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초는 며칠이나 고민했다.며칠 후 작은고모는 여운초와 한동호의 배웅하에 관성을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여운초와 한동호는 공항까지 배웅하고는 시내로 돌아왔다.“운초야, 가게에 갈 생각이야 아니면 집에 돌아갈 거야?”한동호가 차를 몰며 물었다.여운초는 생각하더니 일단 가게로 돌아가자고 했다.“알았어.”한동호는 그녀를 직접 가게로 데려다주었다.가게에 돌아오자 한 점원은 가게를 지키고 있었고, 다른 점원은 꽃다발을 주문한 고객에게 배달 갔다.“운초야, 나도 인제 그만 가봐야겠어. 네 새언니가 매일 전화와 언제 돌아오냐고 물어.”“그럼 빨리 돌아가세요.”다만 고위층 회의가 있거든 한동호는 관성으로 돌아와 여운초의 옆에 앉아 함께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참, 꽃다발 하나 들고 가요.”여운초는 꽃다발을 싸줄 테니 새언니에게 가져다주라고 했다.“내가 비행기도 타야 하는데... 꽃다발을 들고 어떻게 타? 됐어, 이제 도착하거든 꽃집에 가서 꽃다발을 하나 주문하면 돼. 그리고 보석 가게에도 새로 주문해 놓았으니깐 이따가 가지러 갈 생각이야. 여기에 스킨케어 제품도 두 벌 사서 함께 주면 매우 기뻐할 거야. 네 새언니는 쉽게 만족하는 여자야, 다른 여자들처럼 이것저것 달라고 하지도 않아. 여태껏 나에게 뭘 사달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어.”한동호가 여운초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지금의 여자친구와 새 가정을 꾸릴 수 있었던 것은 여자친구의 인품에 감동하였기 때문이다. 비록 가끔 질투도 하지만, 보통은 한동호가 여운초에 대한 각별한 도움과 총애를 포용해 줬다.한동호는 늘 만약 여운초가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그의 여자친구도 여운초에게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여운초와 새언니의 사이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그에 한동호는 감동받았고 만족하고 있다.“새언니는 동호 오빠를 좋아하는 거지 오빠의 돈을 좋아한 것도 아닌데 당연하죠. 새 치마라도 몇 벌 더 사줘요, 여름에는 치마가 편하거든요.”“음... 아름이는 치마를
게다가 가게는 지금 영업액이 많이 늘어나 수입이 적지 않았다.여운초는 꽃다발을 안고 가게를 나섰다.예전에 전이진은 여운초에게 홀로 꽃을 배달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덕분에 여운초는 수차례 오가며 노선을 똑똑히 기억하게 되었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도 쉽게 전씨 그룹으로 찾아갈 수 있게 됐다.여운초는 자신이 전씨 그룹에 찾아갈 거라는 것을 전이진에게 따로 알리지 않았다.전씨 그룹에 도착한 후에도 그녀는 바로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그녀가 전씨 그룹에 도착했을 때, 퇴근 시간까지 아직 2분 정도 남았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속속 회사에서 나오고 있었다.여운초는 오늘 흰색 긴 드레스를 입었고 또한 예쁜 얼굴로 화려하고 눈부신 꽃다발을 안고 있어 선녀가 서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녀와 전이진의 관계를 알고 있는 직원들은 회사를 걸어 나오며 그녀에게 인사를 했고, 차를 몰고 나오는 사람들도 차를 세우고, 차창을 내리며 인사를 했다.여운초는 예의 있는 미소로 인사에 회답했다.“운초 씨!”그녀는 마침내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다만 전이진이 아니라 하예정의 목소리였다.하예정은 애교부리는 남편의 요구에 응하여 또 그를 데리러 왔고, 여운초보다도 일찍 도착하여 이미 전태윤의 사무실에서 30분 동안이나 기다렸다.전태윤이 자주 타는 롤스로이스에 앉아 회사를 나오던 중 선녀같이 서있는 여운초를 발견한 하예정은 급히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하고는 차에서 내려 여운초를 향해갔다.“운초 씨, 언제 오신 거예요? 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하예정이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여운초가 꽃다발을 들고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아마도 전이진이 또 꽃을 주문하였을 거로 생각했다. 퇴근 시간이라 오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떠오른 하예정이 말했다.“운초 씨, 제가 대신하여 이진 씨에게 데리러 나오라고 연락드릴까요? 지금은 오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혼자 들어가면 부딪치기 쉬울 거예요.”하예정은 여운초가 다른 사람과 부딪히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어 안
전이진이 회사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여운초는 계속하여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전이진은 지금 아마도 서둘러 돌아오는 길일 테니까.여운초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후회했다.‘회사에 없는 걸 알았으면 미리 전화하는 건데. 하지만 이러면 서프라이즈가 아니잖아.’다행히 관성 호텔은 전씨 그룹에서 별로 멀지 않아 전이진은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그는 오는 내내 여운초가 왜 갑자기 찾아왔을지 추측했다.큰형인 전태윤은 여운초가 찾아왔다고만 말했을 뿐, 그녀가 무슨 원인으로 왔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날 여운초가 한동호의 차를 타고 떠난 후, 전이진은 며칠 동안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전화 연락은 있었지만, 매번 그녀에게 전화할 때마다 대부분은 그가 말하고 그녀는 들었다.그러다 여운초의 작은고모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하고 싶었는데 여운초에게 저지당했다. 여운초는 어쩌다 놀러 온 작은고모랑 여자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 방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 말에 전이진은 찾아갈 생각을 포기했다. 그녀는 지난 20년 동안 작은고모에게서만 약간의 사랑을 받았다. 아마도 작은고모 앞에서 어린 소녀처럼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자신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라고 전이진은 생각했다.사실 전이진은 여운초를 아주 아끼고 배려했다. 다만 두 당사자는 이 점을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차가 멈추자 전이진은 빠르게 내려와 여운초를 향해 달려갔다.“운초야.”여운초 가까이에 가자 그녀가 장미 꽃다발을 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전이진은 가쁜 숨을 돌린 다음 손을 뻗어 꽃다발을 받아안으며 미소 띤 얼굴로 물었다.“이 꽃다발 나에게 주는 거 맞지?”예전에 여운초가 준 꽃다발은 모두 전이진이 먼저 전화해서 주문한 후에 회사로 가져다 달라고 한 것이었다.이렇게 먼저 그에게 꽃을 선물한 것은 처음이었다.여운초는 전이진을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한테 주는 게 아니면 누구한테 줄까?”그녀의 말을 듣고 전이진은 활짝 웃었다.“이 꽃 너무 이뻐, 마음에
“작은고모네의 장사도 차차 잘될 거야.”전이진은 이미 사람을 시켜 여운초의 작은고모 집의 사업 상황을 알아본 후 아는 사람에게 좀 도와주라고 부탁했다. 그는 작은고모네의 사업이 곧 잘될 것이라고 믿는다.“응,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여운초는 작은고모네가 자칫 파산할 뻔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행히 사촌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상황이 호전되었고 경제적 압력도 완화되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그들 집안의 장사가 예전처럼 잘되기를, 한 단계 더 나아지기를 바랐다.좋은 사람은 좋은 보답을 받아야 한다.가끔 작은고모는 여운초의 눈을 치료하기 위해 자기 집안의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어디 더 좋은 안과 의사가 있는지 수소문하기도 했다. 이렇게 뛰어다니며 들인 정력이나 돈이 적지 않았다.혈연관계가 없는 작은고모부도 작은고모가 이렇게 10년 동안 뛰어다니도록 놔둔 것을 보면 좋은 사람이었다.“동호 형님은 언제 갔어? 가기 전에 함께 밥 먹으며 술이라도 한잔 권하고 싶었는데...”‘아쉽다, 주량이 어떤지 취할 때까지 술 권해보고 싶었단 말이야.’“새언니가 보고 싶어 해서 먼저 돌아갔어. 새언니에게 줄 선물도 많이 준비한 것 같아.”여운초와 전이진 사이에는 선물을 주고받은 적이 거의 없다.여태 전이진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았던 여운초도 당연히 선물 줄 생각을 한 적이 없고, 전이진이 주는 선물을 받아준 적이 없었는지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달콤함을 느낄 수 없었다.전이진은 여운초를 부축하여 차에 태우고 안전벨트까지 매준 후에야 운전석으로 갔다. 그는 손에 들었던 꽃다발을 건네주며 말했다.“잠시 나 대신 꽃다발을 들고 있어. 뒷좌석에 놓기는 아까우니까. 운전할 때도 이 꽃다발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여운초는 꽃다발을 받아안으며 말했다.“그저 평범한 꽃다발을 가지고 왜 이래?”전이진은 오히려 보배처럼 여겼다.“꽃다발이긴 하지만 이건 네가 처음으로 나에게 준 꽃다발이잖아, 나한테는 너무 소중해. 집에 가져가서 가장 비싼 골
전이진은 생각지도 않고 얼른 대답했다.“진심이야! 하늘에 맹세해!”그는 처음부터 여운초를 아내로 보았다.전씨 일가의 남자들은 모두 아내를 끔찍이 총애하고 있다. 이건 전씨 일가의 어른들만 봐도 알 수 있다.때로는 부모도 아이들 앞에서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준다.아버지의 눈에는 항상 어머니가 가장 중요했고, 자식들은 주워 온 듯했다.만약 자식들이 아버지를 화나게 하면 기껏해야 몇 마디 꾸중을 들을 뿐, 만약 어머니를 화나게 하면 아버지는 직접 몽둥이를 들고 쫓는다.원인조차 묻지 않으면서 말이다.아버지는 늘 자신도 와이프가 화내지 않게 노력하고 있는데 자식들에 의해 와이프가 화내는 모습을 절대 두고 볼 수 없다고 하셨다.전씨 일가에 시집간 여자들은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너 지난번에 출장 갔다고 했잖아, 정말 출장 간 거야? 아니면 A시에 신의를 만나러 간 거야?”전이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솔직하게 대답했다.“A시에 갔다가 예준일이 정겨울 의사를 데리고 돌아왔다고, 신의도 제자를 따라 함께 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찾아가게 된 거야. 네 눈을 치료해 줄 수는 없는지 물어보고 싶었거든. 신의 어르신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정겨울 의사가 있으니 부탁드려볼 생각이었어. 아쉽게도 정겨울 의사는 곧 출산할 모양이었고. 설령 정겨울 의사가 동의한다 해도 예준일이 동의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매일 예진 리조트로 찾아갔는데 내가 얼마나 밉겠어. 예준일은 개를 풀어 당장이라고 날 쫓아낼 모습이더라.”여운초는 조용히 전이진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정겨울 의사는 출산이 코앞이라 나도 도와달라고 할 생각이 없었어. 혹시라도 신의 어르신께서 나서주지는 않을까 하고 찾아간 거야. 하지만 신의 어르신은 여기저기 친구들을 만나러 가셔서 그곳에 며칠 동안 머물렀지만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 다행히도 정겨울 의사가 출산 후 몸조리가 끝나거든 제일 먼저 와서 네 눈부터 봐주겠다고 약속했어. 이제 정겨울 의사의 산후조리가 끝나거든 바로 찾아가 모셔
여운초는 전이진의 말대로 차에서 내렸다.그녀가 차에서 내리자 전이진은 그녀가 안고 있던 꽃다발을 차 좌석 위로 가져다 놓았다.다음 순간, 그녀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전이진은 여운초의 허리를 껴안아 위로 들어 올리더니 빙빙 돌면서 소리쳤다.“나도 이제는 여자친구가 생겼다! 나도 약혼녀가 있는 사람이다! 운초야, 사랑해!”마침 조금 늦게 퇴원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다가 이 장면을 보고 제자리에 멈춰 섰다.환희에 찬 전이진의 환호성을 들으며 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앞장서서 손뼉을 쳤는지 여운초는 박수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들었다.구경하는 사람이 많은가?그녀는 약간 수줍었지만, 그보다도 강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전이진이 거절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전이진은 너무 기쁜 나머지,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아 이런 과한 행동을 하게 됐다.지금 이 순간, 여운초도 자신에 대한 그의 마음이 지금까지 변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는 그녀 앞에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그녀가 장님이라는 것을 꺼린 적이 없었다.더 나은 선택이 수없이도 많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선택했다.이 모든 것이 할머니의 선택에서 시작된 것이긴 하지만 전이진은 처음부터 여운초를 자기 아내로 여겼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녀에 대한 감정도 점점 깊어졌다.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전이진은 여운초를 안고 몇 바퀴나 돌았고, 여운초가 어지러울까 봐 걱정되어 그제야 행동을 멈췄다.잠시 후, 전이진은 여운초가 어지러움에서 벗어날 때까지 몇 분 정도 기다렸다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 올려 그녀의 정교한 이목구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여운초는 태어날 때부터 예뻤다.잘생긴 전이진과 아주 잘 어울렸다.“운초, 운초야...”전이진의 낮은 중얼거림이 그녀의 입술로 다가가 사라졌다.지켜보는 모든 사람 앞에서, 전이진과 여운초는 진한 키스를 나눴다. 이것은 그가 예전에 그녀에게 강제로 했던 키스와는 완전히 다른 키스였다.전이진은 열렬하게 키스했고, 여운초
여운초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다.전씨 그룹의 직원들은 진작에 그녀를 사모님으로 보고 있었다.전이진은 기쁨에 겨워 운초를 차에 태운 후 안전벨트를 매주었고 그녀가 가져온 꽃다발은 여전히 그녀가 안고 있게 했다.그는 운전석으로 돌아온 후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널 데리고 서원 리조트로 돌아가고 싶은데, 넌 어때?”전이진의 부모님은 여운초 몰래 몇 번 보러온 적이 있다. 여운초가 줄곧 전이진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이진의 부모님도 감히 당당히 찾아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여운초도 자신이 미래 시부모의 눈에 일찍이 친아들보다 더 귀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전이진의 어머니는 딸이 없어서 여운초처럼 예쁜 며느리를 얻고 싶다고 했었다. 그녀는 여운초를 보자마자 마음에 꼭 들었다며, 첫눈에 곁에서 보살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이번에 전이진이 직접 그녀를 데리고 서원 리조트로 간다는 것은 의미가 남달랐다.그녀를 데리고 정식으로 가족과 부모님을 만나는 셈이었다.여운초는 약간 긴장한 듯 말했다.“나 아무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는데.”방금 여자친구가 되겠다고 하자마자 곧 집으로 데려가 부모님을 뵈려고 하다니. 전이진은 마음이 여간 조급한 것이 아니었다.그의 가족들이 이미 그와 그녀의 사이를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운초는 여전히 긴장했다.그냥 이렇게 가는 것은 아무래도 면목이 없었다.“선물은 필요 없어. 널 데리고 가기만 하면 선물을 받는 것보다 더 좋아하실걸.”“그건 아니야, 예의가 없잖아. 네 부모님을 처음 뵈러 가는데 어떻게 빈손으로 갈 수 있겠어. 선물 사러 같이 가줘.”전이진은 웃으며 말했다.“알겠어, 그럼 당장 쇼핑하러 가자. 먹을 거나 마실 것 아무거나 사면 돼, 딱히 부족한 게 없으니까. 우리 엄마 말로는 제일 부족한 건 며느리라고 하셨어.”여운초의 얼굴은 또 붉어졌다.전이진은 휴대폰을 꺼내 가족 채팅방에 메시지를 보냈다.[지금 운초를 데리고 서원 리조트에 가서 밥을 먹을 거예요.
전이진은 메시지를 보낸 후 바로 차를 몰았다. 채팅방이 아무리 시끌벅적해도 그는 방금 생긴 여자친구를 데리고 선물을 사러 가는 것에만 정신이 팔렸다.채팅방이 잠시 조용해지자 셋째 사모님은 갑자기 큰아들 전호영에게 물었다.[호영아, 넌 우리 예비 며느리하고는 어떻게 된 거니? 언제쯤 고현 씨를 데리고 와서 밥을 먹을 거야?]전호영은 아무 회답도 하지 않았다.아들의 회답을 받지 못하자 그녀는 화가 나서 남편에게 말했다.“당신 아들 좀 보세요. 어머니는 호영과 이진에게 며느릿감을 거의 동시에 찾아주셨는데 이진이는 오늘 저녁에 운초 씨를 데리고 온다잖아요. 당신 아들은 언제 며느리를 데리고 올지도 몰라요.”“이런 일은 급해하면 안 돼. 호영이가 아직 생각이 없는데 우리가 급해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우리가 호영이를 대신해서 강성으로 가서 구애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어떻게 서두르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진이가 아빠가 될 때까지도 호영이는 제자리걸음 할까 봐 무섭네요. 호영이랑 이진이 나이도 비슷한데... 호영이가 아직도 어린 줄 알아요? 호영이가 막내면 조금도 걱정하지 않을 거예요. 고현 씨처럼 훌륭한 여자는 인기가 많다고요. 당신 아들이 더 이상 행동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먼저 구애하는 데 성공할 수도 있다는 걸 몰라요? 그때 가서는 후회해도 늦었어요?”남편은 잠시 침묵에 잠기다가 입을 열었다.“내가 알기론 고현 씨의 추구자들은 모두 강성의 규수들이야, 다 여자라고. 영원히 고현 씨에게 시집가지 못할 거니까 안심해. 당신 아들의 아내감을 빼앗을 남자는 없어.”고현은 줄곧 남장하고 다녔기에 강성 사람들은 그녀를 고씨 집안의 큰 도련님으로 알고 있다. 또한 그녀는 강성의 젊은 세대들이 공인하는 가장 잘생긴 남자이기도 했다. 남자들은 그녀의 비범한 미모를 질투할 뿐, 절대 사랑하게 될 수는 없었다.그들이 좋아하는 여자들은 고현을 한번 만나기만 하면 빠져들었으니 어찌 질투하지 않을 수 있을까?남편의 말에 셋째 사모님은 말문이 막혔다.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