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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햇살이 호텔 안을 비췄다. 입을 벌리고 자고 있는 시아를 누군가 흔들어 깨웠다. 멍뭉이같이 생긴 남자가 시아의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시아는 냉기를 뚝뚝 흘릴 것 같은 냉미남의 품안에서 눈을 떴다.
“몇... 몇 시?”
시아가 정신없이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짧게 비명을 지른 시아가 호텔 밖으로 달려 나갔다. 방에 남은 두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형, 뭐 좀 기억나?”
냉미남이 대답했다.
“아니, 전혀.”
서로 사촌간인 두 남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찌된 일인지 떠올리려고 애를 썼다. 품안에 시아를 안고 잤던 남자가 팔 안에 온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 시각 시아가 회사로 달리며 생각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분명 시스템이 시아는 악녀라고 했다. 그런데 왜 남자 주인공을 꼬셔야 하는 거냐고.
어제 저녁, 시아는 사내 공고가 올라온 노트북 창을 한숨을 쉬며 덮었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건만, 이번 과장 승진의 대상은 주여 대리였다.
뭐든 주여 대리지.
회사 버그도 주여 대리가 찾아내고, 뭐가 망가져도 주여 대리가 해결하고. 남자들도 다 주여 대리만 좋아했다.
네일을 한 손톱을 까득까득 깨물었다. 자신과 같이 입사했는데 주여 대리만 찬양받는 이 더러운 세상을 저주했다. 맥주를 입에 털어 넣고 콰지지직 캔을 찌그러뜨렸다.
[네가 주인공이 아니니까 그렇지.]
[너는 악녀야.]
[앞으로 우리가 도와줄게.]
[주인공 자리를 뺏어보자.]
별안간 시아의 눈앞에 퀘스트창이 여러 개 떠올랐다. 시아가 눈을 비비며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뭐야, 취했나?”
퀘스트창이 흩어져 사라졌다.
시아는 오늘 너무 힘든 하루를 보냈나 보다 하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내일 주여 보기 싫다.”
중얼대고는 눈을 감았다.
‘딩.’
[메인 퀘스트 : 남자 주인공과 사귀어라
(시간 제한 없음) 성공 시 - 남친 획득 / 실패 시 - 대기업 퇴사]다음 날 시아의 눈앞에 이상한 퀘스트창 하나가 떠 있었다.
시아가 손을 휘저어 앞을 만져봤다. 퀘스트창이 흐릿하게 사라졌다.
“술이 덜 깼나….”
세안을 하며 중얼거린 시아가 부지런히 출근 준비를 마쳤다. 지옥철을 타고 도착한 회사에서 과장이 된 주여를 만났을 때였다.
‘딩.’
[퀘스트 : 주여 반찬 뺏어먹기
성공 시 - 주여 반찬 획득 / 실패 시 - 주인공한테 사이다 맞기]다시 한번 퀘스트가 떴다. 시아가 눈을 비비고 퀘스트창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게 무슨….’
주여가 시아에게 밝게 인사했다.
“신 대리님, 좋은 아침입니다.”
시아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김 과장님.”
시아가 퀘스트창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반찬을 뺏어 먹으라고?’
악녀가 하는 짓 치고는 상당히 치사한 방법이었다. 시아는 주여와 그다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주인공한테 사이다는 어떻게 맞는 건데.
손을 휘저어 퀘스트창을 없앴다.
그때 김 팀장이 앞에 서서 박수를 ‘짝, 짝’ 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 앞으로 김주여 씨가 과장으로 QA팀을 끌어갈 겁니다. 그리고 QA팀에 신입사원이 채용됐습니다. 권도윤 사원입니다. 주여 씨가 잘 끌어주세요.”
모두가 박수를 칠 때, 시아만 소심하게 눈으로 주여를 째려봤다.
시아의 옆으로 180이 넘어 보이는 개구쟁이처럼 생긴 신입이 자리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게 제법 잘생겼다.
잘생긴 사람 한정 스윗걸인 시아는 묻지도 않았는데 도윤을 챙겨주었다.
프린터 위치부터 탕비실, 화장실까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가리켜줬다. 도윤이 뭔가를 물으려고 고개만 돌려도 시아가 먼저 대답했다.
“모르는 거 있으면 저한테 물어봐요.”도윤은 부담스러웠지만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라는 듯 시아를 잘 받아넘겼다. 시아가 도윤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했다. 회사의 사내식당은 왠만한 밥집 못지 않게 밥이 잘 나온다고 자랑도 했다.
“김 과장님도 같이 드시는 거죠?”
시아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아… 뭐… 네. 그러죠.”
떫떠름하게 대답하고는 주여에게 가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말했다.
"대리님 권도윤 사원이 점심 같이 먹자고 하네요?"
주여가 환한 미소로 좋다고 대답했다. 시아는 더욱 떫떠름해져 자리로 돌아왔다.
점심시간이 되어 창가 쪽에 자리한 시아와 주여는 서로 마주 보고 앉았다. 도윤은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주여의 옆자리에 앉았다.
‘내가 그렇게 친절하게 알려줬는데.’
‘남자는 다 똑같애.’
시아가 젓가락에 힘을 꽉 줬다. 도윤은 그런 것도 모르고 주여에게 신나게 말을 걸었다. 시아 빼고 저 둘만 즐거운 시간에 살고 있는 것 같아 배가 아팠다.
별로 맛있는 반찬도 안 나왔구만.
입을 삐죽이며 반찬을 깨작거렸다. 입맛이 썼다.
[퀘스트 안 할 거야?]
[여자주인공 반찬 뺏어먹으라구!]
‘여자주인공이 누군데!’
[헐….]
[진짜? 몰라?]
[주여잖아! 거꾸로 해봐!]
시아는 번개에 맞은 듯 찌리릿거렸다.
그러니까 자신은 악녀이고, 여자주인공은 주여다?
그래서 저렇게 승진도 하고 남자들도 다 쟤만 좋아하고! 자신은 악녀라서 뭘 해도 안 되고?
시아가 충격에 빠져 있는 사이, 빠르게 밥을 먹은 주여가 숟가락을 내려놨다.
[퀘스트 실패 : 여자주인공에게 사이다 맞기]
시아는 퀘스트에 실패한 대가로 주여에게 사이다를 맞아야 했다.
‘어떻게 맞는 건데?’
[그건 나도 몰라.]
[시스템이 정하는 거야.]
얼떨떨한 시아가 기계적으로 남은 잔반을 정리하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다시 업무가 시작되자 주여가 시아를 불렀다.
“신 대리님, 오늘 권도윤 사원이 한 서류 확인 안 해주셨어요? 첫날인데 검토해서 올리셨어야죠. 다시 해오세요.”
이런, 젠장.
일을 잘하는 것 같아서 그냥 올린 서류에 오타가 났다. 잔뜩 혼이 난 시아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도윤이 미안한지 낑낑대며 쳐다봤다.
시아는 수정할 부분을 하나씩 체크해서 도윤에게 넘겨줬다.
“여기, 여기. 다음부터는 꼭 확인하고 올려요.”
도윤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죄송합니다.”
막상 순순히 사과하니 더 뭐라고 하기도 그랬다. 시아는 한숨을 푹 쉬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봤다.
과장이었으면 이런 것도 주여가 아니라 자신이 검토하고 있었을 텐데. 생각하니 또 배가 아팠다.
잘생겨서 봐주는 줄 알아라. 아니였으면 바로 내리갈굼이었다.
시아는 모니터를 보며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말렸다.
울면 지는거야. 그리고 아이라이너 번져!
'오늘 나쁜 짓이라곤 나태하게 일한 죄밖에 없다구!'
“오늘 신입 회식 있다고 합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권이태 부장이 들어왔다.
차갑게 뻗은 눈매에 빈틈없이 정돈된 셔츠. 회사에서 냉미남으로 유명한 남자였다. 다부진 체격의 남자는 절제된 분위기를 풍겼다
시아가 슬쩍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다. 성격도 얼굴만큼 차가워서 문제지.
이태와 눈이 마주치자 시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내렸다.
새로운 게임 런칭을 앞두고 회사가 분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아는 그 사이 정강이뼈가 붙어 깁스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시아는 퀘스트 성공으로 다행히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었다.“신 대리님, 자료 다시 가져오세요.”주여가 제법 단호하게 시아에게 말했다. 업무가 많아져서 그런지 다들 한껏 예민해져 있었다.‘딩.’[퀘스트 : 주여 앞에서 울며 약한 척하기성공 시 - 주여 죄책감 +1 / 실패 시 - 야근 +2시간]시아가 당장 눈에 힘을 줬다. 눈물이 나오지가 않았다. 고된 업무로 안구 건조증이 와버렸다.‘슬픈 생각.... 슬픈 생각.....’‘퇴근하고 싶다.’
두 남자의 마음에 폭탄을 던져버린 신시아는 지금 침대에 대자로 뻗어서 자고 있었다. 다음 날 시아는 단정하게 정장을 입고 밖으로 나섰다. 가는 길에 꽃집에 들러 하얀 꽃을 한 다발 샀다. 그녀는 익숙하게 납골당으로 들어섰다.“엄마, 아빠. 저 왔어요.”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꽃을 사진 앞에 장식해 두었다.“나 잘 살고 있어요. 이상한 것들이 나보고 악녀라는데, 악녀면 좀 더 잘 살아도 되는 거 아닌가?”혼자 말하고 혼자 쿡쿡거리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유골함 두 개 앞에 놓인 가족사진에는 다들 미소를 짓고 있었다.[헐....][눈물이 나요.][오늘은 퀘스트 없어요.]퀘스트 창이 오늘도 주접을 떨었다. 손을 휘저어 대충 창을 치워버리고는 맞은편에 등을 기대 앉았다. 시아가 맥주 캔 하나를 손에 들고 조금씩 홀짝였다.“나 요새 힘들었는데,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시아는 한참 동안 그간 있던 일을 부모님께 털어놨다. 조용한 빈소에 시아의 조근조근한 말소리만 울렸다. 시아가 혼자 조용히 웃다가 천장을 보며 눈을 감았다. 눈 앞에 부모님이 서 계신 것처럼 느껴졌다.시아의 주말이 그렇게 평화롭게 지나갔다.월요일이 되어 다시 출근한 시아에게 도윤이 뾰족하게 질문했다.“어제 데이트는 재밌었어요?”시아가 별로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응!”도윤이 고개를 반대로 돌리며 소리 없이 궁시렁거렸다. 시아가 웃으며 말했다.“일이나 할까?”그러고는 정말로 자리에 앉아서 모니터만 바라보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도윤은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마음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다.‘설마 전 남친은 아니겠지.’‘딩.’[퀘스트 : 도윤의 기분을 풀어 주어라성공 시 -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 / 실패 시 - 프로젝트 제외]시아가 퀘스트를 보자마자 도윤에게 물었다.“도윤 씨, 나한테 뭐 화났어?”도윤이 놀라서 시아를 쳐다봤다.‘이 여자가 웬일이래?’“아뇨?”정확히 말하면 화난 건 아니니까. 도윤은 사실대로 말했다.시아가 다음에 과장이 되려면 대규모 프로
일 처리하듯이 척척 술상을 완성해버린 이태가 찬장에서 가장 아끼는 위스키 하나를 꺼내왔다.“형... 그거 진짜 꺼내게?”도윤이 놀라서 목소리가 높아졌다.“그래.”위스키에 대해 잘 모르는 시아가 보기에도 비싸 보였다.“많이 비싸요?”“조금?”이태가 조금 뿌듯해 보였다.시아가 한 모금 홀짝였다. 이태의 목이 시아 쪽으로 조금 다가갔다.“복분자가 더 맛있는데?”도윤이 숨죽여 큭큭대며 웃었다. 이태가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향과 중후함이 완전 다른데요.”그는 완전 긁혔다.시아는 호호거리며 이태의 위스키도 맛있다고 칭찬했다. 이태가 그제야 굳었던 표정을 풀고 천천히 술을 음미했다.도윤은 옆에서 큭큭대기 바빴고 시아는 할 일이 없어 TV 채널을 돌려댔다.“어? 나는 홀로 한다!”두 남자는 TV로 눈을 돌렸다.“아, 저 남자 저 여자 좋아하네....”이태가 무심하게 물었다.“그걸 어떻게 압니까?”“눈빛이 다르잖아요.”이태가 그 말에 시아를 쳐다보는 도윤을 보았다.‘저게 좋아하는 사람을 보는 눈....’가만히 웃기만 하던 도윤이 시아에게 물었다.“대리님은 차가운 남자가 좋아요? 대형견 같은 남자가 좋아요?”그 질문에 이태의 귀가 쫑긋 열렸다.“음.... 나는 아무래도 대형견?”도윤이 소리 없이 환호했다. 이겼다는 듯 이태를 한 번 아래로 내려다봐 주는 행동도 잊지 않았다.“그럼 시아 씨는 돈이 얼마나 많은 남자가 좋습니까?”시아가 황당한 질문에 웃으며 대답했다.“엄청 많이요!”도윤이 질세라 질문을 쏟아냈다.“그럼 돈 많고 차가운 남자, 돈 없고 착한 남자 누가 더 좋아요?”시아가 별안간 쏟아지는 질문에 정신이 혼미해졌다.“나는 돈 많고 착한 남자!”“잘생기고!”“키도 크고!”도윤이 와, 대리님 하며 건배를 했다.“욕심쟁이시네요.”이태도 같이 한 잔 마셨다.그들은 어느새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같이 토론하고 있었다.“으... 저렇게 어물쩍거리는 거 최악이야. 남자답게 딱! 어깨를 빡! 안 되나
난데없이 시아가 이태에게 질문을 던졌다.“영화라 그런 것일 뿐입니다.”그 말을 하는 시아가 고개를 돌려 이태를 바라봤다.“사람은 다양합니다. 못된 짓만 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시아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이 사람, 뭘 알고 말하는 건가?’넋이 빠진 채 이태를 보다가 기계적으로 팝콘에 손을 가져다 댔다. 이태 또한 영화를 보다가 팝콘으로 손이 갔다.둘의 손이 맞닿았다.시아가 얼음이 되었다.이태가 시아를 보고 시익 웃더니 검지와 중지로 손가락 하나를 부드럽게 쓸어내려봤다.“엄마야!”시아가 화들짝 놀라서 팝콘에서 손을 뗐다.“죄송합니다. 팝콘을 잡으려다 그만.”묘하게 웃고 있는 듯한 이태의 음성에 시아가 소리쳤다.“거..... 거짓말 같은데?”자신 없어 올라간 끝음성이 당황스러운 상태임을 보여줬다. 언제 닿아 있었는지 벌렸던 거리감은 다시 좁혀져 있어 엉덩이를 한 번 더 옆으로 옮겼다.“영화 마저 보시죠.”이태가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시아는 혼자만 난리 친 것 같아 겸연쩍어져서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영화에 집중했다.‘단순하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저렇게 순진하지?’이태가 속으로 시아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와서 저렇게 속없이 있는 여자도 세상에 얼마 없을 것이다.이태의 머릿속으로 영화의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목이 타서 다시금 일어나 컵에 음료를 따라 시아에게 가져다줬다. 그리고 자신도 컵에 음료를 따라 한 모금 마셨다.이태가 한 모금 먹고는 급하게 입을 막았다.본가에서 가져온 복분자주였다.시아의 손에 복분자주가 들려 있었다.다급하게 손을 올려 시아를 제지하지만 이미 시아는 벌컥벌컥 마신 뒤였다.“어? 이거 술인데?”이태가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려 목을 가다듬었다.“이건....”“맛있는데? 한 잔 더 주세요!”시아가 컵을 잡은 손을 뻗어 이태 쪽으로 내밀었다.이태가 당황해서 일단은 한 잔을 더 따라줬다.“이건....”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시아
“택시왔어요.”잡았던 허리에서 손을 놓고 목을 가다듬었다. 괜히 민망함이 올라와 손부채질을 했다. 도윤의 손을잡고 어렵게 택시의 조수석에 탔다. 도윤의 기척이 뒤에서 느껴졌다. 시아가 안심이되어 잠시눈을 감는다는게 그만 깜빡 잠이들어 버렸다. 누군가 시아를 들어올리는 느낌에 시아가 눈을 떴다. 도윤이 시아를 안고 계단을 오르고있었다. “미안. 나깼어. 내가걸을게”“다왔어요”내려주지 않았다. 안긴상태로 시아가 집 비밀번호를 눌렀다. 도윤이 시아를 침대로 조심스레 옮겨준 뒤 신발을 조심히 벗겨 주었다. 시아가 어쩐지 발가락이 간지러워 발가락을 꼬물거렸다. “잘자요”도윤이 신발을 가져다 놓자마자 자신의 신발을 신고 나갔다. 시아가 누군가에게 보호받는 기분에 간질간질한 기분이들어 몸을 웅크렸다. “재밌었다.”[도윤파 소리질러!][아냐 이태를 뺏어야되는건데]‘딩’[퀘스트 : 권이태의 집에 놀러가기성공시 : 권이태의 호감도+1 / 실패시 : 권이태 교통사고]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거냐 지금? 남자주인공이라며! 저놈의 시스템들이 드디어 막장을 향해 가는구나. 나중에 암도 걸리겠다?[좋은 소스 고마워][고려할게]시아는 머리를 헝클고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천번정도 반복했다. 오늘은 먹튀했으니 내일 연락하자 내일. 시아가 느릿느릿 씻고 잠이들었다. 다음날 눈을 뜬 시아가 심각하게 핸드폰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전화를 해? 말어?’주인공인데 교통사고정도로 죽을까? 기억상실정도지 않으려나? 행복회로를 돌려봤다. 아마도 안되겠지…시아는 망설임 끝에 이태에게 문자를 보냈다. ‘뭐 하세요?’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도 이태가 답장이 없었다. 시아는 속으로 욕을 한바가지 하고서는 통화하기 버튼을 꾹 눌렀다. 통화음이 몇 번 가고 이태가 전화를 받았다. 낮은 중저음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여보세요”“안녕하세요, 부장님. 저 신대리인데요.....오늘.....뭐.....하세요?”시아는 이태가 보이지도 않는데 눈빛으로 욕하고
도윤이도 행복하게 말했다.“대리님 오늘 같이 저녁먹어요!”시아가 아무생각없이 좋다고했다. 도윤의 입꼬리가 진정되질 않아서 주먹으로 가렸다. 그날 점심 도윤은 다른의미로 입꼬리가 아래로향하게 되었다. “주여 과장님 도윤씨랑 저녁먹기로 했는데 같이드실래요?”시아가 주여에게 같이 금요일저녁을 보내자고 권유했다. 데이트를 하려던 도윤은 실망했지만 티낼수없어서 입꼬리 처치가 매우 곤란했다. “좋아요! 부장님도 가요!”이태가 피식웃으며 도윤을 쳐다보았다. “좋습니다”도윤의 눈이 절망에빠졌다. 이태가 더욱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시아는 생각보다 커진 판에 도윤에게 살짝 미안했지만 많은게 좋은거지. “도윤아 괜찮지?”시아가 뒤늦게도 물어봤다.“좋죠!”도윤이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도윤은 이미 반쯤 포기했다. 이태가 그런 도윤을 보고 소리내서 웃었다.“쿡쿡”그모습을 시아와 주여만이 신기해서 쳐다볼뿐 도윤의 눈에서는 레이저가 나오고 있었다.일을 마치고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 무엇을 먹을지 정했다. “이 앞에 닭발집이 생겼다던데, 가보실래요?”주여가 신이나서 말했다. 시아도 신이나서 닭발을 외쳤다. 도윤과 이태가 서로 바라보며 눈짓으로 대화했다. “무슨일인데 그래요?”시아가 궁금해서 물었다.“저희가 사실 매운걸 잘 못먹습니다.”이태가 사무적으로 보고했다.“거기 주먹밥이랑 똥집도있어요!”눈치없이 주여가 다시 끼어들었다. 도윤과 이태는 멋쩍게 웃으며 일단 밥집으로 발을 내딛었다. 포차감성의 밥집 겸 술집인 닭발집에서 주여와 시아는 매운뼈닭발을 시켰다. 이태와 도윤을 위해 주먹밥과 똥집도 잊지않았다. 주여가 한입에 닭발을 넣고서는 매워서인지 맛있어서인지 발을 동동동 굴렀다. 시아도 웃으며 한입 뜯어먹었다. 매워서 발을 구른거였다. 재빨리 소주를 시켰다. 혀에서 불이나서 빨리 알코올로 진화해야겠다. 시아는 병뚜껑을 급하게따서 주여에게 한잔 따르고 바로 자신의 잔에 따랐다. 주여와 짠을 할 겨를도없이 둘이 동시에 소주를 입에 부었다. “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