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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테라스의 불청객

Author: YuIm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5 08:03:11

"……그 손, 당장 떼시죠."

말을 마치기도 전에 태혁이 의자를 밀고 일어섰다. 서진과 낯선 남자 사이에 선 그가 상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빈 의자가 뒤에서 덜컹 흔들렸다.

태혁의 턱 근육이 빠드득 굳어지며 날카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선배님, 여기서 뵙네요!"

서진이 놀란 눈으로 남자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뒤로 물러섰다. 남자는 당황한 기색으로 태혁의 험악한 인상을 올려다보며 눈을 깜빡였다.

"아, 실례했습니다. 제가 너무 반가워서…… 서진이 대학 디자인과 직속 선배이자, 이번 서울 국제 디자인 비엔날레 총괄 디렉터를 맡은 민승현입니다."

"차태혁입니다. 하람이 아버지고, 서진 씨와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태혁은 민승현과 짧게 악수했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 것을 알아챈 서진이 그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 소개는 여기까지 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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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충격] 사모펀드 황태자 차태혁, 미혼모 디자이너와 ‘위장 결혼’ 기획 의혹…… 가문 퇴출 후 재벌가 이미지 세탁용 쇼윈도 웨딩인가? 익명의 찌라시 매체가 살포한 기사는 인터넷 포털을 순식간에 뒤흔들었다. 성북동 가문에서 쫓겨난 방계 잔당들이 사주한 악의적인 흠집 내기 공작이었다.서진의 디자인 스튜디오 앞과 태원인베스트먼트 1층 로비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이대며 진을 쳤다."디렉터님! 차 대표와의 결혼이 정말 계약에 의한 위장 결혼입니까?""과거 홀로 아이를 키운 것이 언론 플레이를 위한 연출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한 말씀 해 주시죠!"도 넘은 질문들이 비수처럼 쏟아졌다. 그 순간, 거친 엔진음과 함께 검은색 벤틀리 세단이 스튜디오 앞에 급정거했다. 차 문이 열리고 태혁이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번뜩이며 걸어 나왔다.태혁은 기자들의 바리케이드를 어깨로 거칠게 밀어내며 서진의 앞을 온몸으로 가로막았다. 그의 주먹은 핏줄이 터질 듯 팽팽하게 쥐여 있었다."내 아내와 아이에게 카메라 들이대지 마. 질문이 있으면 나한테 해."살벌한 음성에 기자들이 흠칫 물러섰다. 자신 때문에 서진과 하람이가 또다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는 자책감에 태혁의 턱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그때, 서진이 태혁의 단단한 팔뚝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그녀의 눈동자는 눈보라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겨울 소나무처럼 단단하고 평온했다."차태혁 씨, 고개 숙이지 마요.""서진아…… 나 때문에 또 너한테 이런 더러운 흙탕물이…….""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하고 저 사람들이 지어낸 말은 달라요. 사과할 건 나한테 하고, 거짓말은 같이 바로잡아요. 나도 내 얘기 할 거예요."서진의 단호하고 당찬 일갈이 태혁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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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의 유치원 앞을 서성이는 전남편   제142화: 찌라시 분쇄와 302호의 촛불

    "성북동 잔당 놈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태혁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주차장의 차가운 공기를 날카롭게 갈랐다. 서슬 퍼런 안광에 붙잡힌 파파라치 기자는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떨었다."차, 차 대표님! 전 그냥 돈만 받고 사진 찍어 넘기기로 한 프리랜서일 뿐입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남자는 카메라를 뺏긴 채 바닥에 넙죽 엎드려 싹싹 빌었다. 그때 뒤따라 주차장으로 다가온 서진이 휴대전화 화면 속 비열한 기사 제목을 똑똑히 확인했다. ‘차태혁의 몰락, 신도시 유치원 광대로 전락.’ 서진의 차가운 눈동자에 서릿발 같은 냉기가 번뜩였다."내 아들과 우리 가족의 평화를 건드리는 자는 법과 정의로 뼈도 못 추리게 갈아버린다고 했을 텐데요."서진은 망설임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신도시 맘카페 ‘달콤맘’ 운영진 단톡방과 태원 법무팀 핫라인을 가동했다."차태혁 씨, 저런 쓰레기들은 말로 타이를 가치도 없어요.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잔인하게 숨통을 끊어놔야죠."서진의 단호한 일갈에 태혁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태혁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늘한 어조로 명령을 내렸다."법무팀에 사진과 연락 내역 넘겨. 무단 촬영과 허위 기사 문제는 신고 내용부터 정리해. 배후 브로커는 진행 중인 사건과 같은 인물인지 수사팀에 확인 요청하고."서진도 변호사에게 연락했다. 아이들 사진이 실리지 않도록 매체에 먼저 요구하고, 배포 금지 등 가능한 조치를 변호사와 검토했다. 여기에 10만 회원을 거느린 신도시 맘카페 ‘달콤맘’ 어벤져스가 즉각 들고일어났다.‘아이들의 순수한 유치원 축제를 돈벌이로 더럽힌 악질 황색 찌라시 매체 영구 퇴출 서명 운동’이 맘카페에 게시되자마자 1시간 만에 3만 명이 동참했다. 댓글 창에는 찌라시 매체 광고주 불매

  • 내 아이의 유치원 앞을 서성이는 전남편   제141화: 백악기 후크 선장과 황금빛 대상

    신도시 햇살반 유치원 대강당. 가을 정기 예술제를 알리는 풍선 아치 아래 300여 명의 학부모와 신도시 주민들이 객석을 빈틈없이 메웠다. ‘달콤맘’ 어벤져스 회원들은 야광 머리띠를 두르고 맨 앞줄에서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었다.강당 안은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햇살반 가족 연극 ‘피터팬과 공룡 섬’을 시작하겠습니다!"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조명이 어두워지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울려 퍼졌다. 초록색 깃털 모자와 튜닉을 입은 피터팬 윤하람이 무대 중앙으로 씩씩하게 뛰어 들어왔다."네버랜드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 악당 후크 선장은 썩 물러가라!"네 살배기의 당차고 청아한 목소리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하람이는 작은 스펀지 검을 휘두르며 깜찍한 표정을 지었다. 무대 뒤편에서 짙은 드라이아이스 안개와 함께 후크 선장이 큼직하게 발을 굴리며 등장했다.붉은 벨벳 망토를 펄럭이며 황금 갈고리 손을 치켜든 차태혁이었다."크하하하! 꼬마 피터팬! 네놈이 감히 이 백악기 바다의 제왕 후크 선장에게 덤비다니!"태혁의 묵직한 중저음 보이스가 강당 전체를 압도했다. 월가 대기업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보여준 적 없던 폭발적인 성량이었다. 순간 대사를 깜빡할 뻔했지만, 무대 옆 가림막 뒤에서 응원하는 서진의 따스한 눈빛을 본 순간 태혁은 각성했다.하람이도 객석의 큰 소리에 잠깐 굳었다. 태혁은 연습 때 정한 대로 갈고리를 한 번 들어 보였다. 아이가 고개를 들자 일부러 놀란 얼굴을 하고 한 발 물러섰다. 하람이는 그 틈에 제 대사를 떠올렸다."내 검을 받아라!"목소리가 조금 갈라졌지만 태혁은 그대로 맞춰줬다. 가림막 옆 서진이 엄지를 들자 아이도 입꼬리를 올렸다. 잘 외우는 것보다 서로 기다려주는 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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