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5장

Author: 로드 리프
엠그란드 그룹의 공식 발표는 한국 경제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다.

WS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신임 회장의 취임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 로이드 그룹과의 일체의 거래가 중단된 이유가 납득되었다.

엠그란드의 새 주인은 로이드 그룹을 홀대하고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신임 회장인 은회장은 도대체 누구인 것인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산총액 300조 원 상당의 엠그란드 그룹을 사들이다니, 이 베일에 싸인 '은 사장'이란 인물의 재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한국 굴지의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딸을 시집 보냄으로써 엠그란드 그룹의 신임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했다.

무엇보다도 엠그란드 그룹의 1조 원 규모의 호텔 건설 사업 공고는 국내 건축, 디자인 업계를 뒤흔들었다.

1조 원...!

이 최대 규모의 호텔 건설 프로젝트의 일부라도 입찰을 따낼 수 있다면, 로또 복권에 당첨된 거나 다름없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돈을 사랑하는 신옥희 회장을 포함해, 여러 회사들이 당첨의 꿈을 꾸며 로또에 참가했다.

신회장은 이번 사업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행복했다. 이건 WS 그룹이 메가 프로젝트에서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 일만 잘 되면 WS 그룹은 한 단계 레벨 업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옥희 회장은 엠그란드 그룹의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오늘 밤 긴급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이번 미팅엔 일가 한 명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했다.

은시후는 그날 밤늦게 WS 그룹 회장 저택으로 향했다. 신회장이 일가 전원 소집을 명령했기에, 물론 시후도 참석해야 했다!

그는 신회장의 회의 주요 의제가 무엇일지 알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WS 그룹 내에서 유나의 입지를 공고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유나의 사촌 김혜준이 시후를 발견하곤 어김없이 조롱했다. "은시후 이 새끼가 뻔뻔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 왔어!?"

유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그만해요, 혜준 오빠. 시후 씨는 내 남편이니까 엄연한 WS 그룹의 일원이라고."

혜준이 비꼬며 말했다. "하하! 은시후가 WS 그룹의 일원이라고? 저 녀석은 우리 집안에 얹혀사는 생판 남이야."

"유나 씨, 그냥 무시하세요. 얘기해 봤자 소용없어요. 할머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들어 갑시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은 두 사람이었지만 남이란 소리까지 들을 줄은 몰랐기에 시후는 조금 당황해 목덜미를 매만지며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도 남편의 말에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혜준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집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어이없어 하던 혜준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회의실에 도착한 두 사람은 회의실 가장 구석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신옥희 회장이 회의실에 들어와 긴급대책 회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신회장은 상석에 앉아 탁자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 WS 그룹은 오랫동안 한국 최고의 그룹 반열에 오를 기회를 기다려 왔지. 그리고 마침내 때가 온 거야...! 이번 사업 공모에 선정되기만 하면 우리는"

그녀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큰 목소리로 "얼마 전에 엠그란드 그룹이 1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한 건 다들 알 거야. 이번 사업에 입찰을 받기만 하면, 떼돈을 버는 거라고!"

"게다가 이건 엠그란드 그룹의 경영권이 이양되고 나서 있는 첫 번째 주요 사업이야. "

"만약 우리가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해 신임 회장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으면,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릴 거라고!!"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신옥희 회장에 비해, 회의 참석자들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아 있었다.

사실 신옥희 회장이 엠그란드와의 협업을 원하는 건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엠그란드 그룹이 몇 번이고 WS 그룹의 제안을 거절해왔던 것이었을 뿐. 대체 무엇이 신 회장이 이토록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든 것일까?

계속된 침묵에 신 회장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다들 갑자기 벙어리라도 된 거야, 뭐야! 아무도 이 초대형 사업 계약을 따낼 자신이 없단 거야?"

모두가 긴장된 눈빛을 주고받았다. 자리에 모인 일동, 입을 여는 사람 하나 없이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신옥희 회장은 초조해졌다. "잘 들어! 엠그란드 그룹에게서 이번 초대형 사업 입찰을 따내는 사람은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이사에 추임 될 거니까!!"

예기치 못한 신옥희 회장의 폭탄선언에 회의실이 발칵 뒤집어졌다.

신옥희는 WS 그룹의 회장에 오르자마자 철권통치를 이어왔다. 그래서 신 회장이 취임한 이래로 임원을 두지 않았기에, 회장이 직접 추임하는, 이 미래의 이사는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될 것이 자명했다.

그녀는 이사라는 당근까지 내걸었으니, 분명 이제 누군가 나설 거라고 기대했다.

매우 매력적인 보상이었지만, 신 회장이 내 건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엠그란드 그룹과 거래를? 심지어 1조 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라고?? 모두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신회장이 직접 얘기하러 간다고 해도, 두 회사의 협업은 말할 것도 없고 애초에 만나주지도 않을 것이다.

회의실은 눈 굴리는 소리도 들릴 만큼 조용했다.

신옥희 회장은 회의실 탁자를 내려치며 소리쳤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정말로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야?!!"

그러곤 그녀는 돌아서서 혜준을 바라보았다. "혜준아, 이 건은 네게 맡기마!"

혜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할머니... 로이드 그룹도 쫓겨났다는데, 우리가 어떻게 엠그란드와 거래할 수 있겠어요...?" 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의 말에 더욱 분노한 신 회장이 소리 질렀다. "이 못난 것!!!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다니.... 저기 저 병신보다도 더 못한 놈 같으니라고...!!"

사실 신옥희 회장 본인도 이 건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지만, 더 인정받고 싶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고 싶다는 야망이 가득했다.

엠그란드 그룹의 메가 프로젝트만이 지금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 줄 유일한 찬스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바람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신옥희 회장은 손자 김혜준이라면 기꺼이 이 일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면전에서 거절당했다.

신 회장의 제안을 거절한 혜준 역시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정신으로 이런 불가능한 일을 받아들일 순 없다. 심지어 그는 엠그란드 그룹에서 문전박대 당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 땐 계약을 성립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실패는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될 터이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의 명령에 따를 수 없었다.

신옥희 회장은 나머지 일가 가족들을 노려보며 외쳤다. "너희들 중에서도 이 안건을 맡아서 해볼 사람은 없는 거야?"

이때 시후는 팔꿈치로 유나를 살짝 찌르며 속삭였다. "유나 씨! 유나 씨가 하겠다고 하세요!"

김유나는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 "무...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우리같이 작은 회사가 엠그란드 그룹과 협업이라니..."

시후는 싱긋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걱정 마요, 유나 씨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유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시후는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죠! 유나 씨는 해낼 수 있어요! 한 번 절 믿고 두 번 다시 없을 이 기회를 잡아 보세요."

시후의 말에 최면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그녀는 본인의 입에 무슨 말이 나오고 있는지 채 이해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제가 해볼게요!"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원인재
재미는았는데 애티가 팍팍나넹 글고 은회장이라했다 사장이라했다..ㅎㅎ
VIEW ALL COMMENTS

Latest chapter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28장

    세 사람은 캐리어를 밀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는데, 등 뒤에서 짧은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셋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뒤편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벤츠 SUV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창문이 내려가더니 한 여자가 고개를 내밀고는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윤우선! 미국에서 언제 돌아왔어?!”윤우선은 그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형님?! 진짜 형님이야?!”홍라연은 차를 윤우선 쪽으로 좀 더 다가오게 세우고는, 윈도우에 몸을 기댄 채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동서, 정말 웃긴다? 미국 간다고 한 달 좀 넘게 있다 오더니, 이제 나도 못 알아보겠어?”윤우선은 눈썹을 바짝 찌푸렸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첫 번째 생각은 ‘젠장할, 홍라연 저게 벤츠를 몰고 다녀? 집안이 밥 한끼 먹기도 힘들 정도로 가난한 거 아니었어? 남편은 반병신에, 아들도 사고 쳐서 누워 있고, 80 넘은 시어머니도 병간호해야 할 텐데? 밥 한 끼도 못 먹는다더니, 벤츠는 어디서 났대?’ 두 번째 생각은 ‘와 진짜 홍라연, 얼굴 바꾸는 것도 수준급이네. 내가 미국 가기 전엔 내 등 뒤에 붙어서 하루 종일 ‘동서~ 동서~’ 거리면서 매달리더니, 벤츠를 타니까 갑자기 윤우선이래? 그리고 언제 내가 제대로 동서 취급을 받았어? 지가 정한 거야 뭐야?’ 세 번째 생각은 ‘혹시 저게 뭐 로또라도 맞았나? 아니면 인생 역전이라도 한 거야? 대형 벤츠 SUV를 몰고 다닐 정도면 웬만한 재력으론 안 되는데......’홍라연은 윤우선이 아무 말도 안 하자, 일부러 더 비꼬듯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동서, 미국 한 번 갔다 오더니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냐? 우리가 몇 년을 동서 형님으로 지냈는데, 인사 한 마디 없어?”그러자 윤우선도 빈정상한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래, 변하긴 변했지. 근데 내가 변한 게 아니라, 홍라연 네가 진짜 많이 변했네. 내가 출국하기 전엔 매일 ‘동서~’ 거리면서 조르듯이 금목걸이 하나만 사달라던 사람이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27장

    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하게 말했다. “거의 비슷하네요. 우리 집 양반도 죽기 전에는 하루에 한 갑 반씩 폈어요. 그러다가 서른 좀 넘어서 갔지 뭐예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기사 쪽을 흘깃 보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기사님, 보니까 나이가 한 마흔... 다섯, 예순 가까이 되신 거 같은데요?”기사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 저 쉰둘입니다....”윤우선은 엄지를 척 들어 올리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이야, 대단하시네. 우리 양반보다 두 배는 더 사셨네요. 좀만 더 버티시면 진짜 두 배 채우시겠어요.”그 말을 들은 기사의 표정은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차라리 울고 싶다는 표정으로 굳어졌다.그러자 윤우선은 또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사실 사람이 오래 산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더라고요. 우리 양반은 일찍 가서 그런 걱정도 안 하고 편하게 갔잖아요. 나는 뭐... 아빠 노릇, 엄마 노릇 다 하느라 고생만 하고... 가끔은 진짜 내가 먼저 갔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리 죽고, 빨리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그게 더 나은 걸 수도 있죠.”그때 기사는 무심코 자동차 중간 콘솔 밑에 놓인 담배 한 갑을 스치듯 보게 되었고, 마음이 복잡 미묘해졌다.조수석 뒷자리에 앉은 유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좌석 등받이를 툭 치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실 거예요?!”그러자 윤우선은 뒤를 돌아보며 억울하지 않다는 듯 정색을 하고 말했다. “유나야, 나는 그저 네 아빠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꾹 참고, 이 기사님께 너그럽게 충고를 한 거야. 아빠가 어떻게 죽었는지 직접적인 사례로 들어 드리면서 말이지. 만약 이 기사님이 그 말 듣고 담배를 끊게 된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줄이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내가 한 생명을 살린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 그러면 윤우선은 손을 내저으며 덧붙였다. “그래, 그럼 생명을 살린 건 좀 오바고, 반쯤 살렸다 치자,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26장

    그러자 택시 기사도 슬슬 짜증이 올라오는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나는 차를 주차해두고 담배를 폈지, 손님 타셨을 땐 안 폈잖아요? 우리 회사에서도 승객이 있을 때는 금연하라고 규정돼 있어요. 그러니 난 규정 어긴 게 없어요. 아니, 손님이 택시를 타는 시간이 고작 얼마라고, 그 외 시간에 내가 담배 피운 것까지 뭐라고 하시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그러자 윤우선은 발끈하며 말했다. “아니, 당신 말 똑바로 해요. 택시는 당신 일터예요. 그럼 당연히 청결을 유지하고 공기 관리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담배 냄새가 진동하는데 그걸 당당하게 말해요?”기사는 쏘아붙이듯 말했다. “이 일터는 내가 만든 게 아니라 회사에서 제공한 거고, 난 그냥 운전만 할 뿐이지! 불만 있으면 회사에 말해요.” 그러더니 투덜거리듯 혼잣말로 말했다. “에이, 담배 좀 피운 걸 뭘 그렇게 난리야. 집에서 남편도 담배 피우지 않아?”윤우선은 그를 흘겨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짧게 말했다. “피죠.”그러자 기사는 얼씨구 하고 바로 물었다. “거 봐요. 그럼 됐지. 집에서 냄새 맡나, 밖에서 맡나 똑같은 거 아닌가?”그러자 윤우선은 입을 삐죽이며 두 글자를 내뱉었다. “죽었어요.”기사는 멍해지며 반사적으로 물었다. “뭐가 죽었어요?”윤우선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당신이 묻잖아요. 우리 남편 담배 피우냐고. 핀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죽었어요, 담배 피우다 폐암 걸려서.”그러자 기사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며 당황했지만, 억지로 반박했다. “아니, 말씀 참... 사람이 죽는 데야 여러 이유가 있죠. 꼭 담배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잖아요.”윤우선은 비꼬듯 말했다. “폐암! 담배 피우다 폐암 걸렸거든요. 간, 폐, 신장, 뇌, 온몸에 전이돼서요. 뼈에까지 암세포가 퍼졌어요. 병원에서는 3개월을 넘기기 힘들다고 했는데, 결국 일주일도 못 넘기고 갔죠. 그래서 난 그냥 시신을 기증했어요. 의대생들 해부 연습이나 하라고 말이죠! 그게 그나마 세상에 남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25장

    윤우선은 공항 출구 도로변에 서서 끊임없이 김상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욕설을 퍼부으며 투덜거렸다. “이 망할 김상곤, 도대체 어디서 뒈졌는지 전화도 안 받는 거야?!”유나가 물었다. “엄마, 정말 아빠한테 시간을 정확히 말해드렸어요?”윤우선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당연히 말했지! 전화로 시간도 딱 맞춰 얘기했고, 그 인간도 알겠다고 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까지 나타나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아? 진짜 믿을 수가 없어!”유나도 급히 핸드폰을 꺼내 김상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윤우선이 말한 것처럼 계속 신호만 갈 뿐, 받지 않았다. 그녀는 얼굴이 굳어지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아빠가... 설마 무슨 사고라도 당한 건 아니시겠죠? 아직 주무실 시간도 아닌데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는 거지...”시후는 서둘러 아내를 달래듯 말했다. “여보, 너무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아요. 장인 어른은 건강하신데 갑자기 사고가 날 일이 있겠어요? 혹시 그냥 잠에 드셨을 수도 있잖아요. 내 생각엔 일단 집에 가서 상황부터 보는 것이 좋을 거 것 같아요.”“그래요!” 유나도 재빨리 동의했다. “일단 집에 가서 아빠가 집에 있는지 확인해보고, 없으면 그때 가서 밖에 나가서 찾아봐요. 정말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고.”그러자 옆에서 윤우선이 발끈하며 말했다. “집에 가긴 뭘 가! 너 아빠가 차 가지고 마중 나오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뭘 타고 간다는 거야?”유나는 반사적으로 말했다. “그냥 택시 타고 가면 되잖아요.”“택시?!” 윤우선은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 엄마가 그래도 어디 가서 이름 좀 알린 사람이야. 뉴욕이고, 베드포드힐 교도소에서도, 나름 내가 유명인이라고! 그리고 전용기를 타고 당당히 귀국했는데, 내리자마자 롤스로이스도 아니고, 벤츠나 BMW도 아니고, 택시를 타라고? 나도 체면이 있지!”유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 지금 그런 체면을 차리실 때가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24장

    한편, 윤우선은 자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떠올리며 감탄했다. WS 그룹 신 회장의 생신 파티에서, 모두에게 짓밟히듯 자신이 망신당했던 그 일을 기점으로, 자신의 인생은 진정한 바닥을 찍고 반등했으며, 그것도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등을 했기 때문이다.이때, 기장이 조종실에서 객실로 나와 공손하게 말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비행을 맡게 된 기장입니다.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번 비행은 약 11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며, 모두 준비되셨다면 곧 출발하겠습니다.”윤우선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기장에게 다시 돌아가서 한 번 더 인사를 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 걸 생각하고는 포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야, 너 아빠한테 전화 좀 해. 얼른 준비하라고 말이야. 어서 롤스로이스를 끌고 공항으로 우리들을 마중 나오라고 해.”유나는 난감한 듯 말했다. “엄마, 방금 기장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못 들으셨어요? 우리 10시간 정도는 비행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아~” 윤우선은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그냥 지금 이야기만 해두면 되잖아. 나중에 도착 시간 맞춰서 한 시간쯤 일찍 공항 오라고 하면 되고.”하지만 유나는 원래부터 과시하거나 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휴 엄마... 그냥 아빠한테 마중 나오지 말라고 해요. 그 차는 너무 튀잖아요. 제 생각엔 차라리 아예 큰 비즈니스 밴을 어플로 미리 예약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우리 세 사람도 타고, 이씨 아주머니랑 소분 씨, 클라우디아 씨까지 총 6명이 다 같이 탈 수 있잖아요.”윤우선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됐어, 내가 직접 말할게!”...비행기는 곧 하늘로 떠올랐고, 여섯 사람을 태운 채 뉴욕을 떠나 한국으로 향했다. 11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비행기는 인천 공항에 착륙했다.오랜만에 돌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23장

    클라우디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네, 시후 오빠. 고마워요......”옆에 있던 이소분은 웃으며 말했다. “오빠, 까먹지 마. 클라우디아 어머니가 한국이시잖아? 그러니까 한국은 클라우디아의 외가 쪽 고향이라고.”시후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 그럼 한국에 친척도 계셔?”클라우디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제 없어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 분 다 돌아가셨고, 외삼촌은 외국에 있는데 연락도 거의 안 하고 있어서... 지금은 거의 친척이라 할 만한 사람이 없어요. 있다 해도 거의 본 적도 없고, 이름조차 모르는 먼 친척들뿐이에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이씨 아주머니도 계시고, 소분이도 있고, 나도 있고, 우리는 전부 네 가족이니까.”클라우디아는 그 말을 듣고 감동한 듯, 다시 한번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시후는 이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맞다, 이씨 아주머니. 제 장모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윤우선 쪽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장모님, 이 분은 진화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 십니다. 들어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알지, 알아!” 윤우선은 이씨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놀란 듯 말했다. “예전에 은 서방이 선생님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이 말을 하면서 윤우선은 머릿속으로 예전 일을 떠올렸다. WS 그룹의 신 회장 생일잔치 때, 시후가 갑자기 이씨 아주머니 치료비로 돈을 빌려달라고 말했을 때였다. 그 당시 윤우선은 시후의 무개념한 행동에 정말로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지만, 지금의 시후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금두꺼비 같은 사위가 되어 있었다.이런 일을 생각한 윤우선은 급히 이씨 아주머니에게 덧붙였다. “아휴, 은 서방이 선생님을 치료해드리려고 정말 애썼어요... 우리 가족들도 모두 도와드리려고 최선을 다했었죠...” 이렇게 말한 뒤 윤우선은 표정 하나 안 바뀐 채 진심인 듯 덧붙였다. “그런데 말이죠, 그때 WS 그룹의 그 늙은이가 정말 지독한 구두쇠였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