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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Author: 루에나
강솔은 눈을 깜빡였다.

“네?”

강솔은 조금 궁금해졌다.

“엄마는...”

“내가 너한테 말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나머지는 묻지 마.”

허미정은 더 많은 걸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네.”

강솔은 순순히 답했다.

떠날 수만 있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두 사람은 병원에 오래 머물다가 해가 꽤 기운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강솔이 병원 정문을 막 나서려던 때, 핸드폰에 시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강솔 씨, 중현이가 좀 취했는데, 이쪽으로 와서 데려갈 수 있어요? 계속 강솔 씨 이름 부르고 있어요.]

강솔은 망설이지도 않고 잘라 말했다.

“못 갑니다.”

임훈이 계속 중현 옆에 붙어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기든 임훈이 알아서 할 일이었다.

[지금 상태가 좀 안 좋아서...]

시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솔이 차갑게 내뱉었다.

“저랑 상관없습니다.”

강솔은 그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시후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핸드폰을 한 번 보고, 술 한 방울도 마시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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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02화

    “진짜야?”“이런 말을 내가 왜 지어내겠어?”“진씨 집안 사람 한번 돼 보고 싶다. 집안 사람들이 전부 외모도 좋은데 능력까지 뛰어나잖아.”원하던 반응이 나오자 사정을 아는 척하던 직원이 등 뒤로 손을 보내 조용히 OK 표시를 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한욱이 영재에게 간결하게 보고했다. “시키신 일은 처리했습니다.”영재는 밀크티를 마시며 구경거리라도 즐기는 듯 느긋했다. “응. 이따가 칭찬 스티커 하나 보내 줄게.”한욱은 쓸데없는 농담을 무시했다. “본가로 가시겠습니까, 회사로 가시겠습니까?”영재가 답했다. “둘 다 안 가.”한욱은 이해가 안 됐다.“누나 기다릴 거야.”한욱은 늘 그렇듯 빈틈없는 비서의 모습으로 차분하게 말했다. “강 대표님과 마주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나오시면 바로 차에 타실 테니 도련님과 우연히 만날 틈도 없을 겁니다.”“내가 누나랑 우연히 마주치려고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영재의 태도는 변함없었다.한욱은 더 말하지 않았다. 자기 상사가 어떤 성격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아까 누나 칭찬이 좀 약했던 것 같지 않아?” 영재가 들고 있던 밀크티를 한욱 손에 넘기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사람 몇 명 더 시켜서 자연스럽게 좋은 얘기 좀 퍼뜨릴까? 누나 이미지도 미리 좋게 만들어 놓고.”한욱이 답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천천히 분위기를 띄우는 편이 낫습니다.”영재가 혀를 찼다. “딱 봐도 누나 없는 사람이다, 한 비서.”한욱은 듣지 못한 척 넘겼다.조금 더 시간이 흘렀다.영재가 챙겨 먹던 간식도 바닥났다.“누나가 큰아버지랑 도엽 형이 치는 수를 잘 버티고, 태휘 형 손에서 무사히 경영권 가져왔으면 좋겠다.” 영재는 기지개를 켜고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며 말했다. “그래야 나도 내 작은 회사나 마음 편히 굴리지. 안 그러면 저 사람들이랑 계속 머리싸움 하면서 경쟁해야 하잖아.”한욱이 영재를 한번 바라봤다.영재가 바로 말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한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01화

    “멀쩡히 잘 자다가 둘이 왜 갑자기 방을 바꿔서 잔 거야?” 강솔은 화제를 돌리며 두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홍일은 어젯밤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줬다.말투는 내내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이야기를 다 마친 뒤에야 홍일이 억울하다는 듯 강솔에게 고자질했다. “아가씨, 저는 걱정돼서 그런 건데 신동이 문까지 잠갔습니다.”강솔은 드물게 대꾸하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의 일이었다.괜히 끼어들지 않는 편이 나았다.“네가 그렇게 굴면 누구라도 문 잠그지.” 신동은 여유롭게 운전하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난 내 몸을 지키려던 것뿐이야. 정당방위라고.”홍일은 신동을 상대하기 싫다는 듯 강솔을 봤다. “아가씨가 판단해 주십시오.”강솔이 담담하게 말했다. “너희 둘의 사적인 일에 내가 끼고 싶지는 않다.”신동과 홍일은 다 말문이 막혔다.“대신 다음에도 비슷한 일이 생기면 네가 키로 직접 열어.” 강솔이 덧붙였다. “여기 비상 키는 내가 너한테 한 세트 다 줬잖아.”지난번 홍일이 집사 일을 맡아 승진과 급여 인상을 받고 싶다고 한 뒤, 강솔은 이틀 정도 생각한 끝에 허락했다. 다만 홍일이 이미 여러 일을 맡고 있어 당분간은 집사 업무를 겸직하게 했다.정식 집사를 구하면 그때 인수인계를 할 생각이었다.그 사실을 몰랐던 신동이 되물었다. “비상 키요?”강솔이 설명했다. “홍일이 여기 임시 집사야. 집 안 각 방 비상 키도 전부 한 세트씩 지급했어.”신동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떠오른 듯했다.운전 중이라 시선은 계속 앞을 향한 채 신동이 말했다. “이렇게 큰일을 왜 저는 몰랐죠? 홍일이 집사면, 제가 집사 직속 상사 같은 건 못 합니까?”“집사의 직속 상사는 아가씨 한 분뿐입니다.”홍일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굳이 따지면 지안 도련님, 강정숙 여사님인데, 강정숙 여사님의 연인, 아가씨의 연인 정도는 가능하겠죠. 신동은 강정숙 여사님의 연인이 되고 싶은 겁니까, 아니면 아가씨의 연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900화

    홍일은 신동을 위아래로 훑어봤다.신동은 태연했다.“너한테 내가 흑심 품을 만한 매력이 뭐가 있어?”“내가 너보다 잘생겼지, 몸도 좋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잖아.”“전화 한 통에 받은 충격이 크긴 했나 보네.”홍일은 바닥에 이불과 베개를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누우며 말했다.“아니면 기본적인 자기 객관화까지 사라졌을 리가 없지.”신동은 홍일을 빤히 바라봤다.‘예전에는 이 자식 입이 이렇게 독한 줄 몰랐는데.’“안 자?”홍일은 신동이 서 있기만 하자 물었다.신동이 홍일 쪽으로 걸어갔다.홍일이 의아한 눈으로 보는 가운데 이불을 잡아당기며 툭 내뱉었다.“네 방에 가서 자.”“난 여기서 잘 건데.”“너무 감동할 필요는 없어.”“그럼 편하게 자.”신동은 이불을 다시 홍일에게 덮어줬다.“난 간다.”말을 마친 신동은 자기 이불과 베개까지 챙겨 들었다.홍일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상황을 이해했을 때는 이미 방문이 닫힌 뒤였다.그날 밤 두 사람은 방을 바꿔 썼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홍일이 따라갔지만, 신동은 이미 방문을 잠그고 잠자리에 든 뒤였다.강솔은 두 사람의 소동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홍일은 온갖 걱정을 다 했지만 강솔은 오히려 신동을 믿고 기다렸다. 신동은 어떤 일을 만나도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마음 깊은 곳에 남은 감정만큼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결해 줄 수 없었다.신동이 직접 정리해야 했다.강솔이 해 줄 수 있는 건 무슨 일이 생기든 신동의 편에 서겠다고 알려 주는 것뿐이었다. 마지막 선택은 신동에게 맡겨도 충분했다....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강솔 일행은 아침을 먹은 뒤 JX그룹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신동은 평소처럼 강솔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오늘 JX그룹에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까지 차근차근 짚어 줬다.“아가씨 외삼촌들 성격이면 분명 사람을 시켜서 일부러 곤란하게 만들 겁니다.”“괜찮아. 대응할 수 있어.”강솔은 가기로 한 때부터 이미 대비를 마친 상태였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99화

    “전화 건 사람이 누군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홍일이 적절한 순간에 입을 열었다. 늘 그렇듯 표정 변화는 거의 없었다.“그래도 이 바보야, 지금은 혼자가 아니잖아.”이미 마음을 추스른 신동이 어이없다는 듯 받아쳤다.“왜 갑자기 욕을 하고 그래?”홍일이 강솔을 바라봤다.“아가씨, 제가 욕했습니까?”“어떤 경우에는 욕처럼 들릴 수도 있지.”홍일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떠오른 듯했다.‘또 내가 말실수라도 했어?’“그 ‘바보’란 말... 욕한 거 아니야.”정작 중요한 때에는 홍일만큼 든든한 사람도 없었다.“내 말은, 친구야, 네 옆에는 나도 있고 아가씨도 있다는 뜻이야.”“응.”강솔도 맞장구쳤다.“돈이 필요하면 아가씨가 해결해 줄 거고, 싸워야 하면 내가 나가.”홍일은 한마디 한마디 또렷하게 말했다.그 말을 듣는 신동의 가슴 한편이 따뜻해졌다.신동은 눈앞의 강솔과 홍일을 바라봤다. 두 사람 모두 걱정스러운 눈으로 신동을 보고 있었다. 다만 강솔은 신동이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주었고, 홍일은 언제든 기댈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정말 큰일은 아닙니다.”신동이 입을 열었다.“예상도 못 한 사람한테 갑자기 전화가 와서 좀 놀랐던 것뿐이에요.”홍일은 전혀 믿지 않았다.‘그저 당황한 정도로 사람이 넋이 나간 것처럼 보일 리가 있나?’“아가씨, 제가 정말 도움이 필요해지면 절대 사양 안 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신동이 말을 이었다.“그때 가서 홍일이 멀리 도망가지만 않으면 되죠.”“내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이야.”“아니라고 할 수 있어?”홍일이 강솔을 바라봤다.“아가씨, 얘 좀 보세요.”강솔은 신동의 상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걸 확인한 뒤 마음속 이야기를 꺼냈다.“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말해. 어떤 일이 생겨도 우리는 네 편이야.”반년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강솔의 경호원이었다.수많은 일을 함께 겪은 지금은 이미 가족이나 다름없었다.강솔이 위험에 빠졌을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 문제를 해결해 준 사람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98화

    진무천의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갔다.아버지 진환식이 그 집에 오래 머물수록 강정숙에 대한 미안함은 더 커질 것이다.그러다 죽음을 앞두기라도 하면 유언장에 강정숙과 강솔 몫으로 막대한 재산을 남길지도 모른다.그 생각만으로도 진무천의 속은 답답해졌다.진환식도 두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짐작은 갔지만,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인생의 절반을 무능한 두 아들에게 기대하며 살았으니, 남은 세월은 딸과 외손녀에게 갚으며 살고 싶었다.게다가 이곳에서 지내는 생활이 즐거웠다.정숙이 매일 많은 말을 걸어 주는 것도 아니었고 예전처럼 살갑게 대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딸이 건강하게 잘 지내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왔다.상 위에 음식이 하나둘 차려지자 모두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평소와 다르지 않게 강정숙은 진환식이 좋아하는 메뉴에는 파를 넣지 말아 달라고 집안일을 돕는 분에게 미리 당부했다.식사가 거의 끝나 갈 무렵 진환식이 문득 입을 열었다.“솔아.”강솔이 고개를 들었다.“네.”강정숙과, 아직도 뻔뻔하게 눌러앉아 있는 여윤재까지 동시에 시선을 보냈다.“전에 외삼촌들이랑 밥 먹을 때 JX그룹에 가서 업무를 좀 익혀 보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안 갔어?”“내일 가요. 태휘 오빠랑 미팅 시간도 잡아 놨어요.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조금 미뤄졌어요.”“그래, 잘했어.”진환식은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대화를 듣고 있던 신동은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으나 결국 삼켰다.그 미묘한 변화는 강솔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저녁을 먹은 뒤 정원을 걷다가 강솔이 물었다.“무슨 고민 있어?”“없습니다. 왜 갑자기 그러십니까?”“아가씨, 얘 고민 있어요.”홍일이 바로 끼어들었다.“언제?”“저녁 먹기 전에 너 전화 한 통 받고 나서 계속 조용했잖아.”홍일은 사소한 변화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평소 같으면 밥을 세 그릇은 먹을 사람이 오늘은 몇 젓가락도 안 먹고.”

  •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제897화

    “설령 회사에서 우리 쪽 자리를 내놨다고 지분까지 내놓은 건 아니잖아.”진무천은 예전보다 훨씬 걱정이 많아졌다. 여씨 집안에서 온갖 방법을 써도 여태진의 형량을 줄이지 못한 뒤부터는 더 조심스러워졌다.도엽은 입을 다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회사 자리 몇 개와 지분을 비교하면 회사 내에서 실질적인 힘은 지분에 있었다.중현이 마음만 먹으면 대표 자리는 언제든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조금 더 보자. 어차피 강솔이 과제를 끝내려면 한 달은 남았잖아.”진무천은 신중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도엽도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결론이 난 뒤 두 사람은 그 이야기를 더 이어 가지 않았다.진무천은 며칠 전 들은 일이 떠올라 무심하게 물었다.“네 형은 요즘 뭐 하고 다니냐?”“평소랑 비슷합니다. 왜 그러십니까?”도엽은 형의 일거수일투족까지 챙기지는 않았다.“얼마 전에 K시에 다녀왔다고 했지?”“그랬던 것 같습니다.”도엽도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다. 보름쯤 전, 태휘가 개인적인 일로 H시를 떠나 K시에 갔다는 얘기를 들은 게 전부였다.“무슨 일 있습니까?”“아니야.”진무천은 더 설명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태휘가 굳이 K시까지 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곳에는 진행 중인 협업도, 프로젝트도, 아는 사람도 없었고 직접 둘러볼 이유도 없었다.게다가 태휘는 그 일 때문에 업무 일정까지 뒤로 미뤘다.태휘는 오랫동안 일만큼은 누구보다 성실했다. 맡은 일을 소홀히 한 적도 없었다.그런 태휘가 일을 제쳐 두고 달려갈 만큼 중요한 일이 대체 무엇이었을까?“형이 K시에 간 데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진무천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도엽은 몇 마디만으로 의중을 알아챘다.“그래.”진무천은 부정하지 않았다.“알아볼까요?”진무천은 뜻밖이라는 듯 도엽을 바라봤다.“네가 알아보겠다고?”도엽이 태휘를 얼마나 형으로 존중하는지는 진무천도 알고 있었다. 아무리 경쟁해도 태휘는 여전히 도엽에게 형이었다.그런데 지금 먼저 알아보겠다고 나설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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