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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Author: 루바람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7 14:20:09

“이리 오시오.”

신지완은 문 앞에 서서 거문고를 꽉 움켜쥐었다.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입술을 깨물고 거문고를 안고 한 걸음씩 돌아갔다.

김경란 앞에 멈춰 섰다.

“장원랑께서 무엇을 명하십니까?”

“연주하시오.”

신지완은 눈을 내리깔았다.

“예.”

거문고를 안고 앉았다.

손가락이 현을 튕겼다.

거문고 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최근 경성 기방에서 가장 유행하는 음란한 곡이었다.

곡조가 애절하고 마음을 흔들었다.

신지완이 고개를 숙인 채 곡을 다 마치기도 전에.

“그만.”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거문고 소리가 뚝 끊겼다.

김경란이 차가운 얼굴로 술잔을 내려놓았다.

자리가 조용해졌다.

고명주가 웃었다.

“무슨 명곡인 줄 알았더니.”

“손님을 즐겁게 하는 음란한 소리에 불과하군요.”

신지완을 바라보며 시선을 그녀의 옷차림 위로 훑었다.

“신 아가씨는 예전에 신 선생의 가장 자랑스러운 따님이었습니다.”

“수많은 재사들이 신부를 문턱이 닳도록 찾아와 한 번만 뵙기를 원했지요. 지금은…”

일부러 말을 끊었다.

“기방에서 그런 곡이나 연주하며 손님들의 비위나 맞추고 있군요.”

주위에서 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신지완이 거문고 현을 쥔 손이 점점 더 세게 조여졌다.

고명주의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

“신 선생이 지하에서 아신다면, 이런 따님을 키운 것을 후회하지 않으실까요?”

“멀쩡한 명문 규수를 마다하고.”

“굳이 기방에 몸을 팔다니.”

“신 아가씨, 스스로의 정절을 망친 겁니까, 아니면 신 선생의 일생 명예를 망친 겁니까?”

마지막 말이 떨어지자 자리가 고요해졌다.

신지완은 눈을 내리깔았다.

손가락이 거문고 현에 베여 아팠다.

이런 말은 이미 수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오늘은 하필 김경란 앞에서였다.

가슴이 아팠지만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 길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후회할 자격조차 없었다.

잠시 후 신지완이 고개를 들고 다시 미소를 띠었다.

“고 아가씨 말씀이 맞습니다.”

“노가의 신분은 천하여 신 선생의 명예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고명주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신 아가씨가 인정하니, 한 가지 더 궁금하군요.”

“삼 년이 지났습니다.”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습니까?”

신지완이 눈을 들었다.

김경란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시선이 그의 얼굴에 잠깐 머물렀다가 천천히 피했다.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이라 해도, 노가는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김경란의 손가락 사이 술잔이 멈췄다.

다음 순간.

그는 고개를 젖혀 잔을 비웠다.

다시 한 잔을 따랐다.

신지완이 거문고를 안고 일어났다.

“노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돌아서 나갔다.

방을 나온 뒤에야 얼굴의 미소가 조금씩 사라졌다.

복도는 비어 있었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방금 거문고 현에 생긴 붉은 자국이 손바닥에 깊이 패어 있었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신지완이 돌아보았다.

김경란이 복도 끝에 서 있었다.

손에 술병을 쥐고 있었다.

한 번 쳐다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장원랑, 과음하셨습니다.”

“당신과는 상관없소.”

신지완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눈을 내리깔았다.

“노가가 쓸데없는 말을 했습니다.”

말을 마치고 돌아서 걸었다.

다음 순간, 손목이 뜨거운 큰 손에 붙잡혔다. 세지는 않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고집스러운 힘이었다.

“따라오시오.”

“놓으세요!”

김경란은 거의 반쯤 끌고 반쯤 끌어 그녀를 옆방 한쪽 방으로 데려갔다. 문이 뒤에서 쾅 닫히며 모든 퇴로를 막았다.

촛불이 흔들렸다.

신지완은 즉시 그의 손을 뿌리치고 한 걸음 물러났지만, 등은 이미 차가운 벽에 닿아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남자의 큰 그림자가 그녀를 완전히 덮었다.

“김경란.”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한 걸음씩 다가왔다.

신발 밑창이 청돌 위를 밟는 소리가 무겁고 느렸다.

매 걸음이 그녀의 가슴을 밟는 것 같았다.

신지완은 본능적으로 더 물러났지만 이미 갈 곳이 없었다. 등이 벽에 딱 붙어 숨조차 조심스러워졌다.

눈을 들어 마지막 이성을 붙잡았다.

신지완이 얼굴을 돌렸다.

“모른다면 그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손이 다시 손목을 잡아 그녀를 벽에 밀었다.

다음 순간 뜨거운 입술이 덮쳐왔다.

탐색도, 다정도 아니었다.

벌을 주듯 사나운 키스였다.

신지완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고, 입술 끝이 그의 입술에 스치며 축축하고 뜨거운 자국을 남겼다.

순간 굳었다가 세게 그의 가슴을 밀쳤다.

손바닥에 닿은 가슴은 단단하고 뜨거워 달궈진 쇠 같았다.

“미쳤습니까?”

김경란이 밀려 반 걸음 물러났다.

고개를 숙인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시선이 그녀의 살짝 부은 입술 끝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신지완이 그의 시선을 느끼고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소매를 움켜쥐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에야 눈가의 신산을 억지로 눌렀다.

“저는 청우루의 기녀입니다.”

“기예만 팔고 몸은 팔지 않습니다.”

신지완이 눈을 들어 마지막 체면을 붙잡았다.

“장원랑, 자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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