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가짜 사슬이 제4수문에 들어온 경로는 정식 납품 장부가 아니라 남운하의 통행세 기록에서 발견됐다.
사슬을 실은 마차는 토목국 표식을 달고 있었지만 통행료를 내지 않았다.
면제 사유는 신전 구호 물자 운송.
도착지는 강 하류의 석조 창고였다.
카시안과 엘로이즈가 창고에 들어간 것은 교체 작업이 끝난 뒤였다. 황실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구호 시설이라 감사 권한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기사들은 바깥 골목에만 남겨 두었다.
아직 대신전이 사슬의 파손을 알아서는 안 됐다.
“구호 창고라기에는 경비가 없군요.”
엘로이즈가 낮게 말했다.
“보여서는 안 되는 물건은 사람보다 자물쇠로 지키는 편이 조용하니까.”
카시안은 봉인을 자르지 않고 잠금쇠만 풀었다. 문을 다시 닫으면 침입 흔적은 남지 않을 것이다.
창고 안에는 침상과 담요
하부 인계실의 벽에는 작은 석판 하나가 걸려 있었다.처음에는 물품 수령표처럼 보였다.날짜.시간.관리번호.엘로이즈는 오늘 날짜에서 손을 멈췄다.세 줄이 아직 비어 있었다.다만 번호만 먼저 적혀 있었다.76.77.78.오른쪽에는 짧은 표시.〈금일 제2종 후송. 일몰 후.〉“후송 대상이 뭡니까?”관리 사제는 대답하지 못했다.세라피나가 석판을 가져갔다.한동안 읽던 그녀의 얼굴이 굳었다.“적합자 이동 표기예요.”“사람이라는 뜻입니까?”“……예.”엘로이즈는 시계를 확인했다.일몰까지 두 시간.“출발지는?”“이 표에는 없습니다.”“그럼 도착하는 길은요?”세라피나가 계단 쪽을 바라봤다.“동쪽 구휼문.”엘로이즈는 기록지를 다시 펼치지 않았다.“갑니다.”이번에는 카시안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그들이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대신전의 저녁 종이 아직 울리기 전이었다.동쪽 구휼문은 환자와 구호 물자를 받는 작은 출입구였다.엘로이즈는 문을 폐쇄하지 않았다.길목만 공증인과 귀족원 관리에게 맡겼다.“마차가 오기 전에 막으면 다른 길로 돌릴 수 있습니다.”로웬이 말했다.“그래서 들어오게 할 겁니다.”“
철문은 잠겨 있었다.세라피나가 관리 사제를 돌아봤다.“열쇠를 가져오세요.”“성녀님, 이 아래는―”“현장 확인 명령이 있습니다.”짧은 말에 사제가 입을 다물었다.잠시 뒤 돌아온 그의 손에는 열쇠 세 개가 들려 있었다.첫 번째는 맞지 않았다.두 번째도.세 번째 열쇠가 들어갔을 때, 카시안의 시선이 문고리에 멈췄다.엘로이즈는 그것을 보았지만 묻지 않았다.철문이 열렸다.안쪽에는 계단이 없었다.좁고 긴 복도였다.양옆으로 작은 문 여섯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졌다.창문은 없었다.대신 천장 가까이에 손바닥만 한 환기구가 있었다.엘로이즈는 가장 가까운 문 앞에 섰다.“열어 주세요.”관리 사제가 움직이지 않았다.세라피나가 직접 열쇠를 받아 문을 열었다.방 안에는 침대 하나.물그릇 하나.그리고 벽에 붙은 작은 책상 하나가 전부였다.침대 길이가 짧았다.성인이 눕기에는 부족했다.엘로이즈가 안으로 들어갔다.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서랍도 비어 있었다.그러나 침대 머리맡의 벽에 작은 금속판이 박혀 있었다.〈공명 안정 대기실 3〉그 아래에는 희미한 긁힌 흔적이 남아 있었다.숫자 81.그리고 그 옆으로 길이가 제각각인 짧은 빗금 네 개.무엇을 세기 위해 남긴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엘로이즈는 그대로 기록했다.로웬이 낮게 말했다.“대기실이라기에는 문이 밖에서만 열리
대신전의 하부 출입대장은 예상보다 깨끗했다.너무 깨끗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식량.등유.정화용 소금.의약품.모든 반입품에는 수령인의 이름과 목적지가 적혀 있었다.단 하나를 제외하고.〈하부 인계.〉엘로이즈는 같은 문구가 적힌 줄을 따라 손가락을 내렸다.지난 석 달 동안 열아홉 건.수령인은 없었다.목적지도 없었다.대신 관리번호만 있었다.니엘의 반환 장부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여섯 자리 번호였다.“물건의 종류는?”로웬이 물었다.기록관이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빈칸입니다.”“열아홉 번 전부?”“……예.”엘로이즈가 다음 장을 펼쳤다.반입 시각은 모두 달랐다.그러나 한 가지는 같았다.해가 진 뒤.정규 구휼 업무가 끝난 뒤였다.“이 문구를 누가 승인합니까?”“하부 관리관의 권한입니다.”“이름.”기록관의 입술이 굳었다.“별도 직책입니다.”“사람의 이름을 물었습니다.”대답은 나오지 않았다.그때 문이 열렸다.세라피나가 들어왔다.“그 질문에는 제가 답할 수 있어요.”마지막으로 마주했을 때와 다르지 않은 흰 사제복이었다.그녀는 장부를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하부 관리관은 고정된 사람이
열일곱 날의 첫 번째 빈칸을 채운 것은 카시안이 아니었다.다음 날 아침.엘로이즈는 니엘 베른의 진술서를 다시 펼쳤다.두 개의 장부.원본에서 지워지는 이름.대신전 기록국으로 보내지는 이동대장.그리고 불로 폐기된 원본.현재의 니엘이 말한 것은 거기까지였다.엘로이즈는 별도의 종이를 옆에 놓았다.〈과거 기억 — 현재 미확인. 처형 후 8일, 수습사제 증언.〉어제 카시안이 말하려다 멈춘 다음 사건이었다.그녀는 그를 불렀다.“그 수습사제.”카시안은 종이를 보는 순간 알아들었다.“니엘 베른이야.”예상했던 이름이었다.그래도 엘로이즈는 적었다.〈과거의 증언자 — 니엘 베른.〉“무엇을 증언했습니까?”카시안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기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맞추는 얼굴이었다.“처음 만났을 때 손에 화상을 입고 있었어.”현재의 니엘에게는 없는 상처.“목소리도 거의 나오지 않았고.”“왜 그렇게 됐는지는요?”“몰랐다. 그때도 끝까지 확인하지 못했어.”엘로이즈는 추정을 붙이지 않았다.“증언 내용만 말씀하세요.”카시안이 낮게 말했다.“장부에서 사라진 아이들이 구휼소끼리 이동한 게 아니라고 했어.”펜촉이 움직였다.“그럼 어디로?”“대신전 아래.”엘로이즈의 손이
카시안은 대답하지 않았다.엘로이즈도 재촉하지 않았다.종이 위에는 두 문장만 놓여 있었다.〈엘로이즈 처형.〉〈카시안 사망.〉그 사이의 빈칸.이제 숫자 하나만 들어가면 됐다.“기억한다고 하셨죠.”엘로이즈가 말했다.“마지막 날을.”“그래.”“그럼 말씀하세요.”카시안의 손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가 풀렸다.그는 더 이상 무엇을 말할지 고르는 사람이 아니었다.기억나는 것을 말하고.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엘로이즈가 판단하게 해야 했다.그것이 두 사람이 정한 방식이었다.카시안이 입을 열었다.“열일곱 날.”엘로이즈의 펜촉이 움직이지 않았다.“다시.”카시안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그리고 이번에는 한 글자도 줄이지 않았다.“네가 죽은 뒤에도 나는 열일곱 날을 더 살았다.”방 안이 조용해졌다.엘로이즈는 숫자를 적었다.〈17일.〉그뿐이었다.손은 떨리지 않았다.하지만 펜촉은 다음 글자로 넘어가지 않았다.멈춘 펜끝 아래로 잉크가 작게 번졌다.열일곱 날.자신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칼날이 떨어진 순간 끝난 세계가, 카시안에게는 그 뒤로도 열일곱 번이나 아침을 맞았다.그동안 그는 반란을 기다렸다.반란이 오지 않는 것을 봤다.죽은 전령을 발견했다.아이들의 이름을 손에 넣었다.그
엘로이즈는 여섯째 날 아래에 선을 그었다.처형 후 나흘.반란 없음.닷새째.자금 흐름 재조사.엿새째.죽은 전령과 아동 명단.그 아래는 비어 있었다.카시안이 말했다.“다음은 수습사제의 증언이었다.”엘로이즈는 펜을 들지 않았다.카시안의 시선이 멈췄다.“묻지 않을 건가?”“아뇨.”그녀는 앞에 놓인 종이들을 한데 모았다.“순서를 바꾸겠습니다.”“어떻게?”“지금처럼 하루씩 따라가면 전하가 무엇을 알아냈는지는 알 수 있겠죠.”반란이 아니었다.아이들을 숨기려 했던 돈이었다.조작된 명단이 있었고, 죽은 전령이 있었다.앞으로도 무언가는 더 나올 것이다.하지만 엘로이즈가 정말 확인해야 할 것은 따로 있었다.“전하의 기억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부터 알아야겠습니다.”카시안은 대답하지 않았다.엘로이즈가 물었다.“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날에도 조사하고 있었습니까?”“그래.”“진실을 다 확인했습니까?”잠시 뒤 카시안이 말했다.“아니.”짧은 대답이었다.“그럼 조사가 중단된 이유는요?”이번 침묵은 길었다.엘로이즈는 재촉하지 않았다.카시안은 결국 말했다.“내가 더 조사할 수 없게 됐으니까.”그녀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