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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3화

Penulis: 주 한잔
이천은 모든 기력을 쏟아부은 듯 간신히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진의 눈시울은 이미 붉게 타올랐고, 맺혀 있던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일렁였다. 곁에서 지켜보던 주익선은 애간장이 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저 그녀의 머리를 자기 품에 기대게 하고는 부드럽게 다독이며 위로할 뿐이었다.

이진이 목이 멘 소리로 물었다.

“오라버니, 어젯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요!”

설령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돌아가셨다 한들, 사람이 가신 자리에는 흔적이 남고 기러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소리라도 남아야 하는 법 아닌가.

모든 이의 시선이 이천에게 쏠렸다. 그제야 이천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어젯밤, 진 도사가 장소검을 데리고 흠천감에 난입하였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진 도사와 외삼촌께서 도법으로 맞붙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지. 외삼촌께서는 과거 부작용으로 도술을 거의 잃으셨던 터라, 그동안 쌓아온 도력만으로는 그 진 도사를 막아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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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5화

    소 대장은 왕부 옆문에 서서 경장명의 마차가 점점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경장명이 진 도사의 마지막 제자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고, 경장명이 영남에서 가장 도가 깊은 사람이라는 것 또한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그가 남긴 말은, 소 대장에게는 의문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매우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사람이든 일이든, 편견을 품지 말거라. 그러면 운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소 대장이 나지막이 되뇌었다. “경 대인이 나에게 뭔가를 일깨워 주려 하신 걸까?”“그럼 그동안 내가 경 대인을 대하는 태도가 좀 좋지 않았던 건가? 그저 순수하게 나더러 그분께 예의를 갖추라고 일러 주신 걸까, 아니면 모든 사람에게 그리하라는 뜻일까?”소 대장이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을 때, 문지기가 걸어 나왔다. “오늘 밤은 왕부에서 묵으실 것입니까, 아니면 다시 돌아가실 것입니까?”소 대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연히 왕부에 있어야지. 요즘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사실 그리 태평하지가 않아.”문지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인께서도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항상 대왕의 안위를 지켜야 하니 말입니다.”“그러게 말일세. 지난번 자객 사건도 아직 아무런 실마리가 없는데, 오늘 밤은…”“혹 오늘 밤에도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문지기가 흥미로운 듯 물었다.그는 대왕께서 오늘 어찌하여 그토록 서둘러 왕부로 돌아오셨는지, 또 어째서 안색이 저리 어두우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심기가 편치 않아 보였는데 말이다.소 대장은 입을 열려다가, 이 일은 문지기가 알아도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문득 경장명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말이 떠올랐다.“이 일은 왕부의 중대한 일이니,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다.”그제야 문지기는 정신을 차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 대장과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하지만 오늘 소 대장의 기색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평소라면 이런 하찮은 이야기를 길게 나눌 리 없거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4화

    경장명의 물음에 소항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경장명이 계속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물었다. “혹 신이 대왕의 근심을 나누어 질 수 있을는지요?”소항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지경이었다.그는 경장명을 바라보았다. 이자는 이미 자신에게 투항해 온 몸이지만, 정작 그는 여태 경장명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꿰뚫어 본 적이 없는 듯했다.경장명이 자신에게 있어 하찮은 존재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어쨌든 그는 진 도사가 친히 지목한 군대 책사였으니까.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심복이라 할 수 있느냐 하면, 소항은 늘 경장명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잠시 고민하던 소항이 입을 열었다. “그자는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니, 그를 문산으로 보내 자리를 지키게 한다면 과인도 한결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흥, 말은 참 그럴듯하게 하는군.’소항은 분명 황태후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이 일을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오? 어째서?”“이휘라는 자는 옛적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자입니다. 필시 큰 재능을 지닌 사람일 터인데, 대왕께서 그를 문산으로 보내신다면 온당치 않을까 염려됩니다.”소항이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재능이 크다면 더더욱 경험을 쌓아야 하는 법이다. 그대도 이 점을 잊지 말거라, 그자는 뇌물을 받아 부패를 저지른 죄로 영남에 유배 온 자다. 과인은 그 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니, 이 사람이 정말로 쓸 만한지 시험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경장명은 미간을 찌푸렸다.용강한처럼 대단한 인물을, 네가 시험해 볼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인가?물론 소항이 무슨 생각을 하든 경장명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다만 소항이 내리는 결정이 용강한의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그것이야말로 그가 신경 쓰는 부분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경장명이 말을 이었다. “대왕, 그자를 시험하는 것은 필요합니다만…”“무엇 때문에 그러느냐?”경장명도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아예 손가락을 짚어 점을 치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3화

    차 한 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소항은 과연 예상대로 늑장을 부리며 뒤늦게 나타났다.소항과 경장명이 서재로 들어선 뒤, 소 대장은 서재 문을 닫고 아달과 함께 서재 밖 마당에서 대기했다.서재 안.소항은 에두르지 않고 곧바로 오늘의 뇌우가 몹시 이상하다고 말을 꺼냈다.경장명은 이 비가 용강한이 소항에게 보내는 경고임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소항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어쨌든 이 세상에서 감히 용강한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하지만 그릇만 한 굵기의 버드나무가 강풍에 뿌리째 뽑혀 술집 객잔 지붕을 덮치며 커다란 구멍을 냈다는 소항의 말을 듣자, 경장명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경 대인, 혹 좋지 않은 조짐이 아니겠느냐?”경장명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소항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자는 도대체 어쩌다 용강한의 심기를 건드린 것인가?거기다 상운국 황태후까지 넘보다니?그를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항이라는 인물은 정말이지 별다른 재주가 없는 자였다.가장 큰 문제는, 그가 군주로서의 도리조차 알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신하의 아내를 넘보고, 신하를 불러 놓고는 정작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일이나 벌이니, 신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이런 인물을, 오직 진청산의 예언 하나만 믿고서 소씨 가문 사람들과 그를 따르는 이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인지, 경장명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경 대인?”소항 역시 경장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리 없었고, 오히려 마음속에 불안이 조금씩 커져 갔다.경장명은 정신을 차리고 소항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말했다. “대왕께서는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오늘의 일은 하늘이 영남을 돌보신 것입니다.”“오, 그건 또 무슨 말이냐?”경장명은 앞서와 같은 논리를 다시 펼쳤다. “하늘이 벌하려 한 것은 그 비뚤어진 버드나무였습니다. 대왕께서는 하늘이 점지하신 분이시니, 그토록 위험한 곳에 계셨음에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야말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2화

    “어찌 하나같이 이리 오만하단 말인가? 감히 대왕의 부름에도 늦장을 부리다니?”소 대장이 투덜거렸다.특히 왕수미라는 여인은 감히 대왕의 뺨까지 때리지 않았던가. 정말 간이 큰 것도 정도가 있었다. 그런데도 대왕께서는 오히려 그녀를 탓하지 않으셨다!경장명은 또 어떠한가.애초에 대왕께서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셨던가. 그러니 경장명이 의관을 갖추느라 조금 늦게 관저에 도착한다 한들, 대왕께서 크게 나무라실 리 없었다.“허…”아달은 마차 준비를 마친 뒤 별채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소 대장이 홀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아달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 대장이 먼저 말했다.“너희 대인께서는 옷을 갈아입은 뒤에야 대왕을 뵈러 가시겠다고 하더구나.”“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소 대장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아달은 두 손을 모아 읍하며 말했다.“경 대인께 서둘러 주시라 전해주거라. 대왕께서 관저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말이다.”“예. 소인이 곧 가서 전하겠습니다.”소 대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달은 그제야 본채 앞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본채에 도착한 아달은 방 안에 앉아 유유자적 책을 읽고 있는 제 주인을 발견하고는 기겁했다.“아니, 나리. 대왕께서 부르셨는데 어찌 이리 태평하십니까? 소 대장님이 이 모습을 보고 대왕께 참소라도 올리면 나리께선 어찌하시렵니까?”아달은 진심으로 경장명이 걱정되어 발을 동동 굴렀다.“급할 것 없다, 급할 것 없어.”“아이고, 어찌 안 급합니까. 저기 소 대장님이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뭐가 급하단 말이냐? 소항 그자도 전혀 서두르지 않을 터인데. 내가 지금 간다 한들 관저에서 그를 한참 더 기다려야 할 뿐이다.”아달은 그 말에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내 말을 못 믿겠느냐?”아달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 아닙니다. 나리께서는 갈수록 영남의…”그는 순간 마땅한 묘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영남의 흠천감 감정 같으십니다. 모르는 게 없으시니 말입니다.”경장명은 실소를 터뜨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1화

    “아무 일 없다.”“아무 일 없긴요. 옷도 이리 젖으시고 머리카락도 다 젖으셨습니다.”“조금 젖었을 뿐이다.”임설이 미간을 찌푸리며 곁에 있던 송 나인에게 분부했다. “어서 대왕께서 씻으실 따뜻한 물을 준비해 오게.”“예, 왕후 마마. 당장 다녀오겠습니다.”송 나인은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하고는 서둘러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준비하러 나갔다.“이 정도 비바람이야 내게 아무것도 아니다.”“그래도 아니 됩니다. 부군께서는 영남의 하늘이십니다. 부군께서 무사하셔야 저와 아이들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다면, 저희는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걱정하지 말거라. 내게 그런 일이 생길 리 없다.”임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오라버니께서는 하늘이 점지하신 분이신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기시겠어.'한편, 경장명은 관아 별채 문가에 놓인 긴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이 '특별한' 비바람을 유유자적 감상하고 있었다.아달이 따뜻한 찻잔을 연신 올리며 말했다. “나으리, 밤이 깊었는데 이만 침소에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이리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며 그가 분노하고 있으니, 누군가는 오늘 밤 잠을 이루지 못하겠구나.”“분노하다니요? 대체 누가 노했다는 말씀이십니까?”경장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밤마다 천문을 살폈는데, 오늘 밤 하늘에는 결코 뇌우가 쏟아질 징조가 없었다. 이토록 화창하던 날씨에 돌연 미친 듯한 비바람이 몰아쳤으니, 용강한의 분노가 아니고서야 대체 무엇이겠는가?아달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나으리께서 하시는 말씀은 갈수록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하늘이 어찌하여 노한단 말씀이십니까?”경장명은 그것이 용강한의 짓이라고 굳이 밝혀 말하지 않았다. 그저 넌지시 덧붙일 뿐이었다.“네가 모르는 일이 아직 많다. 이건 단순한 폭풍우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앗아갈 저승사자의 부름이지.”“예? 그저 비가 세차게 내리는 것뿐인데, 어찌 목숨을 앗아간단 말씀이십니까?”경장명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570화

    “어떤 구실로 이휘에게 부인을 내어달라 하실 작정이십니까?”소항 역시 당장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소 대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그 이휘란 자는 애초에 제 목숨을 부지하고자 왕 부인을 선뜻 내어주지 않았습니까? 지금 대왕께서 그에게 입신양명할 기회를 주시고 높은 벼슬과 넉넉한 녹봉까지 내려 거두어주셨으니, 대왕께서 이휘에게 베푸신 은혜가 저 못지않게 클 것입니다.”소 대장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소성진은 그의 목숨을 구해주었고, 과인은 그의 부귀영화를 보장해주었다. 이 두 가지는 어느 하나도 빠져선 안 될 요소다.”“그렇다면, 대왕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는 편이 낫겠습니다.”소항이 손을 휘저었다. “너는 먼저 돌아가 왕후에게 과인은 군무가 바쁘다 전하거라.”“예.”소 대장은 두 손을 모아 읍하고는 물러났다.저 멀리 짙은 어둠이 깔린 지붕 위, 뒷짐을 진 채 서 있는 흰옷 차림의 사내가 있었다. 그는 소 대장이 객잔에서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소항이 어디에 묵으려는지도 똑똑히 확인했다.용강한이 손가락을 튕기자, 이내 하늘에 먹구름이 짙게 몰려들기 시작했다.곧이어 괴이한 돌풍이 일고, 천둥과 번개가 연달아 내리쳤다. 억수 같은 폭우가 쏟아지며 온 계주부를 집어삼킬 듯 뒤덮었다.그가 큼지막한 손을 한 번 휘두르자, 사발만 한 굵기의 버드나무 가지가 뿌리째 뽑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주가 객줏집 지붕 위로 곤두박질쳤다. 객줏집 안에서 혼비백산한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그제야 용강한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칠흑 같은 밤하늘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객잔 안.아갑과 아을 등 호위들이 혹여 자객이라도 섞여 들어왔을까 노심초사하며 일제히 소항을 에워쌌다.소항은 머리카락 일부가 빗물에 젖은 채 객실 한구석에 서 있었다. 그는 지붕에 뻥 뚫린 커다란 구멍과 그 사이로 처박힌 굵직한 버드나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더욱 그를 경악게 한 것은, 눈 깜짝할 새 몰아치던 그 요사스러운 비바람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35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저를 영원히 '시군'의 신분으로만 곁에 두려 하십니까?”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인상을 찌푸린 심초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영은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의 손아귀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강압적인 기운, 아침에 허공을 딛고 뇌운을 몰아칠 때 보여준 그 위압감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그 감각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그녀는 당황한 나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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