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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원진
밖에는 방금 전까지 거센 폭우가 쏟아진 참이었다.

그렇게 나는 진흙탕 위에 주저앉은 꼴이 되고 말았다.

바닥이 미끄러워서 일어나려고 버둥거릴수록 넘어질 뿐이었다.

지도현은 차 안에 가만히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임수아, 이제 알겠어?”

나와 눈이 마주치자 지도현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넌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해. 정말로 나랑 이혼이라도 하면, 넌 당장 어디로 갈 수 있겠어?”

내 대답 따위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 지도현은 차 문을 닫아버렸다.

차는 화살처럼 내 곁을 스쳐 지나갔고, 튀어 오른 흙탕물이 온몸을 뒤덮었다.

시야가 캄캄해지는 순간, 주마등처럼 지도현과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갔다.

정우진과 이혼한 직후, 배신감에 사로잡힌 나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

자제하지 못하고 자해를 일삼던 시절, 내가 칼을 대고 자해하려고 하면 지도현이 달려와 자신의 몸에 상처를 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나를 안은 채 별장 지붕에 유리창을 보면서 밤새 별을 세어주었다.

밥을 한 입도 삼키지 못할 때는 며칠이고 곁에서 함께 굶어주던 사람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는 비로소 지도현을 믿게 되었다.

내게 고백하던 날, 무릎을 꿇고 평생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던 지도현의 맹세를 나는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고작 1년이 지났을 뿐인데, 그 약속의 유통기한은 진작 끝나 있었다.

정신이 들자, 나는 얼굴에 묻은 진흙을 닦아내며 길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어설픈 몸짓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낄낄거렸다.

수치심과 두려움에 떨며 허둥지둥 택시를 잡았다.

다행히 내 몰골을 보고도 태워주겠다는 택시가 있었지만, 조건은 차비에 4만 원을 더 얹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냉큼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제하려던 순간, 카드가 정지되어 단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차에서 내팽개쳐지듯 쫓겨난 순간, 다시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빗줄기가 온몸을 때릴 때마다 통증과 마비감이 밀려왔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지도현과 함께 살던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마자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바닥에는 하이힐과 구두가 뒹굴고 있었고, 레이스 속옷과 검은 양복 재킷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

창가에서는 지도현이 방혜민을 껴안고 입을 맞추고 있었다.

5년 전 그날의 상황이 지금과 겹쳐 보였다.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오면서 손발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

내 목소리에 두 사람은 하던 짓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지도현이 짜증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이런 상황을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잖아.”

방혜민이 비릿한 조롱이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오랜만이네, 수아야. 아까 통화할 때 내가 말을 잘못했어. 지도현이 네 전남편보다 훨씬 낫네.”

그 말에 지도현이 기분 좋은 듯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보는 눈이 있네.”

지도현이 웃으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가 다가올수록 몸은 더 심하게 떨렸다.

마침내 지도현이 손을 뻗어 나를 붙잡으려던 순간, 나는 참았던 구역질을 쏟아내며 바닥에 허리를 굽혔다.

그 순간, 지도현의 몸이 멈칫하더니 곧 내 귓가에 낮고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수아, 지금 내가 역겹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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