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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건이 없는 쪽지

Author: Doong_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2 20:10:06

다음 날 오후,

군무원에서 변경 보고서가 도착했다.

〈동부 산맥 정찰 — 이상 없음.〉

〈제2·제3보급로 — 정상.〉

〈추가 군사 조치 불필요.〉

엘로이즈는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

카시안의 의견란도 짧았다.

〈현행 유지 권고.〉

질문할 것은 없었다.

그녀는 보고서를 닫았다.

그리고 한동안 다음 서류를 펼치지 않았다.

책상 한쪽에는 작은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공식 질의서도.

공증 기록도 아니었다.

엘로이즈는 펜을 들었다.

한 줄을 적었다.

〈저녁은 드셨습니까?〉

그 상태로 손이 멈췄다.

업무상 필요한 질문이 아니었다.

보급량과도.

결계와도.

군사 판단과도 관계없었다.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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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보내지 말고 오세요

    그날 밤,엘로이즈는 구호소 정산표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있었다.시계는 열 시를 넘겼다.책상 위에는 비어 있는 찻잔 하나가 있었다.그때 시종이 작은 종이를 가져왔다.군무원 인장이 없었다.봉투도 없었다.엘로이즈는 바로 알아봤다.카시안의 글씨였다.〈아직 일하고 있나?〉그녀는 잠시 종이를 내려다봤다.어제는 자신이 먼저 물었다.오늘은 그가 물었다.엘로이즈는 답을 적었다.〈네. 곧 끝납니다.〉쪽지가 나갔다.잠시 뒤 다시 돌아왔다.〈차를 보내도 되나?〉엘로이즈의 손이 멈췄다.전생의 카시안은 묻지 않았다.황후가 늦게까지 일한다는 보고를 받으면,따뜻한 차를 보내라고 지시했다.어떤 차인지도 그가 골랐다.대부분 엘로이즈가 좋아하는 것이었다.그래서 더 싫다고 말하기 어려웠다.배려는 맞았다.선택은 아니었다.엘로이즈는 새 종이를 꺼냈다.〈보내지 마세요.〉한 줄을 적었다.잠시 뒤,그 아래에 다시 펜을 댔다.〈전하께서 오실 거라면 한 잔은 괜찮습니다.〉글씨를 다 쓴 뒤에도 종이를 바로 접지 않았다.업무상 만날 이유는 없었다.확인할 보고도.질문할 숫자도 없었다.그 사실까지 확인한 뒤에야 쪽지를 보냈다.카시안은 십오 분 뒤 왔다.손에는 작은 찻주전자 하나가 들려 있었다.시종도 수행원도 없었다.엘로이즈가 물었다.“직접 가져오셨습니까?”“차만 마시러 오는

  •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용건이 없는 쪽지

    다음 날 오후,군무원에서 변경 보고서가 도착했다.〈동부 산맥 정찰 — 이상 없음.〉〈제2·제3보급로 — 정상.〉〈추가 군사 조치 불필요.〉엘로이즈는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카시안의 의견란도 짧았다.〈현행 유지 권고.〉질문할 것은 없었다.그녀는 보고서를 닫았다.그리고 한동안 다음 서류를 펼치지 않았다.책상 한쪽에는 작은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공식 질의서도.공증 기록도 아니었다.엘로이즈는 펜을 들었다.한 줄을 적었다.〈저녁은 드셨습니까?〉그 상태로 손이 멈췄다.업무상 필요한 질문이 아니었다.보급량과도.결계와도.군사 판단과도 관계없었다.어제 카시안이 말했다.다음은 다시 정하면 된다고.엘로이즈는 적은 문장을 지우지 않았다.“군무원에 전달해 주세요.”시종이 물었다.“어느 문서에 첨부할까요?”“첨부하지 마세요.”엘로이즈가 답했다.“이것만 보내 주세요.”쪽지 하나가 따로 나갔다.보낸 뒤에는 별일이 없었다.엘로이즈는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수도 곡물 재고.구호소 야간 인력.아스트라 추가 교대 신청자.세 번째 장부를 확인할 때쯤 답장이 돌아왔다.봉투도 없었다.같은 크기의 종이 한 장.〈아직. 너는?〉엘로이즈는 그 두 글자를 오래 봤다.질문을 돌려받을 줄 몰랐던 것은

  •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다음을 정하지 않은 것

    다음 날 저녁,시종은 창가 원탁에 식기 두 벌을 놓았다.엘로이즈가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하나는 치워 주세요.”시종의 손이 멈췄다.“어제 전하께서 함께 식사하셔서 오늘도 혹시…….”“오늘 약속한 적은 없습니다.”“알겠습니다.”접시 하나.잔 하나.수저 한 벌.두 번째 자리가 다시 비었다.엘로이즈는 그 모습을 끝까지 보지 않았다.어제 자신이 먼저 함께 먹자고 한 것은 사실이었다.불편하지 않았던 것도.그렇다고 그것이 오늘의 약속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한 번의 선택이 다음 선택까지 대신해서는 안 됐다.그날 카시안은 저녁이 되기 전 공동 조정실에 왔다.변경군의 정찰 보고 때문이었다.〈동부 산맥 마수 이동 — 추가 남하 없음.〉〈제2·제3보급로 모두 정상 운용 가능.〉〈야간 정찰 규모 기존 수준 복귀 권고.〉엘로이즈가 마지막 항목을 확인했다.“야간 정찰을 줄여도 됩니까?”“지금 수치면 가능해.”“다시 증가시키는 기준은요?”카시안이 별도 표를 내밀었다.마수 흔적 수.산맥 진입 깊이.정찰대 접촉 간격.세 조건 가운데 둘이 넘으면 즉시 증원.엘로이즈는 검토를 끝냈다.“이견 없습니다.”“그럼 군사위원회에 넘기지.”업무는 십오 분 만에 끝났다.카

  •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일이 끝난 뒤

    목교 보수 완료 보고는 밤 열한 시가 지나서 도착했다.〈제2보급로 통행 가능.〉〈곡물 수레 예정대로 출발 가능.〉군무원장과 운송조합 담당자가 차례로 서명했다.카시안도 변경 지휘관 의견란을 확인했다.“문제없어.”엘로이즈가 마지막 수치를 봤다.보급 지연 없음.추가 우회 비용 없음.마수 이동 변화 없음.더 확인할 것은 없었다.회의가 끝났다.사람들이 하나씩 나갔다.카시안도 서류를 덮었다.“그럼 가보지.”엘로이즈가 고개를 들었다.어제 자신이 그를 불러 세웠던 일이 떠올랐다.전하.그 한마디 뒤에 아무 질문도 없었다.이번에는 부르지 않았다.카시안이 문까지 갔다.그때 시종이 들어왔다.“영애, 저녁을 다시 데워 올까요?”탁자 한쪽에는 손도 대지 않은 식사가 남아 있었다.엘로이즈가 시계를 봤다.“지금까지 안 드셨습니까?”시종이 물었다.카시안이 문 앞에서 멈췄다.엘로이즈는 대답하지 않고 그를 봤다.“전하는 식사하셨습니까?”“아직.”“왜요?”“회의가 길었으니까.”그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엘로이즈는 잠시 생각했다.업무는 끝났다.물어볼 것도 없었다.그래서 이번에는 이유를 만들지 않았다.“같이 드시겠습니까?”카시안이 움직이지 않았다.

  •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

    다음 날,엘로이즈는 군무원에 가지 않았다.질문은 세 개였다.제2보급로의 야간 통행 가능 시간.산맥 동쪽 정찰대의 다음 보고 시각.제3로 폐쇄 시 우회에 필요한 추가 수레 수.전부 서면으로 보냈다.답도 서면으로 왔다.충분했다.엘로이즈는 세 장의 검토서를 기록철에 넣었다.어제 자신이 왜 직접 지도실까지 갔는지,다시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그날 오후까지는.해 질 무렵,북부에서 긴급 전령이 도착했다.제2보급로의 목교 하나가 무너졌다.인명 피해는 없었다.그러나 다음 날 아침 출발 예정인 곡물 수레 마흔 대 가운데 절반이 그 길을 이용하기로 되어 있었다.공동 조정 회의가 다시 열렸다.이번에는 카시안도 참석했다.변경 방위와 직접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이다.그는 엘로이즈의 맞은편 끝자리에 앉았다.가까이 오지도 않았다.먼저 말을 걸지도 않았다.군무원장이 지도를 펼쳤다.“선택지는 둘입니다. 전량 제3로로 돌리거나, 목교를 긴급 보수할 때까지 출발을 늦추는 것.”엘로이즈가 물었다.“전량 제3로로 보내면?”카시안이 답했다.“가능은 해.”그는 지도 위 숫자를 확인했다.“다만 어제 말한 퇴로가 사라진다.”“마수가 돌아올 확률은요?”“현재 정찰 기준으로 낮아.”“낮다는 건 없다는 뜻은 아니고요.”“그래.”짧은

  • 나를 죽인 황제가 함께 회귀했다   오지 않는 사람

    혼인 청구권 포기 절차가 끝난 다음 날,공동 조정 회의에는 카시안이 오지 않았다.군무원장이 대신 변경 보고서를 제출했다.〈북부 제3보급로 — 정상.〉〈마수 이동 — 동쪽 산맥으로 이탈 확인.〉〈변경군 비축 — 8.6일분.〉엘로이즈는 마지막 장까지 확인했다.질문할 것은 없었다.회의도 예정대로 끝났다.그다음 날도 같았다.카시안의 자리는 애초에 마련되지 않았다.필요한 군사 자료만 군무원을 통해 들어왔다.엘로이즈는 그것이 맞는 절차라고 생각했다.그는 황태자가 아니었다.수도 행정에 결정권도 없었다.변경 방위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회의에 참석할 이유가 없었다.사흘째 오후,운송조합에서 새로운 문의가 들어왔다.북부 제2로와 제3로 가운데 어느 쪽을 다음 달 주력 보급로로 사용할 것인가.보급국은 제3로를 선호했다.거리가 짧았다.그러나 최근 마수 이동 기록까지 계산하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었다.엘로이즈가 말했다.“변경 지휘관 의견을 받아 주세요.”한 시간 뒤 답변이 왔다.카시안의 서명이 아니라,군무원 접수인이 붙은 검토서였다.〈제3로 단독 집중 비권고.〉〈제2로 40%, 제3로 60% 분산 권고.〉〈이유 — 동부 산맥 마수군의 계절 회귀 가능성.〉필요한 내용은 전부 있었다.그런데 엘로이즈는 검토서를 한 번 더 읽었다.예전이라면 카시안이 직접 설명했을 것이다.지도 위에 손을 올리고,어디에서 길이 좁아지는지,어느 전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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