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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Author: 애월섬
조명수는 흥분한 탓에 얼굴이 살짝 붉어졌고 눈가의 잔주름까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소... 솔직히 너무 흥분되네요.”

연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

“거래하실 겁니까?”

조명수는 서류를 꼭 움켜쥔 채 침을 삼켰다.

“물론 하고 싶습니다. 다만 제가 그렇게 하면 어르신께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연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쪽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총장님은 신경 쓰지 마시고 진행해 주세요. 잘 해내시면 이 서류들은 전부 총장님의 것이 될 거고 못 하시거나 안 하시면 이건 총장님과 아무 상관도 없게 됩니다.”

조명수의 얼굴에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그는 연신 침을 삼키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잠시 후 그는 마침내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정말 어르신께서 저한테 따로 문제 삼지 않으실 거라고 확신하십니까?”

연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신합니다. 그러니 마음껏 하세요. 저는 결과만 보면 됩니다.”

조명수는 이를 악물었다.

“그럼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연지훈은 눈을 내리깔고 침묵했다.

“연 대표님?”

조명수가 다시 불렀다.

“아마도...”

연지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차마 그냥 넘길 수가 없어서요.”

조명수는 그 말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듯 가볍게 웃었다.

“아, 연 대표님이 이렇게 정의감이 강하신 분인 줄은 몰랐습니다. 진성민 같은 사회의 암덩어리는 제대로 조사받아야죠. 알겠습니다. 곧 만족하실 만한 결과를 드리겠습니다.”

연지훈은 그가 오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굳이 사실을 바로잡지 않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서현주는 눈을 뜨자마자 강혜인의 전화 세례를 받았다.

“현주야, 지금 당장 인터넷 봐봐.”

서현주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로 하유 그룹 명의의 숏폼 영상 앱을 켰다.

화면에 뜬 첫 영상은 진성민 관련 최신 뉴스였고 현장에 나가 있던 기자가 올린 것이었다.

수많은 기자들과 구경꾼들이 한 고급 빌라 앞에 몰려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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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645화

    공우성의 시선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서현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둘째, 자백하세요. 경찰이 배후의 사람을 밝혀내면 제가 대신 두 동생을 보살펴 무사히 졸업하게 해줄게요.”공우성은 조금 망설이는 눈치였고 서현주가 더 몰아붙였다.“잘 생각해 보세요. 결정은 본인이 하지만 저도 경고 하나만 하죠. 첫 번째 선택을 한다고 해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배후의 사람을 찾아 모든 걸 밝혀낼 겁니다. 그러니 첫 번째 선택은 그쪽에게 백해무익하죠. 두 번째 선택은 조사 결과를 조금 단축하는 것 외엔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두 동생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겠죠.”“그러니 부디 어떤 선택이 두 동생을 위하는 건지 고민해 보세요.”공우성은 한참 침묵에 잠겼다. 책상에 가만히 놓인 두 손은 불규칙하게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고,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 덜덜 떨리는 입술과 이마에는 식은땀도 보였다.서현주는 공우성에게 잠시 고민할 시간을 주었고 이어 전화기에서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을 정말 무사히 졸업 시켜줄 수 있는 겁니까?”서현주는 확신을 담아 말했다.“저는 화예테크 창립자 서현주라고 합니다.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죠.”“화예...”공우성은 텅 빈 눈을 하고 회사 이름을 나지막하게 되뇌었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서현주를 바라봤다.“그쪽이 화예테크 서현주라고요?”“네.”공우성은 고개를 푹 숙이고 주먹을 꽉 쥐었다.탄식 섞인 소리가 들려오고 공우성이 힘겹게 목소리를 짜냈다.“두 번째로 할 게요.”서현주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어 보였다.“내일 오후 세 시, 에렌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하기 전에 경찰에 자백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길 바랍니다. 착륙해도 소식이 없다면 선택을 바꾼 거로 알겠습니다. 아시겠죠?”서현주는 아주 다정하게 말을 건넸지만 공우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네. 알겠습니다.”목적을 달성한 서현주는 더는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그럼, 이만.”“네...”전화기를 내려 둔 서현주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6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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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누가 공유혁과 공유나의 신분을 탈바꿈해 줬을까? 거짓 신분으로 해외에서 공부하게 해주고 거액의 학비를 지원해 준 사람은 누굴까?유이영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학부를 졸업하고 증발한 두 사람을 공우성이 한 달 만에 찾는 걸 포기한 건 이유가 있었다. 공우성이 유이영에게 그토록 충성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일 것이다. 그 어떤 말도 안 되는 범법 행위도 서슴지 않고 말이다.공우성 혼자의 힘으로는 동생 둘을 해외 유학 보내는 건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학비와 생활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렇다면 유이영의 도움이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여기까지 읽고 서현주는 다시 한번 유이영의 끈기에 혀를 내둘렀다. 고작 우지윤의 피아노 연주곡을 가지겠다고 이렇게 큰 판을 짜다니.서현주는 모든 문서를 정독하고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기사를 향해 말했다.“성동 경찰서로 가주세요.”“알겠습니다. 대표님.”경찰서에 도착하자 익숙한 여경이 마중을 나왔다.“공우성 씨 만나러 오셨나요?”서현주는 하루가 멀다고 경찰서를 찾아왔지만, 공우성은 모든 면담을 거절했었다. 여경의 질문에 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여경은 서현주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제가 물어보고 올게요. 그런데 이번에도 크게 다를 건 없을 거예요. 큰 희망은 품지 마세요.”몸을 돌려 떠나려던 여경을 서현주가 불러세웠다.“죄송한데 말 좀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여경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무슨 말이요?”서현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강혁과 진채령을 모르냐고 물어봐 주시겠어요?”여경이 물었다.“그 두 사람이 누군데요?”서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저도 알고 싶어서요. 공우성 씨가 두 사람에 대해 저하고 말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알겠어요.”여경은 의아하다는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였고 서현주더러 잠시 자리에서 기다려달라고 했다.몇 분 뒤, 여경은 더 의아하다는 얼굴로 돌아와 말했다.“만나고... 싶다고 하네요.”서현주는 옅은 미소를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6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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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641화

    한 달 뒤, 공우성과 공우성 어머니는 오래 지내던 동네를 떠나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동안 기타 실종 사건을 미뤄보았을 때, 아이가 실종되면 부모는 몇 년, 몇십 년이 되어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조사 결과를 보아도 공우성네 가족은 그동안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가끔 다툼이 있을 순 있어도 공우성 어머니는 여러 공장을 돌며 일을 쉬지 않았고 공우성은 공부하는 내내 알바를 하며 여윳돈을 집에 보냈었다. 동생들도 방학마다 알바를 하며 공우성의 학비에 조금이나마 보탰다.그렇게 우애가 좋던 가족이었는데 왜 실종 수색을 한 달 만에 포기한 걸까? 두 성인은 어떻게 갑자기 증발이 될 수 있을까? 실종 시간은 정말 우연인 걸까?서현주는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다.안요한이 조금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현주 너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공우성의 동생 이름은 공유혁, 공유나였다.“이 두 사람에게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요.”“내가 어떻게 도우면 될까?”안요한의 질문에 서현주는 핸드폰을 꺼내 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 조금 더 찾아보고요.”서현주는 장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고 장 비서는 바로 연락을 받았다.“네. 대표님 말씀하세요.”“공우성 씨 은행 거래 명세서 찾아봤어요?”장 비서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찾아봤지만 의심이 갈만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큰 지출이나 큰 수입도 없었고 그건 어머님 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그래요. 알겠어요.”“대표님, 더 지시할 사항 있으신가요?”“아니에요. 먼저 쉬고 계세요.”“네. 대표님.”통화를 종료하고 서현주가 안요한에게 물었다.“글로벌 얼굴 인식 시스템이 있다고 들었는데요.”“맞아. 그거로 공유혁과 공유나를 찾아보려고?”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대학교 졸업한 두 동생을 공우성 씨는 고작 한 달 만에 찾는 걸 그만뒀어요. 이건 충분히 의심할 만한 사항이에요.”“두 성인이 흔적도 없이 증발이 된다는 건 말이 안 돼요. 게다가 명문대 졸업생이 취업이

  •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제640화

    서현주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안요한더러 오글거리는 소리 이제 그만하라고 하려고 했는데 안요한이 갑자기 서현주의 양 팔을 꼭 붙잡았다.“나는 어때? 내 안목 알지? 5년 전에 흙 속에 파묻힌 너 같은 진주를 알아보기도 했잖아.”안요한은 제 안목을 믿어 의심치 않아 했고 아주 당당한 모습으로 말했다.“나도 멋진 사람이야.”“...”‘그럼 그렇지.’안요한은 서현주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물었다.“자, 이제 어떻게 할 거야?”서현주는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천천히 단서를 찾아봐야죠.”“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서슴지 말고, 꼭 말해줘. 수수께끼처럼 시험에 들게 하지 말고.”서현주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안요한이 했던 것처럼 어깨를 톡 건드렸다.“알겠어요. 나도 진성민 대표님 사건을 계기로 요한 씨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꼭 얘기할게요.”안요한은 진지한 얼굴로 동맹을 표했다.“좋았어. 우린 이제 같은 배에 탄 거니까 나한테 마음껏 기대.”서현주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졌다.“참. 말만 잘해요.”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병원 입구까지 도착했다. 서현주의 기사는 차량을 입구에 대고 대기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차에 오르자 기사는 바로 옆자리에서 문서를 하나 건넸다.“대표님, 이건 장 비서님이 방금 보내온 공우성 씨에 대한 문서입니다. 이 문서만 건네주고 회사에 급한 일이 있다고 바로 떠났습니다.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시면 지금이라도 호출할까요?”서현주는 문서를 건네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알겠습니다.”장 비서는 방금 카카오톡으로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이 문서는 며칠 전 서현주가 장 비서에게 공우성 가족에 대한 정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한 내용일 것이다.김민준이 도움이 안 된다면 본인이 하면 그만이었다.“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유에뜰로 가주세요.”서현주는 고개도 들지 않고 주소를 말했다. 그리고 바로 문서를 꺼내 손에 들었다.공우성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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