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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화. 회의실 밖에서 터진 일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4 00:15:06

“본부장님!”

은소예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직원 하나가 뛰어왔다.

평소 같으면 메신저로 먼저 상황을 정리해 보냈을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숨이 가빴다.

얼굴도 굳어 있었다.

“무슨 일이야?”

“기존 사업 쪽입니다. 제휴사 한 곳에서 지금 고객 결제가 중복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소예의 표정이 바로 바뀌었다.

“몇 건?”

“현재 확인된 것만 마흔세 건입니다.”

“언제부터?”

“오늘 오전 아홉 시 이후요.”

소예가 시계를 봤다.

열 시 십이 분.

한 시간 남짓이었다.

“원인은?”

“아직 모릅니다.”

“결제는 계속되고 있어?”

“네.”

소예는 바로 방향을 틀었다.

NEXT ONE 사무실이 아니라 기존 사업부가 있는 층이었다.

직원이 따라오며 말했다.

“본부장님, 회의실 잡을까요?”

“아니.”

“네?”

“지금 회의 잡을 시간 없어.”

소예는 걸으면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결제팀, IT, 고객센터 담당자 지금 현장으로 불러. 기존 사업부 본부장한테는 내가 간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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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오전 9시.“여보, 준비됐어?”신시안이 현관에서 물었다.은소예는 가방을 메고 나왔다.“응. 그런데 어디 가는지는 아직도 비밀이야?”“오전 일정은 내가 정하기로 했잖아.”“힌트 하나만.”“손을 좀 써야 해.”소예는 눈을 가늘게 떴다.“설마 또 공방?”“이번에는 달라.”시안이 웃으며 현관문을 열었다.“가보면 알아.”오전 10시 20분.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대형 가구 매장이었다.소예는 간판을 올려다봤다.“가구?”“응.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보여주려고.”“당신 취향이 가구 구경이었어?”“정확히는 공간을 꾸미는 거.”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우리 집 선반도 당신이 골랐지.”매장 안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거실과 침실이 전시되어 있었다.시안은 짙은 원목 가구와 간접조명이 놓인 공간 앞에서 멈췄다.“이런 분위기 좋아해.”소예는 소파에 앉아봤다.“오, 편하다.”“그렇지?”“그런데 우리 집이랑은 느낌이 다르네.”“그래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지.”시안은 작은 협탁을 살펴보다가 소예를 불렀다.“여보, 이거 봐.”협탁 옆에는 접이식 독서등이 놓여 있었다.소예는 버튼을 눌렀다.따뜻한 불빛이 켜졌다.“와, 예쁘다.”“침대 옆에 놓으면 좋겠지?”“응. 그런데 오늘 사려고 온 거야?”시안은 고개를 저었다.“아니. 당신한테 내가 좋아하는 걸 보여주려고.”소예는 그를 바라보다가 웃었다.“그럼 오늘은 내가 당신 취향을 알아가는 날이네.”오전 11시 40분.두 사람은 매장 안에 마련된 공간 배치 체험 코너에 앉았다.태블릿 화면에는 빈 거실이 나타났다.직원이 설명했다.“가구를 직접 배치하면서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보실 수 있어요.”시안은 곧바로 소파와 책장을 배치했다.소예가 화면을 들여다봤다.“여보, 너무 반듯한데?”“동선이 편해야지.”“근데 재미가 없어.”소예는 작은 원형 테이블을 화면 가운데로 끌어왔다.시안이 웃었다.“거기 놓으면 지나가기 불편해.”“그럼 여기!”이번에는 창가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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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오전 9시 10분.“여보, 눈 감아.”은소예는 침대 끝에 앉아 신시안을 올려다봤다.“왜 눈을 감아야 하는데?”“오늘은 내가 당신 코디해주는 날이잖아.”“그건 아는데, 옷을 왜 숨겨?”시안은 옷장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지난주에 당신도 나한테 그랬잖아.”“그건…….”“자, 이제 떠도 돼.”소예가 눈을 떴다.그리고 그대로 굳었다.“……여보?”시안의 손에는 검은색 가죽 재킷과 흰색 티셔츠, 짙은 청바지가 들려 있었다.“이걸 입으라고?”“응.”“나 이런 스타일 안 입는 거 알잖아.”“그래서 골랐지.”소예는 가죽 재킷을 받아 들었다.“잠깐. 이거 언제 샀어?”“어제. 사이즈는 확인했어.”“나한테 말도 안 하고?”“당신도 내 가방 마음대로 골랐잖아.”소예는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내 가방이었거든!”오전 10시.소예는 거울 앞에서 몸을 돌렸다.가죽 재킷에 청바지.평소 즐겨 입던 단정한 원피스나 슬랙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어때?”시안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잘 어울려.”“진짜?”“응. 생각했던 것보다 더.”소예는 거울을 다시 살펴봤다.“근데 좀 어색해.”시안이 다가와 재킷 소매를 정리해주었다.“오늘만 입어봐. 불편하면 바로 갈아입고.”소예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대신 당신도 내 부탁 하나 들어줘.”“뭔데?”“오늘 사진 많이 찍어주기.”“그건 언제나 하는 건데?”“그럼 아주 많이.”시안은 웃으며 휴대폰을 챙겼다.오전 11시 40분.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이었다.소예는 입구에서 멈춰 섰다.“여보.”“응?”“설마 이거 타려고 옷을 이렇게 입힌 거야?”“응. 움직이기 편하잖아.”“나 롤러스케이트 거의 안 타봤는데?”“나도 오래됐어.”소예는 시안을 빤히 바라봤다.“그럼 둘 다 못 타는 거네?”“그럴 가능성이 높지.”소예는 결국 웃었다.“좋아. 오늘 누가 더 많이 넘어질 뻔하는지 보자.”오후 12시 10분.“으악!”소예가 안전바를 붙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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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오전 9시 20분.“여보, 일어나.”은소예가 침대 옆에서 신시안의 어깨를 흔들었다.시안은 눈을 뜨자마자 그녀의 손에 들린 물건을 바라봤다.분홍색 머리끈이었다.“설마 오늘도 머리 묶기 시험이야?”“그건 오후에.”“그럼 지금은?”소예가 활짝 웃었다.“《신시안 대표님 취급 주의》 2번째 항목!”시안은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아내가 고른 옷으로 하루 보내기?”“정답!”“벌써 시작하는 거야?”“응. 오늘 당신 옷은 전부 내가 골라.”시안은 몸을 일으켰다.“조건은?”“내가 고른 옷에 불평하지 않기.”“알았어.”소예는 기다렸다는 듯 옷장 문을 열었다.오전 10시.시안은 거울 앞에 서 있었다.연한 크림색 니트에 짙은 갈색 코듀로이 바지.그리고 소예가 마지막으로 건넨 것은 작은 베이지색 크로스백이었다.시안은 가방을 내려다봤다.“여보, 이건 당신 가방 아니야?”“맞아.”“내가 들어도 돼?”“오늘은 당신 거야.”시안은 가방을 어깨에 걸쳤다.소예는 한 걸음 물러서서 그를 살펴봤다.“오!”“왜?”“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리는데?”시안은 거울을 바라봤다.“평소에 입던 스타일이랑 많이 다르네.”“맨날 셔츠에 슬랙스만 입으니까 그렇지.”“회사에서는 그렇게 입어야 하잖아.”“오늘은 회사 안 가잖아.”소예는 그의 니트 소매를 살짝 접어주었다.“완성!”시안은 그녀를 내려다봤다.“그럼 당신 옷은?”“나는 내가 고르지.”“불공평한데?”소예는 웃었다.“다음에는 당신이 내 옷 골라줘.”“그거 약속한 거다?”“응!”오전 11시 30분.두 사람은 작은 복합문화공간에 도착했다.독립 서점과 카페, 디자인 소품 가게가 한 건물에 모여 있었다.소예는 시안의 팔짱을 끼고 걸었다.“여보, 오늘은 당신이 평소에 안 가던 곳으로만 갈 거야.”“나 이런 데 좋아하는데?”“그럼 안 해본 걸 찾아야겠네.”그때 소예의 시선이 2층 안내판에 멈췄다.오늘의 체험 — 패션 일러스트로 서로 그려주기소예가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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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331화. 남편이 준비한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

    일요일 오전 7시 30분.은소예는 눈을 뜨자마자 옆자리를 더듬었다.비어 있었다.“여보?”대답이 없었다.대신 창밖에서 사각사각 무언가를 긁는 소리가 들렸다.소예는 커튼을 살짝 걷었다.마당 한쪽 나무 탁자에 신시안이 앉아 있었다. 손에는 작은 종이와 펜이 들려 있었다.'뭘 저렇게 열심히 만들지?'소예는 웃으며 커튼을 닫았다.어젯밤 숙소에서 받은 숙제.서로에게 작은 선물 1개 준비하기.소예 역시 준비한 것이 있었다.여행 수첩 사이에 숨겨둔 작은 봉투였다.오전 8시 50분.“여보, 준비 다 했어?”시안이 객실로 들어왔다.소예는 재빨리 수첩을 덮었다.“응. 당신은?”“나도.”“뭔데?”“9시에 알려줄게.”소예는 그의 손을 살폈다.“손에 뭐 묻었어.”시안의 검지 끝에 파란 잉크가 묻어 있었다.“아, 이거.”“설마 편지야?”“비슷한데.”“힌트!”“당신이 좋아하는 거.”소예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건 너무 많잖아.”시안이 웃었다.“그러니까 기다려.”오전 9시.마당에는 따뜻한 수프와 갓 구운 빵, 과일이 준비되어 있었다.숙소 주인이 작은 종을 울렸다.“오늘 아침은 선물 교환으로 시작하겠습니다.”소예는 시안을 바라봤다.“누가 먼저?”“당신부터.”소예는 가방에서 봉투를 꺼냈다.안에는 어젯밤 그린 작은 그림이 들어 있었다.삐뚤빼뚤한 감나무 아래, 나란히 앉은 사람 2명.그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사람.시안은 그림을 한참 바라봤다.“이거 당신이 그렸어?”“응. 그림 실력은 기대하지 말고.”“너무 좋은데?”“정말?”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어제 모습 그대로네.”소예는 웃었다.“이제 당신 차례.”시안은 작은 종이 묶음을 내밀었다.표지에는 손글씨로 제목이 적혀 있었다.《은소예 사용 설명서》소예가 눈을 크게 떴다.“뭐야, 이거?”“열어봐.”첫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기분이 좋을 때는 말이 빨라집니다.맛있는 음식을 발견하면 먼저 남편에게 먹

  • 내 상사가 전남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330화. 남편과 떠난 1박 2일, 숙소가 조금 이상하다

    금요일 오후 7시 20분.“여보, 이번에는 정말 1박 하는 거지?”은소예는 침대 위에 펼쳐놓은 여행 가방을 바라봤다.신시안은 옷장에서 얇은 가디건을 꺼냈다.“응. 작은 마을에서 하루 자고 오는 거.”“숙소는?”“예약했어.”소예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뭐? 이번에도 무계획 여행 아니었어?”“숙소까지 무계획이면 잘 곳이 없을 수도 있잖아.”“그건 맞지.”시안은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었다.사진 속에는 오래된 목조 건물을 개조한 작은 숙소가 있었다.소예의 눈이 반짝였다.“우와, 예쁘다!”“객실이 4개뿐이래.”“그럼 조용하겠다.”시안은 웃으며 가방 지퍼를 닫았다.“내일 가서 확인해보자.”토요일 오후 1시 10분.작은 역에 도착한 두 사람은 숙소까지 천천히 걸었다.낮은 담장 너머로 감나무가 보였고, 골목 끝에는 붉은 벽돌 굴뚝이 솟아 있었다.“여보, 여기 분위기 좋다.”소예는 골목 사진을 찍었다.시안은 그녀의 캐리어를 끌며 말했다.“숙소는 저 앞이야.”잠시 후 두 사람은 나무 대문 앞에 도착했다.그런데 소예가 걸음을 멈췄다.“어?”“왜?”“여기 숙소 맞아?”대문에는 작은 나무 간판이 걸려 있었다.《느린 오후》그 아래에는 뜻밖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숙박객은 하루 동안 이 집의 주인이 됩니다.소예는 고개를 갸웃했다.“집의 주인이 된다고?”오후 2시.숙소 주인이 열쇠를 건네며 설명했다.“저희 숙소는 조금 특별해요. 손님이 직접 하루의 일정을 만들어보시는 방식이거든요.”소예가 물었다.“어떤 일정이요?”“마당에서 차를 마셔도 되고, 오래된 레코드를 들어도 되고, 작은 부엌에서 요리하셔도 돼요.”시안이 웃었다.“그럼 일반 숙소랑 크게 다르지는 않네요.”주인이 고개를 저었다.“대신 저녁에는 손님들이 직접 작성한 하루의 기록을 작은 우편함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원하시면 1년 뒤에 보내드려요.”소예의 눈이 커졌다.“1년 뒤에요?”“네.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예요.”소예는 시안을 돌아봤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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