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진의 목표는 하루 레스토랑을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오픈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만의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내야 했다.하여 하예진은 여전히 열심히 공부하여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노동명은 하예진의 든든한 후원자였다.하예진은 노동명의 사무실을 떠났다.그녀가 떠난 후 노동명은 재빨리 아침을 먹어치웠다.배불리 먹으니 기분도 좋아졌다.노동명은 손을 뻗어 탁자 위에 있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태윤이 전화를 받자 그에게 말을 건넸다.“예진이가 금방 아침밥을 가져다주면서 별장에 관한 말을 꺼내더라고.”“태윤아, 예진이가 돈을 주겠다고 계속 고집하면 그 돈을 좀 받아줘. 안심하고 싶어서 그러는 걸 거야. 자기 돈으로 산 집에 살아야 자기 집 같을 거야. 다른 사람이 준 집에 살게 되면 항상 자기 집처럼 느껴지지 않을걸.”전태윤은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나머지 한 손에는 사인펜을 돌리며 놀다가 피식 웃었다.“난 네가 나한테 처형 돈을 받지 말라고 할 줄 알았어. 혹은 네가 대신 돈을 주는 줄 알았어.”“나야 당연히 돈을 보태어 주고 싶지. 근데 예진이가 싫어하잖아. 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예진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예진이 생각을 존중해 줘야지.”“나도 처형 돈을 받고 싶지 않아. 그 별장은 나와 예정이가 처형에게 효도하는 선물이잖아. 근데 받지 않으니 우리고 별수 없거든.”“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하고 있잖아. 나도 별장을 선물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받으려 하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라.”노동명도 웃었다.“그러니까. 그런 고집 센 여자야. 정말로 별수 없어.”“예진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둬. 그 아파트에서 나오기만 하면 되니까. 그곳에서 살면 내가 너무 걱정돼서 그래. 어젯밤에 만난 그 취객이 글쎄 밤새 예진이를 찾아다녔다잖아.”“그 취객이 예진이를 노린 게 분명해.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누가 알겠어. 예진이와 우빈이가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내가 심장병이 도질지도 몰라.”“두 사람의 안전을 위해
하예진이 하루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그녀가 청한 매니저는 이미 문을 열었고 직원들도 각자 제자리에서 점심 식사의 피크 타임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하 사장님.”“하 사장님.”하예진이 가게로 들어서자 직원들이 모두 웃으며 안부를 물었다.어제는 가게 오픈 일이라 장사가 잘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어제 가게로 온 귀빈들을 본 직원들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일할 의욕이 넘쳐났다.직원들은 하예진과 같은 사장님을 따라다니게 되면 앞으로 수입도 오르고 더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잘하면 승진도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하 사장님이 몇 개의 체인 레스토랑을 세우게 되면 최초의 직원으로서 새 가게의 관리자로 배치될 가능서이 매우 높았다.하여 다들 의욕이 넘쳤다.하예진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주방에 들어가 구매한 식자재를 보고 식자재의 품질이 모두 좋은지 확인한 후에야 사무실로 돌아갔다.하예진은 식자재에 관해 자신이 조금 덜 벌더라도 좋은 식자재를 쓰려고 노력했다.하루 토스트이든 하루 레스토랑이든 그녀는 모두 똑같은 이념으로 운영했다.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것도 있지만 혹시라도 잘못되어 동생의 명성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동생을 위해서, 사돈의 명성을 위해서라도 하예진은 각별히 신경을 써서 매일 사 오는 식자재를 직접 살피고 있었다.하예진이 의자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매니저가 그녀의 사무실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하예진이 고개를 들었을 때 매니저가 말했다.“하 사장님, 서인 씨께서 또 오셨어요.”‘주서인?’하예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들어오라고 하세요.”지금의 하예진은 주서인이 두렵지도 않았다. 주서인이 만나러 온다 해도 대수롭지 않았다.매니저는 알았다고 대답하며 몸을 돌려 사무실을 떠났다.곧 매니저가 김은희와 주서인을 모시고 들어왔다.하예진은 두 사람을 앉으라고 표시한 뒤 매니저에게 말을 건넸다.“진 매니저님, 차 올려주세요.”“괜찮아. 엄
아직도 하예진과 주형인을 이어주려고 기회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주형인은 아직 이혼하지 않았지만 설령 그가 다시 이혼한다고 해도 두 사람에게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주형인도 마음속으로 뻔히 알고 있었기에 하예진에게 재혼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주형인의 어머니와 누나만 이렇게 바쁘게 돌아치고 있을 뿐이다.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예전에도 김은희 모녀가 X랄 하다가 결국 주형인과 하예진이 이혼하게 되었다.김은희는 나오지 않는 웃음을 쥐어짜 내면서 말했다.“그럼 우리가 때 되면 전화해서 음식을 주문할게.”“예진아, 여기 장사가 아주 잘 되는 것 같은데 혹시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하는 거 아니야?”“지금은 필요 없어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잖아요.”주서인은 지난번 그녀가 하예진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 하예진이 거절한 일을 생각하더니 멋쩍게 웃고 말았다.세 사람은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미지근한 물잔을 들고 천천히 마실 수밖에 없었다.몇 분 동안 앉아 있던 김은희는 낯이 뜨거워 났는지 하예진에게 말을 건넸다.“바쁠 텐데 일 봐. 난 돌아가서 형인이 돌봐야 해. 주말이 되면 우빈이를 데리고 애 아빠 보러 와줘. 형인이가 주말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니까.”하예진이 대답했다.“우빈이가 방학하게 되면 형인 씨 보러 가게 할게요.”그때 가서 강일구에게 부탁하여 우빈이를 병원으로 데려가게 할 예정이었다. 직접 데려가고 싶지 않았다.전남편의 가족에게 조금의 희망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김은희는 미처 마시지 못한 물잔을 내려놓으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아주머니, 잠깐만요.”하예진은 전 시어머니를 불러세웠다.김은희는 고개를 돌렸고 하예진은 책상 서랍에서 돈 봉투를 꺼냈다.“아주머니, 어제 서인 언니가 주신 축의금이에요.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주신 오픈일 축의금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돈도 많이 필요하실 텐데 아주머니 마음은 제가 이미 받았어요.”“이 돈을 가져가셔서 우빈이 아
하루 레스토랑에서 나오자마자 김은희는 주서인에게 손을 뻗었다.“왜 그래?”주서인은 모르는 척 물었다.김은희가 대답했다.“예진가 돌려준 축의금 100만 원 나에게 줘.”“엄마, 우리 건축 자재 가게가 요즘 장사가 잘 안 되어 돈도 얼마 못 벌어요. 우리 가족이 먹고살기도 지금 너무 힘들어요. 이 100만 원 저에게 주세요.”“게다가 형인 사고가 났을 때 다행히 제가 앞에서 막아줬기 때문에 형인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저도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잖아요.”“현주도 감옥에 들어가서 제 병원비도 주지 않았는걸요. 저의 병원비도 모두 우리 스스로 지급했어요. 형인이와 그 X친 여자가 아직 이혼하지 않았으니 엄마 며느리가 엄마 딸을 해친 거나 다름없어요.”“이 100만 원으로 제가 영양제 사 먹게 해주세요.”김은희는 손을 뻗어 딸의 이마를 쿡쿡 찔렀다.“엄마 앞에서 억지 좀 부리지 마. 우리가 널 얼마나 도와줬는데 아직도 만족을 몰라. 지금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그래? 형인이가 입원하여 지금 우리 집안의 모든 적금을 다 써버린 거 몰라?”“이 100만도 나와 네 아빠가 여기저기서 모아서 빌려온 거야.”“내가 너희 집안에 적금이 얼마나 있는지 모를 거라 생각하지마. 수십억은 아니더라도 1억 원 정도 있다는 것쯤은 나도 알아. 네 가게도 장사가 엄청나게 잘 된다면서.”“엄마가 병원에 오래 있었다고 해서 날 멍청이 취급 하지마. 아직 형인이 퇴원도 못 했는데 돈이 얼마나 더 드는지 모르니까. 엄마한테 돈을 뜯고 싶어도 지금은 때가 아니야.”“생각해보니 형인이도 과거에 너에게 많은 도움을 줬잖아. 네가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종일 형인이 집에 가서 먹었잖아. 예진이가 널 조상 모시듯이 너희 다섯 식구를 모셨지.”“아무리 이익만 챙기는 것에 익숙해져도 유분수지, 친정집 형제가 지금 곤경에 처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이기적이야?”주서인은 마지못해 그 돈 봉투를 꺼내 어머니께 돌려드렸다.그리고 입으로 중얼거렸다.“예진 지금 돈 많잖아요. 예진이가 형인이
정윤하가 소지훈을 구했을 때 그는 수억 원의 차를 몰고 다녔고 스스로 회사 대표라는 것을 밝혔기에 굳이 가난한 척할 필요가 없었다.오늘 미니밴을 몰고 온 이유는 학생들에게 선물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소지훈은 학생들에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많이 준비했기에 다른 차로 바꾸었다.평범한 차량으로 바꾸면 다른 사람의 주의력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소지훈은 관성에서 매우 유명하지만 항상 은밀하게 다녔기에 그의 실물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가 2천만 원 정도의 미니밴을 몰고 관성 호텔에 나타난다면 사람들이 그의 신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관성 호텔에 도착한 소지훈은 바로 내리지 않고 정윤하에게 먼저 전화했다.정윤하는 이내 전화를 받았다.“아저씨.”“윤하 씨, 좋은 아침이에요.”“좋은 아침이에요. 무슨 일이세요?”정윤하는 지금 학생들을 데리고 경기장에 있었다. 그녀는 전화를 받으면서 학생들이 경기하는 것을 주의 깊게 쳐다보았다.그 학생들은 정윤하가 엄격하게 선택한 실력 있는 학생으로서 경기장에서 표현도 엄청나게 좋았다.만약 이번 대회에서 정윤하의 정합 도장이 여전히 우승하게 된다면 정합 도장을 위해 홍보할 수 있었고 따라서 더 많은 부모가 자녀들을 그녀의 도장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윤하 씨, 바쁘세요?”“조금 바빠요. 저희 학생들이 지금 경기중이거든요.”소지훈이 빙그레 웃었다.“그러세요? 그럼 지금 호텔에 없겠네요. 오늘 점심 약속을 잊지 않으셨죠? 제가 윤하 씨와 학생들에게 밥 사주기로 했잖아요. 기억나세요?”“아직 식사 시간이 다가오지 않았는걸요. 경기가 끝나면 호텔에 가서 밥 먹을 수 있어요.”정윤하가 대답했다.소지훈도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는 이미 호텔에 도착했어요. 제가 여기에서 기다릴 테니 안심하고 학생들의 경기를 잘 지켜보세요.”소지훈은 모든 학생에게 선물을 준비했고 정윤하에게도 내놓을만한 선물을 준비했다.정윤하도 웃음 지었다.“이렇게 일찍 도착하셨어요? 저는 11시 반쯤에 연락드리려고 했는
“아저씨, 그럼 저 먼저 볼일 볼게요. 점심에 뵙겠습니다.”소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참, 제가 경기장으로 모시러 갈까요? 제가 모시러 갈게요.”정윤하가 인사했다.“고마워요, 아저씨. 괜찮아요. 우리 전용 버스가 있어요. 좀 이따가 끝나면 우리 버스로 이동하면 돼요.”“그래요. 앞으로 버스 필요하시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정윤하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좋아요. 그럼 다음에 또 경기하러 오면 아저씨 신세 좀 질게요.”경기는 자주 있었지만 관성에 놀러 오는 횟수는 매우 적었다.정윤하는 소지훈의 공손한 태도 때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어차피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니 소지훈에게 다시 신세 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통화를 끊은 소지훈은 점심까지 기다릴 리가 없었다.날씨가 너무 더워 차에 에어컨이 있다 해도 오래도록 기다리기 힘들었다.그는 차에서 내려 관성 호텔로 들어가 호텔 1층의 휴게실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고 관성의 손님들이 호텔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지켜보았다.관성 호텔의 장사는 줄곧 잘 되고 있었다.매일 이곳으로 와서 밥 먹는 사람들, 사업 얘기하러 온 사람들, 호텔에 묵는 사람들로 무척 시끌벅적했다.호텔 운영을 맡은 사람은 전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 전호영이였지만 지금 그는 관성에 없었다.소지훈도 전호영이 강성에 잠시 머무르는 목적이 바로 아내에게 구애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전씨 가문은 강성 쪽에도 큰 호텔이 몇 군데 있었기 때문에 전호영이 아내에게 구애하면서 그쪽 호텔을 운영할 수 있어서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전씨 할머니께서 손주들에게 아내감을 골라준 사실을 소지훈도 알고 있었지만 어느 가문의 딸을 아내감으로 골라주었는지는 몰랐다.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소지훈은 관심 없었다.따르릉...소지훈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발신자 표시를 보았는데 잘 모르는 전화번호였다.하지만 그에게 전화할를 걸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그를 잘 아는 사람일 것이다.소지훈이 전화를 받았다.“
“소현 씨, 어떻게 된 일이죠? 저는 가족 몰래 다녔는데 우리 부모님께서 어떻게 아신 거죠?”성소현이 화를 내며 대답했다.“지훈 씨도 모르는데 제가 어떻게 알아요? 지훈 씨가 일으킨 일이니 지훈 씨가 알아서 해결하세요. 지금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시든 지금 당장 우리 집으로 가세요!”소지훈은 자신의 잘못인 줄 알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소현 씨, 화내지 마세요. 제가 일으킨 일이니 소현 씨께 누가 끼치지 않도록 제가 해결할게요. 지금 바로 갈게요.”“앞으로 소현 씨도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제가 무조건 도와드릴게요.”소지훈은 딴소리 들을까 봐 재빨리 성소현에게 약속했다.“지훈 씨 한 말 제가 다 기억했어요. 앞으로 지훈 씨 도움이 필요하면 꼭 연락드리죠.”성소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성소현과 소지훈의 통화 내용을 들은 하예정은 몸을 일으켜 성소현에 의해 뿌리쳐진 전화를 들고 성소현의 앞에 내려놓았다.“그렇게 버리면 휴대전화가 고장 나요.”“고장 나면 지훈 씨 보고 하나 배상하라고 말하면 돼. 무슨 짓을 벌이는지 참...”성소현은 어머니한테서 빨리 집에 돌아오라는 전화를 받고 무슨 일인가고 물어보았다. 소씨 가문의 가주 소균성이 아들이 요즘 성소현에게 열렬한 구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소균성은 아들이 평생 홀아비로 살까 봐 걱정했다. 그는 점쟁이의 말을 믿고 결혼 적령기의 여자들을 찾아 사진을 찍거나 실제 사람을 만나 소개팅을 주선하느라 한동안 고심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관성의 상류 사회층 사람들은 소균성이 요즘 며느리 얻으려고 미치광이처럼 뛰어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무릇 소지훈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젊은 여성이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소균성에 의해 아들과 맞선을 보게 했다.하지만 여자들은 소지훈이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소지훈의 비주얼이 아무리 멋지고 신분과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평생 과부로 생활하려 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
성소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엄마도 그 당시 그런 뜻을 품고 계셨어. 나도 엄마가 귀찮아 죽을 지경이었거든. 장연준 씨도 처음에는 우리 엄마의 뜻을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난 뒤로 우리 집을 호랑이 굴보다 더 무서운 존재로 여기고 있었거든.”“연준 씨가 집까지 팔았다고 들었어. 우리와 같은 구역에 살지 않으려고 말이야.”이 일을 말하자니 성소현도 정말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장연준에게 미안할 따름이다.이유 없이 장연준을 말려들게 했다.“연준 씨는 우리 남편의 사촌 동생이거든요. 연준 씨는 이모가 귀찮게 하는 게 짜증 나서 태윤 씨에게 하소연하며 조언을 구했거든요.”하예정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성소현은 바로 알아맞혔다.그녀는 하예정에게 물었다.“태윤 씨가 지훈 씨에게 나의 관심을 끌게 하라고 했다고?”“태윤 씨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지훈 씨를 안배해서 언니에게 구애하라고 했겠어요. 태윤 씨가 연준 씨에게 지훈 씨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조언했거든요.”“지훈 씨가 몸에 병이 있어 지훈 씨의 운명적인 여신이 아닌 이상 그에게 시집가면 모두 과부 생활을 해야 했거든요.”“지훈 씨가 나서서 연준 씨를 도와 이모의 관심을 돌린다면 연준 씨도 불구덩이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또 지훈 씨가 나선다면 이모도 분명 준하 씨와 지훈 씨 두 사람 사이에서 사윗감을 선택할 거란 말이에요.”“이모는 언니가 멀리 시집가는 것도 아쉬워하셨지만 언니가 과부 생활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신 거죠. 차라리 언니가 멀리 A시로 시집가는 것이 낫겠다 싶으신 거예요. 어차피 언니와 준하 씨 사이 감정도 애틋하니까.”“언니, 이 일은 태윤 씨 탓도 있어요. 사촌 동생에게 그런 조언을 해주게 되어서. 하지만 연준 씨가 어떤 방법으로 지훈 씨를 나서게 했는지를 저도 잘 몰라요.”“제가 태윤 씨 대신 사과드릴게요. 그동안 지훈 씨 때문에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릴게요.”성소현이 대답했다.“그런 일이었군.”성소현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머니, 제가 뭐가 똑똑해요, 전 진짜 멍청해요. 할머니야말로 대단하신 분이죠.”전이혁은 할머니께 아부하는 멘트를 던졌다.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아부라고 할 수 없는 게,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전씨 가문 자손들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할머니는 마치 삼장법사였고 자손들은 손오공 같은 존재로 손오공이 아무리 강해도 삼장법사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할머니, 저 진짜 꼼수 같은 거 부리지 않아요.”“그건 네 사정이고. 어떻게 하든 네 마음대로 해. 할머니는 이미 너에게 신붓감을 골라줬고, 대시하든 포기하든 그것 역시 너에게 달린 일이야. 1년이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 가지 경고할게. 지금까지 우리 전씨 가문에는 일편단심인 남자만 있었을 뿐 양다리를 걸치는 남자는 없었어. 네가 전씨 가문의 가풍을 망가뜨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전이혁은 최대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겠어요, 할머니. 저 이제 운전해야 해요. 도착해서 또 이야기 나눠요.”“그래, 운전 조심하고.”할머니는 전이혁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할머니는 곧장 양씨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양 집사, 내 생선은?”할머니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혹시 다른 사람이 먹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양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께서 구운 생선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아무도 어르신의 생선을 뺏어 먹으려 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그들 몇몇 자식들 따라 직원 숙소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은 전씨 할머니가 좋은 분인 걸 알고 함께 수다도 떨고 낚시도 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인 전씨 할머니의 권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전씨 할머니의 물건을 건드리는 일은 없었다. 혹시나 건드렸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으니까.서원 리조트의 모든 직원은 훌륭한 대우와 복지를 받고 있었다. 산기슭에 지어진 숙소는 혼자인
두 사람은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방을 나섰다.그러자 집사는 전태윤이 다음에 올 때 묵을 수 있도록 스위트룸을 원래 상태로 정리하기 시작했다.도아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잠을 청했다.전이혁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할머니가 전화를 받자 물었다.“할머니, 지금 어디 계세요?”“리조트에 있어. 무슨 일이야? 할머니 보고 싶어? 그렇다면 와서 할머니랑 같이 밥 한 끼 먹자.”그러더니 할머니는 한 마디 덧붙였다.“지금 생선이 막 익었어. 냄새 진짜 좋다.”전이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침부터 생선 구워 드세요?”“너한테 말한 거 아니야. 친구들이랑 얘기 중이었어. 아침부터 생선 구우면 안 돼? 그리고 지금 아침도 아니잖아. 아홉 시도 넘었네, 해가 중천에 뜨려고 하고 있어.”“오늘 날씨도 풀렸고,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낚시 갔다가 지금은 잡은 생선 구워 먹고 있어. 소풍하는 느낌이라 꽤 괜찮아.”전이혁은 그 모습이 쉽게 그려졌다. 산 아래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물 아래에는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할머니는 가끔 몇몇 직원들의 어머니들과 함께 낚시하곤 했었다. 냇가에는 큰 나무 한 그루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돌로 된 테이블이 몇 개 있어 할머니의 한마디면 집사는 바비큐 그릴을 가져와 그들이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할머니가 말하길, 그들은 먹는 것보다는 굽는 과정을 더 즐겼다. 비록 직원이 구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구워주는 건 맛이 없다며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 먹지 못할 때면 남은 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었다.서원 리조트의 직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권위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막 대하지 않고 옆집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는 사실을.“할머니, 생선 더 잡아서 구워주세요. 저 지금 갈게요.”전이혁은 결심한 듯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러 갈 생각이었다.“네가 와서 직접 잡아. 손질까지 하면 할머니가 구워줄게.”그러더니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물었다.“
“여긴 호텔 맞고, 당연히 아영 씨가 묵던 방일 수가 없죠. 어제 아영 씨가 취해서 방에 데려다줬는데 눕자마자 토하더라고요. 침대랑 바닥까지 모두 엉망이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으로 옮겼어요.”전이혁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도아영에게 말했다.“아영 씨 술 취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어요. 앞으로 술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뗐다.“제가 전이혁 씨랑 함께 많이 마신 건 알겠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그런데 그 술 진짜 맛있었어요. 제가 해주시로 돌아갈 때 한 박스만 챙겨줘요. 기분 안 좋을 때 집에서 한두 잔 마시려고요.”“아영 씨가 그 정도로 술이 부족하진 않을 텐데요?”전이혁은 도아영의 집에 좋은 술이 부족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는 도아영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았다.“맞아요. 술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이혁 씨가 준 술은 부족하죠.”전이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래요. 아영 씨가 돌아갈 때 한 박스 챙겨줄게요. 그리고 관성 특산물도 좀 챙길 테니 같이 가져가요. 어찌 되었든 먼 길 왔는데 헛걸음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도아영은 웃으며 대답했다.“맞아요. 헛걸음하게 만들면 안 되죠.”그러더니 그녀는 전이혁의 옆으로 다가가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전이혁 씨, 여기 꿀 있어요?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저 꿀물 좀 타 주면 안 돼요?”“아까는 참을 만하다면서요?”전이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일단 세수 좀 하고요. 그리고 타 줄게요. 아영 씨도 세수해요.”“목욕할 거면 아영 씨 방에 가서 해요. 여긴 우리 형이 자주 묵는 스위트룸인데, 아영 씨니까 형이 허락한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형수님이 부탁해도 절대 안 된다고 했을 거예요.”전이혁의 큰형과 형수님은 도아영이 할머니께서 정해준 자신의 신붓감이라는 걸 알고,이미 도아영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생각하고 있었다.어젯밤, 전이혁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도아영은 살짝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전이혁은 얼른 도아영을 부축하더니 살짝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아영 씨, 또 왜 그래요?”“저... 화장실... ”도아영은 눈이 풀린 채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화장실 가고 싶어요?”도아영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였고 전이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도아영을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자인 자신이 부축해서 데려가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전이혁은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한번 물었다.“혼자 괜찮겠어요?”도아영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녀는 이미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취해 있었다.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전이혁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가야 했다. 전이혁은 가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렸다.그는 도아영을 화장실로 들여보내고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전이혁은 도아영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10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고, 노크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전이혁은 걱정된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일인지 도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 어디 간 거야?’전이혁은 의심스러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도아영은 화장실 문 옆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니 문틈 사이로 도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이 여자 진짜!”도아영의 모습을 보자, 전이혁은 앞으로 절대 그녀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이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아영과 함께 밥을 먹게 된다면 그녀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 말고는 도아영이 다른 누구와 함께 얼마나 마시든, 그건 전이혁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전이혁은 안으로 들어가 도아영을 안고 나온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는 원래 방으로 돌아가 쉴 예정이었지만, 도아영의 상태를 보아하니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날 저녁,
한편 호텔에서 도아영을 돌보던 전이혁은 전창빈의 메시지를 확인하더니 단독으로 그에게 음성 메시지로 물었다.[너 그 먼 곳까지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하려고?]전창빈은 소파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안 될 건 없지?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 자리는 도전적이잖아. 내가 합격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어. 다행히도 형 동생이 모든 경쟁자를 물리쳤지 뭐야. 난관을 하나둘씩 돌파했어.]전이혁이 회답했다.[요리사 하나 뽑는 걸 대통령 선거처럼 하는구먼. 얼마나 있을 계획이야? 설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명절에는 안 오려고?]전창빈이 답장했다.[설날에는 아마 못 갈 것 같아. 여기 주인이 날 해고하면 그때나 갈 수는 있겠는지.]전이혁이 피식 웃었다.[네 실력으로는 해고당할 리가 없잖아. 네가 주인을 해고하는 게 더 말이 되겠다. 이해가 안 가. 왜 그 먼 곳까지 가려고 한 거야? 넌 사업도 있는데... 어디서 요리하든 다 마찬가지일 텐데 굳이 몇천 리나 떨어진 곳까지 갈 필요가 있나? 거기 추울 텐데 너 괜찮겠어?]전창빈이 대답했다.[우리 추위를 못 타본 것도 아니고. 형도 할머니에 의해 눈이 수북이 쌓인 산으로 버려지지 않았어? 내 얘긴 그만하고... 형은 어때? 우리 미래의 형수님께 구애하기 시작했어?]‘난 벌써 움직이고 있는데 형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내가 나중에 민아 씨와 함께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갈 때 형은 대체 어쩌려고?’전창빈은 속으로 생각했다.전씨 할머니의 지팡이가 전창빈의 등짝을 때리지 않는다면 해가 서쪽에 뜨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말도 마라. 정말 귀찮아. 큰형수님이 오늘 저녁에 우리한테 밥 사주셨어.]전창빈이 웃으며 회답했다.[하하! 괴로웠겠네.][내 말이. 할머니께서 나에게 정해주신 그 여자분이 큰형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더니 큰형수님이 우리 두 사람에게 밥을 사주신 거 있지.][형이 우리 형수님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어?][아직 너의 형수님이 아니거든!]전이혁은 전창빈의 호칭을 정정했다. 그는 도아영과
“저는 앞으로 큰아가씨의 평가에 근거해서 요리 방법을 조정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만드는 모든 요리를 큰아가씨께서 만족해하시면 제가 여기에서 졸업할 수 있겠네요.”강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되면 큰아가씨께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걸요.”‘평생 선우민아 씨를 위해 요리해 드리는 건 기쁜 일이지.'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전창빈은 꾹 참았다. 이런 말은 입 밖에 내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설령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애정 공세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해도 이런 생각을 드러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선우민아가 가업을 운영한다는 건 그녀가 매우 유능한 인물이라는 증거다. 이렇게 강한 강한 여성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이다.전호영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예정의 도움을 받은 끝에야 지름길을 택할 수 있었고 고현의 마음을 얻었다.강진은 그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전창빈 씨, 오늘 오후 내내 바쁘셨는데 일찍 쉬세요. 내일 아침 큰아가씨를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일찍 아침을 드시는 분은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입니다. 민기 도련님은 학교에 가야 해서 일찍 식사하시고 큰아가씨는 매일 민기 도련님을 학교에 데려다주신 후 회사에 가시니까 두 분은 늘 함께 식사하시는 편이에요. 하여 아침 7시쯤이면 큰아가씨와 민기 도련님의 아침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다른 분들의 아침은 9시 이후에 준비하시면 돼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 시간대면 아침과 점심을 함께 드시는 거네요.”“어르신과 사모님은 그렇죠. 점심 무렵에 일어나셨다가 식사 후에는 외출하셔서 저녁에야 돌아오세요. 때로는 안 오시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제가 미리 알려드릴게요. 안 오시는 날은 창빈 씨가 쉬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냥 자신의 배만 채우시면 돼요.”여기에서는 사실상 선우민아 자매만 아침을 먹는 셈이다.“큰아
동생 선우정아가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며 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었다.“알았어. 지금은 네가 전창빈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 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모르는 일이니까. 앞으로 매일 여기 와서 식사해. 전창빈 씨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져야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거 아니야.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면 거리가 멀어도 너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실 거야. 혹은 전창빈 씨에게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하게 하고 여기서 집을 사도록 하든가.”선우정아는 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선우민아가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선우정아는 앞으로는 감히 그 집에 밥 먹으러 가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여겼다.선우민아가 자꾸 자신이 전창빈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지 않는가.전창빈은 미래의 아내는 지금 미래 처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전이혁은 강진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다. 강진은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전창빈 씨, 이제 우리는 동료가 되었군요. 오래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선우씨 가문의 여러 집안이 같은 대저택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마다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선우민아의 요리사는 자주 교체되는 편이었기에 강진 역시 1년 정도는 함께 일할 사람을 원했다.요리사와 친해지기도 전에 퇴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전창빈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집사님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요리들을 더 연구해서 큰아가씨께서 제 요리만 먹고 싶어 하도록 해야겠네요.”“큰아가씨께서 창빈 씨 요리만 고집하게 만들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요리 대회에 나가면 ‘요리의 신'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만큼요.”선우민아의 입맛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요리의 신' 같은 건 관심 없어요. 저는 단지 제 요리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이죠.”전창빈은 그가 고용한 요리사들에게는 항상 조언을 해주곤 한다. 본인이 잘 배워야 현재 이끌고 있는 요리사들도
선우민아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런 사업을 가진 사람을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작은아버지와 숙모도 반대하지 않으실 거야. 다만 전창빈 씨가 관성 사람이라 우리랑 거리가 너무 멀어. 작은아버지와 숙모는 네가 먼 곳으로 시집가는 걸 아쉬워할 수도 있을 거야.”선우정아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언니! 제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요? 저는 정말 그런 마음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저는 그분이 언니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우리 자매 일곱 명 중 언니가 맏이라 당연히 언니가 먼저 시집가야죠. 제가 언니를 앞지를 순 없잖아요.”착각인지 정말 본 건지, 선우정아는 전창빈이 선우민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특별한 시선이 느껴졌다.그리고 전창빈은 사실 정말로 선우민아를 위해 온 거였다.아니, 정확히는 선우민아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온 것이다.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손님들도 분명히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선우정아는 생각했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선우민아는 손을 뻗어 동생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 게다가 사촌 자매이기도 하기 때문에 네가 나보다 먼저 시집간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되거든. 나는 당분간 시집갈 생각 없어. 만약 고려한다 해도 이 지역의 사람일 거야. 생각해봐, 민기와 민수는 아직 몇 살밖에 안 됐는데 애들이 커서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은 더 기다려야 되잖아. 이 20년 동안 우리 자매는 계속 회사를 떠받쳐야 해. 만약 우리가 먼 곳으로 시집가면, 누가 회사를 이끌겠어? 셋째와 넷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거야 아니야.”셋째 동생과 넷째 동생도 이제 성인이 되어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거대한 가업을 떠받칠 능력이 되지 못했다.하여 선우민아는 자연스레 먼 곳으로 시집갈 생각이 없었다. 시집을 간다 해도 A시의 남자에게 시집갈 것이다. 그래야 시집가서도 친정 회사를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까.앞으로 선우민기
전창빈이 말했다.“행동으로 보여드리죠.”선우정아는 눈썹을 치켜들며 웃었다.“전이혁 씨는 정말 자신만만하신가 봐요.”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한 번 흘겨보더니 전창빈에게 물었다.“그럼 언제부터 출근 가능하세요?”“이 자리를 위해 온 만큼 언제든지 가능합니다.”선우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세요. 강 집사님께서 이미 숙소를 준비해 뒀을 테고 월급은 내일부터 계산됩니다. 한 달의 수습 기간이 있고 수습 기간 중 급여는 일당으로 지급됩니다. 공짜로 일을 시키진 않을 거예요.“누구든 마찬가지로 하루 일하면 하루 급여를 계산해 주었다.“집사님께서 어제 이미 숙소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계산되든 상관없습니다. 전 도전을 위해 온 거지 월급을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전이혁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아내만 부족할 뿐...“좋아요. 지금은 숙소로 가서 쉬세요. 우리 집에서의 하루 세끼 준비 시간은 집사님께서 알려주실 거예요.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 시간은 변함없어요.”선우씨 가문의 사람들 아침 식사는 각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딱히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전창빈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집사님께 여쭤보겠습니다.”그는 다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전창빈이 떠나자 선우민아도 일어서서 가족들에게 말했다.“저는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민기한테는 주말에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전해주세요.”선우민기는 그녀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기 때문에 남동생을 아들처럼 키웠다.선우민기는 선우민아를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선우정아도 그녀의 언니를 따라 일어섰다.“저도 일 보러 갈게요.”한경주가 딸에게 당부했다.“접대할 때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몸에 해로워.”“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5년 전의 제가 아닌걸요.”선우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회사를 막 이어받았을 때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땐 위엄도, 경험도 없었고 회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