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이 집의 실질적인 거주 지배권과 사용 수익권은 이미 6개월 전에 계약 기간 무기한으로 귀속됐을 텐데, 윤 대표님. 법인 인감보다 무서운 게 네 말 한마디라는 걸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도현이 소파 뒤를 돌아서 채원의 옆자리로 깊숙이 내려앉았다. 그의 듬직한 체구가 곁으로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소파 주변의 공기가 단번에 묵직하고 안온하게 정돈되었다.
자연스럽게 채원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당겨 제 가슴에 기대게 한 도현이 포크를 집어 복숭아 한 조각을 채원의 입가에 대주었다.
“왜 귀찮게 매번 이렇게 손수 다 깎아서 준비해 두는 거예요?”
“네 손가락 끝에 복숭아 과즙이 단 한 방울이라도 묻어서 하루 종일 찡그리고 있는 불편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걸 대학 시절부터 쭉 기억하고 있었던 거예요?”
“너에 관한 모든 건 단 하나도 잊어본 기억 자체가 없어, 채원아.”
새콤달콤하
도현의 눈동자가 깊은 만족감과 정서적 구원감으로 조용히 일렁였다. 그는 더 이상 불필요한 단어들을 입에 올리는 대신, 감정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입술로 채원의 입술을 집요하고 격정적으로 삼켜 안았다.키스는 예전 계약 연애 시절의 그 어떤 조심스러움과 한계를 완전히 깨뜨리는, 오직 서로만을 간절히 갈망하고 원했던 날것 그대로의 가슴 벅찬 선언이었다. 도현은 채원의 흐트러진 몸을 더욱 강하게 밀착해 안으며 드디어 침실 안쪽으로 걸음을 이끌었고, 두 남녀의 몸은 폭신한 침대 위로 자연스럽게 무너져 내렸다.서로의 가운 끈이 가만히 풀어지고 단단한 단추들이 조심스럽게 열릴 때마다, 밤안개 가득한 펜트하우스의 침실은 깊어진 두 사람의 숨소리와 함께 감각적인 열기로 촘촘하게 가득 차 올라갔다.도현의 뜨거운 입술은 채원의 목덜미와 목선, 그리고 허리 부근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오직 그들만의 체온을 아낌없이 전했다. 채원은 끝없이 밀려드는 따스한 열감에 몸을 가볍게 떨면서 도현의 단단한 어깨에 매달리며 그를 힘껏 끌어당겼다.“도현아, 도현아…….”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에 도현이 고개를 들어 사랑스러운 채원의 얼굴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그의 짙은 눈동자에 가득 찬 사랑은 그 어떤 수치보다 명확했고 확실했다.“사랑해, 채원아. 8년 전 겁쟁이처럼 먼저 눈을 감았던 내 미련함까지 평생 동안 전부 갚아 나갈게. 내 숨결이 닿는 마지막 순간까지 항상 네 옆에서 널 존중하고 지킬 거야.”“나도 깊이 사랑해요. 그러니까 망설이지 말고 더 깊이 다가와 줘.”채원이 먼저 다리를 감싸 안으며 그의 단단한 몸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마침내 8년의 모든 오해와 차가운 아픔을 뜨거운 심장 고동으로 완벽하게 녹여내리는 격정적이고 농밀한 사랑의 밤이 두 사람의 보금자리 안에서 완벽하게 완성되었다. 창밖의 여름비는 두 사람의 영원을 약속하듯 밤새도록 은은하
그의 손가락 끝이 귓바퀴를 가볍게 스치고 가느다란 목덜미 아래의 부드러운 살결을 어루만질 때마다, 채원은 무릎 위 가운 옷자락을 가만히 움켜쥐었다.손가락 끝에서 울리는 그 미세한 긴장감과 떨림을 알아챈 도현은 한층 더 드라이어의 각도를 조절해가며 보송보송하게 머리를 말려주었다. 머리카락이 거의 다 말라갈 무렵,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아늑하게 맴돌았다.도현이 마침내 드라이어의 스위치를 내렸다. 거친 바람 소리가 사라지자마자, 한남동 거실 안에는 창문을 부드럽게 두드리는 여름비 소리와 두 사람의 밀접해진 숨결 소리만이 밀도 높게 방 안을 채웠다.도현은 드라이어를 테이블 위로 조심스레 내려놓고, 채원의 양 어깨를 지그시 누르며 뒤에서 상체를 숙였다. 완전히 마른 채원의 머리카락에서 퍼져나가는 향긋한 플로럴 샴푸 향과 도현 특유의 짙은 우디 살내음이 한데 뒤엉켜 공기의 온도가 대번에 후끈하게 달아올랐다.“다 말랐어, 채원아.”그의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귀 뒤쪽 가장 예민한 살결에 고스란히 와닿았다. 채원은 천천히 상체를 돌려 도현을 똑바로 응시했다. 안경을 완전히 벗어낸 그의 짙고 까만 눈동자에는 오직 채원 한 사람의 흔들리는 실루엣만이 다른 세상의 모든 소음을 지워버린 채 각인되어 있었다.“고마워요, 언제나.”채원이 양손을 뻗어 그의 단단한 목덜미를 가볍게 끌어안으며 몸을 밀착시키자, 도현이 참아왔던 더운 숨을 깊게 토해내며 채원의 가느다란 허리를 고쳐 안아 단숨에 자신의 무릎 위로 부드럽게 들어 올렸다. 얇은 실크 가운 사이로 서로의 단단한 피부와 골반이 너무나 뜨겁게 맞닿아 채원의 숨결이 순간적으로 깊게 흔들렸다.“처음엔 한남동에 있는 이 집이 정말 숨이 막히게 싫었어.”도현이 채원의 귀밑 턱선을 따라 커다란 손바닥을 부드럽게 대며 고독했던 과거를 고백하듯 고요히 읊조렸다. 그의 손끝이 알 수 없는 정열로
“이 집의 실질적인 거주 지배권과 사용 수익권은 이미 6개월 전에 계약 기간 무기한으로 귀속됐을 텐데, 윤 대표님. 법인 인감보다 무서운 게 네 말 한마디라는 걸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도현이 소파 뒤를 돌아서 채원의 옆자리로 깊숙이 내려앉았다. 그의 듬직한 체구가 곁으로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소파 주변의 공기가 단번에 묵직하고 안온하게 정돈되었다.자연스럽게 채원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당겨 제 가슴에 기대게 한 도현이 포크를 집어 복숭아 한 조각을 채원의 입가에 대주었다.“왜 귀찮게 매번 이렇게 손수 다 깎아서 준비해 두는 거예요?”“네 손가락 끝에 복숭아 과즙이 단 한 방울이라도 묻어서 하루 종일 찡그리고 있는 불편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그걸 대학 시절부터 쭉 기억하고 있었던 거예요?”“너에 관한 모든 건 단 하나도 잊어본 기억 자체가 없어, 채원아.”새콤달콤하고 신선한 복숭아 향이 입 안 가득히 부드럽게 퍼졌다. 채원은 아삭한 과육을 꼭꼭 씹어 삼키며 도현의 어깨에 이마를 슬쩍 비벼댔다.루네가 서유럽 3개국 오프라인 팝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자체 글로벌 유통망 확보에 안정을 이룬 이후, 두 사람에게는 실로 수개월 만에 주어지는 완전히 자유롭고 아늑한 주말 밤이었다.이사회 미팅실과 투자 협상 테이블에서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팽팽하게 당겨두었던 이성의 끈을 마침내 완전히 내려놓고, 오롯이 서로의 숨결에 온전히 침잠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도현아, 나 머리 말려줘요.”채원이 샴푸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조금 젖은 머리카락 끝부분을 가만히 매만지며 그를 향해 장난스레 말했다. 8년 동안 겨울처럼 얼어붙어 홀로 견뎌야 했던 차가운 오해의 시간 속에서, 밤에 내리는 빗소리는 늘 쓸쓸하고 차가운 고통의 이정표였지만, 도현과 함께 있는 지금은 펜트하우스 외
한남동 펜트하우스의 유독 넓고 거대한 통유리창은 한강의 잔잔한 밤 풍경과 강변북로를 바쁘게 오가는 차량들의 불빛을 가감 없이 비추고 있었다.반년 전, 윤채원이 이 낯설고 거대한 공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온몸으로 느꼈던 기이하고 서늘한 이질감은 이제 집 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당시에는 먼지 한 점 없이 차갑고 미끈하게 빛나기만 하던 백색 대리석 바닥 위에는 채원이 루네의 가을 시즌 컬렉션 작업실에서 직접 고르고 손수 바느질해 만든 차분한 오트밀 색의 두툼하고 포근한 리넨 러그가 넓게 깔려 있었다.자로 잰 듯이 지나치게 단정하기만 하던 소파 위에는 채원이 퇴근길에 들고 온 의류 유통 서적과 도현이 보던 경영 및 투자 분석 자료, 그리고 자유롭게 갈겨쓴 스케치북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헝클어진 채 놓여 있었다.차가운 박제처럼 온기 한 조각 없던 거대한 거실에 마침내 서서히 사람의 손때와 살아가는 아늑한 내음, 그리고 두 남녀의 온전한 체온이 깊숙이 스며들었다. 채원은 소파 끝에 무릎을 모으고 편안하게 걸터앉아 유리 탁자 위에 놓인 투명한 그릇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투명한 그릇 안에는 껍질이 말끔하고 부드럽게 벗겨진 분홍빛 복숭아 조각들이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정갈하게 손질되어 담겨 있었다. 채원은 과즙이 손가락에 조금이라도 끈적하게 묻는 것을 유독 싫어했다.대학 시절 동아리방 구석에서 과일 샐러드를 대충 집어먹다 알레르기 소동으로 응급실까지 가야 했던 해프닝 이후로 생긴 나름의 트라우마이자 고질적인 버릇이었다.차도현은 복숭아가 나는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언제나 한결같이 부엌에서 과도를 찾아 쥐고 하얀 손가락 끝으로 껍질을 정성스레 깎아 채원의 접시를 가득 채워두곤 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해. 또 긴장해서 손가락 아프게 손톱 누르고 있지 말고.”어느새 샤워를 마쳤는지, 가벼운
도현의 손길이 재킷 아래 얇은 드레스 지퍼로 향했다. 채원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손을 얹고 지퍼가 내려가는 서늘한 감각을 들이마셨다. 부드럽게 흘러내린 옷자락 사이로 도현의 뜨거운 손바닥이 맨살에 닿자 채원은 작게 숨을 삼켰다.“도현아, 방으로 가.”채원의 젖은 음성에 도현은 낮게 젖은 목소리로 답했다.“여기서부터 해.”그는 채원의 허벅지를 단단히 받쳐 들어 조리대 위로 가볍게 올려 안혔다. 마주 닿은 가슴팍에서 심장 박동이 서로에게 그대로 전염될 듯 세차게 몰아쳤다.도현의 손가락이 허리선을 지나 척추 뼈 마디마디를 짚어 올라갈 때마다 채원은 그의 목을 더 세게 감싸 안았다. 낮의 완벽했던 이성과 단정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서로의 피부 위에 본능적인 갈망만을 또렷하게 새겨나가는 거친 밤이었다.단추가 풀려 벌어진 도현의 셔츠 너머로 채원의 손끝이 그의 단단한 어깨와 등 근육을 쓸어내렸다. 도현의 입술이 귀 뒤를 지나 쇄골, 그리고 가슴팍 아래로 길게 흔적을 남길 때마다 채원은 그가 짚어내는 감각에 온전히 함몰되었다.한참의 격정적인 흐름이 침실의 넓은 침대로 옮겨간 뒤에도 서로의 숨소리는 잦아들 줄 몰랐다. 오래 참은 연인들 특유의 집요함으로, 도현은 채원이 아주 미세한 신음을 내뱉을 때마다 그 위치를 기억하듯 느릿하게 파고들었고, 채원은 흐트러진 호흡 속에서도 도현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사랑이 일을 집어삼키지도, 일이 서로의 마음을 묶어두지도 않는 법을 배운 두 어른의 밤은, 그 어떤 계약서의 조항보다 투명하고 아름다웠다.***다음 날 아침.서래마을 침실 창문 틈새로 부드러운 새벽안개와 따스한 햇살이 번져 들었다.채원은 도현의 단단한 팔을 베개 삼아 누운 채 눈을 떴다. 머리맡 탁자 위에는 어젯밤 두 사람이 서명했던 회의 합의서 초안과, 그 옆에 나란히 놓인 검은 가죽 바
도현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짙은 네이비색 재킷을 벗어 소파 등에 걸쳤다. 낮의 이사회실에서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선을 긋던 남자의 정돈된 방어벽이, 이 문턱을 넘는 순간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과정은 언제 보아도 매혹적이었다.“메뉴는 정했어?”도현이 타이 매듭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그의 나직하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거실의 고요한 공기를 흔들었다.“식탁 위에 준비해 뒀어요.”채원이 가리킨 곳에는 정갈한 일식 찬합과 함께, 먹기 좋게 껍질을 벗겨 얇은 조각으로 썰어 둔 잘 익은 복숭아 접시가 놓여 있었다.과즙이 손가락에 묻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채원을 위해 도현이 본편 동거 시절 매번 깎아 주던 그 방식 그대로, 이번에는 채원이 그의 공백을 메우듯 이쁘게 깎아 둔 것이었다.도현이 식탁 앞이 아닌, 부엌 조리대에 기대어 서 있는 채원의 앞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팔 하나 폭으로 좁혀졌다.“낮에 이사회에서는 꽤 날카롭더군. 3억 2천만 원으로 버짓을 깎으면서 상표 우선매수권까지 완벽하게 방어해 낼 줄은 몰랐어.”“투자자 차도현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걸 아니까 철저히 무기를 준비한 거죠. 왜요, 이사들 앞에서 윤 대표한테 한 방 먹어서 불쾌하셨나?”채원이 장난스럽게 물으며 도현의 다크 네이비 타이를 손끝으로 살짝 건드렸다. 도현의 시선이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거쳐, 단정하게 올려 묶은 머리카락 아래 드러난 새하얀 목덜미로 느리게 내려앉았다.“전혀.”그가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조리대 모서리에 채원의 허리가 닿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물리적인 구도가 완성되자, 도현의 손이 채원의 뺨을 스치듯 지나가 머리를 묶고 있던 핀을 부드럽게 뽑아내렸다. 스르륵 풀려 내린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흩어지자 거실에 맴돌던 우디 향이 한층 더 짙어졌다.“오히려 아주 만족스러웠어. 내