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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5화

Author: 주 한잔
이영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 누군가를 희생양 삼으려 하시는 거군요.”

“네.”

“심국공부에서 올린 상소문은 보셨습니까?”

이천이 다시 물었다.

이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그 자들이 여인을 마음껏 뛰어놀게 놔둘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들 눈에는 여인은 그저 종족을 이어가는 도구일 뿐이지요.”

“백 년, 천 년이 흘러도, 누가 조상 운운하며 따질 리 있겠습니까.”

이천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삼킨 뒤, 수레 옆 발을 젖혀 번화한 장터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이 이치를 끝내 헤아릴 수 없었다.

“참으로 우매합니다! 아바마마께서도 그토록 집착하지 않으셨는데, 저 속인들은 아들로 제사를 잇겠다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습니다.”

말없이 앉아 있는 이천을 바라보다가, 이영이 조심스레 물었다.

“오라버니, 후회한 적은 없으십니까?”

“무엇을 후회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천은 수레 발을 내려놓고 다시 찻물을 가득 따랐다.

“예전에 아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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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바로 용강한이었다. 그런 그조차 방법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달리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정말이지 그는 아무런 방법도 찾지 못했다.아마 최근 들어 너무 지쳤던 탓인지,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례로 잠이 들었다.꿈속에서 소우연은 또다시 장막처럼 펼쳐진 자막을 보았다. 자막은 마치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구름처럼, 그녀의 전생과 현생은 물론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길을 낱낱이 보여주었다.하지만 지금의 일만큼은 달랐다.그녀가 본 것은 용강한이 점점 쇠약해지다가 끝내 의식마저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이육진의 의식이 깨어났다…“말도 안 돼, 말도 안 돼!”“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둘은 애초에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소우연은 꿈속에서 미친 듯이 자막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아무리 자막을 뒤섞어 놓아도 잠시 흔들릴 뿐, 이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결과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안 돼. 오라버니는 죽으면 안 돼. 오라버니를 죽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돼. 절대로 안 돼!”소우연이 필사적으로 막아보았지만, 장막 위의 글자는 오히려 더욱 빠른 속도로 나타났다.한 글자 한 글자가 용강한이라는 존재를 지워버리려는 듯했다.“싫어! 난 네가 그렇게 하는 걸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거야!”“연아, 연아…”소우연은 화들짝 놀라며 그제야 꿈에서 깨어났다.이육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또 작가를 꿈에서 본 것이냐?”“아니요.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요…”용강한조차 꿈을 조종할 수는 있어도 작가의 얼굴까지는 볼 수 없었다. 하물며 자신이라고 그 얼굴을 볼 수 있을 리 있겠는가.이육진은 소우연을 단숨에 품에 끌어안았다.“나도 그자를 한번 만나보고 싶구나. 대체 왜 그러는지…”만나면 또 무엇하겠는가?어차피 아무런 소용도 없을 텐데...“아직 이르니, 어서 다시 눈을 좀 붙이거라.”이육진이 그녀를 다독였다.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소우연이 잠든 것을 확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86화

    누렁이는 낑낑거리며 용강한을 향해 꼬리를 흔들었다. 금방이라도 입을 열어 말을 할 듯하더니, 그의 옷자락을 살짝 깨물었다.용강한은 두툼한 솜이불을 여미고 손가락을 꼽아 한동안 운수를 점쳐 보았다. 그러고는 창문을 열었다. 서늘한 바람이 방 안으로 밀려들자, 용강한은 추위에 몸을 한 차례 떨었다.밤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용강한은 그 수많은 별 가운데 자신의 운명을 나타내는 별을 찾아보았다. 역시나 쇠미해져 가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기세가 기울 대로 기울어,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였다.손가락을 꼽아 한참을 헤아린 끝에 소우연의 별을 찾아낸 용강한은, 그녀의 별에서도 역시 쇠미해지는 기운을 발견했다.“역시 이럴 줄 알았어! 참으로 하늘의 뜻이라니…”용강한은 다시 이육진의 별을 찾아보았다. 그 역시 소우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세 사람 가운데 그의 별이 가장 약했다.그렇다면 가장 먼저 사라질 사람은 자신일 터였다. 그다음이 소우연, 그리고 마지막이 이육진이었다.다만 자신은 정말로 사라지는 것이었다.그 후 이육진의 어느 한 생에서 한 가닥 혼이 되거나, 한 조각 넋으로 남게 될 터였다.그저 작가가 지어낸 기억의 한 토막일 뿐이었다.반면 소우연과 이육진은 작가가 말한 대로 신선이 될 기회를 얻게 될 것이었다…“하하하…”용강한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작가는 정말이지 끈질겼다.하지만 그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어쩌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조금이나마 찾아낸 것 같았다.그 방법은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하는 선택이자,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기회였다.용강한은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흥분을 애써 억누르며 감정을 숨겼다. 그리고 한동안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천천히 창문을 닫았다.누렁이가 멍멍멍, 크게 두 번 짖었다.용강한이 누렁이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 손을 뻗어 누렁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마라. 네가 워낙 영리하고 영험하니, 진이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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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84화

    지금의 상운국에도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고 쉽게 헤아릴 수 없는 암묵적인 규칙이 숱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가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바꾸어 나가야만 마침내 대다수의 사람들이 편안히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터였다.“연이 너라면 분명 훌륭한 군주가 될 게다.”이육진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용강한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 후 세 사람은 평상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바둑을 두며 남국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한참이 지나 소우연이 입을 열었다.“저희도 이제 나이가 꽤 들었으니, 남국의 모든 일이 정리되면 이 자리를 진이에게 넘겨주는 게 어떨까요.”이육진과 용강한은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세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세상의 이치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황제니 군주니 하는 자리는 그들에게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우리 나이에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게 가장 중요하죠.”소우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이육진이 물었다.“그럼 언제 진이에게 말할 것이냐?”“서두를 필요는 없어요.”잠시 생각하던 소우연이 말을 이었다.“천이랑 다른 아이들도 이제 경성으로 돌아올 때가 되지 않았나요? 아무래도 윤이의 나이가 너무 어리잖아요. 짧은 기간이라면 괜찮겠지만, 오래 두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용강한이 말했다.“그럼 아이들을 모두 집으로 불러 저녁을 함께 먹는 건 어떻겠느냐?”소우연은 용강한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의 몸 상태로는 외출하기도 어려우니, 이 방법밖에 없었다.“좋아요. 그때 제가 아이들에게 말할게요.”“그럴 필요 없다.”용강한이 누렁이를 향해 소리쳤다.“누렁아, 가서 황제 폐하와 천왕 전하를 비롯한 아이들을 데려오너라.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하거라.”누렁이는 두어 번 킁킁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밖으로 나갔다.“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83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힘을 가진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었다.용강한이 먼저 소우연의 손을 놓았지만, 소우연은 다시 그 손을 마주 잡았다.“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거라. 너는 지금 엄연히 남국의 대왕이고, 지금이야말로 남국을 재건하는 중요한 시기이니 쓰러지면 안 된다!”용강한이 소우연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어조로 말했다.소우연이 웃으며 말했다.“요 몇 년 오라버니와 폐하에게 무예를 배우면서 저도 이제 예전처럼 몸이 약하지 않답니다. 그러니 저를 너무 얕보지 마세요.”이육진은 얼굴을 돌렸다. 그는 진심으로 용강한이 이 고난에서 벗어나기를 바랐지만, 용강한과 소우연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편이 시큰거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고개를 돌리는 것뿐이었다.소우연은 이육진이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고서야 용강한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오라버니 곁에 몇 사람 더 붙여야겠어요.”“됐다, 화랑이만으로도 충분하단다.”용강한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그런데 화랑이가 나를 돌보게 되면, 폐하께선 불편하지 않으시겠습니까?”이육진이 말했다.“괜찮습니다. 궁에는 아직 형우가 있습니다. 그 자의 일가도 모두 구해냈으니 앞으로 궁에서 일하도록 배치할 생각입니다. 사람이 부족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이육진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서야 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이육진을 바라보며 물었다.“문형우의 가족도 모두 구해내셨어요?”“그래. 그와 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아직 살아 있단다.”“정말 다행이에요.”“다만…”“왜 그러세요?”이육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가 쫓겨난 뒤, 그의 부인은 어쩔 수 없이 다른 남자와 짝지어져 아이를 하나 더 낳았더구나.”소우연이 입을 벌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자원해서 그런 건가요?”“아니.”소우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문형우의 부인이 마치 가축처럼 사람에게 끌려가 짝지어졌다니!그것을 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82화

    “그리 심각한 얼굴 하지 마라. 물이나 좀 마시고 싶구나.”용강한이 웃으며 말했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막 일어나려는데, 이육진이 먼저 일어나 용강한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따라 건넸다.용강한은 찻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그 온기를 느꼈다.소우연이 물었다.“손난로는 없나요?”“없다.”소우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사람을 시켜서 손난로를 하나 만들어 드릴게요.”용강한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이육진은 그가 차를 다 마신 것을 보고 찻잔을 거두며 물었다.“더 마시겠습니까?”“괜찮습니다.”“한 가지 할 얘기가 있습니다.”이육진이 찻잔을 내려놓고 용강한의 수척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다.“천이가 그러던데, 용 대인의 명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합니다.”“알고 있습니다. 이미 전에 이미 말하지 않았습니까?”“그래서 대체 무슨 방법이라도 생각해 두었습니까? 있다면 제 목숨을 걸어서라도 하겠습니다.”“폐하께서 돌아가시면 연이가 폐하를 잊어버릴까 봐 겁나지 않습니까?”용강한이 눈을 들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육진이 그를 흘겨보았다. 소우연이 그를 잊을 리 없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서 말이나 해보십시오.”용강한이 고개를 저었다.“아직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사실 그는 이미 스스로에게 도술을 걸어둔 상태였다. 이 도술이 아니었다면, 진작 그 힘에 이끌려 갔을지도 몰랐다.이육진이 문득 물었다.“그럼 천이한테는 물어봤습니까? 그 애한테 무슨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습니까.”소우연이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듯 물었다.“오라버니도 방법이 없다는데, 천이한테 무슨 수가 있겠어요?”이육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용강한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용강한이 말했다.“이번엔 예전과는 상황이 다릅니다.”소우연과 이육진이 동시에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용강한이 말을 이었다.“이번 일은 그 작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 여자가 이 세계를 바꾸고, 우리의 미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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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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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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