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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1화

Author: 주 한잔
진 도사는 껄껄 웃으며 반문했다.

“그럼 나도 하나 묻자구나. 이곳이 한 권의 책 속 세상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도, 만약 전생으로 돌아간다면 너는 여전히 소우연을 위해 천명을 거스르고 그녀를 부활시키겠느냐?”

용강한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보아라. 너조차 네 일 앞에서는 그토록 내려놓지 못하지 않느냐? 그런데 사제야, 너는 왜 내게만 포기하라 권하는 것이냐?”

용강한은 진 도사를 바라보았지만, 입술만 달싹일 뿐 그 어떤 대꾸도 하지 못했다. 진 도사가 말을 이었다.

“나는 평범한 백성들을 해치지도 않았고, 조정의 기강을 어지럽히지도 않았다. 사제야, 너는 내가 악인이라 생각하느냐?”

용강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 도사가 미소 지었다.

“너 스스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거늘, 나라고 안 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이냐?”

“사제, 대접 잘 받았구나.”

말을 마친 진 도사가 몸을 일으키자, 환영술과 함께 그는 노군산에서 찰나의 순간에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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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1화

    용강한이 입을 열었다. “영이, 초운이, 그리고 연희 말입니다.”“연희요?”이육진이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경장명 그자가 아직 영남에 있지 않습니까.”“그자가 폐하의 며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우신 겁니까?”“그자가 감히 그럴 배짱이나 있겠습니까?”용강한은 찻잔을 기울여 차를 따르고는 찻물을 후후 불며 대답했다. “없겠지요.”이육진이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물었다. “그 세 녀석은 뭣 하러 온답니까?”“아마도 재미있을 것 같아 온 것이겠지요.”“……”“왜 그러십니까?”용강한이 살피니 이육진의 안색이 그리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닙니다.”그와 소우연은 워낙 자유분방하고 얽매이지 않는 성격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아이들이 하나같이 자신들을 빼닮은 것도 모자라 사위와 며느리까지 이토록 제멋대로일 줄은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다.참으로 온 집안 식구들이 나라의 안위 따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구나!이육진은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녀석들은 언제쯤 온답니까?”“대략 폐하께서 운하 군영으로 가실 때쯤 도착할 겁니다.”“……”해가 저물 무렵, 이육진은 이번에 잊지 않고 군영의 취사병을 시켜 질 좋은 밀가루로 빚은 고기만두와 하얀 찐빵, 그리고 다과를 찬합에 미리 담게 했다.용강한은 군막 밖에 앉아 저녁 바람을 쐬며 군영 주변을 에워싼 무성하고도 아름다운 황혼 녘의 풍경을 유유자적 감상하고 있었다. 떠날 채비를 하는 이육진을 본 그가 물었다. “그들을 기다리지 않으시는 겁니까?”“안 기다릴 겁니다. 연이가 절 기다리고 있으니까요.”용강한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긴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가볍게 몸을 흔들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무척이나 여유롭고 한가로운 자태였다.이육진은 그런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저리 유유자적한 꼴을 보니, 참으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늙은 신선 같았다.속으로 혀를 차며, 이육진은 찬합을 들고 해 질 녘의 어스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90화

    이진이 소우연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어마마마, 무슨 생각을 그리 하세요?”소우연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아니다. 네 외삼촌이 너희에게 준 부적은 다들 잘 간직하고 있겠지?”“네, 다 잘 챙겨두었어요.”이진이 그것을 꺼내 소우연에게 보여주기까지 했다.“그럼 됐다.”……소룡진 군영.이육진이 군영으로 돌아오자, 진휘가 서둘러 다가와 아뢰었다.“장군, 이 대인께서 오셨습니다.”이 대인이라면, 용강한이 아닌가?문산에 얌전히 있지 않고, 소룡진에는 무슨 일로 온 것인가?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밖에 보고할 중요한 일이 더 있느냐?”진휘가 고개를 저었다.“당장은 없습니다.”“농가에서는 다들 작물을 심었느냐”“심었습니다. 군중 장병들의 가솔들도 모두 심어두었습니다. 가을걷이 때가 되어 별다른 변고만 없다면, 그때가 바로 정식으로 패를 뒤집을 시점이 될 것입니다.”이육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막사로 걸음을 옮겼다.막사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이육진은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알아챘다. 그리고 곧, 용강한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차를 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문산에 있지 않고,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폐하를 보러 왔습니다.”“저를 보러요?”이육진이 웃음을 터뜨렸다.용강한은 자신 역시 한 시진이면 운하 군영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소우연 일행이 무탈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직접 이육진에게 당부해두고 싶은 것이 있었다.“말씀해 보십시오, 무슨 일이십니까?”용강한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소항이 폐하의 정체를 알아챈다면,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어찌하다니? 그자가 눈치가 있다면 알아서 기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들킨 그날이 곧 그자의 제삿날이 될 것입니다!”이육진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용강한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동의하지 않으시나 봅니다?”이육진이 그가 웃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아니,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이육진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89화

    “대왕, 그럼 저희는 이만 가시지요.”매번 이렇게 뜨거운 정성을 쏟고도 싸늘한 홀대만 돌아오다니!왕수미가 대체 무슨 배짱으로 감히 대왕의 청을 거절하는지, 소 대장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자칫 화를 돋우기라도 하면 대왕께서 정말로 강제로 손을 쓰실지도 모른다고, 소 대장은 생각했다.소항이 다시 한번 약재방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왕 대인의 의술이 뛰어나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지.”“그렇죠.”소 대장이 대답했다.“과인이 왕 대인을 의관장으로 봉한 뒤로,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 약재방에 나와 약재를 정리하고, 환약과 가루약을 만들고 있지. 군영의 늙은 의원들과 약효를 의논하는가 하면, 온갖 부상에 어떤 약을 써야 할지도 하나하나 살피고 말이다. 참으로 마음을 많이 쓰고 있더구나.”소 대장은 뭔가 짚이는 게 있다는 듯 다소 놀란 얼굴로 말했다.“그렇습니다. 왕 대인이 겉으로는 냉담해 보여도 하는 일만큼은 참으로 성실하지 않습니까. 그러고 보니, 대왕께서 왕 대인을 의관장으로 봉하신 일을 실은 꽤 마음에 두고 있는 모양입니다.”소항이 미소를 지었다.“그래,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과인을 피하는 건, 그저 이휘 그자들을 어찌 대해야 할지 알고 있기 때문일 뿐이지.”“틀림없이 그럴 것입니다!”소 대장이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쳤다.그가 소항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러니 대왕께서 장인들에게 선약옥 옆에 처소를 짓게 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되면 지척에서 기회를 노리실 수 있을 테고, 설령 대왕께서 먼저 손을 쓰신다 해도, 일개 아녀자에 불과한 그녀가 어찌 대왕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나중에 이휘와 소생이 알게 된다 한들, 왕 대인을 어찌할 수도 없을 것이고, 감히 대왕께 따져 물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소항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들어 하늘을, 저 멀리 떠 있는 구름을 바라보며 웃었다.“그리되면 더할 나위 없지.”소 대장이 손짓으로 길을 청하자, 소항은 그제야 소 대장과 함께 자리를 떴다.약재방 안.이진이 말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88화

    이진이 웃음을 터뜨리며 곧장 소우연의 팔짱을 꼈다.“저희 어머니께서 어떤 선택을 하시든, 아랫사람인 제가 감히 참견할 수야 있겠습니까. 익선이로 말할 것 같으면, 그이가 저를 진심으로 아낀다면 응당 저를, 그리고 저희 어머니를 우선으로 여길 것입니다.”소항이 허허 웃음을 흘렸다.“영남에서 과인의 비호가 없다면, 너희가 정녕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으냐?”“대왕께서는 저희 어머니의 마음을 얻지 못하시니, 이제 보복이라도 하시려는 겁니까?”소항이 뒷짐을 지며 말했다.“과인은 그런 말 한 적 없다.”이진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제가 보기엔, 대왕께서 인내심이 바닥나 결국 권세로 사람을 억누르려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너…”“저는 그저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대왕께서는 영남의 왕이시니, 응당 남을 이리 겁박하는 짓은 하지 않으실 테고, 하물며 신하의 아내를 강제로 빼앗는 일 따위는 더더욱 없으시겠지요?”바로 그때, 소 대장이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주익선이 멀리서 포권했다.소 대장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소항의 귓가에 대고 아뢰었다.“대왕께 아룁니다. 장인들이 준비를 마쳤사온데, 곧바로 선약옥 옆에 새 처소를 지을 것입니다.집을 짓는다고?소우연과 이진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소항이 아예 군영으로 옮겨 와 살겠다는 것인가, 그것도 선약옥 바로 옆에? 가까이서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뜻인가?이건 정말이지 제정신이 아니다.소항이 말했다.“과인에게는 인내심이 넘쳐난다. 이휘와 소생으로 말하자면, 그 둘은 요즘 몹시 바쁘니 이곳 운하 군영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을 것이다.”“신경 써주지 않으셔도 됩니다.”소우연이 말했다.소 대장은 언짢은 기색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막 화를 내려던 찰나, 문득 경장명이 해주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 순간 퍼뜩 정신이 든 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왕수미를 꾸짖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소 대장이 아뢰었다.“대왕께서도 왕 대인을 염려하시는 것뿐입니다.”소우연이 소 대장을 흘겨보았다. 예전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87화

    '이건 희곡에나 나오는, 황자나 공주가 황제에게 쓰는 호칭이 아닌가?'령이는 온몸이 굳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령이를 발견하고는 손짓하며 물었다.“왜 그러느냐, 무슨 일 있느냐?”령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저, 그게, 저기, 소 대인께서 오셨습니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알고있다.”소우연은 령이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보고 이진을 한 번 힐끗 쳐다보았다. 방금 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탓에 아마도 령이가 대화를 엿들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령이는 내 사람이니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터였고, 이 비밀을 밖으로 발설할 리도 없었다.소우연이 령이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다 들었구나.”령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소우연이 이어서 말했다.“괜찮다. 다만 당분간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거라.”“예, 마님. 명심, 명심하겠습니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일 즈음, 음식을 든 소항이 약재 창고 쪽으로 다가와 문가에 서서 소우연을 바라보았다.몇몇 늙은 의원들이 이미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올렸다. 화랑과 령이 역시 다가가 예를 갖췄으나, 오직 소우연과 이진 모녀만이 하던 일을 계속하며 바삐 움직일 뿐이었다.소항이 손을 들어 올리며 명했다.“모두 물러가라.”늙은 의원들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린 뒤 뿔뿔이 흩어졌다. 화랑과 령이는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난처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소우연이 말했다.“너희 둘도 그만 물러가 보거라.”“예, 마님.”령이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만약 큰아가씨가 공주라면, 마님께서는 황태후라는 뜻 아닌가? 그럼 이 대인과 소 대인 두 분 중, 도대체 누가 큰 아가씨의 친부란 말인가?'화랑은 령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을 눈치채고는 재빨리 그녀를 끌고 밖으로 물러났다.소항이 소우연에게 다가가, 들고 있던 음식을 마당에 있는 나무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이진이 웃으며 말했다.“대왕께서 오늘 또 저희 어머니께 맛있는 것을 가져다주신 겁니까?”“그래. 너도 먹어도 좋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86화

    주익선의 말에 양세봉은 차마 제대로 된 대답을 잇지 못했다.“그는 대왕이다. 대왕이 신하에게 죽으라 명하면 신하는 어쩔 수 없이…”“그자는 그저 노비를 거느린 주인에 불과합니다. 군주라면 마땅히 신하와 백성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건만, 그런 자를 어찌 성군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자에게 어찌 충성을 바치며, 어찌 제 목숨을 그리 가벼이 그자의 손에 내맡길 수 있겠습니까?”부장군이 다급히 손을 들어 주익선의 입을 틀어막았다.“제발 그만하거라.”주익선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이 영남의 주인은 진작에 바뀌었어야 했습니다.”말을 마친 주익선은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렸다. 소항 그놈이 이따가 또 무슨 선 넘는 짓거리를 벌일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와 이진은 소우연을 단단히 호위해야만 했다.양세봉을 비롯한 이들은 주익선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하나같이 말문이 막힌 채 멍하니 서 있었다.부장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장군님, 이 일은 대왕께 보고를 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양세봉이 부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신하의 아내를 탐내고 백성들의 생사 따윈 안중에도 없다니, 허허…”“양 장군님, 그게 무슨 뜻이십니까?”“아직도 이휘와 소성진, 그리고 주 단주 같은 자들이 진정 평범한 인간들로 보이느냐?”양세봉이 일행을 돌아보며 되물었다.“확실히 범상치 않아 보이긴 합니다. 특히 그 소성진과 이휘라는 두 사람은 관상부터가 남을 압도하는 기백이 흐르더군요. 심지어 왕 의관과 이 의관 모녀조차도 묘하게 평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부장이 거들었다.“어쨌든 상운국에서 유배되어 온 자들이니 태생이 얕진 않겠지요. 허나 이곳 영남에서 대왕께서 기회를 주지 않으신다면, 그들이 무얼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양세봉이 무심하게 대꾸했다.“글쎄. 정 고발하고 싶거든 그대들이 직접 가서 하거라.”“장군님께서는 대왕께 고하지 않으실 작정이십니까?”양세봉은 눈앞의 부하들을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난 그런 말 한 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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