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호정 호텔에 있어요.”황축복이 순순히 대답하자 서현주가 이어 말했다.“알았어. 30분 뒤에 도착할 테니까 시간 맞춰서 내려와 줄래?”아이가 알겠다고 답했다.“밖이 추우니까 나올 때 겉옷 꼭 챙겨 입고.”아이는 전화를 끊자마자 시키는 대로 방으로 달려가 패딩을 꺼내 입었다. 그러고는 거실 소파에 얌전히 앉아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마음속으로 시간을 세기 시작했다. 서현주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비서가 건넨 서류를 받아 훑어본 뒤 하단에 사인하고는 비서에게 물었다.“뒤에 남은 일정이 뭐가 있죠?”“30분 뒤에 연말 실적 보고대회가 있습니다. 회사 임원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고 강 대표님도 오실 겁니다.”다행히 그리 중요한 회의가 아니었다.“내일 오전으로 미뤄요.”비서가 알겠다고 답했다.“잠시 나갔다 올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요.”“네. 운전기사를 대기시킬까요?”“아니요. 내가 직접 운전하려고요.”30분 뒤 서현주가 시간을 맞춰 호정 호텔 정문 앞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호텔 입구에 서 있는 조그만 아이가 보였다. 찬바람을 맞은 바람에 아이의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그녀가 황축복의 앞에 차를 세우고 조수석 창문을 내렸다.“축복아.”유리창이 내려가기 전까지 황축복은 검은 유리창 너머의 사람을 그저 멍하니 쳐다봤다.그러다가 잠시 후 운전석에 앉은 서현주의 얼굴을 똑똑히 확인한 순간 아이의 눈에 갑자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눈빛을 보면 서현주를 무척이나 의지하는 듯했다.서현주가 말했다.“뒤에 타.”황축복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 도어맨이 차 문을 열어주자 황축복이 나지막하게 감사 인사를 건네고 차에 올랐다.아이가 안전벨트를 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서현주가 차를 출발시켰다. 백미러로 뒷좌석에 앉은 황축복을 보며 말했다.“축복아, 우리 다른 데 가서 앉아서 얘기할까?”황축복이 조심스럽게 서현주의 눈치를 살피며 낮게 대답했다.“언니 말씀대로 할게요.”“점심시간이 다 되는데 밥은 먹었어?”황축복이 말없이 고개를 저었
전화가 몇 번 울렸다가 이내 연결되었고 수화기 너머로 차분하고 맑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누구시죠?”순간 긴장된 황축복이 몇 글자를 중얼거렸다. 하지만 내뱉고 나서야 목소리가 너무 낮아 상대가 알아듣지 못했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서현주가 다시 물었다.“뭐라고요?”황축복이 주먹을 꽉 쥐고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냈다.“언니, 저 황축복이에요. 언니가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도 된다고 하셔서...”한동안 침묵이 흘렀다가 서현주가 한결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 축복아. 무슨 일 있어?”황축복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서현주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다급히 덧붙였다.“네, 네. 있어요.”서현주가 휴대폰을 들고 조용한 장소를 찾아 이동한 뒤 나지막하게 물었다.“말해 봐. 듣고 있어.”황축복의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어 나와 쪽지가 거의 젖어 들어갈 정도였다. 아이가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언니한테 여쭤볼 게 있어요. 우리 아빠에 관한 일이에요...”뭔가 짐작 가는 바가 있었던 서현주가 사인할 서류를 들고 있는 비서에게 손짓으로 달라고 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응. 뭔데?”아이가 불안한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우리 아빠가 지금 어디 계신지 아세요? 아빠가 벌써 한참 동안 저를 보러 오지 않았어요. 어디 계신지도 모르겠고 저한테 알려주지도 않아요. 아빠랑 못 만난 지 엄청 오래됐거든요. 혹시 어디 계신지 아시면 저한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서현주가 잠시 침묵하다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축복아, 아빠가 너한테 말하지 않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아빠의 사정은 아빠의 사적인 일이라서 외부인인 내가 참견할 자격이 없어. 그러니 말해줄 수 없어.”아이가 입술을 깨물며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너무 알고 싶어요. 언니, 저 너무 무서워요...”서현주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뭐가?”황축복이
연채린이 황축복을 힐끗 쳐다봤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입을 열었다.“아줌마, 이영 언니 일에 조금 진전이 있어요. 아무래도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백미경이 멈칫했다가 다급하게 캐물었다.“진전이라니? 무슨 일이 생겼어?”“일단 진정하세요. 우리 만나서 자세히 얘기해요. 전화로는 다 설명하기 힘들어서요.”백미경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 만나서 얘기하자. 그럼 지금 바로 만날까? 30분 뒤에 우리 예전에 갔던 그 레스토랑에서 보자꾸나. 우리 지금 당장 출발할게.”연채린이 알겠다고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황축복에게로 다가갔다.황축복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연승재가 옆에서 계속 말을 건넸지만 황축복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연채린이 그들에게 다가가 연승재더러 잠깐 뒤에서 기다리라고 눈짓을 보낸 뒤 황축복의 옆에 앉았다.“축복아...”황축복이 연채린을 올려다봤다. 동그랗고 맑은 눈망울이 조금 전보다 더 발갛게 충혈되었고 눈가에 눈물이 그득히 고여 있었다.“이모...”연채린이 조심스럽게 아이의 어깨를 감싸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축복아, 방금 어디까지 들었어?”아이가 눈을 비비며 입술을 깨물었다.“아빠가 납치를 했다는 것만 들었어요. 누구를 납치했는지는 못 들었고요...”다급해진 황축복이 연채린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이모, 진짜예요? 우리 아빠가 정말 그런 일을 했어요? TV에서 보니까 납치가 엄청 무서운 일이라고 하던데...”연채린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황축복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그런 거 아니야. 이모가 그냥 농담한 거야. 네 아빠는 그런 일 안 했어. 그러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황축복이 여전히 믿지 않는 눈치였고 눈시울이 더욱 붉어졌다.“하지만 아까 내가 봤을 땐 농담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엄청 진지하게 말씀하시던데...”아이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고 눈 속에 초조함과 막연함이
잠시 뒤에야 연채린의 귓가에 연동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방금 한 말 한마디도 듣지 않았구나.”연채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더니 말까지 더듬었다.“전 그저... 그저...”“됐다.”연동욱이 그녀의 말을 가로채고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내가 유이영을 돕는 건 유준이 체면을 생각해서야. 황태민이 누군데?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을 내가 왜 도와줘? 서현주를 납치한 건 황태민이 결정해서 저지른 일이니 본인이 책임져야지.”“안 그래도 유이영 때문에 자료를 준비하느라 골치가 아파 죽겠는데 황태민까지 도와주라고? 너는 이 할아버지가 오래 사는 꼴이 보기 싫은 모양이구나.”연채린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황급히 고개를 들어 반박했다.“아니에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께 강요하는 게 아니라 그저 여쭤본 거예요. 당연히 거절하셔도 되고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니까...”옆에 있던 연승재가 거들고 나섰다.“할아버지, 저희는 그저...”연동욱이 그들의 말을 가로채고 어두운 말투로 말했다.“앞으로 다시는 이 얘기를 꺼내지 마.”풀이 죽은 연채린이 고개를 떨구었다.“알겠습니다...”연동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됐다. 다음 일정이 있어서 이만 나가야겠다.”그녀가 힘없는 목소리로 배웅했다.“다녀오세요.”방 문이 닫혔다. 거실의 난방이 잘되어 있는데도 연채린은 바깥을 한참 헤매다 들어온 것처럼 손발이 차갑기만 했다.연승재가 다가와 연채린의 어깨를 토닥였다. 연채린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이제 이영 언니는 살 길이 생겼는데 태민 오빠는 어떡하죠?”연승재 역시 달리 방법이 없어 한숨을 내쉬었다.“나중에 다시 방법을 찾아보자.”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냈다.“이영 언니 부모님을 좀 봬야겠어요. 상황을 말씀드려야죠.”연채린이 전화를 걸자마자 귓가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연채린과 연승재가 복잡한 생각에 빠진 나머지 주위의 움직임을 전혀
연동욱이 탁한 눈동자로 연채린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빛이 차분한데도 차마 똑바로 마주하기가 힘들었다.연채린이 손바닥이 흥건해져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할아버지, 혹시 태민 오빠 일을 알고 계세요?”그의 말투가 덤덤하기 그지없었다.“서현주를 납치했다가 붙잡힌 거?”연채린도 연동욱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듣고 나니 머리가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태민 오빠 상황이... 여의치가 않아요. 오빠네 집안 사정이 워낙 복잡하잖아요. 아버지는 사생아를 너무 많이 두셨고 어머니는 어느 요양원에 계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축복이를 돌볼 여력이 없어요. 게다가 축복이의 엄마도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제가 잠시 축복이를 돌보고 있는 거예요.”연동욱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가족이 있는데 왜 굳이 네가 나서? 그냥 돌려보내. 네가 황태민이랑 무슨 사이라고 아이까지 돌봐주는 거야? 황태민이 범죄를 저질러 붙잡힌 마당에 범죄자의 자식을 돌보다니. 남들이 어떻게 볼지 생각해봤어?”그 말에 연채린이 움찔했다.“하지만 태민 오빠는 이영 언니를 도우려다 이렇게 된 거잖아요. 제가 조금 도와주는 게 뭐 어때서요? 남들이 뭐라고 하든 전 신경 안 써요. 축복이가 갈 데 없이 고생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연동욱이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하게 말했다.“넌 신경 쓰지 않아도 우리 가문은 신경 써. 네가 납치범의 딸이랑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우린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연채린이 말을 잇지 못했다. 목구멍에 뭔가가 걸린 것처럼 답답했다.“네가 아직 미혼이라는 사실을 잊었어? 결혼도 안 한 처녀가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앞으로 연애를 어떻게 해? 아 참, 그나저나 그 맞선 상대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연동욱의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을 견디지 못한 연채린이 고개를 푹 숙이고 주먹을 움켜쥔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그 사람
양지명이 가볍게 고개를 젓더니 소파에서 일어나 호텔 방을 나갔다.그가 나가자마자 연채린이 참지 못하고 연동욱에게 다가갔다. 숨이 가빴고 목소리도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할아버지...”상황이 너무나 급격하게 뒤집혔다. 어제까지만 해도 절망뿐이었고 사실을 바꿀 방법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사이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이런 변화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거품처럼 느껴져 믿기지 않았다. 하여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연채린이 자료를 꽉 쥐고 연동욱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할아버지, 이거 정말이에요?”연동욱이 천천히 고개를 들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자료를 네 눈으로 직접 확인했잖아.”그녀의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고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그럼 이 자료만 있으면 이영 언니가 정말 나올 수 있는 거죠?”“아까 그 사람이 충분히 설명한 것 같은데.”연채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믿기지 않아서 그래요. 이런 방법이 있다니...”연동욱이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믿기지 않아도 믿어야 한다. 유이영한테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네 머릿속에 새겨넣어. 남들 앞에서 절대로 말실수해서는 안 되니까.”그녀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할아버지. 며칠 동안 밖에서 이것 때문에 바쁘셨던 거예요?”“응. 유준이는?”연채린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그제야 연유준이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유준이는 어젯밤에 지훈 오빠한테 갔어요. 유준이한테도 이 소식을 알려줄까요?”연동욱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알리지 마. 유준이는 아직 어려서 저도 모르게 남들한테 얘기할지도 몰라.”연채린도 그 말에 수긍했다.“알았어요. 말 안 할게요.”그러고는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연승재를 돌아봤다. 서서히 상황이 바뀌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그때 황축복의 모습이 보였다.연채린이 고개를 돌려보니 황축복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몸 절반을 벽 뒤에 숨긴 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조심스러운 눈길로 그들을 쳐다봤다.연채린과 눈이
그 시각, 연승재는 휴대폰 속 문자를 바라보며 얼굴에 띈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옆에 있던 친구가 그의 어깨를 툭 쳤다.“뭐래? 온대?”“당연하지. 내가 부르는데 안 와?”말하면서도 연승재의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전에 너희들도 다 봤잖아. 현주 걔 나한테 종일 ‘오빠, 오빠’ 하면서 얼마나 매달렸어? 그렇게 멍청한 애가 내 말을 안 들을 리가 있겠냐?”친구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오케이. 그럼 우리도 제대로 준비해서 너 복수하는 거 톡톡히 도와줘야지.”연승재는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연채린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이승주가 있는 탓에 감히 막아설 수 없었다.복도에서 서현주와 이승주가 나란히 걸었다.이승주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현주야, 네 처지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 찾아와.”서현주는 입술을 살짝 움직이며 낮게 말했다.“괜찮아요, 전 신경 안 써요.”이승주의 미간이 더욱 깊게 찌푸려졌다.“너도 신경 쓸 수 있어. 화내도 돼. 그건 네 권리야.”서현주의 표정이 잠시 멍해졌다.누군가 자신에게 ‘화내도 된다, 신경 써도 된다’고 말해준 건 처음이었다.지금까지
서현주는 교장에게 당장 달려가겠다며 몸을 돌렸다.“지금 당장 교장 선생님께 가서 빌어볼게요.”이승주는 고개를 저으며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가지 마. 날 해고시키려는 건 교장 선생님이 아니야. 다른 사람이야. 교장 선생님에게 빌어봤자 소용없어.”서현주의 온몸이 덜컥 굳었다. 눈이 커지며 그를 바라봤다.“설마... 연지훈 씨요?”이승주는 입을 꾹 다물었다.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 순간 서현주의 눈은 더 붉어지고 입술마저 떨렸다.“정말 그 사람이 맞는 거예요?”그녀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엄진경은 서현주의 얼굴에 드리운 어두운 기색에 깜짝 놀랐다.“현주야, 너 뭐 보고 있는 거야?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서현주는 급히 휴대폰을 덮고 눈을 감았다. 숨이 가빠지고 마치 가슴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눌려 있는 듯 호흡이 막혔다. 온몸의 피가 식어 굳어버린 듯했다.엄진경이 그녀 손을 붙잡았다.“현주야, 무슨 일이야?”서현주는 천천히 눈을 뜨며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냥 문제를 하나 틀렸을 뿐이에요. 엄마, 나 아직 문제 더 풀어야 하니까 먼저 나가 주세요.”엄진경은 반신반의하며 방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