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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作者: 주 한잔
아령은 조심스레 배를 어루만지며 슬픈 기색을 드러냈다.

그 모습에 소우연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령 씨.”

그녀가 조심스레 이름을 불렀다.

아령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순진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태자빈 마마, 예로부터 의원의 마음은 인자해야 하고 부모의 마음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찌하여 귀한 분은 아끼고, 천한 이는 이렇게 홀대하십니까?”

만안당 안 사람들은 목을 빼고 이 광경을 지켜봤다.

누군가는 소우연을 두둔했고, 누군가는 아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은 원래부터 귀천이 갈리고, 사람도 서열이 있는 법.

백성의 입장에서 왕족이란, 애초에 다가갈 수 없는 존재였다.

진심 어린 배려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일지도 몰랐다.

“이건… 너무 무례하잖아요!”

정연이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그 순간, 안쪽의 소란을 들은 진우가 허겁지겁 뛰어들었다.

소우연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주저 없이 검을 뽑았다.

아령은 놀란 척 물러서며 외쳤다.

“살인을 하시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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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2화

    “용음촌이라 하셨습니까?”“음, 용 대인이 그렇게 지었다. 그 이름이 가장 좋다 하더군.”이육진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소우연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부군 같은 진룡께서 머무시는 곳이니, 과연 용이 울부짖는 땅이라 할 만하네요.”이육진은 웃는 아내의 얼굴을 보며 덩달아 미소 지었다.“그리 말하니 차라리 황서촌이라 바꾸는 게 낫겠구나.”소우연은 그저 웃을 뿐 따로 대답하지 않았다. 마을 이름이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으니까. 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다.“왜 그러느냐,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느냐? 내가 한참을 떠들었는데... 오늘 진이와 함께 소항을 치료하러 갔던 일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이냐?”이육진이 묻자 소우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진이는 오늘 몸이 좋지 않아 저 혼자 다녀왔습니다.”“혼자 다녀왔다고?”이육진은 마치 경보라도 울린 듯 눈을 부릅떴다. 그 시선이 너무 강렬해 소우연은 몸이 다 근질거릴 지경이었다.“왜 그렇게 저를 보시는 겁니까?”“그게…”이육진은 생각했다. 소항이 비록 소우연의 문중 형제라 할지라도, 정작 소항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지 않는가. 따지고 보면 소항은 소우연보다 두 살이나 어렸다.“무엇을요?”소우연이 다그치듯 묻자 이육진은 머뭇거리며 말을 아꼈다. 소우연은 그가 무슨 엉뚱한 상상을 하는지 단번에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설마 그 사람이 제게… 딴마음을 품기라도 할까 봐 그러시는 건가요?”“그럴 수도 있지 않겠느냐?”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답했다.“저도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뭐라고?”이육진의 기세가 순식간에 거칠어졌다. 젓가락을 탁자에 탁 내려치는데, 하마터면 밥그릇과 접시들이 모조리 박살 날 뻔했다. 소우연이 서둘러 그를 붙잡았다.“왜 이리 흥분하시는 거예요!”“감히 그놈이!”“목소리 좀 낮추세요. 남들이 듣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이육진은 가슴을 들썩이며 화를 삭이려 애썼다.“연아, 왜 그런 소리를 하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1화

    “이게 다 주익선 때문이에요. 괜히 오라버니를 따라 엉뚱한 걸 배워서는…”이진은 못마땅한 듯 투덜거렸다.소우연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과거를 회상했다. 예전에 진이와 연희가 출산할 무렵, 이육진이 주익선에게 무언가 일러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도 이육진의 수작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 딸을 아끼는 마음에 산고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부성애였으니, 그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진아, 그 사람도 다 너를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냐.”“저도 알아요.”이진은 울지도 웃지도 못할 표정으로 답했다. 그녀 역시 주익선의 마음을 알기에 그를 더욱 깊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면 설령 정견이 부딪히는 일이 있어도, 주익선은 언제나 그녀가 싫어할 만한 부분은 기가 막히게 피해 가곤 했다.“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딸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는걸요!““부질없는 소리 마라…”이진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더는 할 말이 없는지, 배를 감싸 쥔 채 입을 다물었다.소우연이 다급히 물었다. “아직도 속이 좋지 않으냐?”“아뇨, 훨씬 나아졌어요. 다만 약간의 불편함이 남아 있을 뿐이에요.”“그래.”소우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곳 영남 땅은 경성만큼 춥지는 않았으나, 골수까지 파고드는 듯한 특유의 습한 냉기가 있었다. 진이는 이곳 기후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소우연은 별다른 말 없이 진이를 품에 안고 등을 다독여 주었다.“어마마마, 정말 좋아요.”이진은 소우연의 품에 파고들며 나지막이 웅얼거렸다.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이육진과 용강한, 주익선 등이 새로 거처할 부지를 정하고 돌아왔다. 소우연은 그제야 이진의 방에서 나왔다.이육진은 소우연을 보자마자 곧장 그녀를 데리고 제 방으로 향했다. 용강한은 그저 빙그레 미소 지을 뿐 아무런 말도 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소항의 암위들에게 모조리 포착되었다. 암위는 지체 없이 소 대장에게 달려가 그 세세한 광경을 보고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20화

    소대장이 안으로 들어서던 찰나, 마침 방을 나서던 소우연과 어깨를 스치듯 마주쳤다.소우연이 그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방금 침술 처치를 마쳤습니다. 식사는 계속해서 담백한 것 위주로 챙겨 주십시오.”소대장도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 “왕 부인, 안심하십시오. 잊지 않고 잘 챙기겠습니다.”“알겠습니다.”소우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떴다.소대장이 점심으로 준비한 흰 쌀밥과 닭백숙 한 그릇, 파를 썰어 넣은 달걀부침 한 접시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바람이 훅 끼쳐왔다.“대인, 바람이 이리 찬데 창문을 열어두시면 고뿔에 걸리십니다.”소대장은 상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고개를 들었다. 창가에 서 있는 소항은 마치 일부러 찬 바람을 맞으려는 듯 보였다.소항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에야 소대장이 문과 창문을 닫도록 내버려 두었다.“대인, 어찌 그러십니까?”소대장은 주인의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방금 나간 왕 부인에게서는 별다른 기색을 느끼지 못했건만, 대체 주인은 왜 얼굴을 붉히며 창가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단 말인가.'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왕 부인 혼자만 왔지. 딸아이는 같이 오지 않았고.' 소대장은 나름대로 짐작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소항은 길게 탄식하며 탁자 앞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차려진 음식들을 보니 도무지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그 모습에 소대장의 의구심은 더욱 깊어만 갔다.한편,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소우연은 잠시 이진의 상태를 살핀 뒤 아래층으로 내려가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진아, 일어날 수 있겠느냐?”소우연은 여전히 딸을 '진아'라고 불렀다. 지금 쓰고 있는 가명인 '이소진'에도 같은 '진' 자가 들어가니 크게 무리는 없었다.이진은 이불속에 푹 파묻힌 채 웅얼거렸다. “어머니, 저 밥 먹고 싶지 않아요.”“입맛이 없는 것이냐, 아니면 그냥 일어나기가 싫은 것이냐?”“여긴 너무 추워요. 영남 땅은 춥지 않다고 들었는데 다 거짓말이었나 봐요.”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9화

    소우연은 약간 어색한 듯 고개를 숙여 제 신 끝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알지 못했으나, 소항은 약을 바르는 내내 시선을 그녀에게 고정한 채였다.그는 임설과 이 왕 부인의 나이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임설은 늘 근심에 싸여 초췌한 기색이 역력한 반면, 눈앞의 여인은 딸의 나이가 스물하나 혹은 둘이라니 마흔 줄은 되었을 터인데도 자태나 신색, 얼굴과 몸매가 마치 이십 대의 젊은 부인처럼 생기가 넘쳤다.'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이토록 고운 것인가.'소항은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질문을 던졌다. “왕 부인은 참으로 젊어 보이시오. 혹시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것이오?”소우연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저 일상적으로 약재를 만지고 다루는 것을 좋아할 뿐입니다.”“그 말은 역시 방법이 있다는 뜻이겠군.”“조금은 그렇다 할 수 있겠지요.”“내 부인의 나이도 부인과 비슷할 터인데…”소우연은 그 뜻을 대번에 알아차렸다. “소 대인께서는 세간의 소문대로 부인을 끔찍이 아끼는 좋은 대장부시군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부인을 뵙고 싶습니다. 제 미천한 재주가 도움이 된다면 부인을 위해 무엇이든 해드리고 싶네요.”“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오.”소항이 말했다. 요 며칠 사이, 그는 몸의 흉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어도 기력만큼은 눈에 띄게 강건해졌음을 느꼈다. 게다가 구리거울로 비춰본 흉터가 조금 옅어진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비록 소 대장은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말이다.한 시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소우연이 은침을 꺼내 놓았다. “이제 침을 놓아 드리겠습니다.”“혹 많이 아픈 것이오?”지금까지는 약만 발라왔으나 오늘은 침술을 병행한다니, 혹여 너무 고통스럽다면 나중에 임설에게 권하기가 꺼려졌기에 묻는 말이었다.소우연이 서둘러 안심시켰다. “그리 아프지 않습니다. 잠시만 참으시면 됩니다.”소항은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내밀었다. 소우연은 침착한 손길로 은침을 하나하나 정렬하고, 촛불에 달구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8화

    소 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았습니다. 그럼 제가 소 대인께 잘 말씀드려보겠습니다.”“고맙네. 부디 좋게 말씀해 주시게. 이 은혜는 말로 다 못할 것이네.”“별말씀을요. 다 잘될 것이니 걱정 마십시오.”소 대장은 지도를 챙겨 소항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도 위 마을 중심가에서 뚝 떨어진 곳을 가리키며 보고했다. “그들이 집을 짓겠다고 고른 땅이 여기입니다. 황무지를 더 많이 개간하고 싶다더군요. 속으로는 아마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소항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들이 선택한 위치를 유심히 살폈다. 조금이라도 야심이나 능력이 있는 자라면 저잣거리 근처에 자리를 잡으려 했을 텐데, 이토록 궁벽한 곳을 택하다니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아니면 다른 꿍꿍이라도 있는 것인가?'“단지 그곳이 개간할 땅이 넓고 지세가 평탄하다는 이유뿐이더냐?”소항이 물었다. 소 대장이 답했다. “예, 그런 듯 보였습니다.”소항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나직이 지시했다. “그들이 집을 어떻게 짓든 네가 하나하나 잘 살펴주거라. 열흘 뒤, 왕 부인의 약이 효과가 있든 없든 우리는 무조건 관저로 돌아가야 한다. 설날 연회 준비를 서둘러야 하니까.”“예, 명심하겠습니다.”집터를 정하는 일은 단 하루 만에 끝났다. 소 대장은 인부들을 수배해 주었고, 공사비는 영남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마땅치 않아 상운국에서 가져온 은자와 진주, 비취 등으로 충당했다.용강한과 이육진 등은 마치 연극이라도 하듯 각자의 전 재산을 내놓았고, 이를 합쳐 자신들이 머물 저택을 짓는 데 쏟아부었다. 이후 며칠 동안 이육진과 용강한 등은 직접 현장으로 나가 공사 상황을 감독했다.그사이 소우연과 이진은 객줏집에 머물며 소항의 흉터를 지울 연고를 조제하거나 들판으로 나가 약초를 캤다.그렇게 며칠이 흐르자 날씨는 눈에 띄게 추워졌다. 어느 날 아침, 객잔 창밖으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경성의 눈은 바닥에 닿아도 잘 녹지 않는 단단한 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17화

    “그리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소 대인.”용강한은 말을 마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소항에게 깊숙이 허리를 숙여 보였다. 소항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으나 눈빛만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예법에 밝은 이 상운국의 탐관오리를 가만히 응시하던 소항은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실력만 확실하다면 누구든 기회를 줄 용의는 충분했다.용강한이 물러간 뒤, 소항은 소 대장에게 그들이 정착할 만한 곳을 알아보라고 따로 일렀다. 소 대장은 즉시 용강한을 찾아가 정착지에 대해 물었다. 용강한은 본래 목적지가 따로 없었으나 이곳의 번화한 풍경이 마음에 든다며, 이곳에 터를 잡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소 대장은 지자체를 관리하는 관리들을 불러 모아 그들이 직접 후보지를 고를 수 있게 배려했다. 용강한은 몇 군데를 눈여겨보더니 소 대장에게 말했다. “다른 이들이 모두 도착하면 의중을 물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네.““저잣거리 양 끝이나 객주 근처라도 원하신다면 소 대인께서 허락하실 겁니다. 이 대인처럼 귀한 인재를 얻는 것은 소 대인께도 드문 행운이니까요.”소 대장의 말에 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내 신중히 고민해 보지.”정착지 선정 문제는 잠시 뒤로 미뤄졌다. 약초를 캐러 나갔던 소우연, 이진, 주익선 세 사람이 돌아오자마자 소 대장은 소우연을 소항의 방으로 안내했다. 소 대장은 소우연에게 소항의 얼굴과 팔에 남은 해묵은 흉터들을 치료해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청했다.소우연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소항의 얼굴에 난 흉터는 그리 심한 편이 아니었으나, 팔에 남은 상처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깊고 험악했다. 일전에 용강한이 귀띔했듯, 소항은 임설을 치료하기 전 자신의 몸을 빌려 그녀의 의술을 직접 검증해 보려는 모양이었다.소우연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소항에게 답했다. “소 대인께서 이 첩을 믿어주신다면 기꺼이 힘을 보태겠습니다.”“그리해주면 좋겠구려. 곧 계주부의 관저로 돌아가야 하니 서둘러주시오.”“예, 곧장 준비하여 다시 들겠습니다.”“알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81화

    “대체 무슨 짓이냐!”“더는 널 믿을 수 없겠구나!”소우연은 차갑게 그 말을 내뱉자마자 거대 마수를 향해 몸을 날렸다.홀로 남겨진 은자유는 절박한 눈빛으로 심초운을 바라보며 외쳤다.“초운아, 초운아! 어미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내가 저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설마 내 손으로 해치겠느냐? 어서 이것 좀 풀어다오!”심초운은 손을 뻗으려다 머뭇거리며 말했다.“정말 어머니 말씀이 사실이라면, 저와 태후마마가 돌아올 때까지만 기다려 주십시오!”“초운아, 초운아…!”은자유는 분노가 뒤섞인 함성을 내질렀다.어쩌다 일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196화

    소우연은 고개를 숙인 채 제 발 끝만 바라보며, 이육진이 이끄는 대로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이 점점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마족들의 저잣거리에 다다라 있었다.분위기는 인간 세상의 장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건을 파는 외침과 웃음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왔고, 거리엔 활기가 넘쳤다.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오가는 이들 가운데 사람의 얼굴에 짐승의 몸을 한 자도 있었고, 반대로 짐승의 얼굴에 사람의 몸을 한 자도 보인다는 것이었다. 물론 오랜 수련을 통해 완전히 인간의 형상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4화

    “뭐라고? 아니, 분명 조금 전까지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지 않았느냐?”소우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며 소우연이 도대체 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회남왕에게 시집간 뒤로부터 말과 행실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우희에게 티가 날 정도로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아무래도 소우연은 몸이 망가진 회남왕과 결혼한 것에 대해 불만이 생겨서 일부러 소우희를 이렇게 냉대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한편, 정연은 그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왕비님께서 조금 전에 잠이 드셔서 소인은 함부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95화

    이육진의 변화를 지켜보며 소우연은 그를 바라보며 가슴이 뛰었다.그의 얼굴에 남아 있던 흉터가 점차 흐려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육진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다.그때가 되면… 전생에 그녀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싸웠던 남자가 본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를 직접 볼 수 있을 터였다.따뜻한 온기가 그의 얼굴에 스치자, 이육진은 그 기분 좋은 향기에 숨을 들이쉬었다.날카롭기만 했던 그의 눈빛도 한층 부드러워졌다.그 순간, 소우연과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소우연은 살며시 미소 지었다.“왕야.”이육진은 짧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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