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했지?!"김익수는 이를 악물고 "조만간 내가 회복될 날이 올 테니 딱 기다리고 있어라! 내가 지금까지 격은 일을 절대!! 그냥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라고 욕을 해댔다.그 때 갑자기 옆에서 최 선생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익수! 내가 이미 여러 차례 은 선생님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경고했는데!! 만약 네가 은 선생님에게 다시 헛짓거리를 하면, 내가 바로 널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김익수는 최제천이 오히려 시후를 위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자 화가 나서 머리가 지끈대는 것 같았다.자신의 어머니는 지난 번 최제천과 빨리 관계를 회복하라고 재촉하며 그녀의 생일 축하 잔치에 초대하라고 했다.그러나, 아무리 봐도 최 선생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것 같지 않았다. 그의 성격은 완고하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하루 종일 은시후 놈과 같이 다니다니, 대체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김익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최제천의 말을 거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저 짜증을 내며 말했다. "형님!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눈 좀 제대로 뜨세요, 요즘 사기꾼이 얼마나 많은 지 모르시죠? 이런 자식들은 모두 사회의 악입니다!! 어떤 놈들은 심지어 가짜 물건들을 사게 하고, 만병 통치약이라면서 가짜 약들을 팔아 댄다고요!! 아니 왜 사기꾼 놈에게 속아서 그렇게 바보처럼 행동하시는 거예요?"옆에 있던 이장명도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런 병신 같은 사기꾼의 말을 듣다니.. 서울처럼 이렇게 큰 곳에서 얼마 동안이나 버틸 수 있겠어?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이야 저런 놈에게 속아 넘어가는 거지?!”그러자 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 지난 번 화장실 바닥으로는 좀 자기 반성이 부족했나 보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걸 보니.. 아마도 이 코엑스는 화장실도 훨씬 더 넓고 바닥도 더 많을 텐데.. 한 번 더 즐거운 시간 보내 볼까?"그러자 이장명은 극도로 표정이 어두
발에 차인 이학수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배를 움켜쥐고 뒹굴었다. 굉장한 고통이 온 몸에 전해지는 듯했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는 듯 꾹 참았고, 그 때문에 얼굴이 새빨개졌다.조금 뒤 이학수는 감히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일어나 다시 이장명의 뒤에 섰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시후는 이학수를 보면서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렸다.멸시당하고 심지어 굴욕을 당하지만, 그저 참고 몸을 숨기면서 언젠가 잡을 기회를 묵묵하게 기다는 것이다.이 때 김혜빈은 이장명에게 "자기야, 저런 쓰레기나 멍청이에게 화내지 말고 어서 들어가요."라고 말했다.이장명은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란 쓰레기도, 이학수란 잡종도 이장명의 눈에는 모두 천박한 쓰레기와 마찬가지였다. 자신은 화장실 바닥을 핥는 큰 치욕을 한 번 당해 봤지만 그는 여전히 은시후가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대신 그는 그저 시후에게 복수하여 한을 풀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사실 시후도 이장명 패거리들과 말 다툼하며 에너지를 쏟는 것이 너무나 귀찮았다. 자신이 박람회에 온 것은 그저 300년 된 최상급 천종산삼 때문이었기에..물론 김익수와 이장명이 계속해서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온다면, 자신도 그들을 조금씩 천천히 정리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세 사람이 그 자리를 떴기에 당장 손을 쓸 필요는 없어 보였다. 최 선생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저 김익수 녀석.. 정말 죽고 싶어서 저러는 거지?!”진원호는 "은 선생님, 최 선생님, 저희도 한 번 둘러보시지요! 저 소인들 때문에 마음 흔들리지 마시고요!”시후는 "저런 광대 놀음에 놀아나지는 않습니다. 하하..”라며 웃음 지었다.시후를 포함한 세 사람이 전시장 중앙으로 들어서자, 전시장 내부는 이미 각종 한의약재의 부스로 가득 차 있었다. 부스마다 각양각색의 약재들과 전국에서 몸에 좋다는 식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진원호는 먼저 시후를 자신의 부스에 초청하여 한 차례 시찰하도록 했는데
산삼은 수삼, 태극삼, 백삼, 홍삼, 흑삼 등이 있고 산삼은 야생종으로 햇수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천종산삼은 굉장히 귀하고 비싼 것으로 50년 이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 속에서 자란 산삼을 말하는 것이다.삼은 그 자체로 수명이 있고, 절대 다수는 백 년 정도까지 살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산삼은 캐는 사람이 없어도 100여 년을 살면 수명을 다해 죽기 마련이었다.2~300년 이상 살 수 있는 산삼은 모두 일품이지만, 500년 이상 살 수 있는 산삼은 거의 보기 드물고, 어떤 사람들은 평생 동안 산삼을 캐러 다녀도 볼 수 있는 것은 극히 드물다.천 년 된 산삼은 그 값어치가 거의 전설 속에만 존재하기에 절대 내놓지 않는다.그래서 이 300년 된 천종산삼 역시 굉장히 귀한 것이었다.경매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대부분 전국 각지의 한의계·의약계·약재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거물급 인물들로 넘쳐났다. 이 가운데 최 선생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축하 인사를 건네며 너도 나도 인사를 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왜냐하면 최 선생은 얼마 전 전신 마비를 성공적으로 치료하여 의학사의 기적을 창조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최 선생은 내심 부끄러워했다. 왜냐하면 사실 그 공로는 전적으로 시후의 것이며, 은 선생님은 자신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으므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대신 축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많은 사람들이 최 선생을 둘러싸고 치료법을 묻자, 최 선생은 사실 치료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우연히 얻은 일종의 환약이 큰 치료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누군가 물었다. “저.. 최 선생님! 그 환약의 처방전을 공개해주시면 안 됩니까? 만약 그 처방전이 발표되기만 한다면 전 인류에 엄청난 행운이 다가올 것인데요?""맞아요! 최 선생님!! 이 처방전을 발표하면 노벨의학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누군가 이 말도 덧붙였다.하지만 최 선생은 난감해하며, "아닙니다.. 여기서 그만두는 게
고바야시 이치로의 노골적인 주장을 듣고 최 선생은 분노하며 말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당신들의 제약 회사에서 주로 글로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3개의 약은 소화제, 염증 치료제, 습진 로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약은 모두 『동의보감』에서 얻은 한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약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하지만 이치로는 최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표정은 조금 일그러졌지만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네? 그게 무슨 웃기는 소리 하는 겁니까? 그 책은 엄청 옛날 것이 아닙니까? 실험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쓰레기인데, 우리 이치로 제약처럼 이렇게 큰 제약 회사가 어떻게 그런 걸 쓸 수 있습니까?”이치로가 한국 전통 의학서를 공공연하게 모욕하는 것을 듣고 그 자리에 참석한 다른 한의사들 역시 속에서 분노가 싹트기 시작했다.최 선생은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마침 내가 며칠 동안 할 일도 없는데.. 박람회가 끝나면 내가 직접 논문을 써서 그 세 종류의 약에 대한 약효와 상세한 내용들을 한국의 『동의보감』과 비교 대조하여 학회에 제출하도록 하겠네. 그럼 내가 논문을 발표한 후에 당신이 어떻게 나오나 봅시다!”이치로의 낯빛이 갑자기 살짝 푸르게 질렸다.그는 고바야시 제약의 부회장으로 이 회사를 창립한 그의 아버지는 분명 세부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사실 고바야시 제약이 성장할 수 있었고 오늘까지 거대한 규모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고대 일본에게 전해준 한국 의학서 덕분이었다.하지만 일본은 제품 포장, 마케팅을 잘했고 서방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 덕분에 시장을 우선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고바야시 제약은 자신들이 한국의 고대 의서를 표절해 약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려했다. 최제천은 그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지만 항의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고바야시 이치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나다니!이치
이치로는 말을 마치자 마자 몸을 돌려서 다른 쪽으로 가버렸다.시후는 이때 최 선생에게 넌지시 말했다. "음.. 제 생각에 저 일본인.. 마음에 안 드네요.. 만약 그가 선생님께서 전신 마비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생님께서는 더욱 더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결국, 마비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생산되기만 한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 모을 테니까요."제약 회사들은 국내외로 약품을 판매하여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코로나 19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이 돌게 될 경우 치료제를 개발하면 제약회사는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바야시 제약도 고가에 판매할 수 있는 특수 약품 몇 가지만 특허를 내면 앞으로 그들은 먹고 사는 것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눈에 불을 켜고 돈 되는 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고, 최 선생이 가진 약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고바야시 이치로는 만약 전신 마비를 치료할 수 있다면 떼돈을 벌 수 있는 강력한 툴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비에 걸린 사람은 혼자서 평생 침대에서 내려오거나, 걷지 못하고, 심지어 스스로 대소변도 못 보는 상태가 된다. 그렇기에 전신 마비 환자 스스로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도 굉장한 고통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그렇기에 만약 억만장자가 전신 마비에 걸리게 된다면.. 아무리 비싼 약이라도 존재하기만 한다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사지 않겠는가? 다만 돈이 없는 가난한 환자라면 말이 달라질 것이다. 이치로는 돈이 없다면 그들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했다. 이치로는 그런 인간들에게 자신의 약을 싸게 팔 생각은 죽어도 없었다. ‘왜냐고? 나 이치로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그러나 고바야시 이치로는 최제천이 이렇게 자신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울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그는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분명 그 최제천이란 한의사의 몸에는
인사환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약재들을 혼합해서 만들면 되기 때문이었다.경매장에서는 아직 바로 경매가 시작되지 않은 틈을 타서 시후는 진원호를 찾아가 수십 가지의 약재를 얻었다. 진원호는 즉시 시후가 약재를 모으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어 시후는 진원호가 준비해둔 대기실로 가서 혼자 네 알의 인사환을 정제하였다.어차피 환약은 모두 한약재로 만든 성분이기 때문에, 일단 달이게 되면 어떤 약재를 넣었든지 간에 색깔이 모두 흑갈색으로 나오기 때문에 눈으로는 쉽게 구분할 수 없었다.이 인사환은 이전에 시후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나눠준 환약과 굉장히 비슷한 데다 시후가 일부러 똑 같은 크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아무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조금 뒤, 그는 모든 사람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틈을 타서 경매장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빠르게 정제한 이 네 알의 환약을 최제천에게 넘겨준 다음, 원래 자신이 주었던 환약 한 알 반은 자신의 품에 보관해 두었다.이 모든 일을 끝내자, 경매 코너가 시작되었다.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좋은 오후입니다! 우리 행사의 마지막!!! 300년 된 천종산삼이 경매에 부쳐질 겁니다!! 한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최고급 산삼인데요?! 경매에 앞서 유명 한의사 최제천 선생님을 모시고 직접 산삼을 감정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다 함께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최 선생이 행사에 참가하기 전에 주최 측과 이 시간을 가지는 것에 대해 이미 조율을 마쳤다. 최제천은 무대 중앙으로 걸어가서 의전 도우미에게서 산삼을 건네받았다.그는 산삼을 조심스럽게 감별한 뒤 입을 열었다.“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제천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산삼의 실제 수명은, 응당 350년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 산삼은 일품 중에서도 일품입니다!!”그러자 경매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원래 이 산삼이 300년
이장명은 이 천종산삼의 가격을 계속 높여 12억 정도 까지는 올려 낙찰 받을 생각이었다. "네, 8억 5천 나왔습니다!” 그러자 장내의 한 중년이 피켓을 들고 소리쳤다. “9억!”이장명은 그 사람을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9억 5천!"이라며 피켓을 들었다.“10억!” 또 어떤 사람이 입을 열었다.그러자 “11억!!”이라며 이장명이 패를 들며 외쳤다. 그는 김익수를 돕기 위해 경매에 참가한 것이고 호가 역시도 김익수가 모두 부담할 예정이어서 그는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11억이라는 가격이 불리자 적지 않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결국 포기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아무리 일품인 천종산삼이 좋지만 그 역할에는 한계가 있어 11억은 이미 매우 높은 가격이었다.그런데 별안간 중앙 쪽에서 "13억이요!"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사람들이 급히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보니, 그것은 바로 최 선생 옆에 앉아 있던 시후의 목소리였다.이장명과 김익수는 시후가 이 시점에서 그들의 산삼을 강탈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자 김익수는 이장명의 손에 들려 있던 팻말을 직접 들며 외쳤다. "11억 5천!"김익수는 은시후 녀석을 다루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저 자식과 붙게 되면 가격이 얼마까지 오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그리고 은시후 놈은 분명 자신의 능력으로 도저히 살 수 없는 일품 천종산삼이 김익수 자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자신을 엿 먹이려고 값을 계속 올릴 생각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김익수는 조금씩 조금씩 돈을 더 높이 올려 시후가 산삼을 못 사도록 막을 생각이었다.그러나 시후는 이때 다시 숫자패를 들고 담담하게 "12억!"이라고 말했다. 그의 호주머니에는 지난 번에 민정이 준 100억 원짜리 수표가 있었기 때문이다.지난 번 이 수표를 장모에게 잘못 주는 바람에 하마터면 큰 화를 초래할 뻔했다. 그로 인해 그는 이 수표가 굉장히 거슬렸기 때문에, 일찌감치 기회를 봐서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김익수가 지난 번에 시후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버지! 살려주세요!”라며 애걸복걸했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를 비웃었다.김익수는 얼굴을 찡그리고 이를 악물었다. “좋아! 돈은 없어도 배짱은 있구만?! 그래?! 그럼 해보자고?! 내가 15억 5천을 내지!"이장명은 옆에서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형님, 15억 5천은 너무 비싸요!! 저 산삼은 그 정도의 가치는 없으니, 충동적으로 저 새끼에게 속지 마시라고요!"아마 수천 년 된 일품 산삼 외에 어떤 인삼도 이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여 낙찰 받을 일은 없을 것이었다.김익수는 비록 돈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15억이나 되는 큰 돈을 써서 산삼을 살 만한 허풍쟁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병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대로 가다가는 앞으로 남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희망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마음을 정해서 15억 5천까지만 내고 더 이상 한 푼도 더 내지 않을 생각이었다.바로 이때 시후는 별 거 아니라는 듯 피켓을 들고 "그럼 1억 더 낼게요!"라고 말했다.김익수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시후에게 삿대질을 했다. "도대체 이 병신 같은 놈아, 뭘 하려는 거야? 왜 나에게 이렇게 좋은 산삼을 주기 싫어 하는 거야!!!"시후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저요? 그냥 저는 이 천종산삼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요? 그리고 지금 이렇게 경매에 부쳐진 물품인데 당신이 마음에 든다면 모든 사람이 낙찰 받을 수 없다는 말인가요?”김익수는 "내가 네 정체를 모를 것 같아?!! 너는 데릴사위일 뿐, 빈둥거리며 마누라 밥만 축내는 개똥 같은 놈에 불과하잖아?!! 그러니 네 주머니에는 한 푼도 없을 거고!! 그런데 무엇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있겠느냐고!!"라고 화를 냈다.그러자 김익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진행자를 바라보며 "이 놈을 쫓아내요!! 이 놈이 그렇게 많은 돈을 가졌을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