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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작가: 주 한잔
“그게 어쨌단 말이죠?”

아령은 여전히 태연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소범준은 말문이 턱 막혔다.

‘간도 배포도 하늘을 찌르는구나.’

‘그게 어쨌다니?’

‘이 일이 평서왕의 귀에 들어가면, 네 목이 꺾일 수도 있단 말이다.’

‘그걸 모르고 이러는 거야?’

“이 일에 대해선 단 한 글자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소. 그러니 제발… 아내와 자식들만은… 돌려주시오.”

아령은 더는 미소조차 허락하지 않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꿈 깨세요. 우린 이미 같은 배에 탔어요. 다시 돌아갈 길은 없죠. 정녕 가족의 안위를 원한다면, 내 명을 따라야 해요. 아셨습니까?”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내리꽂혔다.

소범준은 마치 깊은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게 덫이었다.

“만약 왕야나 세자 저하께서 이 일에 대해 추궁하신다면, 그땐 어찌할 생각이오?”

아령은 조용히 웃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요, 세상 사람들의 문제는 제게 아무 상관없어요. 누구도 제 인생의 짐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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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6화

    “무슨 말을 더 하겠어요. 그분의 생각도 우리와 같더군요.”소우연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이육진도 딱히 의외라는 기색은 아니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그들 세 사람의 사고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기 때문이다.“하지만…”“왜 그러느냐?”소우연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오늘 오라버니께서 다른 제안을 하나 하셨어요.”“호오?”소우연은 이육진의 귓가로 바짝 다가앉아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이 객줏집 안 어디에 소항의 이목이 숨어있을지 모를 일이었으니 말이다.이육진은 그녀의 말을 아주 주의 깊게 경청했다. 그러나 듣고 있는 내내 그의 미간은 점점 더 깊게 패여만 갔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실익이 무엇이냐?”소우연이 웃음을 머금은 채 그를 쳐다보았다. “소항의 얼굴에 난 흉터는 부차적인 문제예요. 중요한 건 그가 가장 아끼는 부인, 바로 그 여인의 얼굴이지요.”“용강한의 생각은 그 부인을 치료해주자는 것이냐?”“맞아요.”소우연은 잠시 뜸을 들이다 덧붙였다. “제 의술로 소항을 완전히 굴복시킬 수 있다면, 영남에 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진이와 익선이를 데리고 군의관 대열에 잠입할 계획이에요.”그 말에 이육진이 멍하니 입을 벌렸다.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폐하 곁에 있는 건 더 위험하지 않나요?”“나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너를 지킬 것이다.”“오라버니 곁은 위험하지 않고요? 아니면 저랑 진이, 익선이, 그리고 우정이까지만 있는 건 어떨까요? 애초에 영남에 와서 이 일에 뛰어들겠다고 한 건 저예요. 설마 폐하는 제가 뒤에 숨어 구경이나 하는 손님으로 남길 바라는 건 아니시죠?”“연아…”“전 절대 용납 못 해요.”소우연이 단호하게 못 박았다. “여기까지 온 이상, 저 역시 제 몫의 힘을 보탤 거예요. 게다가 지금의 나는 예전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던 연약한 여인이 아니잖아요. 그동안 폐하에게 배운 무술이 얼만데, 제 몸 하나 지키는 건 문제없어요!”확신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5화

    소 대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정실부인을 다른 사내에게 떠밀어야 했던 처지라니. 비록 지금은 겉으로 보기에 다정한 부부라 해도, 그들 사이에 끼어든 생판 남 같은 사내의 존재는 그 누구라도 견디기 힘들 터였다. 하물며 과거의 이 대인이라면 오죽했겠는가.“그래도 두 분의 정이 깊으시고, 모두 무사히 살아남았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소 대장이 위로하듯 말했다. 용강한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습니다.”말을 마친 용강한이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소 대장은 무언가 더 묻고 싶은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길을 비켜주었다. 용강한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던 소 대장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소항을 찾아갔다.객실 안.소항은 한창 글을 읽던 중이었다. 소 대장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본 그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물었다. “가서 물어보았느냐?”“예.”소 대장은 잠시 뜸을 들이다 보고를 이어갔다. “이 대인이 거머리 둑을 지날 때 벌레에게 물린 모양입니다. 거머리인 듯싶은데, 그 자국이 흉터로 남았다고 하더군요. 왕 부인이 그 흉터를 지워주겠다고 했답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항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는 짙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되물었다. “흉터를 지운다고?”“그렇습니다. 이 대인 말로는 왕 부인의 친가가 대대로 의술을 펼치던 가문이라 가능할지도 모른다더군요. 본래 이 대인은 사내놈이 흉터 좀 있는 게 무슨 상관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왕 부인이 도중에 소 장군을 따라가게 된 것에 죄책감을 느껴 어떻게든 흉터라도 지워주겠다고 고집을 피웠답니다. 부부 금슬이 어찌나 좋은지, 옆에서 보기엔 그 소 장군이라는 자가 참으로 군더더기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소항이 고개를 들어 소 대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서슬 퍼런 시선에 소 대장은 얼른 허리를 숙이며 제 입을 탓했다. “소인이 말이 많았습니다.”한동안 주종 사이에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소항의 눈동자는 심연처럼 깊어 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4화

    “아마 약재인 듯싶습니다.”소 대장은 한참을 더 살펴본 뒤에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소항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약재를 찾아와서 무엇에 쓰려는 걸까?”소 대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저들 중에 딱히 다친 사람은 없지 않았습니다.”“뇌경을 지날 때 호랑이를 잡지 않았느냐. 그때 상처라도 입은 것일까?”“그건 소인도 알 길이 없습니다. 소인이 갔을 때는 이미 그들이 뇌경의 죽음의 구역을 벗어난 뒤였으니까요.”소항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소 대장을 바라보며 약간의 의구심이 섞인 눈초리로 덧붙였다. “계속해서 예의주시하도록 해라.”“예, 대인. 명심하고 지켜보겠습니다.”“물러가거라.”“예.”소 대장이 물러간 뒤 소항이 다시 창밖을 내다보았을 때, 두 남녀는 아까의 애틋함은 조금 지운 채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객주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소항은 그 모습을 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소 장군의 눈을 피하려는 속셈이리라.'과연 정이 깊은 연인들이로군.'한편, 소우연과 용강한이 이층으로 올라올 때 소 대장이 마치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그들 앞을 막아섰다. 그는 두 사람에게 정중히 읍하며 용강한의 손에 들린 약초를 보고는 짐짓 놀란 척 물었다.“어이쿠, 이것은 무엇입니까?”“약초니라.”용강한이 짧게 답했다.“이 대인께서 약초를 다 아십니까?”용강한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내가 아니라… 수미가 의술을 조금 안다.”소 대장은 무척 놀란 표정으로 소우연을 쳐다보았다. “부인께서 의술을 하실 줄 아십니까! 이 약재들은 대체 어디에 쓰는 것입니까?”“흉터를 없애는 데 쓰는 것이네.”“흉터요?”소 대장은 허허 웃으며 되물었다. “혹시 일행 중에 다친 분이라도 계신 것입니까? 계주부에 도착하면 관저의 의원에게 보이도록 조처하겠습니다.”“그리 큰 상처는 아니니 의원까지 부를 필요는 없다. 우리끼리 약초를 좀 쓰면 될 일이야.”소우연이 고마움을 담아 한마디 거들었다. 소 대장은 고개를 끄덕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3화

    “아마 소 대장이 돌아가 보고를 마쳤을 터이니, 우리도 이제 약초를 좀 챙겨서 돌아가야겠구나.”용강한의 말에 소우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약초라니요? 무슨 약초를 찾는단 말인가요?”“흉터를 없애는 약이다. 특히 거머리에게 피를 빨린 뒤에 남는 자국에 듣는 것들 위주로 말이다.”말을 마친 용강한이 소매를 걷어 올리자, 그의 백옥같이 하얀 팔이 드러났다. 그 팔에 남은 선명한 흉터를 본 소우연은 깜짝 놀라 눈을 커다랗게 떴다. “대체 언제 생긴 상처예요? 겨울에는 거머리가 활동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요?”“작정하고 찾으면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는 법이지.”소우연은 할 말을 잃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때 일부러 상처를 낸 건가요?”“음.”“대체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한 거예요?”용강한은 아스라이 저무는 하늘가로 시선을 던지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내 마음속에 다 계산이 있으니, 지금은 다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해해 주면 안되겠느냐.”소우연은 못 말리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앞날을 내다보는 사부님의 식견이야 익히 알지만, 제 몸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일을 꾸미다니.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물었다. “그럼 약초를 찾아서 상처를 치료하겠다는 뜻인가요?”“그렇지.”“누가 치료하는데요? 오라버니 스스로 할 건가요, 아니면 제가?”용강한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 “듣기로 소항은 기개가 남다른 사내라더구나. 그의 부인이 용모를 잃었음에도 변치 않는 애정을 쏟는 사랑꾼이라 하니, 부인의 상처를 돌볼 사람은 아무래도 여인인 네가 적임자일 듯싶구나.”소우연이 제 코끝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럼 제가 하면 되겠네요.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움직이면 의심을 사지 않을까요?”“그럴 리 있겠느냐. 네 친가는 전조의 어의를 지낸 집안이고 대대로 의술을 이어온 가문인데, 네가 의술을 펼치는 것이 무엇이 이상하겠느냐?”소우연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하긴,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그럼 제가 서방님의 상처를 정성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2화

    소우연은 한참 동안 용강한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은 역시나 벅차오르는 감동이었다.“어찌 그리 나를 보느냐?”용강한이 묻자 소우연이 대답했다. “오라버니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서요.”“허?”용강한은 자신이 대체 어디가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는 듯 짐짓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디가 그리 좋다는 것이냐?”“어디랄 것도 없이 전부 다요. 저에게도 잘해주시고, 제 아이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잖아요.”심지어 그는 이육진에게조차 무척 호의적이었다. 용강한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며 물었다. “연아, 내게 감동하였느냐?”소우연이 웃으며 확답을 피하자, 용강한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영이와 천이, 그리고 진이까지 모두 네 아이들 아니냐. 내 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내 자식들이나 다름없었다.”소우연은 짐짓 입술을 내밀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오라버니에게 아이를 더 낳아주지 못한 게 참 아쉽네요.”용강한의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웃음이 번졌다. “그럼 지금이라도 하나 더 낳아보는 건 어떻겠느냐?”“……”소우연은 할 말을 잃었다. 내 나이가 몇인데 지금 아이를 낳으란 말인가. 자칫하면 '늙은 조개가 진주를 품었다'는 비웃음이나 사기 딱 좋은 일이었다.그녀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던 용강한은 이내 픽 웃음을 터뜨리며 다정하게 그녀의 뺨을 꼬집었다. “농담이다.”“아주 안 될 것도 없죠.”소우연이 불쑥 대답했다. 용강한을 위해 아이를 낳는 것이 결코 못 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오라버니가 폐하와 먼저 상의하셔야 해요.”“……”이번엔 용강한의 말문이 막혔다.“어때요?”소우연이 고개를 까딱이며 묻자, 용강한은 허탈한 듯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다.”“좋아요. 제 몸이 아직 튼튼해서 낳을 수 있을 때 서두르셔야 해요.”“그래, 그러마.”용강한은 그녀의 말을 하나하나 받아주었다. 하지만 그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01화

    주익선은 수건을 받아 들고는, 고생하는 이진을 진심으로 아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항은 딱히 뭐라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만약 주익선이 이토록 여인에게 빠져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면, 도리어 의심을 품었을 터였다.만찬이 끝난 후.이육진은 일부러 소항을 붙잡고 담소를 더 나누었고, 용강한은 먼저 작별을 고하며 자리를 떴다. 소우연과 이진, 주익선 역시 적당한 핑계를 대고 그 뒤를 따랐다.사람들이 방을 나가자, 소 대장은 말없이 그들의 뒤를 밟았다. 그는 소우연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거리를 두고 추격하기 시작했다.비교적 번화하고 진창인 거리를 가로지른 뒤, 소 대장은 소우연이 만두 가게 옆 작은 길로 접어드는 것을 포착했다. 그 가게 뒤편으로는 울창한 숲이 이어져 있었다.소 대장은 속으로 생각했다. '저 부인은 제 남편을 찾아가는 것이 분명하군!'소 대인의 추측은 역시나 정확했다. 여인 하나가 저 강인한 두 남자를 묶어두고 있으니,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두 사람 모두 소 대인의 수하로 부릴 수 있을 터였다.소 대장은 계속해서 거리를 좁혔다. 마침내 소우연과 용강한이 서로를 껴안는 장면을 목격한 그는, 한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그제야 자리를 떴다.영남 일대의 겨울은 세밑이 다가왔음에도 숲속에 여전히 푸른 기운이 가득했다. 소우연은 용강한의 품에 안긴 채 나직이 물었다.“아직 안 갔나요?”용강한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소우연이 먼저 안겨 오는데, 그가 어찌 쉽게 놓아주고 싶겠는가.“아직이다.”잠시 말을 멈춘 그가 짐짓 진지하게 물었다. “우리가 너무 밋밋한 것 같구나? 그러다간 절절한 소꿉친구 사이를 의심받을지도 모르겠구나.”“이보다 더 어떻게 격렬해야 하는데요?”벌써 한참이나 안고 있는데 말이다.용강한은 그녀를 살짝 밀어내더니 소우연의 붉은 입술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진심 어린 탐구심이 서려 있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 다시 만난 사이니, 응당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25화

    “걘 예전부터 다 가식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제가 무능한 황족과 혼인했다고 일부러 저를 짓누르려는 거예요.”“정말 미친 거죠.”소우희는 격분한 듯 말을 이었다.“분명히 제가 걔한테 말했어요. 할머니께서 두통이 심하셔서 진정향이 필요하다고요. 그래서 제가 모든 약재를 걔한테 맡긴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결과는 진정향도 만들지 않고, 약재도 모두 사라졌어요! 덕분에 오늘 할머니께 제가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고요. 저는 평춘왕부에서 걔의 거짓말 때문에 평춘왕에게 모욕을 당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할머니께 불효자 소리를 들었어야 했어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4화

    “제가 왕야께 약을 발라드리겠습니다.”소우연은 가면을 벗은 이육진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직 흉터가 남아있긴 하지만 예전의 수려한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보였다.언젠가 이육진은 예전의 수려한 외모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더군다나 소우연은 이육진의 신분이나 외모 때문에 그를 믿는 것이 아니라 전생에 이육진이 그녀의 시체를 거두어 주었기 때문이다.“그래, 알겠어.”이육진이 소우연의 손목을 놓아주자 소우연은 연고를 가져와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이육진의 얼굴에 발라주었다.이를 한참동안 물끄러미 쳐다보던 이육진은 가까이 다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99화

    한편, 정연은 명심에게 왕비와 왕야를 위해 따듯한 목욕물을 준비하라고 얘기하고 있었다.“왕비님이 나오셨습니다.”소우연을 발견한 명심이 말했다.정연과 명심은 가까이 다가가다가 휘청거리는 소우연의 모습에 재빨리 달려가 부축했다.“왕비님, 왜 그러시는 겁니까?”화들짝 놀란 정연이 다급하게 물으며 대청마루를 힐끔 쳐다보았다.“난 괜찮다.”소우연이 대답했다.‘괜찮다고? 얼굴이 이렇게 하얗게 질렸는데 괜찮다니?’정연과 명심은 양쪽에서 소우연을 부축해서 걷다가 맞은편에서 휠체어를 타고 오던 이육진과 마주치게 되었다.핏기를 잃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69화

    그렇다면 소씨 가문 사람들이 소우희가 저지른 일들을 전부 알고 나서 소현준 혹은 소홍범이 소우연에게 사과라도 하라고 임진숙을 보낸 건가?소우연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답답했다.똑같이 임진숙 뱃속에서 나온 딸인데 왜 소우희만 귀한 목숨이고 소우연은 죽어도 상관없는 사람인 걸까?‘아니지. 소씨 가문 사람들도 나쁘지만 이 소설을 쓴 사람이 더욱 나빠. 대체 어떤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야 소우희와 이민수 같은 주인공을 써낼 수 있는 걸까?’소우연은 그저 이 소설 속 별볼일 없는 작은 역할이지만 자신이 전생에 당했던 수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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