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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Author: 주 한잔
이천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정 대인에게 더 할 말이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들려온 것은 정 대인의 코 고는 소리뿐이었다.

“사부님…”

그가 작게 불렀으나, 정 대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공손히 예를 올리고 막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정 대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법연생하여 모두 인연에 매여 있으니, 도법자연을 따라야 합니다. 전생에 인연이 있으면, 금생에 이어지는 법이지요.”

이천은 걸음을 멈추고 정 대인을 돌아보았으나, 그는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의아해하며 손을 문에 올렸을 때, 다시 정 대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연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사부님께서는 소생에게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천이 물었다.

정 대인은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이천이 다시 물었다.

“그럼 어떤 인연입니까?”

정 대인이 말했다.

“황자마마께서는 인연이 있으십니다.”

“인연이라…”

이천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혼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도문에 들어간 것도 그저 도문에 깊은 흥미를 품었을 뿐이요, 또한 그때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두 누이동생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을 따름이었다.

정 대인이 더 이상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이천은 발길을 돌렸다.

다음 날 조회 시간이었다.

이영은 일찍부터 영화궁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간석이 안에서 이육진의 세면과 의관 정제를 돌보고 있었다.

함향이 앞으로 나아가 여쭈었다.

“황녀마마께 문안드립니다. 폐하께 급히 아뢸 일이 있으신지요?”

안에 들어가서 알릴지를 묻는 것이었다.

이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바마마께서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내가 직접 아뢰마.”

함향이 몸을 굽혔다.

“예.”

그리고는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다.

한 시진이 지난 뒤에야 이육진이 나왔다.

이영과 당안, 송이가 일찍부터 궁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다소 의아해했다.

“아바마마께 문안드립니다.”

이영이 예를 올렸다.

이육진이 말했다.

“이렇게 일찍 문안 온 것은 이 아비가 처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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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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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90화

    “안 써도 된다고?”이영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그를 바라보았다.“정녕 아프지 않느냐?”심초운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아프지 않습니다.”“허면, 네 뜻대로 하여라.”이영은 더이상 묻지 않았다. 조용히 고개를 돌려 붓을 들고 다시금 상소문을 살피기 시작했다.심초운은 그녀가 눈살을 모으고 글을 읽는 그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그의 마음 한 자락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연정이 조용히 피어올랐다.그녀가 황제가 아니었다면, 둘만의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바로 그 순간, 심초운은 깨달았다.이육진이 어째서 그토록 이른 시기에 황위를 이영에게 물려주시려 하셨는지를 말이다.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랑을 쥔 손이 한순간도 떨어져 있기를 바라지 않게 되는 법이니 말이다.황자가 혼례를 올리고 황위를 잇게 된다면, 자신은 단지 이영의 시군이 될 것이다.그러면 그녀와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을 터.그 생각만으로도, 그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두 시진이 지나고, 해는 서쪽 하늘에 기울어 붉게 물들었다.이영은 마침내 모든 상소문을 다 읽고 붓을 내려놓았다.가볍게 두 팔을 들고 기지개를 켰다.심초운은 급히 책을 덮고 그녀 곁으로 다가가 공손히 물었다.“많이 피곤하셨습니까?”이영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 곁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그의 허리를 감싸안고 가슴에 얼굴을 기대었다.“괜찮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심초운은 움직이지 않고, 그녀가 잠시 기댈 수 있도록 그대로 서 있었다.창밖의 바람은 서늘했고, 방 안은 고요하였다.“영화궁으로 가자.”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저도 함께 가는 것입니까?”“그래. 예전엔 네가 시군이 아니었을 때에도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자주 함께 들라 하셨다. 하물며 지금은 시군이 되었거늘, 어찌 빠질 수 있겠느냐.”심초운은 고개를 숙였다.“누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이영은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8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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