님, 저희는 모든 프리미엄 회원들의 공정성을 위해서 아무리 저명한 정치인이 와도, 스카이 가든 전체를 대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카이 가든은 도련님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시후는 딱 잘라 말했다. "그건 필요 없어요. 그냥 결혼기념일 축하를 위해서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서프라이즈를 위해서는 안 이사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문제없습니다.! 저와 샹그릴라의 전 직원들은 도련님의 말씀에 따를 것이니 안심하십시오."

***

샹그릴라 호텔에서의 일을 해결한 후, 시후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는 버스에 타고 있는 거의 모든 승객들이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모두 같은 영상을 보고 있었다.

몇 시간 전에 그가 트라비체에서 현금 1억 5천만 원을 자랑하던 영상이었다.

영상은 박 기사와 경호원들이 검은색 롤스로이스에서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이어서 검은색 007가방 여러 개를 든 경호원들이 트라비체 매장 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펼쳐 보였다. 사장이 뛰쳐나와 건방진 매니저가 질질 끌려나가는 장면까지 모두 촬영되어 인터넷에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시후의 얼굴은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져,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부잣집 아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알아내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많은 소녀들은 영상 속 미스테리한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신데렐라가 될 수 있기를 꿈꿨다.

시후는 영상 속 자신의 얼굴이 흐릿하여 거의 식별이 안 되는 것을 거듭 확인한 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축하와 기쁨이 흘러 넘치고 있었다.

유나는 엠그란드 그룹과의 계약을 따냈고, 곧 WS 그룹의 이사로 승진할 예정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오랜 세월 동안 조롱과 무시를 견뎌낸 끝에, 마침에 볕이 드는 날이 온 것이다.

처가 식구들은 기분이 좋은 덕분인지 그들은 평소처럼 그를 구박하고 무시하지 않았다.

유나의 엄마는 솟아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하아~ 지금 너무 행복해! 내 딸이지만 너무 대단한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뒤돌아 서서 시후에게 미소 지었다. "자네는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자네가 유나를 부추겨준 덕분에 우리 딸이 성공할 수 있었어! 오늘 저녁은 자네가 밥할 필요 없네! 외식하러 나가자!"

유나도 빙긋 웃었다. "그럼 우리 신라호텔 라연에 가요!"

"너무 비싸!" 유나의 말에 놀라 무심결에 말이 튀어나왔다. "거기 한 사람당 적어도 수십 만원은 하지 않았니?"

유나는 즐겁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임직원 연봉이 얼마인데 한 끼 수십만 원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엄마는 손뼉 치며 좋아했다. "멋지다, 우리 딸! 유나가 드디어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래도 유나는 아직 어려서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네 월급은 엄마가 관리해 줄게!"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엄마. 그렇게 할게요. 대신에.... 다시는 시후 씨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시후 씨는 엄마 사위야!"

"그래 그래! 우리 딸을 위해서 그 정도도 못해 주겠니? 앞으로는 전처럼 은 서방을 나무라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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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짜고짜 시위를 하라니. 시후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을 때, 바로 옆에 있던 한 중년 남성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엑셀 투자증권은 수익률이 매우 높은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확언한 높은 수익률에 매료돼 여러 펀드 상품에 가입했었다.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오늘이 만기일인데 이익금은커녕 원금도 들어오지 않아 사람들이 돈을 받으러 왔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몇몇 직원들만 문 앞에 남아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투자 사기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장모가 시후를 불러 시위대에 합류시킨 것도 당연했다.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시후는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물었다. "장모님... 얼마나 투자하신 거죠?"장모 윤우선은 정신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증권사에서 해외 금융 펀드에 투자하는 거라 우리가 가입만 하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꾸 그래서.... 적금 깨서 전부 투자를 했어...."시후의 입이 저도 모르게 벌어졌다. "뭐라고요? 저축한 돈을 전부 투자금으로 썼다고요?"장모는 그의 말에 너무 부끄러워져 도리어 큰소리쳤다. "네가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 있기나 해? 네가 뭘 그렇게 잘했다고 나한테 소리쳐!"여전히 화가 난 듯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네가 제대로 돈을 벌어 왔어 봐! 그럼 내가 이런 사기성 펀드상품에 가입했을 것 같아? 내가 꾸준히 투자해 놓지 않으면 누가 날 먹여 살려주는데? 네가 날 돌봐줄 거니? 네가 그런 능력은 있고?"'자기 식구 부양할 능력도 없는 인간이 어디서 큰 소리야?!'그러고는 그녀는 시후에게 호통쳤다. "피켓 똑바로 들고! 쉬지 말고 구호 외쳐!"시후는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장모님."그때 여러 중년의 아주머니들이 다가와 시후를 훑어본 뒤 "이 쪽이 우선이 사위...?"그들은 시후의 옷을 보고 한마디 했다.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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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음이 간 지 얼마 안 돼서 전화를 받았다.장모 윤우선은 급히 말했다. "여보세요, 임하성 씨 핸드폰 맞나요? 유나 엄마인데..." 파티에서 유나를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한눈에 반해버렸었다.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한 그녀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때, 그녀의 모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목소리를 들으니 유나의 어머니는 곤경에 처해 있는 듯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어머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세요?" 그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하성이가 나 좀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 전화 했어. 나랑 친구 몇 명이서 엑셀이라는 증권 회사의 사모펀드에 들었거든. 그런데 얘네가 수익금은커녕 원금도 안 돌려주는 거 있지? 우리 돈 돌려받을 수 있게 하성이가 도와줄 수 있을까?"하성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이 나설 막이 왔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자신 있게 말했다. "어머님, 걱정 마세요. 제가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정말?! 정말 너무 고마워!" 하성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마음이 붕 떴다. 전화 통화가 끝나자, 그녀는 시후를 다시 노려보다 벌컥 성을 냈다. "저 사람들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인간들밖에 없고, 은시후 너도 믿음직스러운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있어야지. 구호 외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시후는 속으로 그의 장모를 비웃었다. 저 사람은 사람 볼 줄도 모르는 데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속물스러웠다.임하성한테 도와달라고 했나 보죠?이 회사는 노인들로부터 적어도 수십억 원 혹은 그 이상을 빼돌렸다. 그런 거액의 사기의 배후에는 분명 무언가 있을 것이다. 아마 조직폭력단일 것이다. 과연 임하성이 그런 양아치를 상대로 돈을 뱉어 내라고 할 수 있을까?로이드 그룹은 고만고만한 수준의 회사다. 엠그란드 그룹이 거래를 중단한 뒤, 회사 몸집은 더 쪼그라들었을 것이다. 로이드 그룹이 이런 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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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52장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51장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50장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9장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8장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7장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6장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5장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44장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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