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청운의 이 친구는 배원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배원중은 18세에 미국으로 가 생활을 시작했고, 80세의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그는 최소 400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회사를 경영했으며, 한인 사회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자산에 대한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상류층 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부자들 중 하나일 뿐,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히지 않는 부자였다. 그리고 그는 경제지 순위에 자신의 자산이나 이름이 오르는 것을 꺼려했다. 그는 그런 순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상장 회사의 창립자와 대주주들이며, 한 번 이런 순위에 오르게 되면 자신의 자산을 숨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예를 들어, 오랫동안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차지했던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상장을 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대부분의 재무 정보는 외부에 공개되어야 한다. 기업의 시가 총액도 증권 시장에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으며,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유한 주식의 양도 공개된 정보이다. 그래서 단순히 계산을 통해 그의 주식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의 이름으로 상장된 회사의 개수 역시도 공개되는 정보이므로 회사들을 찾아서 모두 계산하면, 최종적으로 대략적인 자산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것은 포브스와 같은 기업의 리포트를 이용하지 않고도 중학교 수학을 풀 수 있다면 누구나 파악할 수 있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세상에는 상당수의 숨은 부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수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회사가 상장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정체와 자산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이다. 상장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외부에 자신의 수입 상황을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회사가 얼마나 가치 있는 곳인지 알 방법이 없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들을 해외 여러 지역에 분산시켜 놓는데, 해외 지역은 기업 정보에 대한 보호가 스위스 은행 수준으로 강력하기 때
일반인이라면 이렇게 큰 수술을 여러 번 받게 된다면 일흔 살도 못 넘기고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지만, 배원중은 이렇게 많은 장기 이식 수술을 거쳐도 여전히 아흔 살 넘게 살 수 있었다. 이것은 바로 그가 거액을 투자한 이 연구소 덕분이 컸다. 또한 그는 슈퍼 리치들과 비슷하게 인간 두뇌 연구 계획에도 투자하여, 육체가 회복 불가능해질 때가 되면 자신의 뇌와 의식을 보존하여 의식적으로 영생을 실현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러한 곳에 투자하는 것 외에도, 그는 인체 냉동 보존 연구 기술에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 이유는 인간의 몸이 죽음에 이르기 직전에 다른 방법들이 모두 실패했을 때, 자신의 몸을 냉동 보존했다가 미래에 기술이 성숙해지면 해동하여 되살리기 위함이었다. 그는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고, 그 중 하나가 성공하기를 바랐다. 물론 그가 투자한 이러한 연구들은 어느 정도 과학적인 성과는 있었지만, 그가 원하는 영생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박청운의 기회를 극도로 갈망하는 이유였다. 박청운이 철저히 비밀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몇 달 동안 박청운과 전혀 소통을 하지 않았다.갑자기 박청운의 전화를 받은 배원중은 잠시 놀랐다. 원래는 이 전화도 받지 않으려 했으나, 배원중은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고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박청운은 그의 이런 태도에 전혀 놀라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요즘 잘 지내?""딱히." 배원중은 코웃음을 치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나는 죽을 지경이야. 의사가 내 신체 기능이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더군. 아무 병에 걸리지 않아도 언제든 자연사할 수 있다고 말이야.. 한 번에 스무 살이나 젊어 지는 방법을 찾아놓고도, 60년 된 친구에게 공유하지 않는 자네와는 다르게!”박청운은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자네가 나에게 화가 난 건 나도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이 일을 말할 수 없었던 건 나도
“회춘단..?!” 이 세 글자를 듣자, 배원중은 몇 초 동안 놀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게 뭔가..? 약인가..?""그렇네!" 박청운이 대답했다. "회춘단은 약이야. 대단한 초자연적인 힘이 담긴 신비한 약이지.."배원중은 다소 어처구니가 없어 되물었다. "그럼 이 약은 어떤 회사에서 만든 것인가..? 성분은 뭐고? 원리는 뭐지? 약물 동력학과 임상 시험 보고서는 어떻게 되나?"박청운은 설명했다. "회춘단은 어떤 회사에서 만든 게 아니야. 성분도 모르고, 약물 원리는 나 같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리고 약물 동력학과 임상 시험 보고서 같은 건 더더욱 없다네.." 여기까지 말한 박청운은 "약물 동력학이라면,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설명할 수 있어.. 이 신비한 약이 몸에 들어오면,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10년 전, 심지어 20년 전의 몸 상태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네.. 임상 시험은 내가 바로 그 대상자인 것이네."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점점 더 그의 말이 터무니없다고 느끼며 화를 내듯 말했다. "박청운, 자네 정말 나한테 장난치는 건가..? 난 이제 90이 넘었어! 자네는 그 약이 신비한 약이라고 했나..? 내가 지금 소설 속에 나오는 그런 ‘전설의 약’ 따위를 찾아 다니는 줄 아는 건가?”박청운은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어떻게 이 세상에 신비한 약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건가?"배원중은 불만스럽게 말했다. "신비한 약이라고 하는 건 미신에서 나오는 신화나 전설일 뿐이야. 내가 세 살짜리 어린이인 줄 아는가?”박청운은 점점 진지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원중이, 나는 말장난 하는 게 아니야..! 내가 10년의 수명을 더 얻을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이 신비한 회춘단 덕분이라네. 내가 그것을 먹었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었어, 그러니 나도 그 느낌을 정말 잊을 수가 없단 말일세! 자네도 나처럼 연명할 기회를 찾고 싶다면, 유일한 방법은 회춘단 뿐이야..
여러 방향으로 투자했지만 실질적인 돌파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배원중은 박청운이 얻은 기회를 더욱 갈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박청운이 말하는 비밀을 들으면 들을 수록 친구의 말이 황당하게 들렸기 때문에, 배원중은 지금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박청운의 표정과 말투는 전혀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았기에, 배원중은 진지하게 물었다. "청운, 우리는 오랜 친구이지 않나..? 자네가 하는 말들이 정말 사실이야..?"박청운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일세!"배원중은 깊은 고민에 빠져 중얼거렸다. "이...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어떤 약도 이런 효과를 낼 수는 없지 않은가...?"박청운이 말했다. "이건 아마도 조상들이 남긴 지혜일 걸세.."배원중은 진지하게 말했다. "청운, 솔직히 말해서 나는 정말 자네의 말을 믿기가 어려워...” 그는 서둘러 다시 말했다. "나는 이미 오랫동안 많은 의약 산업에 투자를 했어.. 그러니 이 분야에 대해 꽤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한 가지 뼈저리게 느낀 점은, 바로 한의학이 서양 의학보다 너무나도 뒤떨어져 있다는 거야! 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한의학은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해왔지만, 체내의 종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건 전혀 하지 못했어.. 전 세계적으로 암을 진단하는 것은 모두 현대의 의학 영상 기술과 생체 검사를 통해서야.. 그리고 현재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모두 서양 의학을 통해서이지.. 더욱이 수술, 방사선, 화학 요법 또한 모두 서양 의학에 의해서 발전해왔어.. 나는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외치는 한의사들을 여러 차례 검증해봤는데, 결국 전부 사기꾼들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지.. 장기 이식에 대해서도, 한의학에는 장기 이식과 관련된 체계나 지식이 전혀 없어..! 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장기 이식'과 관련된 정보는 고대의 신화 정도 밖에 없어. 그러니 자네가 지금 말하고 있는 신비로운 약이 일반인을 스무 살 정도나 젊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건 내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동시에,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대성당.성스러운 백색의 황제 예복을 입은 헬레나는 사람들의 증언 아래 대주교 앞에 서서 엄숙하고 신성한 대관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이 든 대주교는 헬레나를 대성당 중앙의 왕좌로 안내했고, 많은 사람들은 궁중 예복을 입고 질서 정연하게 홀에 서 있었다. 그리고 노르웨이 왕국의 대법원장, 문장원 원장, 궁내 장관 등 중요한 인물들도 화려한 복장을 차려 입고 등장했다. 이들은 각자 동서남북 네 방향에 자리 잡고 서 있었다.이때, 대주교는 기도문을 낭독한 후 물었다. “여러분, 이로써 우리의 새로운 여왕 헬레나 알렉산더 일리아드를 엄숙히 여러분 앞에 소개합니다.. 그녀는 우리의 새로운 여왕이며, 이제부터 여러분은 그녀에게 충성을 바치고 그녀를 섬겨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사람들은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장엄하게 대답했다. “동의합니다!”대주교는 중앙에 앉아 있는 헬레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노르웨이 왕국의 모든 영토와 그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통치할 것을 엄숙하게 맹세합니까..?”헬레나는 장엄하게 말했다. “맹세합니다!”대주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선고하는 모든 판결에서 법과 정의가 자비롭게 집행될 수 있도록 당신의 힘과 능력이 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까?”헬레나는 다시 장엄하게 말했다. “다짐합니다!”대주교는 또 물었다. “하나님의 율법과 복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까? 그리고 법이 정한 교리와 주교 및 성직자들의 권리를 유지할 것을 다짐합니까?”헬레나는 주저 없이 말했다. “나는 위의 모든 요구를 기꺼이 따를 것이며 최선을 다해 모든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어 대주교는 화려한 왕관을 그녀의 머리에 씌우고, 고래의 이빨로 만들어진 홀을 그녀의 손으로 건넸다. 그리고 동시에 네 명의 신하들이 조심스럽게 화려한 금색 예복을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었다. 이 모든 절차를 마친 대주교는 공손하게 말했다. “폐하, 당신은 이제 노르웨이 왕국의 새로
시후는 그저 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시후는 화제를 돌리며 라고 물었다.헬레나는 라고 말했다. 그리고 헬레나는 다른 메시지를 보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런 효과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전세계의 최상류층 부호들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유례없는 큰 경매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니 이들에게 제대로 홍보만 하면, 그들은 반드시 한국에 와서 회춘단을 경매하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을 것이었다.시후는 헬레나와 몇 마디 더 나누고, 헬레나는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시후는 이미 오후 6시가 되었음을 확인하고 송민정과 안세진을 향해 말했다. "회춘단의 해외 홍보가 이미 시작됐어요. 앞으로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회춘단에 대한 정보를 미친 듯이 찾아 나설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경매에 대한 공식 홍보 자료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이 일을 외부에 비밀로 해야 합니다. 그들이 너무 일찍 개입하지 않도록요."송민정과 안세진은 빠르게 동의했다.시후는 두 사람에게 다시 말했다. "저는 며칠 동안 다른 일이 있어서 바쁠 겁니다. 경매 준비는 두 분께서 추진해 주세요."송민정은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안세진은 시후가 떠나려고 하자 "은 선생님, 어디로 가십니까?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물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좋아요."라고 답했다. 그 후 시후는 송민정에게 말했다. "송 회장님, 우리는 먼저 가볼게요. 일이 있으면 연락해요.""네, 은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제가 배웅해드리겠습니다.”..
그날 밤, 회춘단이라는 단어는 전세계의 최상위 부호들 사이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다음 날 아침,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성도민은 이미 아덴만 북부 연안에 세 개의 전초 기지를 확보했다는 메시지를 시후에게 보냈다. 그가 이렇게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중동에서 쌓아온 인맥과 명성 덕분이었다. 비록 최근에 큰 패배를 겪기는 했지만, 외부에서는 성도민의 블랙 드래곤이 LCS 그룹의 절반을 흡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 그들의 실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었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여겨졌다.중동은 전쟁이 빈번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은 블랙 드래곤과 같은 용병 조직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성도민이 자신들의 적대 세력에 서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위험에 처했을 때 성도민이 도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또한, 성도민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사우디에서 얼마 전 사용되었던 무기 장비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고 했다. 여기에는 무기 시스템이 제거된 미제 헬기 세 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이렇게 되면 연안 기지에서 무장 보안 인원들을 배로 바로 보내는 것이 매우 쉬워질 것이다. 성도민은 세 개의 전초 기지에 블랙 드래곤 병사 300명을 주둔시켰고, 즉시 호위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시후는 이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바로 변지현의 연락처를 성도민에게 주고, 그가 직접 변지현과 연락하도록 했다.이제부터 TS Shipping의 선박들 중 아덴만을 경유하게 되는 선박들은 블랙 드래곤이 무장 보안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조금 전 성도민에게서 기쁜 소식을 들은 후, 시후는 아내 유나를 회사에 데려다 주었다. 그런 뒤 이학수로부터 전화가 왔다.전화를 받자마자, 이학수는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거의 20시간 동안 계속된 시제품 제작 끝에 팀이 구현골인환의 시제품을 성공적으로 제조했습니다..! 또한, 구현재조환의 기초 약재로 사용할 고금산도 이미
약의 맛이 너무 쓸 경우, 일반적으로 환 반죽을 먼저 건조시킨 후 생산 라인에 올려서 설탕 코팅을 씌운 약으로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비타민 C나 냄새가 나 먹기 힘들어 하는 정로환 같은 경우가 그렇다.시후는 두 가지 환 반죽을 각각 조금씩 뜯어 손끝에서 부스러뜨린 후 냄새를 맡아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두 반죽들은 꽤나 잘 만들어졌군요. 야근한 생산 팀에게 보너스를 주도록 하세요.”이학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예 알겠습니다, 돌아가서 바로 보너스를 주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 은 선생님, 고금산은 만드는데 비용이 너무 비쌉니다.. 전부 귀한 약재로 구성되어 있어서, 시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도 거의 2천만 원의 약재비가 들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러한 보약들은 만들기 위해서 고급 약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이 약을 시장에 내놓으면 아마도 돈이 많은 부자들만 복용할 수 있는 약이 될 겁니다.”이학수는 탄식했다. “이것이 비즈니스의 법칙이자 현실이니까요.. 마치 수 억 원에 달하는 고급 외제차들이 원가와 브랜드 가치 때문에 부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과 같지요.. 일반인들은 접근할 기회 조차 거의 없습니다..”시후는 “비즈니스 논리라는 게 그렇죠.. 이 점은 어쩔 수 없어요...”라고 탄식했다. 그리고 시후는 이학수에게 말했다. “이학수 씨, 고금산이라는 약도 시제품을 만들어서 구현제약의 고급 보약 라인에 포함시켜 시장에 내놓으세요. 가격은 당연히 높게 책정해야 합니다. 가격의 경우, 국내 소비가의 예상 총 비용의 10배 이상이 되어야 하며, 해외가는 20배 이상으로 책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산된 후에는 일부 고급 고객들이 먼저 복용할 수 있도록 하세요. 그들의 반응을 보고 이 약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고 판단되면 가격을 적절히 인상할 수도 있을 겁니다.”이렇게 하는 것은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