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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Author: 주 한잔
“아버지, 저는 어쩌란 말이에요?”

소우희는 임진숙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제가 평춘왕에게 시집가면, 우리 소씨 가문은 경성에서 더는 발붙일 곳이 없을 거예요!”

“그래요, 영감!”

임진숙도 다급한 목소리로 거들려 했지만… 돌아온 것은 소홍범의 호통소리 뿐이었다.

“모두 입 닥쳐라!”

소홍범이 폭발했다.

이 상황이 그에게도 괴롭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를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소우연을 대리혼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미 회남왕의 왕비가 된 소우연을 다시 불러다가 대신 혼인하게 하겠다니?

가문의 체면을 스스로 짓밟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일은 소씨 가문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그러니 더는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마라!”

그가 이를 악물고 말하자, 임진숙이 억울한 듯 흐느꼈다.

“영감, 그래도 우희를 살릴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는 딸을 부축하며 말했다.

“여기서 우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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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76화

    “아닙니다. 오라버니께서는 원래 조용하고 한적한 삶을 좋아하시는 분인데, 저 때문에 자꾸 이런 복잡한 일들에 휘말리시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울 뿐입니다.”소우연이 나직이 말하자, 용강한은 옅게 웃으며 그녀의 말을 막았다.“바보 같은 말을 하는구나. 연이 네가 내 곁에 있기에, 나 또한 따분한 고서만 붙들고 살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도행과 무공을 높이 쌓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평생을 외롭고 고요하게 살아간다면 그 또한 허망한 삶 아니겠느냐.”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소우연을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한층 더 깊고 뜨거워져 있었다.“이제야 알 것 같구나. 어째서 세상 사람들이 그토록 뜨겁게 살아가기를 바라는지… 차갑고 쓸쓸하게 생을 마치는 것보다, 그렇게 불꽃처럼 살아가는 편이 훨씬 값지다는 것을 말이야.”용강한이 낮게 속삭였다.“이번 생에 닥쳐올 모든 일들을 나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다만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염려가 남아 있었다. 혹여 자신 때문에 소우연과 이육진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나 미련이 남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었다.소우연은 그의 손을 더욱 꼭 감싸 쥐며 따뜻하게 웃어 보였다.“이번 생은 덤으로 주어진 축복 같은 시간이니, 제게는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용강한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끝내 작게 웃음을 흘렸다.“정말이냐?”“예, 정말입니다.”소우연은 마치 그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는 사람처럼, 용강한이 자책에 잠길 때마다 늘 이렇게 다정하게 그의 마음을 달래주곤 했다. 그녀가 말한 아쉬움이 자신의 깊은 고뇌와 완전히 같은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한편 본채를 나온 이진은 마당 한쪽에서 빗자루질을 하고 있는 화랑을 발견했다.이진은 그를 슬쩍 노려보았다. 소항의 사람들이 여전히 이쪽의 빈틈을 잡아내기 위해 사람들을 심어 두고 감시하는 게 분명했다.다행히도 외삼촌이 미리 방 주변에 치밀한 진법을 펼쳐 둔 덕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75화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소항의 저런 태도를 보면, 아직도 외삼촌께서 어마마마를 순순히 넘겨주길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요?”이진이 몹시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참으로 염치없는 사내였다.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감히 남의 아내를 탐하다니.용강한 역시 마음이 무거운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다 내 탓이다. 애초에 연이 너를 이 일에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는데.”소 씨 가문의 호위인 임설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소우연을 자연스럽게 소항의 저택에 들여보내자고 제안한 건 바로 그 자신이었다.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설마 소항이 소우연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소우연은 그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아닙니다. 오라버니는 그저 제가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신 것뿐이지 않습니까.”곁에 있던 이진도 얼른 말을 거들었다.“맞습니다. 그러니 이제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계속 진행하실 건가요?”“당연히 계속해야지. 달리 방법이 있겠느냐. 소항이 아무리 기세등등하다 한들, 설마 억지로 무례를 범하기야 하겠느냐.”소우연이 장난스러운 어조로 되물었다. 비록 그녀의 무공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으나, 위급한 상황에서 몸을 빼내 달아날 정도의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이진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어마마마를 지키겠습니다.”소우연은 흐뭇한 눈빛으로 이진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었다. 이렇게 든든한 딸이 곁에 있으니 마음이 한결 놓이는 듯했다. 문득 경성에 두고 온 첫째 딸 이영과 태자 이천,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까지 모두 무탈히 설을 준비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그때 문밖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들려왔다.이진이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제가 나가 살펴보고 오겠습니다.”“그래, 조심하거라.”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진이 방을 나서자, 용강한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손을 조심스레 감싸 쥐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74화

    “오늘이 설 전 마지막 장날인데, 함께 장터 구경이라도 다녀오자꾸나. 혹여 더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 살펴도 보고 말이야.”용강한이 다정한 눈길로 물었다.소우연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마침 날씨가 무척이나 맑았다. 겨울 해치고는 볕이 제법 내리쬐어, 한겨울임에도 한기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포근한 날이었다.두 사람이 마당을 나서려 하자, 마침 마당을 정리하던 령이가 황급히 다가와 조심스레 여쭈었다.“나으리, 마님. 부군께서 마차를 몰고 아씨를 모셔 장을 보러 나갔습니다. 대신 저라도 시중을 들까요?”상전들이 물건을 사면 곁에서 짐이라도 들어줄 요량이었다.그러나 용강한은 부드럽게 손을 저었다.“그럴 것 없다.”그는 소우연의 손을 조심스레 이끌고 장안거리로 향했다.번잡한 장터에 들어서자, 용강한의 시선이 화려한 머리 장식과 장신구들이 가득 진열된 가판대에 머물렀다. 은근히 그녀에게 무어라도 사주고 싶은 눈치였다.소우연이 그 마음을 눈치채고 나직하게 속삭였다.“지금 저희 형편에 너무 눈에 띄는 건 곤란합니다. 물건을 고르실 때는 부디 이목을 끌지 않도록 조심하셔요.”“그렇다면 내가 훗날 손수 비녀를 깎아 네게 선물하마.”소우연은 그 말에 문득 아스라한 옛 기억이 떠올랐다.“예전에도 제게 비녀를 주신 적이 있었지요.”“기억하고말고. 다만 그때는 꿈속에 남겨두고 올 수밖에 없었지 않느냐. 이번에는 내 필히 비녀를 깎아 네게 주마.”그때 나누었던 마음 역시 진심이었지만, 그 공간의 모든 것은 결국 허상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인파가 북적이는 거리를 유유히 걸었다.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도 두 사람의 수려한 자태는 유독 도드라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한편, 장터 한구석에 자리한 찻집 이층 창가에는 소 대인이 앉아 있었다. 그는 창밖을 무심히 내려다보다가, 거리의 한 쌍을 발견하고는 눈빛을 싸늘하게 굳혔다.“소 대장.”“예, 대인. 말씀하십시오.”소 대장이 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73화

    “소 장군이 여인의 환심을 사는 데 꽤나 소질이 있다는 뜻이었습니다.”“말주변이 없거든 그 입을 다물거라.”소 대인이 싸늘하게 쏘아붙였다.소 장군이 여인의 환심을 잘 산다니. 그렇다면 자신은 어떠하단 말인가.소 대인은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생각해 보면 지금껏 그는 임설에게 단 한 번도 제 감정을 올곧고 당당하게 드러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지난번에 보낸 과자 부스러기 몇 개가 전부였으니, 남 앞에 내밀기도 민망한 노릇이었다. 진심을 담은 선물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어쩐지 손발이 꽁꽁 묶인 듯 쉬이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끝내 선을 넘지 못하게 만드는 건 그의 양심 때문이었다.소 대인은 탁자 위의 서신을 집어 들고는, 열어보아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한참을 고심하던 그는 이내 서신을 도로 내려놓았다. 사람을 쓸 거라면 끝까지 믿어야 하는 법이었다.“표국에 일러 상자를 다시 봉인한 뒤, 왕 부인에게 전하도록 해라.”소 대인의 명에 소 대장이 고개를 숙였다.“예, 대인. 지금 당장 그리 조치하겠습니다.”소 대장이 서둘러 나무 상자를 안아 들려 하자, 소 대인이 나직하게 그를 가로막았다.“기다려라.”“……”소 대장은 영문을 몰라 멈칫했다. 대체 대인께서는 어찌하실 작정이란 말인가.상자가 다시 탁자 위에 내려지자, 소 대인은 그 안에서 서신을 꺼내 들더니 능숙한 손놀림으로 밀랍 봉인을 떼어냈다.옆에서 지켜보던 소 대장은 내심 혀를 내둘렀다. 결백하고 올곧기로 소문난 대인께서 언제 이런 짓을 익히셨단 말인가. 왕 부인이라는 여인이 정말 그토록 특별한 모양이었다. 앞으로 일이 어찌 흘러가려고 이러시는지, 슬그머니 걱정이 앞섰다.소 대인은 이미 봉투에서 서신을 완전히 꺼내 든 상태였다.“사람을 믿으면 의심하지 않는 것이 도리이나, 매사에 조심하고 신중해서 나쁠 것은 없지.”소 대인이 짐짓 엄숙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제야 소 대장은 어리둥절한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인께서는 그저 영남 땅에 변방의 세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72화

    소우연은 황급히 령이를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아직 저들과 완전히 한마음이 된 것은 아니었기에, 사소한 행동 하나로 의심을 살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라도 용강한과 이육진에게 쓸데없는 화를 자초하고 싶지는 않았다.소우연은 이 일이 그저 그렇게 지나가리라 여겼다.그런데 이튿날 오후, 령이는 눈에 띄게 수척한 얼굴로 돌아왔다.소우연이 의아한 눈길로 령이를 바라보며 어찌 이리 벌써 돌아왔느냐 물었다.령이는 그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아닙니다, 마님. 이제 한결 나아졌습니다.”실상 령이는 소 대인의 저택을 찾아가 식솔들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그 어린 남매를 제발 한 번만 만나게 해 달라고 간청했었다. 그러나 그는 설이 지나고 나서야 만날 수 있다며 매정하게 쫓아냈다. 다행히 평소 가깝게 지내던 동료가 몰래 다가와 귀띔해 주기를, 두 아이가 몹시 앓아 이미 다른 곳으로 격리해 보냈다고 했다. 허나 그곳이 대체 어디인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우연과 이진은 서로 슬그머니 눈빛을 교환하며 단박에 사태를 직감했다. 이미 용강한이 귀띔해 준 대로, 화랑과 령이 부부의 어린 자식들이 큰 병에 걸린 게 분명했다. 부부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부리나케 아이들을 보러 달려갔으나, 정작 아이들은 이미 소 대인의 저택에 없었으니 당연히 만나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을 터였다.그토록 애타게 보고 싶던 핏줄들을 만나지 못했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겠는가.문득 소우연의 가슴속에도 그리운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지금 용음촌에서 거처를 짓는 일을 순탄하게 이어가고 있을지, 혹여 자신을 조금이라도 그리워하며 염려하고 있지는 않을지 자꾸만 마음이 쓰였다. 아울러 주익선과 진우정 무리도 별탈 없이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못내 걱정스러웠다.그날 밤.화랑과 령이 부부는 곁채 방에 나란히 누워 나직한 목소리로 서로를 다독였다.“내가 보기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471화

    소우연이 나직이 웃음을 터뜨리며 용강한을 바라보았다.“그자가 이리 치밀하게 움직일 줄, 이미 예상하고 계셨던 모양이군요?”용강한은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에게는 손을 가볍게 한 번 쓴 것에 지나지 않는 일이었다.옆에 있던 이진이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세웠다.“외삼촌은 역시 대단하세요. 제겐 언제나 최고라니까요.”“싱겁기는.”“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인걸요.”이진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존경을 얼굴에 가득 담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용강한이 소우연을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연아, 네가 이 집안의 안주인이니 저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좀 더 자주 주어야 할 것이다.”여기서 '저들'이란 다름 아닌 화랑과 령이 부부를 뜻함이었다. 소우연이 그 뜻을 알아채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리하여 저들이 스스로 우리가 베푸는 은혜를 깨닫고, 진심으로 우리 편이 되도록 만들려는 셈이신가요?”이진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캐묻자, 용강한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남은 가족 걱정이 없어져야 비로소 진심으로 복종하게 되는 법이란다. 게다가 저들 부부는 제 식솔들이 그저 소 대인 밑에서 평범하게 일하고 있는 줄로만 알겠지만, 실상은 철저히 통제당하며 갇혀 있는 처지이지.”“그 말씀은… 화랑과 령이가 아직 자기 가족들이 인질로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뜻입니까?”“이미 몸이 묶인 노비 신세인데, 통제를 당하든 당하지 않든 저들 눈에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그렇다면 이 일은…”용강한이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받았다.“서두를 것 없다. 저들 스스로 눈을 뜨고, 그 거짓된 현실을 제 눈으로 깨닫게 해야지.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더는 살아날 길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이 오겠지. 그때 눈앞에 구원의 손길이 나타난다면, 사람은 어떻게든 붙잡으려 들기 마련이다. 바로 그때 저들에게 선택할 기회를 건네주면 되는 것이야.”잠시 말을 멈춘 용강한이 나직하게 덧붙였다.“태어나면서부터 노비가 되어 남보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403화

    진우는 어쩔 수 없이 정연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정연도 소우연의 곁을 지키며 귀족들이 분분히 자리를 뜨는 장면을 지켜보았다.평서왕은 황제를 배웅한 후에 자리에 앉아 급변한 날씨를 느긋하게 감상했다.소우연은 평서왕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자가 황권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눈에 뻔히 보였다.황제가 돌아가자마자 그는 상석을 차지하고 앉아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곧이어 그와 소우연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소우연은 정연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관람대로 가서 태자 전하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93화

    소우연의 손끝은 여전히 따뜻했다.“조금은 나아졌지만…”소우연은 조심스레 대답했다.“더 지켜보며 조절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그래.”이육진은 팔짱을 낀 채, 용강한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나는 의술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저 사람 곁은 한기가 밀려온다. 차갑단 말이야.”소우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그렇게까지요? 전 잘 모르겠던데요.”사실, 손을 댔을 때 손목이 꽤 차갑긴 했지만. 그 외엔 오히려 덥고 습한 날씨에 시원함을 주는 약초처럼 그의 곁에선 묘하게 청량한 기운이 느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99화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소우연은 죄책감이 들었다.이육진이 화를 낸 게 이해가 됐다.‘내가 과연 그렇게 이해심 넓은 사람일까?’갓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운 상연, 상란이 언젠가 이육진의 마음을 앗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갑갑하고 아파왔다.“네 말대로 하자꾸나.”결국 소우연은 정연을 봐서 명심을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내보내면 다시 안 볼 사람이었다.“명심을 대신해서 마마께 감사드립니다.”정연은 소우연에게 큰절을 올렸다.그날 밤.소우연은 정연에게서 태자가 배나무 별채로 가서 용 대인과 저녁식사를 하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92화

    당당하던 김조윤이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은 처음이었다.이육진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인가?”김조윤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태자 전하, 미천한 신이 평춘왕비의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세자 이지윤에게 물었으나 깊은 슬픔에 빠져 왕비가 어디 있는지 몰랐다고 하였습니다.”뜨거운 바람이 한 줄기 스쳐 지나갔다.공기 속 태운 지전의 냄새가 희미하게 퍼져 있었고 주변 대신들은 말 한마디 없이 숨을 죽이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평춘왕은 생전에 좋은 평판이 없었다.그는 왕족이라는 지위를 등에 업고 온갖 추악한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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