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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9화

작가: 고능비
집안 사람들도 눈치가 없지는 않기에 함부로 찾아와 방해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아마도 먹는 데 유난히 관심 많은 두 남동생이 가끔 밥 얻어먹으러 들르는 게 전부일 것이다.

한경주는 입을 열려다 말았다. 할 말이 많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딸의 생각이 꽤 괜찮다는 판단이 섰다.

“엄마, 저랑 창빈 씨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알아서 잘 정리할게요. 어쨌든 저는 저한테 불리한 선택은 하지 않을 거예요.”

선우민아는 어머니를 다독이며 자신의 결혼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녀의 부모는 의견을 줄 수는 있어도 대신 결정해 줄 수는 없었다.

“엄마,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방에 가서 얼른 쉬세요. 저도 이제 자야겠어요. 내일 회사에 가서 회의가 있어요.”

한경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너도 일찍 쉬어.”

내일은 따로 전창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이었다.

그의 생각이 어떤지, 정말 진심인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선우민아는 어머니를 문밖까지 배웅했다.

어머니가 돌아간 뒤에야 그녀는 방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마음에 걸리던 일이 정리되자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고 침대에 몸을 눕히자마자 깊이 잠들었다.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한 쪽은 한경주였다. 그녀는 남편을 깨우지 않으려고 조용히 움직였지만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고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한참을 뒤척였다.

그러다 끝내 옆에 누워 있던 남편까지 깨우고 말았다.

“여보, 왜 그래? 계속 뒤척이네. 몸이 불편해? 아니면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선우진혁이 몸을 돌려 아내를 마주 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당신이 이렇게 잠 못 이루는 건 민기를 낳던 그날 밤 이후로 처음인 것 같은데.”

한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요. 불 좀 켜줘요. 어차피 잠도 안 오는데 우리 잠깐 이야기해요.”

“또 무슨 생각 하고 있는 거야? 이것저것 다 끌어안고 있으면 몸에 안 좋아. 우리 몸 추스르느라 몇 년이나 애쓴 거 잊었어?”

선우진혁은 투덜대듯 말하면서도 결국 침대 옆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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