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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불길이 삼키기 전에

作者: 데이지
last update 公開日: 2026-07-23 15:22:52

“공작님께서 약을 받지 않으셨어요.”

헬레나는 놀라지 않았다.

“세레나가 보낸 것이 아니라는 이유겠지.”

마리엘은 장갑을 벗었다. 손바닥 안쪽에는 손톱에 눌린 붉은 자국이 네 개나 남아 있었다.

“공작님께 필요한 게 베일런가의 딸이라면 저를 선택해도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헬레나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잘했구나.”

“거절하셨습니다.”

“당장은 그럴 수 있어.”

“당장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마리엘은 손바닥을 감추듯 장갑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언니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말을 다시는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헬레나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세레나가 공작을 거절했는데도?”

“언니가 떠나는 것도 언니의 선택이라고 하셨어요.”

“테오도르 칼베른이 그런 말을 했다고?”

마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헬레나의 손가락이 찻잔 손잡이 위에서 멈췄다.

계산이 어긋났을 때 나타나는 침묵이었다.

세레나가 공작의 부름을 거절하면 테오도르는

화를 내거나 관심을 거둘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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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17. 깨진 유리 조각에 새겨진 다른 번호

    “읽어 주세요.”통신병이 종이를 펼쳤다.“유리 조각에 손을 베었다던 의료 보조관이 한 시간 전 쓰러졌습니다. 고열과 구토, 은빛 혈관이 나타났고 현재 황궁 의료원으로 이송 중입니다.”세레나는 예상했던 범위라 고개만 끄덕였다.“그분은 황궁 의원이 먼저 보게 하세요. 오늘 확인한 기준을 전달하고요.”“이미 전달했습니다.”“다른 내용은요?”통신병이 다음 장을 넘겼다.“파손됐다고 보고된 병에 관한 폐기 기록을 다시 확인했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달라졌다.“병이 실제로 깨진 게 아닙니까?”“깨진 유리 조각은 나왔습니다.”“그럼요?”“병 목 부분에 찍힌 제조 번호가 다릅니다.”마차 안이 조용해졌다.세레나는 손가락을 무릎 위에 놓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설명해 주세요.”“제2황자궁이 받았던 네 병 중 파손됐다고 기록한 병 번호와, 세탁 관리소에서 회수한 유리 조각의 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테오도르가 낮게 물었다.“그렇다면 원래 병은?”“없습니다.”세레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누군가 다른 병을 깨뜨리고, 문제의 한 병이 파손된 것처럼 기록했다.“원래 병의 번호는 무엇입니까?”통신병이 읽었다.세레나는 황궁 반출 장부에 있던 번호와 대조했다.맞았다.오염 가능성이 있는 이백 병 중 한 병.현재 위치 불명.통신병은 마지막 문장을 읽다가 잠시 멈췄다.“그리고 그 병을 마지막으로 가져간 사람이 확인됐습니다.”세레나가 물었다.“누구입니까?”“제2황자궁 의료 보조관이 아닙니다.”“그럼요?”“에드릭 황자 전하의 군무 특별보좌관입니다.”루카스가 보았던 퇴각 명령의 인장.성기사단 제2전투대에 들어간 오염 안정제.겨울 구호 사업의 군수 전용.그리고 황궁 안에서 사라진 한 병.같은 부서가 다시 나타났다.세레나는 바로 에드릭이라는 이름에 결론을 붙이지 않았다.“보좌관 이름은요?”통신병이 대답했다.“리오넬 카르트입니다.”그 순간 테오도르가 아주 천천히 세레나를 바라봤다.그 이름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공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16. 혼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밤이 깊어져 황궁 의료원을 나설 때, 아드리안은 먼저 황태자궁으로 돌아갔다.황실 조사관들도 의료원에 남아 압수 목록을 정리했다.세레나와 테오도르는 남문으로 향하는 긴 회랑을 나란히 걸었다.나란히라고 해도 어깨가 닿을 거리는 아니었다.사람 하나가 지나갈 만큼의 간격이 있었다.테오도르는 의원의 말을 지켜 오래 서 있지 않았고, 이동 중간에도 황궁 시종이 놓아 둔 의자에서 잠깐씩 쉬었다. 세레나는 그걸 보고도 더 말하지 않았다.그가 스스로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남문 가까이에서 테오도르가 물었다.“오늘은 제가 필요했습니까?”갑작스러운 질문에 세레나는 걸음을 늦췄다.“왜 묻습니까?”“아침에 직접 와 달라고 하셨고, 조금 전에는 같이 가 달라고 하셨으니까요.”그의 목소리에 기대는 없었다.확인하고 싶은 사람의 질문이었다.세레나는 회랑 끝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밤빛을 잠시 봤다.“네.”이번에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오늘은 필요했습니다.”테오도르의 발걸음이 아주 잠깐 느려졌다.세레나는 그걸 보고 말을 덧붙였다.“황궁 문을 통과하는 데 공작님의 지위가 필요했고, 군 협약 확인에도 필요했습니다.”“알고 있습니다.”“그리고.”세레나가 멈췄다.테오도르도 따라 멈췄지만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아까 성전에서 황궁으로 오는 길에도 혼자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테오도르의 눈빛이 변했다.세레나는 자신이 그 말을 해 놓고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그게 공작님께 계속 곁에 있어 달라는 뜻은 아닙니다.”“그렇게 해석하지 않겠습니다.”“왜 바로 대답하세요?”“그렇게 해석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세레나의 입가가 아주 희미하게 움직였다.“이제는 제법 배우셨네요.”“오늘 두 번째 칭찬입니까?”“세지 마세요.”테오도르의 입가에도 아주 옅은 웃음이 스쳤다.세레나는 그 웃음을 보고도 불편하지 않았다.그 사실이 더 낯설었다.남문을 나서자 두 대의 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칼베른 공작가 마차와 황실 의료감찰원 마차.테오도르는 당연하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15. 사람이 아닌 경로를 의심합니다

    제2황자궁에서 회신이 온 것은 해가 완전히 진 뒤였다.정식 문서였다.네 병 모두 미사용.세 병은 약품함 보관.한 병은 파손으로 폐기.세레나의 손이 멈췄다.“폐기한 병의 유리 조각과 내용물은요?”황궁 의료원장이 회신서를 다시 읽었다.“없습니다.”“왜요?”“청소 과정에서 처리했다고 적혀 있습니다.”“약품 사고인데도요?”의료원장의 표정이 굳었다.“황궁 의료 규정상 약품 파손물도 기록 후 폐기해야 합니다.”아드리안이 낮게 말했다.“규정을 어겼군.”세레나는 다음 줄을 읽었다.파손 시각.오후 세 시 이십 분.수령 직후였다.“누가 깨뜨렸습니까?”문서에는 적혀 있지 않았다.세레나는 황궁 의료원장에게 말했다.“세 병은 지금 바로 공동 봉인 요청하세요. 파손된 한 병은 폐기물 이동 기록을 찾고요.”“이미 청소됐다고 합니다.”“청소한 사람은 있을 겁니다.”아드리안이 물었다.“조사관을 보내지요?”“의료원 내부 감사가 먼저 가는 편이 낫습니다.”세레나는 끝까지 황태자와 공작의 힘을 먼저 쓰지 않았다.황궁 의료원장이 움직였다.그때 약제 창고 문이 다시 열렸다.이번에는 의료원이 아니라 황궁 세탁 관리소 직원이 들어왔다.“약품 파손 관련해서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세레나가 그를 봤다.“무엇을 알고 계십니까?”“제2황자궁 의료실에서 깨진 병을 닦은 천이 저희 쪽으로 왔습니다.”“버리지 않았습니까?”“피가 묻은 천은 아니었고 약품 냄새가 강해서 별도 통에 넣어 놨습니다.”세레나의 표정이 변했다.“지금도 있습니까?”“네.”“가져오지 마세요.”직원이 당황했다.“그럼요?”“제가 가는 게 아니라 약제사가 현장에서 봉인하게 하세요.”세레나는 황궁 약제사에게 물었다.“같이 가실 수 있습니까?”“물론입니다.”“장갑과 밀폐 용기를 가져가세요. 천을 흔들거나 다시 빨지 말고요.”약제사가 바로 나갔다.세레나는 기다리는 동안 제2황자궁의 다른 기록을 요구하지 않았다.한 병의 파손만 확인한다.다른 의혹과 섞지 않는다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14. 왜 문을 닫았는지를 증거로 만드는 법

    황실 근위대 동부 초소.여섯 병 모두 미사용.즉시 봉인.마구간 두 병.미사용.황태자궁 네 병.세 병 미사용.한 병 개봉.세레나가 기록에서 고개를 들었다.“사용했습니까?”황태자궁 의료관이 직접 달려와 답했다.“아닙니다. 오늘 오후 훈련 뒤 황태자 전하께서 어깨가 뻐근하다고 하셔서 준비하려다가 침전물을 보고 중단했습니다.”아드리안이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한 번 움직였다.“결국 사용하지 않았군.”“다행입니다.”세레나는 왕족이라서가 아니라 환자가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에 반응했다.“개봉한 병도 밀봉해서 보관해 주세요.”이제 남은 곳은 하나였다.제2황자궁.보고가 늦었다.황궁 의료원장이 시계를 확인했다.“연락병을 보낸 지 벌써 이십 분입니다.”테오도르는 창가에서 오래 서 있지 않았다. 세레나가 마차 안에서 말했던 것을 기억한 듯 벽 쪽 의자에 앉아 있었다.그 모습을 잠깐 본 세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드리안이 물었다.“에드릭 쪽에 직접 가 보는 게 빠르지 않겠습니까?”세레나는 고개를 저었다.“황태자 전하께서 직접 움직이시면 의료 확인이 정치 문제로 보일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누가 갑니까?”“황궁 의료원에서 가야 합니다.”황궁 의료원장이 직원을 보내려 했지만 세레나는 한 가지를 더 확인했다.“저는 가지 않겠습니다.”아드리안이 그녀를 봤다.“왜입니까?”“제가 제2황자궁에 들어가면 또 다른 이해관계가 생깁니다.”세레나는 자신이 최근 성전과 드레이크, 성기사단 조사에 관여한 기록을 생각했다.“의료원 직원이 사용 여부만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테오도르가 맞은편에서 아무 말 없이 듣고 있었다.세레나는 그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공작님도 가지 마세요.”“그러겠습니다.”아드리안이 두 사람을 번갈아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순간 밖에서 빠른 발소리가 들렸다.연락병이 돌아왔다.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전하.”아드리안이 일어섰다.“무슨 일이냐?”“제2황자궁에서 약품 반출 기록 확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13. 사용 여부와 증상부터 확인하십시오

    세 사람이 함께 황궁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황궁 의료원의 약제 창고는 성 루치아나 루멘 성전과 전혀 달랐다.벽 전체가 돌로 둘러싸여 있었고 창문은 작았으며, 병 하나를 꺼낼 때마다 수령 시각과 사용 대상을 두 사람이 함께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다. 황궁에서만큼은 약제 이동이 비교적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었다.그 때문에 빠진 열여섯 병의 행방도 금세 드러났다.세레나는 먼저 남은 백여든네 병 가운데 무작위로 다섯 병을 골랐다.“제가 고르지 않겠습니다.”황궁 약제관이 의아하게 물었다.“그럼 누가 고릅니까?”“서로 다른 위치에서 한 병씩 꺼내 주세요. 맨 앞, 가운데, 맨 뒤, 아래쪽 두 곳.”나디아가 없었다.그래서 황궁 약제사와 세레나가 함께 간이 반응을 진행했다.첫 번째 병의 액체는 겉보기에는 맑았다.세레나가 병을 바로 흔들지 않고 등잔 앞에서 천천히 기울이자 바닥에서 아주 미세한 잿빛 입자가 움직였다.황궁 약제사의 얼굴이 굳었다.두 번째 병도 마찬가지였다.세 번째는 더 선명했다.“백휘석 결정 침전이라고 보기에는 색이 너무 탁합니다.”세레나가 말했다.약제사가 고개를 끄덕였다.“재검사 완료 표시를 믿고 바로 배포했으면 몰랐을 겁니다.”“사용된 병은 있습니까?”“의료원 자체에서는 없습니다.”세레나는 기록지로 시선을 돌렸다.“그런데 열여섯 병은 나갔고요.”“네.”약제사가 반출 장부를 가져왔다.첫 번째 반출.여섯 병.황실 근위대 동부 초소.훈련 중 부상자용 예비 약품.두 번째.네 병.황태자궁 의료실.세 번째.두 병.황실 마구간 응급함.마지막.네 병.제2황자궁 의료실.세레나는 한 줄씩 확인했다.“각 장소에서 사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아드리안이 바로 명령하려 했다.세레나가 먼저 말했다.“전하.”그가 멈췄다.“제품 회수부터 명령하면 이미 사용한 사람들이 숨길 수도 있습니다.”아드리안의 눈썹이 아주 조금 올라갔다.“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사용 여부와 증상을 먼저 확인하고,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12. 괜찮으시다면요

    테오도르는 그 대답을 듣고 조용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마차 안의 거리는 그대로였다.그런데 세레나에게는 그 빈 공간이 이전보다 덜 차갑게 느껴졌다.황궁 남문은 평소보다 통제가 심했다.루멘 성전 중앙동에서 직원들이 집단으로 고열을 호소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이미 들어간 모양이었다. 황실 근위병들은 성전 문장이 있는 모든 의료 수레의 반입을 일시 중단했고, 황궁 의료원에서 나오는 폐기물까지 별도로 기록하고 있었다.테오도르가 마차에서 먼저 내렸다.그러나 세레나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그가 바로 옆에 비켜 서자 세레나는 스스로 발판을 내려왔다.황궁 남문 책임자가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칼베른 공작 각하.”“황궁 의료원으로 간다.”“의료원은 현재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테오도르는 세레나를 가리키지 않았다.“황실 의료감찰원 협조 요청이 있다.”아벨이 황실 통지서를 내밀었다.“세리스 베인 수습 치료사는 오늘 루멘 성전 중앙동 응급 환자를 직접 확인한 의료 참고인입니다. 재검사 승인 제품의 오염 여부 확인을 위해 황궁 의료원에 공동 입회 요청을 올렸습니다.”남문 책임자는 문서를 확인했다.“황궁 의료원장 승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세레나가 물었다.“이미 사용된 병이 있는지만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까?”근위 책임자가 그녀를 봤다.“약품 사용 기록은 의료원 소관입니다.”“그럼 수레 반입 기록부터 부탁드립니다.”테오도르가 로이스에게 받은 사본을 황실 조사관에게 넘겼다.오후 두 시 십칠 분.루멘 성전 중앙 약제국 수레 두 대.황궁 남문 통과.오후 두 시 사십 분.황궁 의료원 후방 창고 인계.세레나가 물었다.“상자는 모두 의료원 창고에 들어갔습니까?”근위 책임자가 잠시 망설였다.“수량까지는 남문에서 확인하지 않습니다.”“수레가 이후 다시 나갔습니까?”“한 대만 나갔습니다.”세레나의 시선이 기록으로 내려갔다.“다른 한 대는요?”“황궁 내부 운송 수레로 전환됐습니다.”테오도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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