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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빛을 향한 끝 없는 방황

Penulis: 운몽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12 12:29:08

시간이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다.

막노동 일터에서 간신히 일자리를 빌어 고된 노동도 해봤고, 노숙자의 쉼터에서 하루하루 버텨냈다.

물론, 제 또래 친구들의 금품을 갈취하는 나쁜 행동도 서슴치 않고 해봤다.

미연이 봤다면 속상해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도윤은 어느샌가 훌쩍 자라 있었다.

"눈을 어떻게 뜨고 다니는 거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자, 그리고

"죽고 싶어?"

목에는 허름한 빨간 목도리가 둘러져 있는 도윤이었다.

"죽고 싶냐고?"

길을 지나가다 어느 남자와 부딪힌 도윤이 남자의 대답에 주춤 뒤로 물러났다.

"너, 사람은 죽여보고 하는 말이야 지금?"

남자가 재차 질문해왔다.

당황한 도윤은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낯선 남자는 도윤의 목도리를 움켜잡았다.

"사람이 물었으면 대답을 해."

도윤은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도윤의 몸은 어릴 적 당했던 폭행의 기억을 떠올렸고 그대로 갇히고 말았다.

그 순간, 도윤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남자를 밀치기 위해 들어올렸지만 한 발 늦었다.

이미 도윤의 얼굴은 남자의 손에 의해 반쯤 돌아가 쓰러지고 말았다.

"뭣도 없는 게 허세만 가득해선, 좋게 보낼 때 가라."

도윤은 남자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어느샌가, 세상의 잔혹함 또한 배운 도윤은 주머니 속의 반짝이는 무언가를 손에 쥐었다.

칼이었다.

그대로 도윤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지금 죽이면 되잖아!!!!!!"

어떻게 알아차린 것인지 남자는 그대로 뒤를 돌아 도윤을 그대로 엎어쳐 날려버렸다.

"으윽..."

칼을 그대로 놓쳐버린 도윤이 쓰러져 신음할 때, 남자는 칼을 쥐어들고 도윤의 위로 올라왔다.

"넌 사람 못 죽여."

남자는 손쉽게 도윤을 제압한 후 도윤의 목에 칼 끝을 가져다댔다.

"그러니까 아까 보내줄 때 갔으면 좋았잖아."

남자는 그대로 칼 끝으로 도윤의 목을 살살 눌렀다.

"무섭지"

남자의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세 번 기회는 없어. 보내줄 때 가."

여전히 도윤은 대답이 없었다.

"재미없는 새끼."

남자는 도윤을 한심하게 내려다보고는 다시 뒤를 돌았다.

"...그럼 당신은 사람을 죽여본 적 있어?"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도윤이 일어났다.

이번엔 남자가 대답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있냐고!"

도윤은 있는 힘껏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이윽고 남자가 다시 뒤돌아봤고, 도윤의 눈빛이 무언가 변해있었다.

"너 몇살이냐?"

도윤의 질문에 색다른 대답이 날아들었다.

"...왜."

"몇 살이냐고, 형이 묻잖아."

어느새 도윤의 앞으로 다가온 남자가 아까의 살기는 싹 지우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도윤을 쳐다봤다.

"...스물 둘"

"곧 스물 셋이네, 야 부럽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 잠시 생각에 잠긴 남자는 뜬금없는 말을 했다.

"따라올래? 지금부터 사람 죽여본다며."

남자는 도윤을 한참이나 살펴보더니 다시 뒤돌아 가기 시작했다.

"형은 최 범, 네 이름은 천천히 들을게. 말하고 싶을 때 말해"

도윤은 무언가에 홀린 듯, 남자의 뒤를 스르르 따르기 시작했다.

도윤에게 더 이상 잃을 것은 없었다.

"짜식, 따라올거면서 앙칼진 척 하긴. 형은 튕기는 거 싫어해 임마."

꽤나 편해보이는 남자였다.

"형 집이야. 어때."

꽤나 넓찍하고 단조로웠다.

"너가 나 따라왔으니까, 너 이제 여기서 살아."

바닥에 널려있던 약간의 옷가지를 치운 남자의 휴대폰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네."

무슨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인지 남자는 오로지 '네' 라는 대답만 일관했다.

"아 참, 저 혹시 내일 한 명 더 데리고 가도 될까요?"

범은 도윤을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너, 내일 나랑 어디 좀 가야겠다."

신발도 벗지 못하고 서있는 도윤은 이게 다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했다.

"그래그래, 이름이 도윤이구나. 그 동안 그럼 꽤 힘들었겠네?"

남자는 어느새 물 두병을 꺼내 한잔은 자신 앞에, 다른 한 잔은 퍽 다정하게 도윤의 앞에 놓아주었다.

남자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남을 극도로 믿지 않는 도윤도 무언의 힘에 이끌려 그 동안의 생활에 대해 다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형이 아깐 좀 무서웠지? 형이 또 내 사람한텐 잘해요"

넉살까지, 도윤은 갸웃거리면서도 그에게 끌리고 있었다.

어느 순간,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그래서, 너 사람을 죽일거라고?"

줄 곧 떠들던 도윤도 순간 숨을 참았다.

"그럼 너 내일 형이랑 어디 좀 같이 가자"

웃음기는 여전했지만 남자의 무거운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어디요?"

"형 회사, 형은 너가 하고 싶은 일이랑 비슷한 일을 하거든."

도윤은 여전히 숨을 참은 채였다.

본인 앞에 남자가 살인마 라는 말이 아닌가.

"걱정 하지마 임마, 아까 형이 말했지, 형이 형 사람한텐 잘한다고. 넌 오늘부터 형 사람인거야, 너 운 좋은거야 알아?"

도윤을 배불리 먹인 범은 도윤에게 대충 자신이 입지 않는 옷가지 몇 개를 던져주었다.

"앞으론 집 생겼으니 깔끔하게 다니기로 형이랑 약속해.  별 일 있지 않은 이상 집에 잘 들어오고."

도윤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미연 이외에 자신을 이렇게 챙겨주는 사람은 또 처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남자는 매우 위험해 보인다.

"여기 이제부터 니 방해라. 이제서야 침대가 주인을 찾았네. 누가 쓸까 궁금했는데, 나도 쟤도 쓸쓸해서 죽을 뻔, 잘 자라"

호탕하게 웃은 범은 도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문을 살며시 닫았다.

대충 샤워를 마친 도윤은 범의 옷을 입고 침대에 누웠다.

사실 도윤은 줄 곧, 자신의 부모를 원망해왔다.

커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그들을 찾아가 벌 하는 것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람을 죽인다고...? 할머니..."

잠자리에서도 도윤의 손에는 빨간 목도리가 쥐여져 있었다.

"할머니, 민지누나. 이게 맞는걸까? 아니겠지?"

아무도 듣지 못할 혼잣말을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도윤이었다.

늘 세상은 도윤에게 어려웠다.

자신은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걱정이 가득했지만 그 동안 쌓여왔던 피곤과 긴장이 몰려와서일까, 도윤은 그대로 기절하듯 잠들고 말았다.

"고 놈, 참 잘생겼네. 아까울만큼"

한 편 도윤의 혼잣말을 문밖에서 다 들은 범은 전자담배를 입에 물었다.

"나중에 형 원망만 하지 말아라. 나도 참 책임 없지만 넌 잘 할 수 있을거야."

도윤을 보고 있자니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슷해보여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나도 했으니까 너도 잘 해낼 수 있어. 나도 살아가는데, 나는 일이나 하러 가볼까나."

도윤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위로를 문 앞에 남긴 채, 범은 검정색 가죽자켓을 입고 다시 집 밖으로 향했다.

그 둘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됐다. 

운몽

세상의 선택은 가끔은 너무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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