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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Author: 고성하
사실 이 기간 동안 고현주 역시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부유한 사모님으로 살아오다가 갑자기 이런 생활로 전락했는데 어떻게 쉽게 적응할 수 있겠는가.

막일을 나가서도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욕을 먹거나 임금을 깎이는 일이 잦았다.

강선우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진작에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그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여전히 도망치는 신세라 며칠 지나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고, 그동안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게다가 강선우는 여전히 그 모양 그 꼴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무너져 버릴까 봐 두려웠다.

어쩔 수 없었다.

처음 해외로 도망칠 때 너무 급했고 정신도 몹시 긴장된 상태라 그녀와 강선우는 계좌에서 충분한 돈을 미처 옮기지 못했다.

외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어 버렸다.

연재덕은 돈을 보내 주겠다고 해 놓고 정작 보내지 않았다.

“나 이제 감자 먹기 싫어...”

그녀는 중얼거리며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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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의 아내   제923화

    그의 표정이 너무나도 불쌍해 보여서, 소유영은 그가 일부러 그러는 걸 알면서도 조금 마음이 약해졌다.“너...”“규민아!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그때 병실 문이 갑자기 열리며, 머리가 흐트러진 한 여자가 뛰어 들어왔다.그녀는 소규민만 바라보고 있었기에, 옆에 서 있던 소유영은 보지도 못한 채 곧장 침대 앞으로 달려가 그를 붙잡고 이리저리 살폈다.“엄마?”소규민이 당황했다.“엄마가 왜 여기 와요?”무언가 떠오른 듯 그는 얼굴이 굳은 채 급히 소유영을 돌아봤다.그러나 그의 눈에는 소유영의 냉소와, 망설임 없이 돌아서서 떠나는 뒷모습만 보였다.“누나...”소규민은 쫓아가려 했지만 몸의 상처와 앞을 가로막은 배다현 때문에 결국 눈앞에서 그녀가 사라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아들, 이게 다 뭐야? 왜 이렇게 많이 다쳤어? 아프지?”소규민은 속이 답답했지만 어머니의 놀라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차마 심한 말을 할 수 없었다.그저 살짝 어머니를 밀어내며 물었다.“엄마는 어떻게 알고 온 거예요? 제가 다쳤다는 걸, 그리고 이 병원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누가 전화해서 네가 다쳤다고 하더라. 여기 병원에 있다고 해서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지!”“누군지 몰라요?”“모르지, 처음 보는 번호였어.”소규민의 얼굴이 차갑고 음산하게 굳어졌다.그는 이미 누가 한 짓인지 짐작하고 있었다.기준혁.그 자식은 소유영이 자신을 구하러 온 걸 보고 당연히 못마땅했을 것이다.그래서 배다현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다쳤다고 알린 것이다. 하지만 이건 그를 도와주려는 게 아니라 소유영과 배다현을 마주치게 하려는 의도였을 뿐이다.소유영은 배다현을 극도로 싫어했다.배다현을 보면 소유영은 많은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게 될 테니 그에 대한 약간의 동정심 따위는 당연히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하지만 이건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그의 어머니가 실제로 내연녀였고, 그 역시 그동안 그로 인한 이득을 누려온 건 사실이니 말이다.소유영이 그들을 싫어하는

  • 내 남편의 아내   제922화

    심하온이었다.“하온아.”“유영아, 병원에 누굴 데리고 갔다던데 무슨 일이야? 괜찮아?”“어떻게 알았어?”소유영은 놀랐다.“너희가 간 병원이 서강 그룹 산하잖아. 누가 나한테 알려줬어.”소유영은 이해했다.“아, 그래서구나.”그녀는 단지 가장 가까운 병원이라 데려온 것뿐이었는데, 이 병원이 서강 그룹과 관련 있다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소유영은 병실 쪽을 힐끗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소규민이야. 맞았어.”소규민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걸 보자마자 곧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연결되자마자 빠르게 위치를 알려줬다.그녀는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는데, 전화 너머로 소규민이 맞는 소리가 들렸다.그때 그녀는 정말로 전화를 끊고 아무것도 모른 척하고 싶었다.소규민이 맞는 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그 같은 사람은 맞아도 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사람을 데리고 가서 그를 구해냈다.다행히도 그녀가 가까이에 있었다.아니었다면 소규민은 더 크게 다쳤을 것이다.“그 사람이었구나...”심하온이 말을 잇다 멈췄다.“그럼 너는...”소유영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나도 왜 신경 쓰는지 모르겠어. 미칠 것 같아. 이 뻔뻔한 인간, 하필 왜 나를 찾아? 그런데 이미 병원까지 데려왔으니까 또 그냥 두고 갈 수도 없고...”심하온이 한숨을 쉬었다.“알겠어, 내가 사람 보내서 도와줄게.”“흑흑, 하온아, 역시 너밖에 없다!”전화를 끊자마자 곧 사람이 와서 소규민의 입원 관련 일을 전부 처리해주겠다고 했고, 소유영은 더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소유영은 병실을 한 번 돌아봤다가 잠시 망설인 끝에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침울한 얼굴로 앉아 있던 소규민은 소유영이 들어오자마자 금세 다시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누나...”“여긴 내 친구 집 병원이야. 네 입원도 많이 도와줬어. 나중에 기회 되면 꼭 감사 인사해. 심씨 가문 아가씨인데 예전에 본 적 있지?”소유영은 그를 보지 않은 채 무표정하게 말했다.“그 외에는 네가 알아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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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의 아내   제919화

    하지만 나현아에게는 달랐다.그날 이후, 공민규는 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물론 처음부터 그와 어떤 특별한 인연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래서 인턴을 구할 때 윤조 그룹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면접에서 탈락했다.인턴조차 되지 못했으니, 공민규에게 가까이 갈 수 있을 리 없었다.그래도 나현아는 포기하지 않았다.윤조 그룹에 인턴으로 들어간 친구를 통해 회사 직원 몇 명을 알게 되었고, 온갖 방법을 써서 그들과 친해진 뒤 공민규에 관한 이야기를 캐내기 시작했다.직원들이 아는 건 많지 않았지만 오늘 회사에 출근했는지 같은 사소한 정보조차 그녀에게는 충분히 행복한 일이었다.그러다 어느 날, 누군가가 이 일을 공석훈에게 전했다.공석훈은 한동안 그녀를 지켜봤던 것 같았고, 결국 사람을 보내 그녀를 불러냈다.“공 회장님은 제가 일을 도와 송서준에게 접근해서 곁에 남고, 필요한 정보를 빼내기만 하면 많은 돈을 주고, 대표님 곁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어요.”나현아는 조심스럽게 공민규를 힐끗 보며 말했다.“저에게 돈은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중요한 건... 대표님이었으니까요.”사실 공석훈은 그녀 말고도 여러 여자를 준비해 두었다.그녀는 가장 아름답지도, 가장 매력적이지도 않았고, 가장 똑똑하거나 눈치가 빠른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결국 송서준의 마음에 들어, 그의 곁에 남게 되었다.그 순간, 나현아의 가슴이 갑자기 찌릿하게 아파왔다.이유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그녀의 이야기를 다 들은 뒤, 공민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앞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나현아는 용기를 내어 다시 입을 열었다.“공 대표님, 이번 일 정말 감사드려요. 제가 폐를 많이 끼친 건 알지만... 제발 저를 쫓아내지 말아 주세요.”공민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그녀를 바라봤다.그의 눈빛은 복잡했다.“쫓아낼 생각 없으니 안심해요.”공민규가 말했다.“다른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

  • 내 남편의 아내   제918화

    확실한 건 아니었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공민규의 입에서 송서준의 이름이 나오자, 나현아는 잠시 멈칫했다. 마음속에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일었다.“아... 그 사람...”“제가 공재범이랑 나눈 대화를 들었어요. 나현아 씨가 저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공민규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그녀가 읽어낼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지금 나현아는 그의 감정을 읽을 여유가 없었다.머릿속에는 오직, 송서준이 이미 그녀가 공민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뿐이었다.‘그렇다면 이제 전부 이해했겠지. 왜 내가 끝까지 서준 씨를 배신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그럼 서준 씨는 어떤 반응이었을까? 분명 몹시 화가 났겠지...’나현아는 속이 타들어 가는 듯했지만 아직 공민규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기에 감히 더 묻지는 못했다.지금 그녀가 신경 써야 할 일도 아니고,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어차피 그는 이미 그녀를 뼛속까지 증오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그런데도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정말 저를 좋아해요?”공민규가 그렇게 물었을 때, 나현아는 여전히 멍한 상태였다.한참이 지나서야 방금 질문을 알아차리고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공 대표님, 저는...”공민규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솔직하게 말해야 했다.나현아는 복잡한 심경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해요. 몇 년이나 됐어요.”말을 마치자 귀가 자기도 모르게 붉어졌다.예전에는, 언젠가 이렇게 공민규의 앞에 앉아 직접 마음을 고백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래서, 저 때문에 우리 아버지를 도운 거였어요?”“네...”나현아는 귀가 더 빨개졌다. 부끄럽고 난처했다.“하지만 저는... 대표님과 어떻게 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그냥 일이 끝난 뒤에, 대표님 곁에서 일할 수 있게만 된다면, 매일 한 번씩이라도 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나현아는 말을 마치고, 공민규

  • 내 남편의 아내   제43화

    강다인은 미칠 지경이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괜찮았다. 참기만 하면 되니까. 어차피 강선우가 방법을 찾아서 그녀를 구해줄 것이다. 적어도 강다인은 그렇게 생각했다.강다인이 끌려가자 고현주는 몹시 초조해하며 강선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를 않았다. 두 시간 남짓 지나서야 강선우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엄마, 무슨 일이에요?”전화기 너머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함께 술 마시고 게임하는 소리, 심지어 여자들의 야릇한 목소리까지 들려왔다.“너 지금 어디야?”고현주가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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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정윤재가 턱으로 슬며시 심하온의 머리를 쓸었다.“나도 그렇게 생각했어.”“그럼 우리도 텔레파시가 통한 건가?”“우린 원래 마음이 잘 통했잖아.”괜히 마음이 간지러워진 심하온이 정윤재를 꽉 끌어안으며 그의 온기를 만끽했다.집으로 돌아온 심하온이 일 층에 있던 도우미에게 물었다.“아빠는요?”평소라면 서재나 안방에 있을 시간이었다.심하온은 심기찬과 회사와 관련해 할 얘기가 있었다.“대표님께서는 아직 들어오지 않으셨어요.”심하온이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하지만 심기찬이 회사 일 때문에 늦게 들어오는

  • 내 남편의 아내   제484화

    “나... 나도 너희 두 사람 설득했었잖아...”고현주가 허탈한 듯 말했다.“그래도 제대로 말리셨어야죠. 저한테 강다인과 엮이지 말라고 강하게 얘기하셨어야죠!”술에 잔뜩 취한 아들의 질책에 고현주는 화가 나기도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강선우는 애초부터 모든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그런 인간이었다.‘지금 이 모든 게 내가 강다인을 입양한 탓이라는 거야?’‘됐어.’‘힘들어서 그러는 거야. 이렇게라도 털어버리는 게 차라리 속이 문드러지는 것보다야 낫지.’어차피 여기는 일현국이었다. 이곳에는

  • 내 남편의 아내   제419화

    잠시 침묵하던 강선우가 고현주에게 손을 내밀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휴대폰 줘요.”“안 보는 게 좋아.”고현주가 주저하며 대답했다.하지만 강선우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손을 내밀었다.결국 고현주는 강선우에게 휴대폰을 건넸다.강선우는 곧바로 포털사이트로 들어갔다.그는 곧 메인 페이지에서 자신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신제품 출시회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찍힌 기사 사진이었다.사진 속의 강선우는 잿빛이 된 얼굴에 볼품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강선우은 마치 누군가 심장을 꽉 쥐고 있는 듯 숨이 쉬어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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