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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Author: 빛나냥
결국 허설아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언니, 조언 좀 해줘요."

허설아도 따라 고개를 저었다.

"나도 딱 한 명 만나본 거라 데이터가 너무 부족해요. 내가 지헌이 차버리고 열 명 정도 더 만나볼까요?"

권서진이 바로 말을 바꿨다.

"오늘 집 들어가기 무섭게 오빠한테 죽기 싫어요!"

서은석과 송원영 일로 허설아를 귀찮게 했다는 게 권지헌 귀에 들어가면 눈빛 하나만으로도 권서진은 골로 가는 거였다.

허설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감정적인 건 남이 뭐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스스로 알아야 해요."

송원영이나 서은석 모두 다 성인이었다.

원하는 게 무엇인지 서로 잘 알 것이다.

허설아가 권서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막중한 임무를 맡기듯 말했다.

"그것보다 지금 더 중요한 임무가 있어요."

"뭔데요?"

"돌아가서 야근해야죠."

-

저녁에 허설아와 권서진이 함께 권씨 가문 본채로 돌아오자 박희수가 말했다.

"지민이가 다친 것 때문에 지호가 당분간 귀국할 것 같아."

순간 식탁 앞에서 아무도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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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61화

    노준서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노현우가 이어서 말했다."여기 프로젝트가 네 마음에 걸리는 거 알아, 네가 참여한 부분들 다 네 노력이니까. 그래도 몸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어? 지금은 버틴다 해도 나중에 진짜 못 견디면 어떡해?""생각해볼게, 내일 형한테 답해줘도 돼?""그래. 그리고 네가 자는 동안 어떤 여학생이 전화왔었는데 다시 연락해 봐. 형은 먼저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을게."노현우도 낮엔 운전하고 밤엔 노준서를 돌보느라 많이 지쳐 있었다.담뱃갑을 챙겨 밖으로 나간 노현우는 멀리 가지 않고 바로 복도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깊게 한 모금 빨아들이며 고개를 들자 머리 위로 은하수가 보였다. 자세히 보면 별자리 하나하나의 윤곽까지 보일 정도였다.노현우도 사실 어릴 때 산속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다.그때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었다.노준서가 태어나고 선천성 심장병이라는 이유 때문에 산속 사람들은 집안이 산신의 저주를 받았다고 수군거렸다.이후 부모님을 따라 타지로 나가 일하며 치료 받으러 다니다가 부모님이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노현우는 다시 노준서를 데리고 힘겹게 세상을 헤쳐 나가며 공부도 하고 병치료도 이어갔다. 전생에 나쁜 짓을 많이 한 탓에 이번 생에 수많은 시련을 겪어야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오늘 신성한 산이 증인이니 분명 원하는 걸 다 얻고 행복해질 거라고 말해주는 여자가 있었다. 코 안 가득 퍼진 담배 냄새에 노현우는 잠시 멍해졌다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방 안에서 휴대폰 화면에 뜬 부재중 알림을 확인한 노준서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송수정이 전화를 받으며 투덜거렸다."왜 이제야 다시 전화해? 나 잠들었잖아!""나한테 무슨 일로 전화했어?""별일 아니고, 그냥 네가 보고 싶어서……"노준서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형한테 무슨 말 했어?"휴대폰에는 전에 전화를 받았던 기록이 남아 있었다. 겨우 십여 초였지만 노준서가 경계심을 품기엔 충분했다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6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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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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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58화

    김지유가 여전히 눈에 보이는 설산을 가리켰다."여기 사람들은 수백 년째 존재해 온 저 산을 신성한 산이라고 불러요. 노 대표님, 이런 말 들어보셨어요? 인생 궤적이 비슷한 사람은 사주도 비슷하대요. 권 대표님과 생일도 비슷하지 않아요? 그럼 결국 대표님 인생도 권 대표님처럼 행복하고 원만해질 거라는 뜻이에요, 신성한 산이 증인이에요."전에 술자리에서 노현우는 권지헌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두 사람 생일은 확실히 며칠 밖에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비슷했다. 인생이 하늘과 땅 차이처럼 달라 보여도 어느 순간 신기할 만큼 닮아 있었다. 학교, 커리어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까지도 하나둘 다시 겹쳐졌다.어쩌면 이것도 운명 같은 인연일지도 몰랐다. 노현우가 김지유를 바라보았다.수수한 옷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새까맣고 숱 많은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헤친 김지유는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노현우는 왠지 산속을 달리는 야생 동물이 떠올랐다.김지유가 깊은 산 속에서도 뛰쳐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노현우는 김지유의 뜬금없는 말에 웃음이 났다."좋은 말씀 감사해요."노현우가 고개를 돌려 설산을 바라보았다.마음속에 쌓여 있던 눈도 어느새 씻겨 나간 것 같았다.앞에 있던 요금소를 지나서 두 사람은 자리를 바꿨다.노현우가 남은 절반 여정의 운전을 맡았다.무사히 밤에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했을 즈음, 노준서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형, 나 이제야 메시지 봤어. 우리 진짜 길을 잘못 들었는데 앞에 절벽이 있더라고. 다행히 돌무더기가 높이 쌓여 있어서 차를 무사히 멈춰세울 수 있었어. 지금 예약해둔 캠핑장으로 가는 중이야.""안전 조심해. 대충 언제쯤 도착할 것 같아?""아마 1시 지나서일 것 같아."한밤중이라 가기 힘든 데다 학생들 차는 성능도 평범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노현우는 예약해둔 민박집 주소를 물었다.한밤중이 되자 노현우는 옷을 챙겨 입고 일어났다.그때 마침 화장실에 다녀오던 김지유와 마주쳤다.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57화

    "제가요?" 노현우가 순간 당황한 얼굴로 되묻더니 고개를 숙이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제가 하는 일들은 신념과 상관없어요.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돈을 얼마나 버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흥청망청 사치스럽게 노는 것도 노현우의 취향이 아니었다.나름 안락한 삶을 사는 동시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그렇게 새로운 목적지에 도착했다.정비를 마치고 다시 출발했지만 얼마 가지도 못해 폭설로 길이 막혔다.어쩔 수 없이 무리해서 몰고 지나가야 했다.눈보라 때문에 한 치 앞도 안 보인 탓에 차는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었고 내비게이션도 소용없었다.이 구간 도로는 원래도 가장 험난한 길로 꼽혔다. 여름엔 폭우가 잦고 겨울엔 눈보라가 끊이지 않았다.설을 막 지난 지금은 바로 기온이 가장 낮은 시기였다.차가 뭔가에 부딪힌 듯하더니 더 나아가지 못했다.노현우가 장갑을 끼며 말했다."차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내려가서 확인해 볼게요."노현우가 먼저 차에서 내려 차량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바람 속에서 노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큰 돌이 하나 있는데 앞의 길이 계속 갈 수 있는 상태인지는 모르겠어요."차에 올라탄 양준우가 도로 상황을 설명했다."지금은 돌아가거나 저 돌을 치우고 가는 방법밖에 없어요. 다만 보통 이런 경우엔 앞에 돌무더기가 더 있을 수도 있는데 그때 다시 돌아오려면 힘들 거예요."이렇게 지체되면 오늘 밤에는 원래 계획한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내비게이션도 작동되지 않고 지금은 길을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양준우가 차에서 내려 한 바퀴 둘러보았다.머리 위에 한가득 쌓인 채 돌아온 양준우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돌아가죠."야외 경험이 더 많은 양준우였기에 다른 사람들도 의견 없이 따랐다.돌이 있던 자리를 우회해서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자 앞쪽 하늘이 갑자기 맑아졌다.노현우는 노준서 일행의 차가 그 길을 피하지 못해서 위험한 일을 겪을까 걱정되었다.다만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 않았다.생각해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56화

    노준서의 말이 끝나자마자 동기들이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노현우의 옷차림만 봐도 수입이 좋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손목에 찬 시계만 해도 수천만 원을 호가했다. 그런데 어쩜 저렇게 냉정할까. 노준서가 아무리 학과의 천재로 이름을 날려도 저런 형을 뒀는데 무슨 소용일까.차라리 자신들 신세가 더 나은 것 같았다. 한 학생이 김지유 얘기를 꺼냈다."같은 학교 학생끼리 뭘 저렇게 까칠하게 구는지 모르겠어. 지도교수님도 동기들이랑 잘 지내라고 하셨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아." 노준서는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마음이 싸늘해져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지유 후배 àl'aube에서 일하잖아. 앞날이 창창한데 우리 같은 가난한 학생들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도 당연하지."업계도 다르고 앞으로 마주칠 일도 거의 없겠지만 àl'aube가 요즘 한창 잘나가다 보니 이 말을 들은 학생들의 표정은 모두 제각각이었다.건영대 출신 학생들이 일자리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마음에 드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았다.김지유는 àl'aube에서 일하는 데다 지분까지 갖고 있으니 아직 취업도 못 한 학생들과는 당연히 달랐다.속으로 씁쓸해하는 사람도 있고 부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다들 겉으로는 노준서를 위로하며 노현우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라고 위로하고는 다시 길을 나섰다.앞서 출발한 차는 이미 한참 멀리 달려가고 있었다.김지유 일행 네 사람의 목적지도 천마시였다.처음에만 해도 노현우는 진짜 학생들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하지만 방금 그 소동을 겪으며 당연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의 눈빛을 본 뒤로 도와줄 마음이 사라졌다.봄이라도 천마 지역은 여전히 추웠고 해발이 조금만 높아져도 비바람이 거칠게 몰아쳤다. 어차피 다 같은 학교 출신이고 길에서 힘들 텐데 도와줄 수 있으면 거들어 주려는 마음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접은 상태였다. -천마 지역 깊숙이 들어갈수록 도로 위 얼음이 점점 두꺼워졌다.양준우가 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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