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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0화

Author: 주 한잔
“폐하, 환영하옵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대신들은 현무문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영은 마치 성대한 즉위 대전의 주인이 된 듯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녀는 심초운의 손을 잡은 채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옮겼다.

이천은 두 사람이 용연에 오르는 모습을 확인한 뒤 조용히 몸을 돌렸다. 그는 곧장 이육진과 소우연 일행이 타고 있는 마차 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번잡한 정문을 피하고 측문으로 궁에 들어갔다. 그 길이 흠천감으로 가장 빠르게 닿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궁에 도착한 이영과 심초운은 곧장 금융궁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이미 이진과 심연희가 아이들을 데리고 두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 아이가 가지런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영이 상석에 앉고 심초운이 그 왼편에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옹기종기 모여 앉은 네 명의 아이들이었다.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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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9화

    그들은 감히 상대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인물이었다.소우연이 소명남을 가볍게 밀쳐 내자, 용강한은 어느새 두 팔을 벌린 채 형제들 뒤에 서 있는 소우연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강한 오라버니…”소우연은 망설임 없이 용강한의 품에 와락 안겼다. 이렇게 용강한을 눈앞에서 직접 만나게 되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용강한이 넓은 소매를 크게 한 번 휘두르자, 온 방 안이 순식간에 금은보화로 가득 찼다. 그중에서도 수정석이 가장 많았고, 온갖 영약과 법기까지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이것들은 모두 납채 예물입니다.”“뭐라고요?”“상선께서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소명남은 미간을 찌푸린 채 경악을 금치 못했다.“상선, 이는 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저희 넷째 누이는 이미 혼례를 약속한 정인이 있습니다. 운환 황실의 이육진 태자 전하와 약혼한 사이입니다.”“저는 좋아요.”용강한이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소우연이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무척 자연스럽게 용강한의 곁에 바짝 기대었다.“저는 오라버니에게 시집갈래요.”가족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그때, 소영아가 소리쳤다.“안 돼, 안 돼, 안 돼요! 절대로 안 돼요!”여자 주인공이 용강한에게 시집가 버리면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주된 이야기가 완전히 틀어지는 게 아닌가! 그 두 사람이 혼례를 올리지 못하면, 자신은 영영 현실 세계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용강한이 고개를 돌려 소영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고, 단지 그 눈길 한 번에 소영아는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을 느꼈다. 소영아는 머리를 감싸 안고 소명남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큰 오라버니…”신수 백기린이 머리를 한번 내젓더니, 단 한 번의 포효만으로 지붕이 날아갈 듯한 위세를 내뿜었다.소명남은 급히 술법을 끌어올려 소영아를 보호하며 용강한에게 청했다.“부디 상선께서는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소우연이 거들었다.“강한 오라버니, 이분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누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8화

    “우선 이것부터 놓고 말하렴.”소우연은 제 다리를 꽉 붙든 소영아를 내려다보며 골치가 아파졌다. 상황이 도무지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었다.다만 소영아의 이런 행동은 문득 상운국에 두고 온 진이를 떠올리게 했다. 진이도 어릴 적에는 곧잘 이렇게 어리광을 부리곤 했었다.“언니가 저한테 화를 풀지 않으시면 절대 안 놓을 거예요! 저한테는 정말 아무것도 없고, 오직 언니뿐이란 말이에요.”말을 마친 소영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여주인공이 사랑을 독차지하는 총애 캐릭터가 되도록, 여동생마저 일부러 언니에게 졸졸 매달리는 성격으로 설정했던 터라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런 특혜도 없었다.물론, 자신이 정말 이 책 속으로 끌려 들어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무조건 자기 역할에게 온갖 신통한 능력부터 부여했을 테지만 말이다!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괜찮다. 나 역시 너에게 준비한 선물이 없으니, 이걸로 서로 퉁친 셈 치자구나.”다른 건 몰라도, 소영아의 생김새만큼은 정말이지 진이와 똑 닮아 있었다.“역시 우리 여주… 흠흠, 언니는 정말 착하다니까요!”소영아는 하마터면 속마음을 입 밖으로 털어놓을 뻔했다.어찌 되었든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맛있는 것을 얻어먹으며 책 속 세계를 실컷 구경하다가, 두 사람이 혼례만 올리면 곧바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이곳이 영성대륙인가요?”소우연은 세 오라버니를 바라보며 은근슬쩍 물었다.“그래. 우리가 있는 곳은 영성대륙의 중심부에 자리한 운환천조란다.”첫째 오라버니 소명남이 대답했다. 넷째 누이가 기억을 잃었으니, 하루빨리 기억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당연했다.“이곳에서는 신선이 되기 위해 수련할 수 있나요?”소우연의 질문에 가족들은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소우연이 정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둘째 오라버니 소명옥이 대신 대답했다.“그렇단다. 영적인 자질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련을 통해 신선이 될 수 있지. 그런 자질이 없더라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7화

    소우연의 온몸에서는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듯한 위엄이 느껴졌다.소우연은 자신감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그녀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언니, 황태자 전하께서도 아직 혼수상태이신데, 궁에 들어가 보지 않겠어요?” 소영아가 웃으며 제안했다.소우연은 소영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자신을 향한 악의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느껴졌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자꾸만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소영아는 슬며시 화가 났다.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사랑스러운, 부모님이 애지중지하며 키운 금지옥엽이었는데, 어째서 저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일까? 설마, 자신이 싫어진 건가? 대체 왜?소영아는 심경이 바스러질 지경이었다. 꿈에도 몰랐다. 그저 소설을 썼을 뿐인데, 느닷없이 소설 속 세계로 끌려 들어오게 될 줄이야!이 세계로 완전히 끌려오기 전, 그녀는 스스로 현세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두었다. 바로 여주인공 소우연과 남주인공 이육진이 이 세계에서 혼례를 올리는 날이었다.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기이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그 찬란한 순간, 현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탓에 더 많은 내용들을 배치할 새도 없었고, 심지어 혼례를 올릴 날짜조차 정해두지 못했다.그러니 언제 돌아갈 수 있는가는 전적으로 두 사람이 언제 결혼하느냐에 달려 있었다.어쨌든 소영아는 두 사람이 석 달, 다섯 달 혹은 일 년쯤 뒤에 결혼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남주인공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니까... 어차피 이 또한 아주 드물고 소중한 여행 같은 시간일 테니 말이다.그리고 용강한도 있었다.애초에 그녀는 현대 사회의 일부일처제를 고수하고자, 용강한을 남주의 전생 중 한 생의 기억으로만 남겨두려 했다. 누가 알았으랴. 용강한의 능력이 그토록 대단할 줄이야! 세 사람은 순순히 따르는 척 자신이 정해둔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더니,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뒤통수를 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6화

    “큰 아가씨…”하녀의 낯빛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눈앞의 소우연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큰 아가씨… 이, 이곳은 영도의 경기입니다. 큰 아가씨, 대체 어찌 된 일이십니까? 소인을 놀라게 하지 마셔요.”어린 하녀는 겁에 질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내가 누구냐?”소우연이 물었다. 이곳에서도 자신이 여전히 ‘소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녀가 대답했다.“큰 아가씨는 소 대장군부의 큰 아가씨이시옵니다. 존함은 소우연이시옵니다.”여전히 소우연이라는 이름이었다.하녀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큰 아가씨께서 정신을 차리셨으니, 소인이 어서 대감마님께 가서 이 기쁜 소식을 말씀드려야겠어요.”소우연은 가만히 손을 내저었다.“가보거라.”하녀는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기쁜 기색으로 들뜬 발걸음을 옮기며 처소 밖으로 달려 나갔다.소우연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곳은 과거 이육진과 함께 머물렀던 태자부보다도 훨씬 고풍스럽고 정교했다.하늘은 투명하리만치 푸르렀고, 흰 구름은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피어올라 있었다. 청량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자 몸 안 깊숙히 맑은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상쾌해지는 기분이었다.소우연은 규방으로 돌아와 구리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다름 아닌 아리따웠던 소녀 시절의 자신이었다.이육진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이미 작가가 구상해 둔 이야기의 흐름을 미리 알고 있었으니, 이육진은 틀림없이 자신을 따라 영성대륙으로 건너왔을 터였다.정작 그녀가 가장 가슴 졸이며 걱정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용강한이었다.잠시 후, 어린 하녀를 따라 수많은 사람이 처소 안으로 몰려들었다.소우연은 방 안을 가득 채운 이들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낯선 얼굴이었지만, 그들은 저마다 자신이 그녀의 부친과 모친, 조모, 세 명의 오라버니, 그리고 여동생이라고 소개했다.소우연은 그들을 가만히 응시했다.상운국 시절 소씨 가문 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5화

    “아바마마, 어마마마, 외삼촌…”이영은 기력이 다할 때까지 오열했다.심초운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녀를 꼭 끌어안고 마음을 가라앉히라며 달랬다.지금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평생 병을 달고 살 수도 있었다. 어마마마께서도 그 사실을 아신다면 분명 가장 가슴 아파하실 터였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영이 어찌 슬픔을 억누를 수 있겠는가.이진은 어마마마를 끌어안았다가 아바마마를 부여잡고, 다시 외삼촌의 손을 만져보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무력하게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이천은 세 사람이 나란히 영면에 든 모습을 바라보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심연희는 그런 그를 조용히 끌어안아 주었다.심소균과 위진규, 진호범 등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세 사람의 마지막 길을 정중히 배웅했다.태상황과 태후, 그리고 용강한이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이천 일행은 이육진이 남긴 유언에 따라 황릉을 조성했다. 세 사람의 관을 나란히 배치해 하나의 묘실에 함께 안장했다.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영은 어마마마가 남긴 편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마치 한 권의 긴 이야기책과도 같았다.책 속 인물들의 삶은 어마마마의 인생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이야기는 여주인공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두 부군이 그녀와 함께 영성대륙으로 향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영기가 충만해 선도를 닦을 수 있는 세계인 그곳에서 세 사람은 마침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이영은 자신이 발견한 편지를 이천에게 건넸다.“이건…”이천 역시 외삼촌의 유품을 정리하다 외삼촌이 남긴 편지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 내용 또한 이영이 건넨 편지와 무척이나 비슷했다. 이천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지를 꺼내 두 편지를 서로 바꾸어 읽어 보았다.그때, 이진과 주익선이 급히 뛰어왔다. “아바마마의 편지를 찾았어!”“뭐라고?”이영과 이천, 심초운, 심연희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사람들은 모두 함께 세 통의 편지를 살펴본 끝에, 세 사람이 남긴 이야기의 줄거리가 완전히 일치한다는 사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734화

    “으앙!”“할바마마, 할마마마!”“으앙앙!”어린아이들이 일제히 목놓아 울부짖기 시작했다. 정연의 품에 안긴 어린 담이마저 자지러지게 울어 댔다.아이들의 서글픈 울음소리에 이천과 이영 등 어른들 역시 참았던 눈물을 주르륵 쏟아냈다.소우연이 아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자, 아이들은 다투어 소우연과 이육진, 용강한의 품으로 파고들며 더욱 크게 목놓아 울었다.“울지들 마라.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이런 날을 맞이하는 법이란다.”소우연은 가슴을 비틀어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참아내며 아이들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아이들의 통통한 뺨을 하나하나 쓸어내린 그녀는 이내 정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정연은 황급히 어린 담이를 품에 안은 채 소우연에게 다가갔다. “마마…”소우연은 어린 담이의 고운 뺨을 가만히 어루만졌다.“우리 담이가 앞으로도 부디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이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통곡을 터뜨렸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토록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어마마마, 제발 그런 말씀 마셔요! 오라버니, 어서 어마마마를 구해줘요. 어서!”이천이라고 어찌 어마마마를 구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어마마마의 상태는 이미 손쓸 수 있는 범위를 한참이나 넘어선 뒤였다. 조금이라도 살릴 가망이 있었다면 용강한이 진작 손을 썼을 터였다!“정연아, 령이야.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거라.”정연은 치밀어 오르는 오열을 참지 못했다. 소우연은 어린 담이를 안고 있는 정연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였다.“어서 가거라.”정연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이제 방 안에는 이천과 이영, 이진을 비롯해 심초운과 심연희, 주익선 등 몇 사람만 남았다.이영과 이진은 소우연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었다. 그러나 소우연의 기력은 이미 바닥나고 있었고, 생명마저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입가에서는 붉은 피가 끊임없이 조금씩 흘러나왔다.“어마마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17화

    이육진을 떠올리자, 소우연의 가슴 한켠이 은근히 저려왔다. 그가 두 사람의 인연을 받아들이겠노라 말하긴 했지만, 그 말이 모든 것을 지워주지는 못했다. 미안함은 여전히 얇은 그림자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용강한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보따리를 풀어 수통과 몇 가지 다과를 꺼내 가지런히 늘어놓았다.“이 야명주는 마계를 떠날 때 챙겨온 것이긴 하나, 폐하의 물건은 아니다.”담담한 설명에 소우연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어디서 난 건가요?”“혼돈에게서 얻은 것이란다.”순간 소우연의 눈이 가늘게 떨렸다. 혼돈이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37화

    “그렇지. 이 모든 것은 공적에 따른 보상이다. 인간 세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자가 있다면, 내 직접 그자를 멸하리라.”이육진의 음성은 서릿발처럼 차가웠다. 기 장로가 숨을 고르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마계를 나갈 수만 있다면… 마존께서 품행이 단정한 자들을 인간 세상에 정착하게 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마계는 줄곧….”“인간과 마족은 본래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다.”이육진이 단호히 말을 끊었다.“마족은 타고난 힘이 강하고 수련 또한 용이하다. 인간 세상에 나가면, 자신보다 약한 자를 억누르고자 하는 자가 반드시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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